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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9화 (9/472)

잠만 자도 랭커 009화

인페르노.

이데아를 만들어낸 회사.

그리고 한국에 위치한 인페르노 본 사의 유저관리팀.

대부분 각국 유저들은 그 나라의 인페르노 지사가 관리한다. 한국 본 사에 있는 유저관리실은 게임에 영 향을 줄 수 있는 유저들을 대상만 관리하는 곳이다.

관리라고는 해도 사실상 할 수 있 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유저가 하는 행동에 따라 열릴 이 벤트를 예측하거나 특정 NPC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개발팀 에게 알려주는 부서.

그게 바로 유저관리팀이다. 사실상 유저를 관리하는 게 아닌 그저 감시 하고 개발자들에게 대비하라고 알려 주는 소식통 같은 부서이다.

그 유저관리실에서 골치 아프다는 듯 지켜보고 있는 한 유저가 있었 다.

“하아, 미치겠네.” 출시일 1년이 지난 지금.

특별 관리 대상이라 불리는 이들은 선별이 거의 끝난 상태다.

아무리 뛰어난 유저라고 한들 출시 한 지 1년이 지난 랭커들을 따라잡 긴 힘든 게 사실이니. 그런데 지금 새롭게 특별 관리 대상에 하나가 추 가되었다.

“아니, 설마 저걸 깬 유저가 있을 줄이야.”

유저관리팀장 조민우는 두통이 왔 는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모니 터를 뚫어져라 봤다.

다른 유저들은 요즘 조용하니 저 유저만 잘 보면 된다. 그런데

“그리고 하필 선택한 마을이 드하 마을이냐. 아니, 다른 마을이 아닌 도시를 선택해도 됐잖아? 마을을 선 택할 수 있다 해서 마을을 선택한 거야?”

“그냥 드하 마을에서 광렙할 수 있 을 거 같아서 간 거 같은데요?”

찌릿.

한 직원이 눈치 없이 대답했다.

설마 조민우가 그걸 몰라서 물었겠 는가.

그 눈빛을 보자 그제야 눈치챈 것 인지 시선을 회피했다.

조민우 팀장은 한숨을 쉬며 플레이 를 봤다.

그리고 그때.

“이제야 DP상점을 쓰는구나.”

한숨 섞인 목소리가 아닌 기뻐서 미치겠다는 목소리.

솔직히 1년이나 늦게 시작한 주제 에 신 등급 직업을 얻어 조금 긴장 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 다.

아무리 신 등급 직업이라 한들 1 년이다. 1년.

그 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으니.

그러나 현성이 오크를 잡는 순간 상황이 달라졌다.

‘저 정도 컨트롤이라면 불길해.’

좋은 직업을 가졌다 한들 컨트롤이 좋지 못하면 힘들다. 템빨이라도 있 으면 모를까. 그것도 없다면 사실상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이다.

그런데 저 현성이라는 유저는 컨트 롤도 엄청나다.

아무리 능력치가 좋다 한들 저런 움직임은 컨트롤 없이 부족하다.

‘최소 0.1%급 컨트롤이다.’

사실상 컨트롤만으로 특별 관리 대 상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컨트롤 이었다.

어째서 저런 인재가 이제야 플레이 를 시작했는지.

가능하다면 DP상점의 확률에 손을 대고 싶을 정도였다.

이데아는 전체적으로 인공지능이 관리한다. 특히 확률적인 부분은 아 무리 인공지능을 만들어낸 개발팀장 이라도 건들 수 없는 영역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기도뿐. 그간 착실하게 살아오지 않았던가.

평소 믿지도 않은 신에게 기도를 했으나 간절함이 닿은 것일까?

-에라이. 혹시나 했던 내가 x신이 지. 아니지? 유일 등급을 제물로 쓴 다? 오호! 영웅 등급이 좋은 게 나 오려나 보네.

유일 등급에서 그의 플레이 스타일 과 전혀 다른 스태프가 나오는 걸 보며 매우 기뻐했다.

어차피 이번과 쿨타임이 찬 뒤 다 음 달만 버티면 DP가 부족해 쉽게 뽑지 못하리라. 그때까지만 제발 안 좋은 게 뜨길 기도했다.

그러나.

“아니! 저게 왜 저기서 떠!” 조민우 팀장이 역정을 내며 주변 직원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직원이 그걸 알 리가 있겠 는가.

억울하다는 듯 그를 보자 정신을 차렸는지 헛기침을 하며 사과했다.

“크흠, 죄송합니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아이라스의 실패작1 을 봤다.

아이라스 퀘스트의 가장 중요한 핵 심이라 할 수 있는 1번 피스.

그게 저 유저의 손에 들어갔다.

그것도 귀속으로 말이다.

사실상 아이라스 퀘스트가 저 유저 에게 귀속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후우, 그래 진정하자. 저거보다 최 악이 뜨겠어? 전설에서도 지팡이나 떠라.’

그렇게 염원하고 화면을 봤다.

그리고 화면에 한 알이 보이자 조 민우 팀장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저게 뭐냐는 표정을 짓고 다른 직원 을 봤다.

그러나 직원 역시 알 리가 있겠는 가.

“뭐, 당장 쓸 수 없는 아이템이니 좋다고 봐야겠네요. 그래도 저 아이 템이 뭔지 개발팀에게 물어보세요.”

“예, 팀장님.”

조민우 팀장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거대한 모니터를 주시했다.

지금은 그 어느 유저보다 저 유저 를 신경 써야 한다.

아이템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 스 킬이다.

스킬은 사용할 수 있는 스킬만 나 온다. 그러기에 더 신경 썼다.

‘제발 스킬만은 제발!’

조민우 팀장은 심호흡을 하며 화면 을 봤다.

그와 마찬가지로 침착해 보이는 현 성.

그리고 빠르게 상점을 터치했다.

일반 등급 스킬은 그저 그랬다.

그 뒤 나온 희귀 스킬은 괜찮긴 했으나 고작해야 희귀. 신경 쓸 만 한 수준은 아니다. 이제 유일 등급. 지금부터 중요하다.

유일 등급 버프 스킬 중 최상위 스킬이라 할 수 있는 광전사의 노 래.

조민우 팀장은 속이 쓰렸으나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래, 공격 스킬만 아니면 된다. 공격 스킬만 아니면 돼.”

저 유저가 엄청난 공격 스킬까지 얻게 된다?

그럼 그건 상부에 보고드릴 때 상 당히 눈치를 봐야 한다.

게임에 지장이 갈 수도 있는 유저. 그런 유저의 탄생을 상부에서 달가 워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상 부도 딱히 손을 쓸 순 없었다.

아무리 게임을 만든 기업이라 한들 함부로 유저의 직업을 없앤다든가 스킬을 삭제하게 되면 난리가 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니 까이는 건 조민우 팀장이다. 물론 그도 잘 못한 것이라곤 보고를 올린 죄밖에 없었지만 어쩌겠는가.

팀장이라도 상부에선 그저 을에 불 과했으니.

‘제발, 제발.’

그렇게 바라고 있을 때 영웅 등급 스킬로 세이렌의 유혹이 나왔을 때 환호했다.

아무리 컨트롤이 좋아도 근처에 있 는 다량의 몬스터를 스킬 없이 처리 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있는 공격 스킬인 마력사격보다 차라리 검을 휘두르는 것이 나으리라.

“으하하! 기도가 먹혔구나. 이제 전설만 패시브나 버프 스킬 가자!”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순간 화면에 가득 찬 것은 현성의 환호 소리와 함께 떠오른 광역 스킬이었다.

-신 봤다!

사신의 사슬.

전설 등급 스킬들 중 상위권에 속 하는 위력. 하지만 광역 스킬로 따 졌을 때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는 스킬.

하필 그게 걸린 것이다.

그것도 세이렌의 유혹 다음에 말이

다.

조민우 팀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힘껏 쥔 두 주먹을 부들부들 떨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기뻐하는 현성을 보며 잠시 고개를 숙인 후 다른 직원에게 물었다.

“저 스킬들하고 그 컨트롤을 가지 고 붉은 오크 부락을 클리어 못 할 확률은…… 없겠죠?”

“??????네에.” “그러면 붉은 오크 부락의 보스인 붉은 오크 히어로 쿠락을 잡고 난 뒤에 던전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른 곳을 갈 확률도 없겠죠?”

“그, 그렇죠.”

이미 답을 알고 있던 조민우 팀장 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말했 다.

“하아. 상부에 보고 올리고 오겠습 니다.”

“다, 다녀오십시오丁

유저관리실을 나가는 그의 모습은 처량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보며 동정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게 마음 좀 곱게 쓰시지.’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며 각자가 담당한 유저들의 모니터링을 계속했 다.

거대한 화면에 비친 현성은 한참 동안 스킬창을 보며 기뻐했다고 한 다.

한 달에 한 번 전설 스킬과 아이 템을 살 수 있다.

이것만으로 사실 대단하다.

물론 DP가 충분하다면 말이다.

‘나중 갈수록 DP 관리가 심각해지 겠네. 게다가 기면증 스킬로는 DP 가 차지 않으니까 일부러라도 가끔 자야 한다니.’

사냥을 하는 게 효율이 좋을 때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끔씩 자 줘야 하기도 할 것 같았다. 사냥만으로는 DP를 얻기 힘들었으니.

‘레벨 30 이상 차이 나는 몬스터도 점점 잡기 힘들어질 테니까.’

지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중에 갈 수록 잠을 자는 비율을 높여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냥을 멈줄 수도 없는 노릇.

그럴 때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이 제 몽유병 스킬!

사냥터 한가운데에 가서 이불 펴고 자기만 하면 저절로 사냥할 것 아닌 가.

역시 신 등급 직업이라 그런지 하 이브리드가 따로 없었다.

“크흐, 역시 신 등급 직업에 취한 다. 회사 때려치우기 잘했어.”

회사 다니면서 돈을 벌었을 때는 온갖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다.

그런데 지금 봐라. 아직 현실 시간 으로 3시간도 안 돼서 10만 원을 벌었다. 그것도 이 레벨에.

앞으로 레벨이 높아지면 또 얼마나 잘 벌겠는가.

‘나도 이렇게 버는데 현아는 진짜 많이 벌겠지?’

랭킹 1000위.

랭킹을 떠나서도 레벨이 무려 331 이라 했다.

아직 감도 안 잡히는 레벨. 모르긴 몰라도 현성에 비해 수십 배는 벌 터. 그렇다면 앞으로의 생활비는 너 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그래도 오빠 자존심이 있지. 최대 한 동생 돈 안 쓰게 한다.’ 병원도 병원이지만, 나중에 현아가 시집갈 때 쓰라고 돈을 모아두라 할 생각이다. 결혼이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나, 여러모로 돈이 있으면 좋지 않은가.

대학도 돈이 있으면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레벨 업을 해야 한다.

현아에게 생활비를 맡길 순 없었으 니.

‘3달 안에 300은 찍자.’

1000위 안에 들 거라고 호언장담 을 했지만, 사실 그도 크게 기대하 진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1년의 차이를 신 등급 직업만으로 만회할 수 있을 거 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한다.

“자, 그럼 보스를 잡으러 가자.”

부락의 위치는 사냥하면서 얼핏 파 악했다.

게다가 마을에서 사둔 지도로 체크 까지 하지 않았는가. 길을 헷갈릴 일 따위는 없다.

얼마 가지 않아 붉은 오크들을 발 견할 수 있었다.

전사도 4마리에 붉은 오크 5마리.

총 9마리다.

거기다 전사의 비율이 높다.

‘부락이 점점 가까워지나 보네.’

아까까지만 해도 이 근방에 있던 붉은 오크들은 씨가 말라 버릴 정도 로 사냥했는데 갑자기 이만한 수가 나온다?

부락이 가까워지고 있단 중거다.

잔여 능력치를 찍기 전이었다면 고 전할 법한 수였으나 이제 그럴 시기 는 이미 지났다.

서걱, 서걱, 서걱.

순식간에 붉은 오크들과 붉은 오크 전사들을 처치한 현성은 빠르게 부 락이 있을 법한 곳으로 향했다.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 현성은 몸을 숨기고 동태를 살폈다.

‘보스로 보이는 애는 안 보이네. 그리고 저 주술사가 엘리트 보스인 가 보네.’

보스라기에는 이름이 적혀 있지 않 았다.

몬스터 머리 위에 몬스터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보통 붉은 오크. 이 런 식으로 적혀 있다. 그러나 한 움 막 근처에 있는 주술사는 그저 붉은 오크 주술사라고 적혀 있고 특정 이 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즉 네임드 몬스터가 아니라는 뜻.

게다가 주술사는 하나가 아닌 둘이 었다.

‘쉽지 않겠네.’

주술사가 하나라도 난해하다. 그런 데 무려 둘이라니.

그러나 현성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에겐 이미 사기적인 스킬이 있지 않은가.

‘보스가 나오면 DP를 낭비하는 느 낌이 들더라도 죽음의 안식을 사용 하고 잡아야겠어. 그리고 일단 잡몹 처리를 해야겠지? 흐흐.’

음흉해 보이는 미소를 지은 채 현 성은 스킬을 사용했다.

그가 사용한 스킬은 다름 아닌 세 이렌의 유혹.

oj-ol-oj-oyo]?

천상의 노랫소리가 이러할까?

매우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 고, 근방에 있던 붉은 오크 전사들 과 붉은 오크들이 눈이 뒤집혔다.

스킬 설명에 다른 의미로 위험해지 겠다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미친, 다들 위험한 눈이야.’ 하지만 현성은 긴장하기보단 기대 어린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기다 렸다.

오크들이 더 몰려드는 것을 보기 위해. 그리고 오크 주술사와 함께 나올 보스를 보기 위해!

현성이 그렇게 기다리던 때!

오크 주술사를 거동한 채 눈이 뒤 집힌 거구의 오크가 자신에게 달려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붉은 오크 히어로 쿠락! 저 녀석 이 보스군.’ 이름이 아니더라도 겉모습만 봐도 ‘나 보스요!’ 하고 말하는 것 같은 모습.

현성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오크들 을 피해 뒤로 물러나지 않고, 오히 려 그 틈을 빠져나가면서 부락으로 뛰어들었다.

이럴수록 광역기에 당할 잡몹들이 모두 처리될 테니.

그렇게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오크 들이 사정 범위 안에 들고, 쿠락과 의 거리도 30m로 줄어든 순간 큰소 리로 외쳤다.

“사신의 사슬!”

이걸로 잡몹들을 모두 처리하고, 주술사와 쿠락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으리라.

이 한 방으로 전투는 현성에게 유 리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동시에 MP가 빠르게 줄어 들면서 섬뜩한 사슬들이 현성의 몸 에서 뿜어져 나왔다.

촤르르르륵!

그러곤 사슬들은 마치 유령이라도 된 듯 장애물들을 유유히 통과해 하 나씩 몬스터의 몸에 꽂혔다.

“크아아아아아악!”

쿠락을 비롯해 모든 오크들이 비명 을 내지르자.

거의 가득하던 MP가 모두 사라지 며 주변은 사슬과 잿빛 가루들만 가 득했다.

그리고 들리는 경쾌한 종소리.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오크를 처음 사냥할 때 빼고 처음 보는 연속 레벨 업.

현성은 그걸 멍하니 보다 메시지들 을 보고 정신을 차렸다.

[붉은 오크 히어로 쿠락을 처치하 셨습니다.]

[타나노스의 꿈 효과로 50DP를 획 득하셨습니다.]

[쿠락의 비밀통로 지도를 획득하셨 습니다.]

[칭호 ‘너도나도 한 방!’을 획득하 셨습니다.]

[칭호 ‘이 맛에 광역 스킬을 쓰지!’

를 얻으셨습니다.]

이 인근에 살아남은 존재는 오직 현성뿐이었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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