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3화 (3/472)

잠만 자도 랭커 003화

“우으갸가갸!”

괴상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현성은 두 눈을 꿈뻑 감았다 떴다.

시계를 보니 게임 내에서는 30시 간밖에 흐르지 않은 모양이다.

현실로는 고작 6시간 지난 시간. 하지만 지금 일어나 준비해도 상관 없었다. 어차피 새벽 5시에 일어나

나 6시에 일어나나 거기서 거기니.

일찍 일어나면 더 여유로운 것 아 니겠는가.

그렇게 일어나 로그아웃을 하려던 그때.

“어라?”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시야 왼쪽 하단 부분에 초록색 빛 이 깜빡거린다.

이 게임에서 잠만 잔지 어언 1년. 이런 현상은 그간 한번도 보지 못했 기에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알람인가? 설마 현아에게 무 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현아가 꽹과리를 쳤다면 바로 깼 겠지. 그건 아닌 거 같고 게임 내에 시스템인 거 같네?’

그 생각을 하자마자 알림창이 떠올 랐다.

촤르륵. 마치 책을 빠르게 넘기는 소리가 울리며 상당히 많은 메시지들이 현 성의 눈앞을 어지럽혔다.

‘이, 이게 다 뭐야? 전직?’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메시지.

[신 등급 직업 타나노스의 후예로 전직하셨습니다.]

이게 뭔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신 등급 직업이라니?

이데아를 플레이해 본 적 없는 현 성이라도 등급의 순서는 알고 있었 다. 현아가 게임을 하다 보니 몇 번 들은 적 있었다.

‘일반, 희귀, 유일, 영웅, 전설, 그 리고 신 순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니 그럼 끝판왕 직업으로 전직했 다고? 내가?’

게임에 접속해 튜토리얼은커녕 잠 만 쳐 자던 자신이 무슨 신 등급 직업이란 말인가.

무언가 오류가 틀림 없다고 생각하 던 중 바로 위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게임 안에서 수면한 시간이 10000시간을 넘겼습니다.]

“이건 또 뭐야?”

설마 하는 생각과 함께 아닐 거라 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이렇게 운이 좋을 리가 있 을 리가 없다.

이건 꿈이다.

그렇게 치부한 순간.

‘게임에서 잘 때 꿈을 꿨었나?’

생각해보면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는 건…….

“상태창.”

〈플레이어: 현성〉 레벨: 1

직업: 타나노스의 후예(신)

칭호: 넌 전설이냐? 난 신인데(외 4개)

[HP: 1100/1100] [MP: 550/550]

[DP: 10,014P]

[근력: 55] [순발력: 55] [체력: 55]

[마력: 55] [지력: 55]

잔여 능력치: 50

“뭐야, 미친!” 욕이 나올 수밖에 없는 능력치였 다.

시작할 때 모든 능력치는 고작 5 로 시작한다. 다른 게임들이 10으로 시작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조금 짜 다고 할 수 있는 능력치.

하나 현성의 능력치는 버그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았다.

아니 아직 튜토리얼을 깨지도 않은 사람의 능력치가 저런 게 말이 되는 가? 게다가 저 잔여 능력치 50은 또 뭐란 말인가.

“설마 칭호들을 획득해서?”

꿀꺽.

절로 마른침이 삼켜진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그냥 자고 일어나니 신 등급 직업 으로 전직이 되어 있지 않나, 모든 능력치들이 뻥튀기가 되어 있지 않 나.

얼떨떨한 상황에 어제 떠올렸던 생 각이 스쳐지나갔다.

‘이 게임이 돈을 그렇게 많이 번다 던데……

현아도 그런 소리를 했던 거 같다.

희귀 등급 아이템만 되도 몇 백 만원이 넘기도 한다고 했다.

“미친.”

다시 한번 욕을 내뱉고 상태창에 있는 직업란을 확인했다.

몇 번을 다시 확인해 봐도 신 등 급 직업.

로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런 행운을 받은 현성은 그저 얼떨떨하 기만 했다.

전에 현아가 자기도 레벨이 좀 높 다고 아이템 같은걸 팔아서 살림에 도움이 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농담이라 생각해 웃으 며 그 돈 나중에 모아서 너 쓰라고 했었다.

‘한번 알아보자.’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라는 말 도 있지 않은가.

무턱대고 신 등급 직업이라고 좋아 하기만 해서 될 일도 그르칠 수 있 다.

‘일단 로그아웃을 하자.’

그가 그렇게 생각하자 바로 메시지 가 떠올랐다.

[로그아웃하시 겠습니까?] 메시지에 답하자 접속할 때와 마찬 가지로 아랫배를 간지러운 느낌과 함께 캡슐 안에서 눈을 떴다.

웬만한 침대보다 푹신하고 아늑한 캡슐이었으나 지금은 그게 중요하겠 는가.

캡슐에서 바로 나와 현성은 컴퓨터 를 켜서 이데아에 대해 이것저것 검 색했다.

최근 아이템 시세라든가, 영상, 그 리고 돈이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

“으흠.”

다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대부분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인식뿐만이 아닌 아이템 시세들을 본다면 충분히 돈벌이가 가능한 수 준. 물론 한 달 생활비를 충당할 정 도라면 웬만큼 운이 따라야 하겠지 만, 게임 실력이 괜찮다면 웬만한 직장인 연봉을 한 달에 버는 수준이 라고 했다.

끌리지 않는다면 거짓이리라. 게다가 회사와 달리 누구의 눈치 보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일단 사라지 는 셈이다.

‘……이데아라.’

문제는 바로 그거다. 과연 당장 게 임을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가.

게임 실력은 걱정하지 않았다.

노력만 한다면 평균 이상은 할 자 신은 있었기에.

아무리 시간이 흘렀더라도 예전에 하던 실력이 있을 테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저레 벨 때 높은 수익을 보장받긴 힘들지 않겠는가.

‘적금을 깬다고 치면, 대충 2달은 버틸 수 있으려나?’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게임에만 몰두한다 하면 최소 2달은 버틸 수 있으리라. 그리고 2달이면 어느 정 도 성장하지 않았겠는가.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현성 은 신 등급 직업이 되었으니.

모든 것을 파악하자 자기 손에 들 어온 행운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신 봤다! 우와아아아아아!’

마음 같아선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아직 새벽 5시 30분이다.

옆집에 민폐일 뿐 아니라 곤히 잠 든 현아를 깨워선 안 되는 일.

그래서 입만 벌린 채 환호를 하며 자신의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것이 바로 소리 없는 아우성!

너무 기쁜 나머지 과도하게 좋아했 더니 이내 힘들었는지 숨을 헐떡이 며 웃었다.

“하아, 하아, 하아. 으흐흐흐.”

얼마나 큰 행운을 얻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혹시 버그라고 운영자 측에서 회수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도 들었 으나 캡슐 안에 다시 들어가진 않았 다.

이젠 현아의 밥을 차려줄 시간이었

으니.

“으흐흐흐.”

누가 본다면 미친놈처럼 웃는 현성 을 피했을 법도 했으나 같이 사는 사람이라곤 거동이 불편한 동생뿐이 었으니 다행이었다.

“신 등급이라니~ 개쩐다. 진짜.”

회사생활 5년차. 이제 자신의 또래처럼 행동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큰 행운을 얻게 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밥을 하면서도 그 콧노래를 부르며 한다. 늘 바빠서 정신도 없이 하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그때.

“오빠, 밥해?”

안방에서 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 다.

“웅, 현아 일어났구나. 화장실?”

“아, 아냐.”

부끄러워하긴 했지만 목소리가 떨 리는 걸 보니 맞는 모양이다.

현성은 피식 웃으며 안방으로 갔 다.

“그러다 침대에 싸면 그게 더 부끄 럽지 않아?”

“에이 씨! 내가 뭔 오줌싸개인 줄 알아.”

“화장실 보내줘? 말아?”

“……휘, 휠체어에만 태워줘.”

“거 봐. 화장실 가고 싶으면서.”

현성의 말에 결국 현아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하기야 현아도 이제 20살이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는 것까지 오빠 가 도와주는 게 부끄럽지 않을 리가 없었다.

현성이 현아를 들고 휠체어에 앉혀 주자 현아는 됐다는 듯이 현성을 밀 며 말했다.

“이, 이제 내가 할 수 있으니까 오 빠는 문 닫고 나가!”

“참, 남매 사이에 뭐 부끄럽다고.”

“아이! 시끄러워!”

최근에야 이렇게 아웅다웅할 수 있 게 된 것도 생각해 보면 이데아 덕 분인 거 같았다.

여러모로 고마운 게임이 아닐 수 없었다.

“진짜 고마운 게임이라니까.” 물론 그걸 추천해 준 의사에게도 고마웠다.

게다가 6개월 전부터는 현성의 사 정을 봐줘서 약값은 몰라도 병원비 는 일절 받지 않았다. 여러모로 고 마운 분이 아닐 수 없었다.

‘일요일에 찾아뵈면서 감사하다고 해야겠어.’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곤 다시 요리 에 집중하고 있었을 때.

현아는 안방에 딸린 화장실에 휠체 어를 타고 들어갔다.

다소 좁긴 했지만 확장 공사를 통 해 휠체어가 들어가기 용이하게 만 들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아는 슬며시 눈치를 보곤 현성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힘겹게 휠체어 에서 일어섰다.

아직은 떨리는 다리긴 하지만 분명 두 다리로 서 있었다.

‘헤헤. 조금만 더 연습하면 걸을 수 있겠다. 선생님도 근육만 더 붙 으면 걷는 건 금방이라고 하셨지?’ 얼마 전부터 혼자 힘으로 일어날 수 있는 수준까지 올 수 있었다.

아직도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힘 겹긴 했지만, 힘겨워도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다는 게 대단한 것이었다.

6년이다. 이미 근육은 거의 퇴화되 었고 심리적인 요인이 치료가 된다 한들 재활치료만 엄청난 힘을 쏟아 야 한다.

그런데 이제 일어날 수 있다니.

현성이 안다면 기뻐서 눈물을 흘릴 거다. 그래서 현아가 비밀로 하는 것이었다.

‘걸을 때까지 비밀로 해야지.’

진짜 걸을 수 있을 때 알려주기 위해서.

얼마나 기뻐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 는다. 그래서인지 어서 빨리 걷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게임에서는 잘만 되는데 현실에선 쉽지 않다니까.’

그렇게 볼일을 다 보고 뒤처리를 끝냈을 때 밖에서 현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가 도와줄까?”

“아니야! 들어오지 말라니까!”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야 한다! 알았지? 부끄럽다고 혹시 잘못되면 안 되니까.”

“알았어. 필요하면 꼭 부를 테니까 들어오지 마!”

괜히 부끄러워 소리를 지르긴 했지 만, 현성의 마음을 알기에 뭉클했다. 오빠도 연애를 하고 평범하게 클 수도 있었는데. 괜히 자신 때문에 그런 거 같아서 미안했다. 하지만 더는 자책 따윈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다짐했다.

‘빨리 걸을 수 있게 노력하자.’

의지를 불태우며 휠체어에 앉으려 는 때.

“혹시 변기에 빠진 건 아니지? 현 아, 너 저번에……

“꺄아아아! 그만하라니까! 아무 일 도 없어!”

확실히 과거의 고통은 많이 수그러 진 모양이었다.

현성도 현아도.

8시 30분.

누가 봐도 지각이라 할 수 없는 시간이다.

게다가 박 부장도 어제 말하지 않 았는가. 9시 출근이면 8시 30분까지 오라고. 딱 8시 30분에 맞춰온 현성 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10분 뒤 박 부장이 미리 와있는 현성을 보자 탐탁지 않은 듯 헛기침을 했다.

“크홈.”

누가 보더라도 언짢아 보이는 모 습 ? 하기야 이번엔 일찍 와 뭐라 딴죽 걸게 없었으니 저러는게 틀림없었 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현성은 미 소 가득한 표정으로 박 부장을 봤 다.

아직 출근 시간도 아니었으나 사람 은 상당히 많았다.

부지런해서가 아닌 상사에게 밉보 이고 싶지 않아서다. 대부분 잠이 좀 덜 깬 모습이었으나 현성만이 멀 쩡한 모습으로 박 부장에게 다가갔 다.

“ 뭔가‘?”

“이걸 드리고 싶어서요.”

“ 응?”

뭔가 싶어 현성이 건넨 종이봉투를 받았다.

그리고 그 봉투에 써진 글씨.

[사직세

“아, 아니, 이 대리? 이, 이게 무슨 말인가? 갑자기 사직서라니?!” 언성이 높아진 부장의 말에 다들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어떤 사원은 언젠가 이럴 줄 알았 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어떤 사원은 놀랐는지 수군거리고 있었다.

부장은 그런 이들을 신경 쓰지 않 은 채 현성을 보며 말했다.

“하하, 이 대리 장난이 좀 지나친 거 같은데?”

박 부장, 그도 잘 알았다. 자신의 부서에서 일을 제일 잘하는 것이 다 름 아닌 현성이라는 것을.

학벌도 없고, 지연, 혈연도 없는 주제에 대기업 대리로 있다는 것부 터 능력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그 점이 마음에 안 들어 일을 몰 아주고 인신공격을 하곤 했으나 진 짜 사직서를 낼 줄이야.

현성은 박 부장의 말에 가볍게 고 개를 숙이곤 인사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누가 봐도 장난이 아니다.

그걸 보며 박 부장은 놓칠 수 없 다는 듯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자네 아픈 여동생도 생각해야지. 응? 갑자기 이러면 회사에서도…… 히, 히익.”

머리를 굴려 건드려서 안 되는 걸 건드렸다.

싸늘하다 못해 살의가 가득해 보이 는 눈동자. 박 부장은 그걸 보며 뒤 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런 박 부장 을 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매번 가방끈이 짧다느니, 대학을 안 나와서 사회성이 없다느니, 떠들 어 대시더니 결국 일 잘하는 놈이 관둔다니까 아쉬우신 모양이네요?”

“무, 뭐야‘?”

“게다가 가방끈 짧은 건 부장님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아, 이게 동족 혐오인가 뭐 그런 건가? 아니, 부장 님은 일을 못 하니까 동족이 아니라 그냥 열등감 때문에 그러신 거였 나?”

현성의 말에 사원 중 누군가 웃음 이 터졌으나 바로 정신을 차리고 고 개를 돌린다.

박 부장이 눈을 부라리며 그 사원 을 노려봤으나 현성은 그런 박 부장 을 보며 말했다.

“아니, 뭐 그리고 사모님이 바람피 운 게 뭐 제 잘못인가요? 그걸 왜 저한테 화를 푸시는지 이해가 안 되 네요.”

“이 새끼가!”

현성의 말에 박 부장이 달려들었 다. 그러곤 그의 멱살을 잡는다.

하나 165cm의 박 부장이 183cm가 넘는 현성의 멱살을 잡다 보니 꽤 우스운 모양새가 되었다.

이제는 웃음을 참지 못한 직원들이 꽤 나오기 시작했다.

박 부장은 그런 이들의 반응은 들 리지 않는지 거칠어진 숨을 내뱉으 며 현성에게 윽박질렀다.

“말이라고 막 해도 되는 줄 알 아‘?!”

“그러는 부장님은 그걸 아시는 분 이 그러셨나요?”

싸늘한 목소리.

금방이라도 싸움이 터져도 이상할 게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내 현 성이 자신의 멱살을 잡은 박 부장의 손을 쳐낸 뒤 웃으며 말했다.

“다 부장님이 작으시니까. 사모님 이 바람이 난 거 아니겠어요?”

“뭐, 뭐!?”

이번에는 상당수의 직원들이 웃음 을 참지 못하고 터졌다.

다들 키득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박 부장은 휑한 머리까지 붉어진 채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 아냐! 내, 내가 얼마나 대물인 데!”

“예? 저는 키를 말한 겁니다. 하 하. 아무튼 같이 일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맙시다.” 순간 멍해진 박 부장이 다시 얼굴 을 붉히며 소리쳤다.

“너 이 새끼! 이리 안 와!? 내 손 에 잡히면 가만 안 둬!”

그렇게 현성이 떠나려고 하자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박 부장이 다시 달 려들려 했지만, 그걸 근처에 있던 남자 직원들이 박 부장을 잡고 말렸 다.

“크홉, 풉, 부, 부장님 아유 그러시 면 안 됩니다.”

“크풉. 부장님이 참으세요.”

“야! 너! 이현성! 얌마! 너 나랑 목욕탕도 같이 가본 놈이! 그런 소 릴!”

갈 길을 가던 현성은 소리를 지르 던 박 부장을 획하고 돌더니 궁금하 다는 듯 박 부장을 보며 물었다.

“아, 글쎄요? 같이 가긴 했는데 부 장님의 건 전 못 봤는데. 이상하다? 목욕탕에 같이 갔었는데 왜 못 봤 지? 아, 물론 면도기 얘깁니다. 하 하.”

“이, 이익!”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박 부장. 그 리고 그런 박 부장을 보며 어떻게든 웃음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 원들을 보며 현성은 미소를 지은 채 밖으로 나갔다.

현성은 그간 쌓여온 체증을 모두 풀고 회사를 떠날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