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14화
현성이 기면증 발동으로 욕을 퍼붓 고 있을 때.
유저관리팀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고 있었다.
저 중요한 순간에 기면증이라니!
아무리 몽유병이라는 스킬이 있다 하더라도 레이드 보스급이라고 할 수 있는 카락을 AI 가 쉽게 잡을 수 있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다들 축제의 분위기가 되었을 때
한 직원이 조민우 팀장에게 물었다.
“저 근데 팀장님.”
“하하, 예. 무슨 일입니까?”
“타나노스의 몽유병 스킬 말입니 다. 플레이어의 컨트롤 그대로 움직 일 수 있는 스킬 아닌가요? 그러니 까 현성 유저의 컨트롤은 그대로 유 지되는 거 아닙니까?”
그 말에 다른 직원들은 모두 탄식 했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타나노스의 몽유병 스킬에는 플레 이어의 컨트롤대로 움직일 수 있다 명시되어 있다.
사실 그게 맞는 말이다.
유저가 직접 플레이했다면 잡았을 몬스터를 기면증 때문에 어쩔 수 없 이 발동된 몽유병이 죽기라도 한다 면 골치 아파지니까.
그래서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유저의 컨트롤 그대로 움직인다고 명시해 놨다.
다른 게임에서는 불가능할지 모른 다.
어떻게 유저의 컨트롤을 그대로 유 지할 수 있겠는가. 컨트롤에 명확한 수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 인 공지능 이데아라면 가능하고도 남는 다.
“아??????
“그럼??????
“깨겠군요.”
금세 축제와 같은 분위기는 사라졌 지만, 그래도 조민우 팀장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가득했다.
다른 직원들은 그의 미소를 보고 의아했다.
평소 같았으면 어떤 유저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조민우 팀장이다.
하기야 다른 유저들은 저렇게 게임 을 하는데 그걸 구경하고 감시해야 하는 일이니 어느 누가 즐겁게 유저 의 플레이를 보겠는가.
그래서인지 매번 유저들이 잘되는 걸 보며 속이 쓰려 하던 조민우 팀 장이건만, 왜 저리 웃고 있을까.
“제가 언제 못 깬다고 좋아했습니 까?”
“예?”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몽유병이 발동되도 카락은 쉽게 깨겠지요. 죽 음의 안식과 사신의 사슬이라면 2페 이즈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이 깨겠 죠.”
“그러면 왜?”
직원이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질문 하자 조민우 팀장은 활짝 웃으며 대 답했다.
“보면 알게 됩니다.”
“예?”
“보다 보면 알게 됩니다. 후후.”
그 말에 다른 직원들도 궁금하다는 듯 현성에게 집중했다.
다른 유저들에게 잠시 눈을 뗀다고 해서 사고를 치진 않는다. 그리고 기껏 해봐야 얼마나 안 본다고 큰일 이 나겠는가.
큰일이 난다 해도 알림이 울리니 상관없었다.
다들 집중하는 유저관리실에서 조 민우 팀장이 말했다.
“신이 아직 저를 버리지 않으신 모 양이네요.”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거 같다.
직원들은 당장 조민우 팀장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20분 뒤.
-쿠웅 ?
화면을 장식하던 전투가 마무리되 었다.
다른 유저들을 관리해야 하던 직원 들도 와 볼 정도의 전투!
영화에서나 볼법한 그 화려한 전투 에 직원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 뱉었다.
“와……
마치 기사처럼 유려한 검술과 정확 하고 정교한 움직임.
그 움직임에 보스인 카락조차 어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공격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적의 목을 베는 그 검은 마치 보 고 있는 사람들조차 베였다고 착각 할 법한 완벽한 베기였다.
“진짜 대박이다.”
“현성 유저의 컨트롤보다 훨씬 좋 아 보였는데 아직 현성 유저가 제대 로 한다면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거 네요.”
“그렇지. 이데아의 인공지능은 완 벽하니까.”
“또 보고 싶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본 후유증은 컸다.
다들 일을 할 생각은 안 하고 현 성의 캐릭터를 담고 있는 화면만 집 중하고 있었다.
‘확실히 멋있긴 했다.’
조민우 팀장조차 감탄할 전투!
하나 조민우 팀장이 원하던 건 그 것이 아니었다.
“어어?”
“어라? 뭐 하는 거지?”
화면에 나타난 현성의 캐릭터는 보 스인 카락을 멋있게 잡고 난 뒤 그 대로 바닥에 누워 잠들었다.
보스를 잡고 난 아이템은 주울 생 각도 하지 않고.
“후후후! 이게 제가 말한 겁니다!
속이 다 시원하다!” 꽤 등급이 높아 보이는 아이템도 섞여 있는지 반짝거리는 아이템 무 리.
하나 자고 있는 현성의 캐릭터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랬다. 몽유병 스킬은 전투만 한 다.
즉, 적을 쓰러뜨린 후엔 다시 잠을 잔다는 얘기.
그리고 히든 던전은 클리어되면 던 전이 초기화되며 유저를 인근 마을 로 보내 버린다.
현성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로 아이 템은 줍지도 못한 채 마을로 이동되 었다.
그걸 본 조민우 팀장이 속이 시원 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 덕였다.
“진작 이랬어야지.”
매우 흐뭇한 표정.
역시 오늘은 야근 없이 잠을 잘 잘 수 있을 거 같았다. 기면증으로 캡슐에서 나온 현성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하필 보스를 잡는 순간에 발동되다 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데 클라이 맥스 부분 때 상영기가 꺼진 기분이 었다.
‘씨X, 이게 뭔 게임이냐! 아니! 뭔 놈의 기면증이…… 원래 자기도 모 르게 자게 되는 게 기면증이긴 해
도, 아니, 그래도. 하아.’
생각을 하면 할수록 열이 받았지만 스킬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 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욕이 나오는데 어쩌는가.
그래도 현실 시간으로 4시간밖에 하지 않아서인지 8시간이나 기면증 으로 능력치를 얻을 수 있다 생각하 며 진정했다.
‘8시간이면 적어도 40시간이네. 능 력치가 40이나 오른다. 게다가 레벨 업도 해서 잔여 포인트도 많을 테니 이번에는 지력에 올인하지 말고, 다 른 골고루 투자하자.’ 어차피 레벨 30을 찍을 테니 당장 은 MIMI 투자하지 않아도 되리라.
차라리 모든 능력치를 100으로 맞 춰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템인 아이 라스의 실패작1을 착용하는 게 나았 다.
게다가 무기 공격력도 2배가 되고 관련 무기 스킬이 30%나 감소하지 않는가.
무기 관련 스킬이 없는 현성이긴 해도 무기 공격력이 2배가 되는데 나쁠 리가 없었다.
현성은 그렇게 결정을 하곤 한숨 가득하게 밖으로 나왔다.
‘현아는 어디 나갔나?’
거실에서 드라마를 보겠다던 간병 인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오, 오빠?”
“아, 산책갔다 왔나 보네?” “아, 아 그렇지. 내가 또 어딜 갔 겠어. 오늘 병원 가는 날도 아닌데.”
“그래. 추우니까 잘 챙겨 입고 나 가. 4월인데 요즘 날씨 쌀쌀하더 라.”
“내가 애도 아니고. 그쵸, 아줌마?”
“아유, 이렇게 다 큰 애가 어디 있 다고. 총각도 너무 걱정 마요. 현아 가 얼마나 똑 부러지는데.”
“헤헤.”
간병인 아주머니와 현아를 보고 피 식 웃었다.
아주 이럴 때 보면 모녀 사이가 따로 없었다.
“그런데 오빠 왜 벌써 로그아웃했 어? 배고파?”
“아, 그러고 보니 점심때네. 아니 아직은 생각 없어.”
“응? 그런데 왜 나왔어? 보니까 방금 나온 거 같은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혹시 몰라 오빠 방을 봤는데 조금 열기가 남아 있는 캡슐을 보니 방금 나온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묻자 현성은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사정이 다 있다. 후우.”
“총각도 아직 점심 생각 없다고 하 니까 이따 차릴게요.”
“아니에요, 오늘은 제가 차……
현성이 말을 하던 중 그의 스마트 폰이 울리면서 말을 끊었다.
부르르르르.
“하하, 잠시만요. 누구지?”
딱히 전화 올 곳이라고 없었던 현 성이기에 의아했다.
그리고 화면을 확인하자 피식 웃으 며 방으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어, 재환아. 뭔 일이냐?”
다름 아닌 고등학교 때 친구인 정
재환.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는데 아 직까지 연이 닿는 몇 안 되는 친구 중 하나였다.
-야씨! 나 서운하다!
“대뜸 전화해서 뭔 뚱딴지같은 소 리야.”
-아니 회사를 때려치웠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오늘 점심 같이 먹자고 들렀는데 너 관뒀다는 거 알고 내가 얼마나 쪽이 었는지 아냐?
“뭐? 회사로 갔어?”
-그래 인마! 좋은 소식 좀 전하려 고 같이 밥이나 먹을까 했는데! 너 어디야? 회사 옮겼어?
현성은 재환의 물음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집이지. 내가 그 회사 때려치우고 지금 뭐 하고 있겠냐?”
-이거 이놈 안 될 놈이네? 집이면 당장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
“하하, 기다려봐 물어보고 올게.”
-아, 현아한테? 알겠어. 그럼 물어 보고 전화 줘라. 나 오늘 하루 종일 시간 되니까 뺄 생각 하지도 말고.
“새X. 당연하지.”
- 알았다.
현성은 그렇게 전화를 끊고 방을 나와 현아에게 말하려는 순간 현아 는 피식 웃으면서 현성에게 말했다.
“에이, 아까도 말했지만 나 애 아 니라니까? 놀다 와. 그동안 쉬지도 못했는데 게임도 좀 쉬엄쉬엄하고 친구도 만나고 그러면 좋지.”
“짜식, 이제 좀 컸다고 이제 이런 말도 할 줄 아네.”
퉁명스럽게 말했으나 현성은 진심 으로 기뻐했다.
이제 현아가 자신에게 저런 말을 하게 되었다니.
맨날 오빠에게 미안해하면서 말도 잘못했던 때를 생각하면 장족의 발 전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현성은 간병인 아주머니를 보며 말했다.
“오늘 점심은 제가 차리려고 했는 데 죄송해요.”
“에이, 뭘요. 적당히 차려 먹으면 돼요.”
“아우 그러면 안 되죠. 잠시만요.”
현성은 그렇게 말하며 지갑에서 5 만 원권을 꺼낸 뒤 간병인 아주머니 에게 주며 말했다.
“이걸로 현아랑 뭐라도 시켜 드세 요. 그래야 제가 편할 거 같습니다.”
“아유 참. 알겠어요. 맛있는 거 먹 고 있을 테니까 걱정 말고 편히 놀 다 와요.”
“네. 감사합니다. 하하.”
“오빠 그럼 빨리 씻어. 친구 기다 리겠다.”
“뭐?”
“응? 나갈 거 아냐? 그럼 씻고 나 가야지.”
그 말에 현성은 잠시 거울을 보니 머리도 떡 지지도 않았고, 얼굴도 멀쩡했다. 하기야 게임하기 전 씻었 으니 괜찮아 보였다.
뒷머리가 좀 눌리긴 했지만.
“됐어. 사내놈 만나러 가는데 뭔 씻냐. 그냥 모자 쓰고 가면 돼.”
“헐.”
“그럼 다녀올게.”
현성은 진짜로 모자만 쓰고 집에서 입는 츄리닝 상태로 나가버렸다.
그런 현성을 보며 현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 렸다.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니까. 아 줌마 아들도 저래요?”
“아유, 말도 마.”
현아는 그렇게 현관을 보다 아차 한 표정을 지으며 제 무릎을 쳤다.
“아씨! 직업 등급 못 물어봤네.”
“호호호, 이따 물어보면 되지. 그럼 우리 뭐 먹을까? 현아도 재활치료하 고 와서 배고프지? 짜장면?”
“짜장면 콜! 5만 원이니까 칠리새 우랑 탕수육도 시키죠! 돈 모자라면 제가 낼게요!”
“역시, 현아가 똑 부러진다니까? 호호호.”
“제가 좀 먹을 줄 알죠, 헤헤헤.”
? * ?
재환의 연락을 받고 나간 곳은 다 름 아닌 곱창집이었다.
보통 곱창집은 4시에 여는데 어떻 게 이런 곳을 찾았는지.
하여간 맛집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놈이었다.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한쪽 테이블에서 손을 들고 현성을 불렀 다.
“어! 여기!”
“새 X.”
반가운 마음에 욕을 한 번 날려주 곤 재환이 앉은 테이블로 가 앉았 다.
미리 시켰는지 곱창은 나와 있었 고, 적절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오, 딱 먹으면 되겠네.”
“이 형님이 너 을 시간 칼같이 맞 춰서 시켜놨지. 먹자, 먹으면서 얘기 하자.”
“오야.”
먹음직스러운 곱창을 두 점을 상추 에 올려 쌈장과 함께 마늘과 고추 조각을 넣었다. 그리고 한입에.
우걱우걱.
역시 쌈은 입안 가득 채우고 먹는 게 최고였다.
그렇게 먹자 재환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 소주?”
“야! 씨! 그걸 물어야 아냐?”
“크, 역시 우리 현성이! 먹을 줄 아는 놈이라니까? 여기 소주 1병만 주세요!”
그 뒤 직원이 소주와 잔을 가져다 주자 재환이 먼저 뚜껑을 따 현성에 게 따라주었다.
현성도 재환에게 병을 받아 잔을 채워주고.
짠.
서로 잔을 맞대곤 한 번에 들이켰 다.
크흐.
“좋다.”
“그러게 말이야. 얼마 만에 이렇게 먹는 거냐?”
“하긴, 내가 좀 바빴어야지.”
피식.
현성의 말에 재환은 수긍한다는 듯 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인 재환이 어찌 모를 수 있겠 는가.
현성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다. 그가 왜 바빴는진 묻지 않 아도 알 수 있었기에 정말 시간 날 때나 종종 보기만 했다.
그래도 늘 반갑고, 어제 만난 것처 럼 어색하지 않았다.
그게 친구 아니겠는가.
“크흐. 그런데 오늘 무슨 좋은 일 이 있어서 온 거냐?”
원래라면 현성이 바쁠까 먼저 전화 도 잘하지 않는 재환이다.
그런데 그런 재환이 먼저 오다니.
아주 좋은 일이 있는 모양.
현성의 물음에 재환의 입꼬리가 비 틀리며 기다란 호선을 그렸다.
“흐흐, 나 사장됐다.”
“뭐?”
그 말을 들은 현성은 기쁨을 감추 지 않았다.
재환이 하는 일은 다름 아닌 영상 편집.
여러 유튜버들이나 다양한 회사에 게 외주를 받아 개인적으로 일을 해 오던 재환이다. 그런데 그가 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야! 축하한다! 이 새X! 출세했 네!”
“으하하! 그렇지? 하 내가 이 바닥
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영상 편집이라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걸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 라니.
앞으로도 쉽진 않을 터.
하지만 예전에 재환에게 들어보니 이쪽에서 재환을 잘 알아준다고 했 다. 듣자 하니 실력은 업계 최고 수 준이라고는 하는데 도통 믿을 수 있 어야 말이지.
전에 회사를 다닐 때 그쪽 관련 일이 있어 좀 알아본 적이 있었는데 완전 없는 말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러면 광고나 그런 걸 만드는 건 가? 아니면 그대로 영상?”
“일단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같을 거 같아. 영상을 편집해서 멋있게 만드는 거지. 특히 이데아 영상.”
“이데아 영상?”
그 말에 현성의 의아한 듯 물었다.
재환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 다.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이데아는 시간 비율이 1 대 5이다 보니 생방 송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생겼지. 근데 그걸 감안하고도 재미있다는 것 때문에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어. 1년이 지났는데도 줄기는커녕 세계적으로 더 인기몰이를 하고 있 으니까.”
“그렇지.”
현성도 이제 이데아를 하다 보니 알고 있었다.
물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은 몰랐지만.
현성의 말에 재환은 계속해서 설명 했다.
“그래서 영상 편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 아무래도 유튜 버들은 이데아로 생방송을 하지 못 하니 최대한 멋있는 영상을 만들어 야 돈이 되니까. 근데 그러려면 기 존에 쓰던 영상 편집자들보다 뛰어 난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영상 편집자들은 보통 회사에 소속 되어 있지.”
“오호.”
“결과적으로 매니지먼트에 소속된 유튜버들은 매니지먼트에서 영상 편 집하는 회사에 외주를 넣고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식으로 하지. 아 무래도 그편이 퀄리티가 확실하니 까. 게다가 요즘은 컨트롤 위주로 나가는 추세라서 잘 싸우는 것처럼 영상 편집을 해야 하니까. 회사에 맡기기 시작한 거지. 그리고 내가 그런 회사를 차린 거고.”
“그러니까 이데아 영상을 만드는 회사라는 거네?”
“그렇지. 이데아 영상을 전문적으 로 편집해 주는 회사인 거지.” 현성은 그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 였다.
컨트롤엔 자신이 있었지만, 그래도 영상을 찍는 건 좀 그랬다.
“그럼 한동안 바쁘겠네.”
“푸흐흐, 그렇지.”
영상 편집이라는 게 시간이 엄청 들어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회사를 설립했다는 건 한동 안 바쁘게 발품을 팔아야 한다.
주 고객들이 아직 없으니 이름도 알려야 하고, 이것저것 해야 하기 때문에 바빠질 터. 재환 같은 경우 는 유명 유튜버의 영상을 만들면 아 무래도 이름이 알려지겠지만, 그게 어디 쉬우니 일이겠는가.
“지금 계약한 유튜버는 있고?”
“야 나 회사 차린 지 고작 하루 됐 다? 있기는 개뿔. 내일부터 바로 발 품 팔아야 해.”
“짜식. 바쁘겠네.”
“야 내 얘기는 됐고 너는 어떻게 된 거냐? 그 박 부장이라는 새X 때 문에 관둔 거냐? 네가 그럴 리는
없는데? 뭔 꿍꿍이냐?”
피식.
그 말에 현성이 웃었다.
역시 자신을 잘 아는 녀석이다.
“넌 너무 나를 잘 안다니까.”
“흐흐, 안 지가 몇 년인데. 말해봐 뭐 하려고?”
재환의 물음에 현성은 살짝 고민했 다.
말해도 될지 말지.
하지만 그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데아.”
“뭐?”
“이데아로 돈 벌게.”
“너 원래 이데아 했어?”
“아니, 이제 만 하루도 안 됐다.”
그 말에 재환은 어이없어하면서도 의아해했다.
현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아는 그로서는 현성의 선택이 이해가 되 지 않은 것.
하지만 이내 알았다는 듯 현성을 봤다.
설마 하는 표정으로.
“야, 너 뭔 직업 떴냐?”
“역시 눈치 하면 너라니까. 내가 신 등급이다.”
장난스럽게 말한 현성을 보며 재환 은 입을 떡하니 벌렸다.
저게 장난일까?
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이런 걸로 거짓을 말할 현성이 아 니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 까.
벌벌 떨리는 손으로 재환은 소주잔 을 단숨에 비우며 현성을 보며 물었 다.
“너 지금 레벨 몇이냐.”
“음, 잘은 모르겠는데 30쯤?”
“뭐? 너 하루도 안 됐다며?”
“응, 현실 시간으로 시작한 지 하 루 안 됐지.”
정확한 시간으로 말한다면 대략 8 시간 정도 했다.
새벽에 한 것과 오늘 아침에 한 것을 합한 시간이 8시간 정도 되었 으니.
하지만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미 재환이 놀란 상태였기에.
“야, 너 영상 만들자. 내가 수수료 나 영상 편집비는 안 받을게.”
“뭐? 됐어, 인마. 만든다 해도 편 집비는 줘야지!”
“너 어릴 때도 컨트롤로 알아줘서 프로 제의까지 받았었잖아! 근데 신 등급? 야 씨! 유튜버들이 요즘 영상 하나에 얼마 버는지 알아?”
“얼마 버는데?”
“ 천.”
“ 천?”
“잘 만든 영상은 월 천만 원이다. 그리고 내가 담당하던 유튜버 중 컨 트롤이 중상이었던 애가 내 영상으 로 한 달에 억을 벌었다.” 그 말을 들은 현성은 멍하니 재환 을 봤다.
그리고.
“계약서 싸인은 어디다 하면 되 냐?”
계약이 체결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