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10화
바닥에 널린 아이템들을 보며 현성 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위력이 강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 다. 광역 스킬이 단일 스킬보다 약 한 대신 범위가 넓다고 알려져 있으 나 방어력 무시라는 어마어마한 효 과가 있으니. 그런데 설마 엘리트 몬스터와 보스 몬스터까지 잡아버리 다니.
놀랄 노 자였다.
“와, 진짜 대박이네.”
하기야 무려 전설 등급 스킬인데 약할 리가 있겠는가.
감탄이 끝나자 바닥에 널린 아이템 들이 보였다.
레벨이 올라 인벤토리도 늘어났기 에 모두 인벤토리에 담을 수 있었 다.
그리고 그런 아이템 중 다른 아이 템들과 달리 반짝거리는 아이템 3 개.
“오오, 이거 팔면 돈 좀 나오겠다.”
[붉은 오크 주술사의 로브(희귀)]
-종류: 방어구
-설명: 붉은 오크의 주술사가 입 던 로브이다. 왜인지 냄새가 나긴 하지만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지는 로브이 다.
-제한: 마법사 직업군 전용, 레벨 45, 마력 150.
-옵션: 캐스팅 속도 5% 감소, MP 소모 5% 감소.
[붉은 오크 주술사의 지팡이(희귀)]
-종류: 무기
-설명: 선대 주술사의 영혼이 담 긴 지팡이다. 마력과 지력을 증폭시 켜준다.
-제한: 마법사 직업군 전용, 레벨 45, 마력 150.
-옵션: 마법공격력 150% 추가, MP 최대량 10% 증가.
붉은 오크 주술사의 로브와 지팡 이.
마법사들에게 인기 있을 옵션들인 데다 세트 아이템이다.
경매로 올리기만 해도 불티나게 팔 리리라.
그리고 붉은 오크 히어로 쿠락을 잡고 나온 아이템.
[쿠락의 배틀액스(희귀)]
-종류: 무기
-설명: 붉은 오크들의 히어로 쿠 락이 사용하던 배틀액스다. 강력한 힘의 상징이자 붉은 오크들을 통솔 하는 상징적인 무기이기도 하다.
-제한: 전사 직업군 전용, 근력 150, 체력 50.
-옵션: 워크라이 사용 가능, 공격 력 100% 추가, 체력 치유 20% 상 승.
검이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검 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팔면 꽤 값이 나올 거 같 았다.
그 외에 새롭게 얻은 칭호들도 있 었으나 등급이 그리 높지 않아서 그 런지 옵션이 그저 그랬다. 하나는 보스 몬스터 상대 시 모든 공격력 20% 상승과 광역 스킬 쿨타임 10% 감소.
현성이 관심 가질 만한 칭호는 아 니었다.
그런 칭호보다는 쿠락의 비밀통로 지도를 얻었다는 메시지에 주목했 다.
‘이거 아무래도 던전 지도 같지?
그것도 히든 던전.’
현아가 말해준 이데아 상식 중 던 전에 관한 것도 있었다. 일반 던전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 는 던전. 즉 게임에서 흔히 보던 그 런 던전이라고 했다. 보통 입장 제 한이 있거나, 정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유저들이 마음대로 들락날 락할 수 있는 던전.
그러다 보니 던전 내부에서 스틸이 나, PK 같은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 기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반 던전과는 다른 히든 던전.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던전을 히 든 던전이라 불렀다.
‘히든 던전은 일반 던전과 달리 발 견자 보상이랑, 기본적인 경험치나 아이템 드랍율이 높다 그랬지?’
씨익.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슬슬 다른 마을이나 도시로 가 사 냥터를 옮겨야 하나 걱정했는데 마 침 잘됐다.
게다가 아이템의 이름부터 쿠락의 비밀통로 지도다.
이름만 봐도 쿠락을 잡아야지만 나 오는 아이템. 다르게 말하면 붉은 오크보다 강한 던전일 수밖에 없다.
보스인 쿠락을 잡아 나온 히든 던 전 지도인데 붉은 오크들보다 약할 리가 있겠는가.
‘또 히든 던전에서는 엘리트 몬스 터밖에 없다고 했으니까, 경험치가 아주 대박이겠네.’
일반 던전과 다른 히든 던전의 특 징.
그건 바로 던전 몬스터들이 일반, 엘리트, 네임드인 보스 이렇게 셋으 로 나눠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몬스터가 없는 대신 모든 몬 스터가 엘리트 몬스터였고, 중간 보 스, 마지막으로 네임드인 보스. 이렇 게 셋으로 나눠져 있다.
경험치가 엄청난 대신 난이도도 대 폭 상승하는 던전.
현성에게 이만한 던전이 또 어디 있겠는가.
당장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으나 고 개를 저었다.
‘지금 현실 시간이 새벽 4시 13분 이네. 슬슬 끄자.’
사실 이렇게 오래 할 생각은 없었 다.
조금 맛만 보려다가 재미있어서인 지 2시간이나 하고 만 것. 게임 시 간으로는 대략 12시간이나 되는 시 간이다.
피곤하진 않았으나 앞으로 집에 있 어야 하니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했 다.
평소 같으면 진작 자고 2시간 뒤 에 일어나야 했다. 현아의 밥을 챙 겨줘야 하니.
하지만 현아가 괜찮다고 늦게 일어 나도 된다고 했다. 게다가 간병인 아주머니가 7시에 오니 아주머니가 아침을 해주셔도 상관없다 했다.
‘그래도 8시에는 일어나야지.’
게임을 하면서 육체는 거의 수면 상태이니 잠은 오래 자지 않아도 될 터.
피로야 쌓이긴 하겠지만, 오늘 하 루만 그러는 거는 딱히 상관없었다. 접속 종료를 떠올리자마자 나타나 는 메시지.
[이데아를 종료하시겠습니까?]
볼 때마다 신기했다. 뇌파를 측정 하는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 런 것이겠거니 생각하며 대답했다.
“웅.”
접속할 때처럼 붕 뜨는 감각을 느 끼며 접속을 종료했다.
취이이이이익.
캡슐을 열고 나와 스마트폰으로 알 람을 설정한 뒤 침대에 누웠다.
그러고 보니 오늘 많은 일이 있었 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게임을 시작했 다. 그리고 현아가 게임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었다는 것까지 알게 된 날.
그것들을 생각하니 한 번에 피로가 몰려왔다.
“하아아암, 빨리 자고 일어나자.”
빨리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을 테니.
그 말을 하고 1분도 채 지나지 않 아 방안에 시끄러운 소리가 울렸다.
“드르렁~ 쿠울?”
게임에서나 현실에서나 잠 하나는 끝내주게 잘 자는 현성이었다.
달그락- 달그락-
아침에 잠을 깨우는 설거지 소리.
그 소리가 현성에겐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스마트폰을 들고 확인 해 보니 아직 새벽 7시 30분이었다.
그리고 이 소리는 간병인 아주머니 가 설거지를 하는 소리이리라.
고작 3시간밖에 자지 못했으나 현 성은 개운하다는 듯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정리하곤 거 실로 나왔다.
“아, 일어나셨네요. 식사 차려드릴 까요‘?”
“아닙니다. 제가 할게요.”
“호호, 제가 해도 괜찮은데.”
“에이, 그래도 현아 간병인이신데 제가 부려먹을 순 없죠. 게다가 다 해놓으신 거 차리는 거밖에 없는데 요, 뭘.”
“아휴 우리 남편도 제발 그랬으면 좋겠는데 상전이 따로 없다니까? 나 도 일하는데 말이야.”
“하하.”
현성은 간병인 아주머니의 말에 웃 고는 국과 밥을 뜨고 냉장고에 넣어 둔 반찬 통들을 꺼내 반찬들을 접시 에 예쁘게 담곤 상에 놓았다.
그걸 본 간병인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귀찮아서 반 찬 통 놓고 먹는데, 아주 깔끔하시 네.”
“설거지할 게 나와도 이렇게 먹어 야 반찬을 오래 먹더라고요.”
“아유, 그럼요. 잘하는 거예요. 아 주 살림꾼이시네.”
그 말에 피식 웃으며 현성이 밥을 먹었다.
미역국과 기본적인 반찬들이었지만 맛이 아주 훌륭했다.
출근한다고 부랴부랴 먹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아침을 먹고도 박 부장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돼서 그런 것일 까.
어찌 되었건 상쾌한 아침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이리 줘요. 마저 설거지하게.”
“아니에요, 제가 먹은 건 제가 하 겠습니다. 현아 좀 봐주세요.”
“아유 그러지 말고 이리 줘요. 어 차피 현아는 지금 게임하고 있어서 옆에 안 있어줘도 돼요.”
“아, 그래요?”
아침부터 게임을 하다니.
정상적인 가정이었다면 부모님이 뭐라 할 법했으나 현아에게 그런 잔 소리를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현아가 하는 게임은 사실 게임이라 기보다 치료용이라고 봐도 무방하기 에 뭐라 할 수 없다. 할 생각도 없 었고.
하물며 돈까지 버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하긴 1000위 안에 랭커면 시간도 많이 써야겠지.’
랭커들은 경쟁이 치열하다.
며칠도 아닌 하루만 게임을 못 한 다면 랭킹 하락이 눈에 보일 정도 니.
현아라고 해서 랭킹에 집착할 것 같진 않았지만.
“총각도 나 신경 쓰지 말고, 게임 해요. 나이가 들어서 잘 모르지만, 게임도 뭐 순위 같은 게 있다면서 요? 그런 거 유지하려면 열심히 해 야 한다던데. 이따 현아 나오면 캡 슐에 있는 호출 장치로 부를 테니 까.”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데……
“아이참, 걱정 마시고, 하세요. 괜 히 나 눈치 보면서 쉬지도 못하면 손해시잖아요? 나도 이것만 하고 연 속극 보려고, 호호호.”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아주머니 도 좀 쉬고 계세요. 현아 나오면 꼭 호출해 주시고요.”
“걱정하지 마요. 내가 우리 아들 게임만 하면 부르려고 얼마나 공부 했는데. 걱정하지 마시고 들어가서 게임 하세요.”
간병인 아주머니의 넉살에 현성은 웃으며 하는 수 없다는 듯 들어갔 다.
혹여나 간병인 아주머니가 나쁜 짓 을 할까 걱정 따윈 하지 않았다.
현아를 몇 년이나 돌봐주신 분이 다.
그런 사람을 믿지 못하면 세상에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히든 던전도 빨리 가보고 싶기도 하고.’
어제 발견한 히든 던전.
현아가 말해줬을 때는 그냥 그러려 니 했다.
사실 신 등급 직업이 된 것만으로 천운 아닌가. 그러다 보니 자신과는 그저 먼 나라 얘기이겠거니 생각했 다.
게다가 현성은 저렙이지 않은가. 이미 출시가 1년이나 된 게임에 저 렙이 발견한 히든 던전이라고 대부 분 발견됐을 텐데 초반에 그런 히든 던전을 발견할 확률이 몇이나 되겠 는가. 그래서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게 떡하니 나와 버렸으 니.
빨리 가보고 싶지 않다면 거짓이리 라.
‘그럼 접속하자.’
일어나서 밥 먹고 대충 씻고 게임 이라니.
학창시절 방학 때나 하던 생활이었 는데. 그걸 다시 느낄 수 있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
평생 회사 다니면서 이런 일은 없 으리라 생각했건만.
취이이이이익.
취사 되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캡 슐을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캡슐을 닫고 전원 버튼을 눌 렀다.
그리고 들리는 음성 메시지.
[홍채를 인식합니다.]
[플레이어 현성, 이데아에 접속하 시겠습니까?]
“예.”
게임에 접속한 현성은 주변을 둘러 봤다.
어제 종료했던 붉은 오크 부락.
아직 리젠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 면 원래 리젠되지 않는 몬스터인지 붉은 오크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 다.
‘인기 없는 사냥터는 이렇구나.’
다른 필드 사냥터는 부락을 전부 털어도 게임 시간으로 1시간만 있으 면 다시 리젠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은 현실 시간으로 거의 4시간이 되어가고 있는데도 리젠되 지 않은 것을 보니 확실히 비인기 사냥터이긴 한가 보다.
그게 아니라면
‘이 지도 때문인가?’ 쿠락의 비밀통로 지도.
현성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 다.
일단 이 지도가 표시하는 곳은 다 름 아닌 쿠락의 움막. 지도에 표시 된 대로 따라가자 쿠락의 움막 바닥 에 깔린 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문.
비밀통로라기에는 너무 대놓고 되 어있었으나 이곳이 붉은 오크 부락 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충분히 비 밀통로라 할 수 있었다.
‘히든 던전을 깨면 다시 리젠 되는 형식일 수도 있겠다.’
하기야 이곳에 붉은 오크들이 깔려 있으면 어떻게 히든 던전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니 아직까지 리젠이 되지 않은 게 이해가 되었다.
“그럼 득템과 광렙을 기원하면서 가즈아!”
그렇게 외치며 지하실로 향하는 문 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