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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화 〉120화. 축제를 즐겨라 (120/122)



〈 120화 〉120화. 축제를 즐겨라

퀘스트는 클리어 되었다.
이제 달콤한 보상만이 남았다.
파르도 섬 곳곳에서 환호의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다만 한 군데.
고블린 숲의 중앙은 매우 고요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코앞에서 본 장면을 믿을 수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퀘스트의 엔딩 영상에 등장했던 모습을 통해, 이들 대다수는 영상 속 주인공이 BI 길드와 세영이라는 사실을어렴풋이 눈치채고있었다.


"설마... 결국 페어리NPC와 저 사람 혼자서 히부린을쓰러뜨린 거야?"
"아이템은? 드롭 아이템은 누구 소유야? 전설 템 안 나왔나?"
"누구긴 누구야.  사람 차지겠지. 진짜 개 부럽네..."
"내, 내려 온다!"


모두 조심스럽게 나누던 잡담도 멈추고 세영을 바라봤다.
긴장한 탓에 침을 꿀꺽 하고 넘기는 자도 있었다.

하늘을 날던 세영이, 페어리의 날개를 움직여 조심스레 바닥으로 착지 했다.
히부린이 쓰러진 흔적 바로 옆이었다.
그리고 그런 세영을 향해, 파티원들이 달려갔다.

"오빠! 수고하셨어요. 완전 멋지던 걸요?"
"형. 너무 부러워요. 완전 히어로 인줄."
"그런데표정이 왜 그러세요?"

세영은 표정이 좋지 못했다.
마나 고갈로 인한 갈증이 밀려온 탓이다.


"조금... 무리... 해서."


말도 하기 힘들 정도였다.

"마나 포션 없으세요? 제거 드세요."

노랑나비가 급히 자신의 마나 포션을 꺼내 건넸지만, 세영은 고개를저었다.


"소용... 없... 어. 콜록."
"이거 페널티라 포션 마셔도 소용 없어. 걍 시간 지나면괜찮아 질 테니까, 다들 걱정 마라. 그나저나 드롭 아이템은 어떻게 되는 거야?"

사전에 마나 탐식 스킬의정보를 알고 있던 김만우.
말을하기 힘든 세영을 대신해 그가 나서 설명을 대신 했다.
그리고 드롭 아이템을 확보하기 위해 바닥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 때마침 메시지가 들려왔다.

[고대 마족히부린의 공략에 참여한 파티 중, 공헌도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앞으로 5분 간 드롭 아이템에대한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야호!"
"만세!! 우리가 1등이다."


아이들은 그렇게 외치다가 급히 입을 틀어 막았다.
주변의 눈초리가사나웠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게, 세영을 제외한 인원은 히부린의 공략 제일 마지막에 합류했으니까.
눈치가 보이기도 했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대표로 빔이 다가왔다.

"흠... 아이템 뭐 나온 거 있는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남성의 낮은 목소리에 김만우는 화들짝 놀랐다.


"아... 빔님. 글쎄요. 아직 확인을  해봐서..."


모두가 알고 있다.
히부린을 처치한 공헌 1위 파티는 세영의 파티라는 것을.
아이들이 만세를 외치는 걸 보기 전부터 다들 인정하고 있었다.

이번 전투의 최고 공로자는 분명 이세영이었다.

"뭐, 우리들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하고 많이 아쉬운 일이지만, 아무튼 축하하네. 자네들 덕분에 마나 포션도 잔뜩 구매할  있었고 말이야."

빔은 내심 못마땅한 표정을 짖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쿨한 척 그렇게 말하고다시 거리를 벌렸다.
이쪽을 뚫어져라 보던 사람들도 고개를 돌렸다.
매너를 지키려는 것이다.
다름 아닌 이곳이, 아이템 정보 하나까지 고가로 거래 되는 프로젝트 클라우드의 가상 현실 세계이니까.


"뭐 나왔어요?"
"빨리요. 빨리."

세영은 갈증 때문에 고통스러운 상황이라, 김만우가 나서 아이템을 주웠다.
아이템은 단 하나 뿐이었다.

[고대 마족의 주머니]

- <영웅 등급> 한계 무게 10000.

고대 마족들이 사용하는 주머니입니다. 겉 보기와 다르게 많은 물품을 집어넣고 꺼낼  있습니다.


- *고대 마족 히부린이 사용하던 것으로, 현재는 다양한 아이템이 들어있는 상태입니다.

- 경매장에만 등록 가능한 물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등록하실 수 없습니다. 내용물이 남아있습니다.
내용물이 들어있는 아이템은 경매장 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세영이 소지한 고대 마족의 주머니는, 지금껏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었다.
레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템을 고작 10 레벨에 얻게 된  행운이었다.
세영의 운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다만 방금 김만우가 줍게 된 주머니는, 세영이가진 것에 비하면 용량이 훨씬  영웅 등급의 것이었다.
정보를 확인 가능한레벨이 60에서 65 사이 정도 되는 모양이었다.
김만우의 레벨은 물론, 파티원들의 레벨도 이제 전부 65 이상이 된 덕분에 확인이 가능했다.
아, BJ 군만두는 제외다.


"이게 전분데? 물론, 안에 어떤 게 들어있을지 모르지만... 으흐흐."
"와. 이거 알파 오빠가 가지고 있는 그거잖아요?"
"맞아. 안에 영웅 아이템은 물론, 전설도 한두 개 들어있지 않을까?"
"그렇겠지. 하지만 확인은 나중에 하자. 여긴 폼도 안 나고, 쟤 좀 회복된 다음에."


김만우는 손가락으로 세영을 가리켰다.
여전히 갈증으로 표정이 좋지 못하다.
그리고 잿더미가 된 숲 가운데서, 수십 명의 인파가 둘러싼 가운데서 아이템을 하나하나 확인할 수는 없었다.

"네!"
"그렇게 해요. 어차피 알파 오빠꺼나 다름 없고, 저희는 아까 전에 도시에서 고대 마족의 종자 잡고 많이 얻었잖아요."

김만우는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긁적였다.

'복 받은 놈. 얘들이 다  같았으면 당장 나누자고 난리 쳤을 텐 데...'

그는 갑자기 세영이 몹시 부러워졌다.
이놈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도 하나같이 순진해 빠졌다고 생각했다.
원래 그런 건지, 세영을 보고 비슷하게변하고 있는 건지 모를 지경이다.

'물론, 나 빼고...'

띠링.

[공헌도의 집계가 완료되었습니다.]

[자신의 공헌도 공개 여부를 선택하실 수 있으며,공헌도 순위 역시 확인하실  있습니다. 공개를 선택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이름은 비공개 처리됩니다.]

퀘스트 공헌도가 공개되었다.
모두는 급히 자신의 공헌도를 확인하기 위해 바빴다.


[퀘스트 '파르도 섬의 위기' 공헌도]

- 2위. ???? : 82300
- 3위. ???? : 62200
4위.???? : 51112
- 5위. ???? : 49450
- 6위. ???? : 49401
.
.
.

이전 퀘스트들과 비교해, 엄청난 공헌도가 누적되어 있었다.

곧바로 나비가 한숨을 깊게 쉬었다.


"아... 저는 100위에도 못 들었네요. 에잉."
"근접 딜러에게 불리하긴 했지. 기사인 나도 비슷한 상황이야."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나도 겨우 48위야."

기사인 햄스터 역시 레벨과 실력에 비해 순위가 낮았다.
히부린에게 거의 데미지를 주지 못한 탓이었을까.


반면 레드문은 48위.
다른 둘에 비하면 제법 높았지만 이 역시 상위권은 아니었다.
이곳에 있는 길드원들이 전투 중일 때, 아이들은 고블린 숲을 향해 이동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냈으니 어쩔  없었다.
오히려 이 정도의 순위를 차지한 것 자체도 충분히 높은 것이었다.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대부분 BI 길드의 길드원들 이었다.
히부린의 부하들  가장 강력하고 레벨이 높았던 게 다름 아닌 키메라들 이었으니까.
그리고 보스인 히부린에게도 많은 데미지를 누적 시켰고 말이다.

물론 다른 길드의 길드원들도 총력을 다했지만,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BI 길드원들은 잊혀진 세계를 다녀오며, 레벨이 50 중반 까지 성장한 사람이 다수였다.
그들은 기사나 힐러 가릴 것 없이 공헌도 랭킹의 상위를 차지했다.

물론 생존자에 한해 서다.


노랑나비가 김만우에게 물었다.


"아저씨는요?"
"나?"
"네. 아저씨는  점이에요?"

김만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해서 어쩌지. 나는 11위야."
"네? 아저씨가요?"
"그래... 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하."

김만우는 무려 11위를 차지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의 연주에 의한 버프가, 파티원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전투 중이던 사람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도, 그리고 히부린과의 전투에서도.


그리고 또, 세영이 발주한 소모품 납품 퀘를 통해서도 엄청난 보너스 공헌도를 누적 했다.
 납품 퀘가 아니었다면, 특히나 헌터 마을은 괴멸 적인 피해를 입었을지 모른다.
NPC들에게 지급된 많은 치료약이 있었기에 이만큼 무사하게 끝날 수 있었던 것이다.

와아아아-!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이게 대체  이야? 설마 48 만은 아니겠지?"
"예상은 했지만 2등하고차이가 대체..."
"미쳤네. 미쳤어. 대체 뭘 어떻게 하면 이런 수치가 나와?"
"말도 안돼요. 이건 뭔가 수상하지 않습니까?"
"흥. 내 입장에서 보면, 너희 BI 길드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 수치라고."


소란의 원인은, 공헌도 1위를 차지한 사람의 공헌도 수치에 있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뻔했다.
이름은 비공개 된 상태였지만, 여기 모인 사람 중 1위의 주인공이 세영이 아닐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존재하지않았다.
그러니 모두 세영을 부러움과 시기의 눈으로 바라보며 떠들어 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수치는.


- 1위. ???? :482154


다른 사람들과 아예 자리수가 틀렸다.
무려 48 만을 넘겼다.
2등과 비교해도 다섯 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소란이 벌어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히부린의 마나를 전부 소멸 시키고 엄청난 데미지를 누적 시킨 데다, 막타까지 직접 때렸다.
모두가 위기에 빠졌을 때, 페어리트리가 소환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뿐만 아니었다.
그가 발주한 납품 퀘스트를 통해, 수십 만 병의 치료약이 납품 되었다.
그 수치의 10분의 1 정도가 세영에게도 누적된 것이었다.


"역시... 오빠는 짱이야."
"형. 뭔가   해보세요!"
"콜록, 콜록."


그러나 그는 아직도 기침만 반복했다.

세영과 그 파티원들을 향해, 질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생방송도 마찬가지였다.
댓글 창은 난리 났고, 어느새 시청자 수는 500 만을 돌파했다.
퀘스트가 클리어 됐음에도, 각  질문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아저씨. 우리 여기 계속 있기에는 곤란하겠어요."
"맞아요. 제로님은 지금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으시는 상황이라, 방송에 인터뷰 내보내기도 어렵고... 갑부님. 저희 어쩌죠?"


그러나 이번에도 뜻하지 않은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그것은 메르바.
페어리 퀸에게서 였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파르도 섬과, 페어리트리. 그리고 페어리 가든이 무사할  있었습니다.사악한 고대 마족을 물리치는데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 어린 티가 나는 목소리였지만, 그녀의 차분한 음성이 섬 전체에 스며들었다.
플레이어들은 조용히 그 목소리를 들었다.


[그 답례로 작은 보상을 드리고자 합니다.]

띠링.

[앞으로 24시간 후부터 72시간 동안, 파르도 섬에 축제가 시작됩니다. 페어리 축제라 불리는 전설 속에 축제가, 수백 년 만에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메르바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왔다.


[페어리트리는 앞으로 96시간. 판게아 행성 내의 시간으로는 16일 동안 사라지지 않고 그 모습을 유지합니다. 해당 기간 동안은 축복의 효과 역시 유지됩니다.]

띠링.

[!!신규 퀘스트!!]

[페어리 축제 : 전설 속에 전해져 내려오던 페어리 축제는, 파르도 섬의 명물입니다. 섬의 주민과 페어리가 하나 되어 열리는 축제를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 앞으로 24시간 동안은 축제의 사전 준비 기간입니다. 고대 마족을 상대하느라 무너진 건물을 보수하고, 지친 마음을 달래 축제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해당 퀘스트는 보너스 퀘스트입니다. 플레이어는 사전 준비의 참여도에 따라 특별한보상을 획득하실 수 있게 됩니다.

해당 퀘스트는 실패 여부를 판가름 하지 않습니다. 24시간 후,당신의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자동으로 축제가 시작됩니다. 축제를 통해서도 숨겨진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 고대 마족을 상대하다가 사망한 플레이어 역시 축제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숨겨진 보상을 얻을  있는 기회 또한 동일하게 주어집니다.


-분류 : 보너스
-난이도 : F
-제한 시간 : 24시간 + 72시간
-보상 : NPC들은 축제의 사전 준비를 위해 다양한 퀘스트를 발주하였습니다.(각 퀘스트 마다 보상이 상이함.)

사람들은 갑자기 등장한 신규 퀘스트 정보를 확인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와! 깜짝 놀랐는데, 걱정할 건 없어 보여 다행이다."
"저도 그래요.  새로운 보스라도 상대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퀘스트가 언제까지 이어지나 했어요."
"하하. 축제라니. 멋지지 않습니까! 게다가 페어리트리가 앞으로 4일 이나 더 있을 거라 하지 않습니까. 완전 대박 아닙니까?"
"그러니까요. 치료약도 그렇지만 마나 포션도 필요없이 사냥이 가능하겠어요. 축제고 뭐고 저는 당장부터 고블린 지하 동굴에서 살아야겠습니다."


다들 신나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파티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와... 멋지다.축제라니."
"그럼 이제, 섬 근처의 바다가 막혀 있던 게 뚫린 걸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안 그럼 황당 한 거지. 우리는 이제 이 섬에서 경험치 주는 몬스터가 하나도 안 남았을 걸?"

그런 소리를 기다리기라도 했는지 곧바로 메시지가 울렸다.

[파르도 섬 주변의 바다가 잔잔해 집니다. 이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다른 섬이나 대륙을 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다른 곳에서 배를 타고 섬에 도착한 사람들도 생겨날 것입니다. 허나, 이 섬에는 아직 고대 마족의 탑이 남아있어, 언제든지 마족이 나타나 탑을 이용할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판게아 행성의 스타트 지점으로 파르도 섬을 다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규 플레이어들 역시 4일 간 페어리트리의 축복효과를 적용 받게 됩니다. 기간 내 섬에 도착하는 모든 여행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대륙으로 가는 바닷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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