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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2화 (12/472)

잠만 자도 랭커 012화

현아가 병원에 가고 있었을 때.

현성은 히든 던전에 있는 오크전사 의 원혼 대부분을 처리했다. 이제 남은 몬스터라고는 중간 보스와 보 스밖에 남지 않았다.

‘중간 보스랑 보스를 잡으면 1업 한다고 생각하고 클리어 경험치를 받으면 적어도 3업. 그러면 32다!’

그렇게 말하면서 현성은 자신의 능 력치를 살폈다.

〈플레이어: 현성〉

레벨: 28

직업: 타나노스의 후예(신)

칭호: 넌 전설이냐? 난 신인데(외 6개)

[HP: 1600/1600] [MP: 1440/1440]

[DP: 5358P]

[근력: 80] [순발력: 108] [체력: 80]

[마력: 61] [지력: 144]

잔여 능력치: 45

벌써 레벨 28.

아무리 히든 던전이라지만 엄청 빨 랐다.

현성의 컨트롤이 좋아 엘리트 몬스 터임에도 사냥이 빨랐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것 말고는 빠를 수 있는 이유가 없다.

스킬이 뛰어나서 사냥이 빠른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서 성장 관련 된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다. 칭호 에 붙은 경험치 추가는 고작 10% 였으며, 최초 발견자도 던전 클리어 후 2배로 적용되는 것이기에 오직 실력만으로 커버한 것이다.

2차 전직이라고도 불리는 레벨 30 이후엔 또 느려지겠지만, 빠른 건 사실이지 않은가.

이 정도 속도라면 레벨 100까지 수월하게 올릴 게 분명해 보였다.

‘30레벨에 생명력이랑 마나가 개선 되고, 직업 스킬이 추가되지?’

레벨 30부터는 초보자의 딱지를 뗐다는 의미이기도 한 레벨이다.

직업이 있다면 직업 스킬이 1개가 늘어나고, 무엇보다 생명력과 마나 가 능력치로만 오르는 것이 아닌 레 벨로도 오르게 된다. 현성의 경우 레벨 30이 되면 체력 스텟을 찍지 않아도 생명력이 4600 이 되는 거다. 마나는 4440°] 된다.

그러기에 레벨 29와 30은 상당히 차이 난다. 그래서 2차 전직이라 부 르는 것이다. 능력치의 큰 변화가 생기니.

하지만 현성은 능력치보다는 새로 생길 스킬에 더 관심이 갔다.

‘신 등급 스킬이 하나 더 생긴다. 이번에는 공격 스킬이면 좋겠네.’

필살기까지 아니더라도 그저 공격 형 스킬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 이다.

아직까지 회피는 몸으로 충당할 수 있다. 능력치도 뛰어난 데다 컨트롤 이 그것을 받쳐주고 있었으니. 하지 만 공격 스킬의 부재는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현성이 가지고 있는 공격 스킬이라 고는 고작 마탄사격과 사신의 사슬 뿐이다.

사신의 사슬이야 타나노스의 스킬 같은 느낌도 들고, 워낙 강력하니 마음에 들었으나 마탄사격은 오크전 사의 원혼이 고스트 몬스터라 그렇 지 데미지 자체는 별로다.

완전 견제용으로밖에 쓸 수 없는 기술.

‘게다가 갈수록 쓸 일도 없어지겠 지.’

현성의 컨트롤이라면 딱히 견제도 필요 없는 수준.

그러다 보니 마탄사격을 쓸 바에 공격 한 번 더하는 게 이득이다. 거 기다 타나노스의 악몽은 무기술 중 에서도 추가 공격력이 최고인 스킬 이다. 일반 공격의 데미지가 2배 추 가되는데 고작 마탄사격으로 공격하 는 게 의미 있을 리가 없다.

지금도 그럴 진데 레벨이 높아지면 아예 짐짝이 되리라.

‘제발 쓸 만한 스킬이 나왔으면 좋 겠네.’

작게 소망하며 현성은 통로를 막고 있는 문을 봤다.

아직 중간 보스를 잡지 않았으니 보스 방으로 가는 문은 아니다. 그 렇다는 것은 중간 보스의 방이라는 건데.

이데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현성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 했다.

‘이데아에는 중간 보스도 방이 있 나 보네.’ 이데아를 시작한 지 꽤 된 유저들 이라면 이상함을 느꼈을 상황이나 현성은 그러지 못했다.

시작한 날짜에 비해 그의 레벨이 너무 높은 데다 지금 있는 히든 던 전은 최소 50레벨 이상이 5인 파티 를 하고 와야 사냥이 가능한 곳이 다.

레벨이 50쯤 된 유저와 경험이 같 을 리가 있겠는가.

다른 파티였다면 중간 보스만 나오 지 않고 다른 엘리트 몬스터들도 떼 로 나오겠거니 생각을 했겠지만, 현 성은 아니었다.

[문을 여시겠습니까?]

“예.”

함정이란 생각도 1도 하지 않은 채 과감하게 문을 열었다.

애당초 이 던전에 함정이 있으리란 생각을 못 하는 모양.

하기야 입구에서부터 이곳까지 오 는데 함정이라곤 보지도 못했는데 그것을 생각하고 긴장할 리가 있겠 는가.

초보자이기에 할 법한 실수.

[오크주술사의 원혼이 깨어납니다.]

[오크주술사의 원혼이 오크전사의 원혼을 부릅니다.]

방은 상당히 거대했다.

통로가 아닌 홀이라고 해도 될법한 크기.

그곳 한가운데에 오크전사의 원혼 보다 족히 2배는 커 보이는 오크주 술사의 원혼이 현성을 노려본다.

-취이익! 죽인다! 인간!

-침입자를 죽인다! 취이익!

-오크전사의 긍지를 보이자! 취익!

-선조들의 힘을!

오크전사의 원혼은 자그마치 10마 리.

거기다 뒤에서는 오크주술사의 원 혼이 엄호한다.

버프를 걸었는지 아까까지 상대했 던 오크전사의 원혼들과는 다른 움 직임. 전보다 훨씬 빨라진 데다 수 도 많다.

여기서 사신의 사슬을 쓴다면 한 번에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힘 들다.

‘보스 때까지 아껴두자.’

지금 사용하는 건 아직 이르다 판 단했다.

물론 여기서 사용 후 쿨타임이 찰 때까지 대기했다가 들어가도 되지 만, 그런 비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하 고 싶진 않았다.

차라리 지금 아끼고 보스에서 사용 후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리고.

‘내가 고작 이 정도를 못 버틸 수 준은 아니지.’

자신이 있었다.

이 몬스터들을 이길 자신이.

그때.

화르륵!

화염구가 날아왔으나 현성은 움직 이는 와중에 몸을 틀어 화염구를 피 해냈다.

오크주술사의 원혼이 날린 공격.

오크전사의 원혼에게 버프를 주는 것으로 모자라 공격 주술까지 사용 하다니. 난해한 적이다. 하지만 그럴 수록 현성의 미소는 짙어질 뿐이었 다.

‘난이도가 이런데 여기서 무슨 아 이템을 얻으려나.’

붉은 오크 부락에서도 주술사를 잡 고 좋은 아이템이 나오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며 자 신의 눈앞에 있는 오크전사의 원혼 을 향해 마탄사격을 날린 후 목을 깔끔하게 베어냈다.

-뀌이이익!

물론 그것만으로 죽진 않았다.

게다가 한 오크전사의 원혼을 공격 하자 그 주변으로 나머지 아홈 마리 가 몰려드는 바람에 이어서 공격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쿨타임이 금세 회복된 마탄 사격으로 제일 근처에 있는 오크전 사의 원혼에게 날렸다.

-크와아아악!

-쥐새끼 같다!

- 잡아라!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공격하는 현 성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소리를 질렀으나 그렇다고 잡혀줄 현성이 아니다.

쩌적!

이번에는 번개가 쳤으나 이미 모션 을 확인한 뒤다.

날아오는 것을 보고 피하는 것은 힘들지 몰라도 오크주술사의 원혼의 모습을 계속 파악하던 현성이었기에 피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도망치는 와중에도 요리조리 움직 이며 오크전사의 원혼들을 괴롭혔 다.

푸욱, 서걱. 퍽!

때로는 검으로, 때로는 마탄사격으 로. 그리고 여의치 않을 땐 단검을 던져 공격하기도 했다.

그렇게 5분 정도 대치되자.

힘의 균형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 했다.

-크어어억!

[오크전사의 원혼을 쓰러뜨렸습니 다.]

[타나노스의 꿈 효과로 1DP를 획 득하셨습니다.]

오크전사 원혼 하나가 쓰러지는 것 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죽어 나갔다.

10마리가 있을 때에도 잡지 못한 현성을 9마리가 된 오크전사의 원혼 들이 잡을 리가 만무했다.

오크주술사의 원혼도 마나가 달리 는지 공격의 빈도가 점차 낮아졌다.

그리고

[오크전사의 원혼을 쓰러뜨렸습니 다.]

[타나노스의 꿈 효과로 1DP를 획 득하셨습니다.]

씨익.

마지막 오크전사의 원혼을 잡은 현 성은 오크주술사의 원혼을 보며 웃 었다.

이제 남은 것은 너뿐이라고.

그 미소를 본 오크주술사의 원혼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결과는 뻔했다.

서걱!

오크전사의 원혼보다 생명력이 낮 은 오크주술사의 원혼은 현성의 공 세에 금방 쓰러졌고, 그때 경쾌한 종소리가 울렸다.

[레벨 업!]

“좋았어!”

힘든 전투였다.

생각보다 오래 끌었고, 체력도 거 의 간당간당하다.

그래도 현성은 승리했고, 레벨까지 오르지 않았는가.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쉽게도 빛나 는 아이템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도 레벨 업을 했으니까. 그리 고 보스도 아직 남아 있잖아?’

아이템은 얻지 못했지만, 아직 보 스가 남아있다.

그리고 레벨 업도 했으니 크게 아 쉽진 않은 모양이다.

조금 휴식한 후 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홀 맞은편에 있는 문을 향해 들어갔다. 이제 보스를 잡을 수 있 으리라.

사신의 사슬과 아직 써보지 못한 죽음의 안식을 쓰면 필히 오크주술 사의 원혼을 잡는 것보다 빠르리라.

그리고 문을 연 순간.

“ 아.”

[오크들의 무덤 지하 2층으로 내려 가시겠습니까?]

그 메시지를 본 순간 허탈하게 웃 었다.

“나 뭐한 거지?”

다음 바로 보스가 아닌 2층에서 몬스터를 잡고 보스 방으로 가는 형 식.

다시 말해 사신의 사슬을 사용해서 오크주술사의 원혼을 한 번에 잡아 도 되었다는 뜻이다.

아끼다가 똥 된다는 말이 뭔지 확 실히 이해한 현성이었다.

* ? ?

유저관리실. 그리고 그 관리실의 중앙에 조민우 팀장이 허공에서 나타났다.

인페르노 본사에 있는 캡슐을 이용 해 만든 장소가 이 유저관리실이다.

이 장소 역시 캡슐을 통해 들어와 야 하는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시간 비율이 5배 인 게임 속 유저들을 실시간으로 관 리할 수 있겠는가.

“지금 몇 시간째지?”

“현실로는 5시간째고, 내부 시간으 로는 25시간째죠.”

“이거 근로기준법 위반 아닌가.” “아니지, 가상현실 내부에서 일할 경우 현실 시간으로 기준을 잡으니 까.

“하아.”

직원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은 조민 우 팀장이 직원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집중합시다. 그렇게 떠들고 싶으면 저 대신 상부에 올라가서 보 고하시던가요.”

“죄,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직원을 보 며 조민우 팀장은 혀를 차며 한숨을 쉬었다.

이번 현성의 일로 보고했으나 다행 히 상부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문제는 다름 아닌 개발실.

정확히는 개발실의 팀장인 민유라 가 문제였다.

‘미치겠네. 아니, 출시된 지 1년이 나 지난 게임인데 뉴비 하나를 그렇 게 신경 써야 하냐고.’

속으론 그렇게 생각했으나 조민우 팀장 역시 민유라 팀장의 말에 동의 했다.

타나노스의 후예.

기존 있는 다른 신 등급 직업과는 차원이 다른 직업.

사실 얻지 말라고 만든 직업이기도 하다.

그 비싼 이용료를 내면서 1만 시 간 동안 잠만 자는 유저가 있으리라 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개발팀장인 민유라도 그저 스토리와 세계관 때 문에 만든 직업이었는데 그걸 현성 이 깨버린 것이다.

‘아니, 그럼 만든 지 잘못이지!’

그렇게 면전에 대고 말하고 싶었으 나 그럴 수 없었다. 그랬다간 어떻 게 될지 뻔했으니.

둘의 직급은 같다.

민유라와 조민우 팀장이나 같은 팀 장. 하지만 그 위치가 다르다.

유저관리팀은 말 그대로 유저를 관 리하는 팀이다. 그리고 그 유저들을 올 수 있게 하는 건 당연히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팀.

그것도 회사에서 촉망받는 인재로 떠받들고 있는 민유라 팀장은 그중 에서도 차원이 달랐다.

다른 게임회사들과 기술력 자체가 다른 이유는 오직 그녀 하나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걸 떠올리곤 씁쓸한 듯 미소를 짓는 조민우 팀장이 한숨을 내쉬며 거대 모니터를 봤다.

“후우, 저 현성이라는 유저 다시 접속했네요?”

“예, 히든 던전을 빠르게 깨고 있 는 중입니다.”

“중간 보스에서 고전을 했다고요?”

“아, 그게 굳이 사신의 사슬을 사 용하지 않고 깨더라고요. 컨트롤을 시험해 보고 싶었나 봅니다. 잔여 능력치도 올리지 않고, 그냥 싸운 게 딱 그래 보이더군요.”

“그렇군요.”

사실 그냥 아꼈다가 똥 된 것이었 지만, 유저관리팀 직원들이 보기엔 컨트롤을 시험해 보는 모습 같았다.

“이대로 가면 보스는 충분히 깨겠 네요.”

“그렇죠. 게다가 레벨도 33까지 오 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레벨 30이라……

조민우 팀장은 타나노스의 레벨 30 때 어떤 스킬이 해방되는지를 떠올리곤 얼굴을 찌푸렸다.

하필 30때 개방되는 스킬이 ‘그거’ 라니.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신 등급 직업이 레벨 업하기 힘든 것은 사실 이니.

솔직히 말해 다른 유저가 타나노스 의 후예가 되었다면 레벨 30까지 찍는 데 아무리 빨라도 현실 시간으 로 일주일은 걸렸을 것이다.

그런데 현성은 현실 시간으로 만 하루도 안 돼서 30을 찍다니.

그걸 누가 알았겠는가.

“30 이후에는 필요 경험치량이 조 금 증가하는 걸로 아는데요.”

“그렇죠. 그래서 보통 30부터 새로 운 스킬이 나오는 60까지를 첫 번 째 고비라고도 부릅니다.” “흐음.” 다른 유저들은 고비라고 부르는 구 간.

현성이라는 유저는 과연 얼마나 걸 릴지.

‘최대한 오래 걸리면 좋겠는데.’

그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는 것을 조민우 팀장도, 직원들도 알고 있었 다.

저 현성이라는 유저는 첫 번째 고 비를 아주 간단히 넘길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막을 방도가 없는데.

‘후우, 던전 보상도 좋겠지.’

그 확률이 낮은 DP상점에서도 그 좋은 걸 뽑은 현성이다.

컨트롤뿐만이 아닌 운까지 좋은 현 성이 이번 던전 보상에서는 얼마나 좋은 걸 뽑을지.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건 현성 유저가 정당하게 얻은 것이고, 이번 보상을 얻는다 해서 게임에 큰 지장을 주는 건 아니다. 그저 성장 속도가 빨라질 뿐.

제지할 명분이 없었다.

‘그래. 마음을 비우고 보는 게 속 이 편하겠지.’

그가 마음을 비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민우 팀장은 환호성을 질렀 다.

“그렇지! 하하하!”

신은 아직 그를 버리지 않은 모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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