〈 76화 〉76화. 내가 형이야
"할머니이~"
"아이구 우리 손주."
할머니는 세영의 얼굴을 손으로 몇 번이고 문질렀다.
다행히 할머니의 안색은 밝아 보였다.
"안녕하세요. 세영이랑 같이 일하는 김만우라고 합니다."
"아이고~ 반가워요. 인물이 훤하네. 우리 세영이 좀 잘 부탁해요."
"아닙니다. 제가 항상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방송에 출연하며 뻔뻔해진 김만우였지만, 어른 앞에서는 제법 깍듯한 태도의 청년이었다.
대화는 한동안 이어졌다.
아이처럼 응석 부리는 세영의 태도를 보며, 김만우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저런 면도 있었나?'
역시 사람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구나 싶었다.
함께 지내며 제법 그를 파악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새로웠다.
"세영아시간 됐어."
"아, 네. 할머니, 저의사 선생님 좀 뵙고 올게요."
세영은 오랜만에 할머니의 주치의를 만났다.
대형 병원은 시설이 뛰어났지만, 보호자로서 의사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세영이 할머니의 병 간호를 하며 24시간 병원을 지키고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여간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었다.
결국, 이렇게 예약을 하고 나서야 겨우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야. 내가 굳이 같이 들어갈 필요있냐?"
"형 혼자 여기서 뭐 하게요? 그냥 같이 들어가요."
세영은 무의식 속에서 의사를 만나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만큼 할머니가 쓰러지셨던 그날의 충격은 상처로 남아있다.
김만우가 함께라면 조금은 마음이 든든할 거라 자신도모르게 느끼고 있었던모양이다.
"이분희환자 보호자님 들어오세요."
주치의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 내용을 종합해 보자면, 할머니의 현재 상태는 꽤 양호한 편이지만, 빠른 시일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김만우가 끼어들었다.
"저기, 그런데 그 수술비라는 게 대체 얼마인데요? 야, 너 돈 많잖아?"
그런 그에게 의사가 설명을 시작했다.
보호자의 동의가 있었으니 이야기해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 50억이요?"
그간 세영의 행동을 지켜보며 대강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고 짐작은 했으나, 실제로 듣고 나니 다리가 휘청했다.
"어쩔 수 없습니다. 현재국내 기술은 존재하지 않고, 보험 역시 적용되지 않는 기술이니까요. 그런 상황에도 예약자가 줄을 잇고 있어, 순서를 기다리는 것도 매우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대뜸 김만우가 한 마디를 뱉었다.
"지금 예약하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죠?"
"예?"
"형. 나 지금 50억 없어요..."
김만우는 이세영의 뒤통수를 세게 때렸다.
고통을 주려는 게 아니라, 정신을 차리라는 거였다.
너무 갑작스러워, 세영은 하마터면 혀를 깨물 뻔했다.
"아아... 왜 그래요?"
"야. 이 세상에 예약만 하는데 50억 달라는 경우가 어딨어. 아무리 있는 놈들은 돈이 넘처난다고 하지만, 현금 50억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일시불로만받으면 장사가 되겠냐? 그리고 너랑 나라면 장담하건대 한 달이면 그 돈 모을 수 있어."
의사는 황당무계한 둘의 대화를 듣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한 마디를 꺼냈다.
"그렇긴 합니다만,그래도 전체 비용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계약금이 선납되어야만 예약이 가능합니다."
의사가 보기에 두 청년의 외형은 아무리 보아도, 돈과 친한 사람으로 보이지는않았다.
싸구려 옷에, 낡은 신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듯한 모습.
이 대형 병원에 가족이 입원해 있는 자체가 기적으로 생각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디서 보험금이라도 받은 건가 싶었다.
"네. 예약해 주세요."
그러나 김만우는 매우 당당하게 말했다.
의사는 놀라, 눈을 번쩍 뜨며 되물었다.
"예? 20억은 있어야 하는데요?"
"20억 있어요. 오늘 안으로 입금해 드리죠."
의사는 침을꼴깍 삼키며 두 청년을 번갈아 지켜봤다.
"형? 나 10억 밖에 없는데요?"
"형이 있잖냐. 어제 BJ군만두에게서 돈 들어왔어. TS 미디어에서 지급 예정인 광고료는 아직이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거랑 해서 10억은 넘어."
"그건 형 돈이잖아요."
"야. 형이 빌려주면 되잖냐. 아니, 애초에 너라면 그냥이라도 주겠다. 너 아니었으면 벌지도 못했을 돈이고, 앞으로 더 큰 돈이 손에 들어올 테니까 사양 말고 받아. 오히려 이럴수록 형 상처 받는다."
대화를 듣던 의사는, 자신의 연봉 몇 배나 되는 돈 이야기에 눈을 꿈벅꿈벅하며 감았다 떴다 반복했다.
김만우는 생방송 출연과 함께 자신감이 한껏 상승해 있었다.
모두 이세영이 없었다면 불가능 한 일이었지만, 어제 있었던 생방송이야말로 자신의 힘으로 큰돈을 벌어들인 거라 생각했다.
이제 형으로서 체면을 세우고, 동생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을 차례였다.
"선생님. 혹시 돈 더 내면 예약 우선순위 앞당길 수도 있나요?"
"아... 글쎄요. 미국이니까 가능할지도..."
"수술 날짜를 최대한 앞으로 당길 수 있는지 알아봐 주시겠어요? 거기에 필요한 비용까지 전부."
"네... 원무과의 일이긴 하지만, 제가직접 일러두죠."
세영은 갑자기 코끝이 찡해 오는 걸 느꼈다.
"형... 고마... 워요..."
"인마! 당연하지. 내가 형인데."
할머니의 주치의와의 면담이 종료된 후, 원무과에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리고 결국은 할머니가 수술 받기 위한 모든 수속을 끝마칠수 있었다.
며칠 내로 미국에서 수술 날짜와 계획에 대해서 알려오고,필요 경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이 청구된다고 한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건 변함 없겠지만, 이는 그가 목표로 삼았던 날짜와 비교한다면 몇 달이나 앞당겨 진 것이었다.
"형. 다시 한번 정말 고마워요. 하루 빨리 부족한 수술비 전부 마련하고, 형 돈도 다 갚을게요."
김만우는 시큰둥하며 귀를 후벼 팠다.
자신의 능력을 자랑할 때와는 조금 다른, 뭔가 간지러운 기분이었다.
"됐다. 우리 사이에 무슨... 애들하고 약속한 시각 늦었어. 빨리 돌아가자. 돈이나 실컷 벌게."
"네. 형!"
겉으론 끝까지 멋진 척을 하긴 했지만, 김만우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콕핏 사는 건조금 미뤄야겠네... 며칠 간 빡세게 달려보자. 20억 따위.'
어쨌거나 그는 자신감 넘치고 있었다.
***
고대 마족의 탑이 꿈틀거리고 있다.
"으으... 너무 징그러워요."
주변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 마족이 덮쳐올지 모르니,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생방송을 통해 마족의 존재가 공개된 이후, 관광이라도 하려는 듯 탑을 향하던 사람들의 발길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도시에서 까만 곰의 요리를 먹고 받은 버프 유지 시간이 벌써 2시간이나 지났어요. 서둘러 입장하죠."
"입구가 어딘데?"
"입구? 설마 없나?"
총 다섯의 파티원.
알파, 김갑부, 핑쿠햄스터, 레드문, 노랑나비.
거기에 며칠이나플라스크로 돌아가지 않는 쿠아만테 까지 더해, 총 여섯은 고대 마족의 탑 아래에 서 있다.
"입장 레벨에 제한이 있다고하던데, 설마 레벨이 부족한 걸까요?"
그 질문에 세영이 입을 열었다.
"난 50레벨 인데. 지금 레벨이 제일 낮은 게 누구지? 형 아니에요?"
가장 높은 그의 레벨은 50.
반면 김만우는 42레벨 이었다.
"나 42인데?"
"저는 46이에요."
"저는 47."
이제 점점 레벨이 오르지 않게 되어, 파티원의 수준은 점차 비슷해 지고 있었다.
세영이 말했다.
"레벨 제한이 몇 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나도 입구 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
"그래요? 더 높아야 하나?"
"야, 더 높은 사람이 어딨어. 이 섬에서는 형이 제일 높을 걸?"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모두는 시간이 아까웠다.
거대한 탑의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입구로 보이는 건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아, 어떻게 하죠? 그냥 형이 여기서 공격해 보시면 안 돼요?"
"응? 탑을?"
"네. 그냥 화염 탄으로 펑! 펑! 하고!"
세영은 곧장 마족의 탑을 향해 화염 탄을갈겼다.
슈이잉-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탑 주변의 공간이 왜곡되며, 세영의 화염 탄은 허공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사라진 탄환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뭐지?"
"그, 마치 바라만의 스킬과 흡사하네요. 순간 이동."
"입구도이런 식으로 존재하는 거 아닐까요? 보이지 않지만다가가면 입구가 환영처럼 존재하는."
결국 일행은 징그러운 탑에 손을 얹어가며, 입구를 찾아야 했다.
"으악!"
김만우의 비명이 들렸다.
"형. 왜 그러세요?"
스파크가 튀며, 탑이 김만우의 접근을 막은 것이다.
그는 레벨이 부족했다.
"어떻게 하죠?"
"아저씨는 어떻게 하죠? 저희는 괜찮은 거 보니까 아마 레벨 제한은 45 정도인 모양인데."
그런데 노랑나비는 의문이 들었다.
"이상한데요.저는 그때, 40레벨 정도였는데도, 탑에 손을 가까이해도 아무런 일도 없었거든요."
그녀는 지난 전투에서, 마나를 주입하기 위해 탑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
"그때는 봉인돼 있었던 게 아닐까? 지금은 봉인이 해제되면서 보호막이 생겼다거나?"
"그러고 보니, 탑이 솟아 오른건 모두 나비 탓이네."
빡!
노랑나비의 주먹이 레드문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아오, 이 멍청아. 나는 연약한 마법사라고. 힘만 쌘 전사가 주먹으로 때리면 나 죽는다고!"
"넌 좀 죽어야 돼. 뭐가 내 탓이라는 거야? 다들 찬성해서 한 일인데!"
소란의 와중, 쓴 웃음을 짙던 세영의 시야에 무언가 들어왔다.
'대체 왜 여기에?'
[요정의 날개 가루 버섯]
버섯을 발견했다.
그것도 알고 있는 종류의 것이다.
페어리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동료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자라나는 버섯이다.
'어째서 이곳에 버섯이 있는 거지?'
"모두 이리 좀 와줄래?"
"무슨 일이에요?"
"오빠, 뭔가 찾아내셨어요?"
모두는 버섯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김만우는 예외다.
그래서 하나하나 설명해 줘야 했다.
"그렇군. 그럼 먹어 봐."
대뜸 이런 대답을 하는 김만우.
"네?"
"퀘스트 줬다며. 또 줄지 어떻게 알아?"
"아... 그렇네요. 이 버섯은 다른 페어리의 것일 수도 있으니까."
세영은 버섯을 채집하기 시작했고 채집된 버섯의 설명문을 읽었다.
"역시, 형이 했던 말 그대로네요. 퀘스트 아이템이 맞아요."
선택지는 없다.
위험에 처한 페어리가 있는데 그가 눈을 감고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일.
방금 채집한 신선한 버섯을 흔쾌히 삼켰다.
[뱀의 눈, 카스나의 눈, 타리뮤의날개 스킬의 레벨이 대폭 상승합니다.]
방금 채집한 요정 버섯 특유의 버프 효과와 함께, 퀘스트가 등장했다.
[!!신규 퀘스트!!]
[*위기에 빠진 페어리 : 당신은 요정의 날개 가루에서 탄생한 버섯을 먹었습니다. 요정의 날개 가루는 작은 요정, 페어리의 것이었습니다. 얼른 위기에 빠진 페어리를 찾아 구해내야 합니다.]
- *페어리 뱀과 친분이 있는 당신에게만 보이는 정보입니다*
페어리 뱀은 얼마 전 이상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페어리의 영혼 속에 각인된 두려운 존재. 그 존재의 사악한 마나가 느껴진 것입니다.
아스트랄계로 돌아간 그녀는 이 사실을 동료들에게 전하고 힘을 모아 그 두려운 존재를 상대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인간 세계에 발을 디딘 적 없던 대부분의 페어리들은 누구 하나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믿고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자신들의 세상이 아닌 인간들의 세상 이라면서,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에실망과 분노의 감정을 느낀 페어리 뱀은, 결국 혼자서 나섰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인간들의 세상에서는 전에 느꼈던 사악한 마나의 기운이 더욱 강력하게느껴졌고, 그녀는 이를 향해 날개를 펼쳤습니다.
그녀는 최종적으로 고대 마족의 탑에 진입하였습니다.
- 서둘러 고대 마족의 탑에진입해, 페어리를 구출해 내십시오. 시간이 없습니다. 페어리는 당신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분류 : 구출
-난이도 : C (요정 관련 스킬 보유자 한정)
-제한 시간 : 1일
-보상 :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시 의회에서 준 퀘스트도 난이도와 보상 전부 알 수 없잖아? 거기에 갑자기 이 버섯이 나타나다니. 왠지 며칠 전에 트렌트들에게 죽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레드문은 갑자기 소름이라도 돋았는지, 자신의 양팔을 문질렀다.
"음? 오빠. 어떤 퀘스트에요? 파티 공유 안 돼요?"
다 자란 버섯은 하나 뿐이었다.
퀘스트를 받은 건 오직 세영 뿐.
그리고 왜 인지 이 퀘스트는 파티 공유가 되지 않았다.
무려 난이도 C의 퀘스트였는데 파티 퀘스트가 아니라니.
그런데 이상했다.
나비의 질문에도 대답이 전혀 없는 세영.
"형?"
"오빠?"
"야? 알파? 너 뭐 하는 거야?"
.
.
.
아이들의 목소리가 멀게 느껴졌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뱀...'
세영에게 최초로 스킬을 가르쳐 준 페어리.
뱀 딸기라는 명칭은 그녀의 이름에서 따왔을 정도로, 딸기를 좋아하는 페어리들 중에서도 특히 더 좋아하는 그녀.
그녀가 위기에 빠졌다.
'그동안 안 보인 건 이런 이유였나?'
세영은 그녀가 몹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야. 뭐하는 거야?"
그제야 주위의 소음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네? 아, 형..."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버섯에 독이라도 있는 줄 알았잖아."
"죄송해요. 얘들아 미안. 그게,실은..."
세영은 페어리 뱀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그래. 전에도 들었지. 너를 사기급으로 만들어준 그 스킬을 알려주었다던 페어리 이야기는."
"저도, 들은 기억이 나요. 그 페어리가 지금 이 탑에 갇혀 있나 보죠?"
"모르겠어. 그런데 위급한 상황인가봐."
세영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그 바람에 파티원들 역시 웃음이 사라졌다.
김만우가 한마디 했다.
"음... 뭐, 어차피 우리야 퀘스트를 클리어 해야 하니까, 그 퀘스트도 겸사겸사 같이 깨면 되잖아? 뭘 걱정해."
"네... 좀 더 서두르죠."
하지만 김만우는 레벨 제한 때문에 탑에 입장할 수 없다.
"어떻게 하죠? 아저씨 빼고 가요?"
"그건 곤란한데요. 아저씨의 스킬이 있어야, 위험한 상황에서 시간을 벌 수 있을 텐데..."
"근데, 탑 안에서도 영혼들이 나타나서 마족을 느리게 만들어 주려나?"
"흥. 그게 아니더라도, 또 다른 영혼들이 나타나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해 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김만우는 당당하게 말했지만, 그런다고 레벨이 오르는 건 아니다.
"어쩔 수 없네. 지하 동굴을 들렀다 가자."
"네, 저희는 괜찮아요."
"서두르죠."
결국 모두는 지하 동굴로 향했고, 그곳에 있던 고블린들을 싹 쓸어 버렸다.
처음 보는 네임드를 두 마리를 더 사냥하니, 김만우의 레벨은 46에 도달했다.
"이 정도면, 고블린에게 미안해지는데요?"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돈도 엄청 벌 거 같은데?"
"우리 집은, 내가 엄마한테 이천만 원 벌었다고 하니까 밥 반찬이 달라졌어."
이들에게 지하 동굴은 이제, 어린아이의 놀이터와 다름 없었다.
하지만 파티원들과 다르게 세영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진 채다.
마음이 급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족은 자신 혼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으니까.
옆에 있는 쿠아만테만 보더라도그건 충분히 알 수 있다.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이러는 게 지름길이 되리라생각했다.
"그럼, 곧바로 마족의 탑에 향하자. 시간을 많이 지체했으니까."
"네, 오빠."
"가자!!"
이제 마족을 상대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