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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9화 (19/472)

잠만 자도 랭커 019화

르헤 도시.

예전부터 유명한 데다 컨트롤이 좋 은 유저들이 저렙 때 자주 찾는 곳 이었다.

물론 이제는 그런 유저들은 고렙이 되어 더 이상 찾지 않았지만.

이제 이 도시에 오는 사람이라곤 얼마 남지 않은 컨트롤 좋은 저렙이 나, 부캐를 키우려고 온 유저, 그리 고 사기꾼이나 실수로 온 사람들뿐 이다.

그리고 얼굴을 꽁꽁 싸맨 한 여성 유저가 난감하다는 듯 주변을 봤다.

‘이거 큰일이네.’

현아의 길드, 영웅 길드의 길드장. 린.

지금은 부캐로 들어와 리나라는 닉 네임을 사용 중이었다.

여동생을 돕기 위해 왔는데 생각보 다 레벨을 빨리 올려 벌써 레벨 60 이 되었다. 자신이 도와줬다고는 해 도 하루 만에 레벨 8을 올릴 줄 누 가 알았겠는가.

그 덕에 이제 70대 던전으로는 속 도가 느려진다.

‘걔는 욕심이 많아서 탈이야.’

레벨도 천천히 올리면 되는 데 리 나의 여동생인 예은은 레벨을 더 빨 리 올리고 싶어 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언니 된 입장 에서 동생을 도울 수밖에.

100레벨을 목표로 잡은 것도 길드 에 빨리 들어가고 싶어서란다. 그냥 천천히 들어와도 되는 것인데 왜 그 리 집착하는지 리나는 이해할 수 없 었다.

‘한 단계 올려서 80레벨대로 올려 야 하는데 르헤 도시에서 80레벨 이상 던전들은 모두 3인 정원이라서 곤란하네.’

일단 동생이 목표한 100레벨까지 도우려면 60레벨인 지금 20레벨 정 도 차이 나는 80대 던전인 라이칸 의 동굴로 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파 티 정원이 3인이다.

그녀와 여동생을 포함해도 파티 인 원은 둘.

하나를 더 구해야 하는데 이제 르 헤 도시에서 80레벨대의 라이칸의 동굴을 가려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 었다.

이곳만큼 경험치가 좋은 곳이 없으 니 100레벨대 던전까지 같이 할 파 티원이 필요했는데 사람도 구하기 힘든데 그때까지 같이할 사람을 구 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우 리라.

‘고렙 부캐라도 있었으면 좋겠지 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은 게 정설이 다.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끼리 모여서 사냥하는 게 대부분이었고.

‘초보라도 구해서 쩔하는 식으로 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을 때.

혹시나 몰라 광장에 온 리나는 자 신의 귀를 의심했다.

“라이칸의 동굴에 가실 분 구합니 다!”

잘못 들은 건 아닐까?

요즘 같은 때 이곳에 라이칸의 동 굴에 갈 사람을 구하다니.

보통 고랩 부캐들은 길드원들끼리 같이하기에 적어도 3인 이상 모여서 사냥하니 저렇게 파티원을 구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했건만.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같은 목소 리로 슬프다는 듯 외치는 소리를 들 을 수 있었다.

“라이칸의 동굴 가실 분 구합니다! 제발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절절해 보이는 모습.

저 사람이라면 괜찮을 거 같았다.

‘복장이 초보자인 걸 보니까 고렙 의 부캐인가?’

대부분의 고렙들이 사냥을 하는 부 캐를 키운다면 목적은 하나다.

컨트롤 연습.

고렙보다 저렙의 능력치로 컨트롤

연습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 대부분 하는 연습이다. 가끔 리나도 부캐로 들어와 컨트롤 연습을 했다.

‘잘됐다. 다른 사람들은 없나 보 네.’

주변을 보니 다른 사람들이 없었 다.

마침 잘되었다고 생각하며 리나가 그 유저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 혹시 라이칸의 동굴 파티 구하 시나요?” “헉, 네! 혹시 님도?”

“네, 저는 일행 한 분이 더 있어서 저희 파티로 오시면 딱 3명 될 거 같은데, 혹시 일행 있으세요?”

그 말에 남자는 고개를 세차게 저 었다.

누가 봐도 절대 없는 사람의 모습.

리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제 일행이 있는 쪽으로 가 시죠. 아 참, 저는 리나라고 해요.”

“아, 저는 현성이라고 합니다.”

“여동생하고 하는데 라이칸의 동굴 로 가서 사냥하려니까 한 분이 모자 라서. 혹시 언제까지 사냥하실 생각 이세요?” “예? 그건 왜?” 현성의 물음에 리나는 화들짝 놀라 며 사과했다.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마음이 앞서다 보니까 실례되는 질문을 했 네요.”

“아닙니다, 그렇게 실례되는 질문 은 아니었어요.”

“혹시 좀 길게 사냥하시면 저희랑 같이하시면 좋을까 생각해서요.”

그 말에 현성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런 현성의 모습에 리나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모 양.

현성은 왜 굳이 오래 해야지? 하 는 생각이었고, 리나는 어차피 르헤 마을 100레벨대 던전까지 3인 이상 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당연히 같이 할 거라는 생각 중이었다.

그러니 서로 맞지 않았다.

그때 눈치가 좋은 리나가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현성 님, 혹시 르헤 도시는 처음 이신가요?” “예. 처음입니다.”

“아.”

처음이고 자시고 이데아 플레이 자 체가 어제가 처음인 사람이다.

드하 마을이 아닌 이상 모든 마을 과 도시가 처음인 사나이!

그러나 그걸 알지 못한 리나는 오 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 70레벨이나 80레벨 정도 되신 분이인가 보네.’

이곳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오는 이 중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동레벨 경험치가 최고이다 보니 빨 리 레벨 업을 하고자 르헤 도시에 온 이들 중 하나인 모양이다.

레벨이 70대에서 80대라는 건 정 확하지 않았지만 고렙 부캐가 아닌 건 확실했다.

그랬다면 저런 반응일 리가 없었으 니.

“그러면 저희랑 오래 사냥하는 게 좋겠네요. 르하 도시에 있는 80레벨 이상 던전들은 모두 3인 이상 입장 이거든요.”

“아, 그래서 물으셨군요.”

현성도 이제야 이해했다는 듯이 고 개를 끄덕였다.

는 듯 말했다.

“근데 제 일행하고, 제가 레벨이 좀 낮은데 괜찮으신가요?”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잘 모르면서 레벨이 전부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

그래서 자신보다 저렙이면 깔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기에 혹시나 싶어 물었다.

현성이 그럴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 지만, 아무리 그래도 파티원이 저렙 이라는 걸 안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꺼려 하는 건 사실이었으니.

그러나 반응은 예상과는 조금 달랐 다.

“괜찮습니다. 거기 가려고 하는 걸 보면 실력은 되신다는 거고, 무엇보 다 저도 레벨 낮아서 너무 신경 쓰 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제가 죄송하죠.”

“아, 아니에요! 같이 사냥하면 되 죠.”

겸손한 사람이다.

게다가 친절하다.

조금 딱딱하고 거리를 두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친절했다.

‘이런 사람하고 100레벨 던전까지 가면 괜찮지. 그보다 속도에 따라오 실 수 있으려나?’

걱정 먼저 들었다.

레벨이 낮다고는 하나 그래도 자신 과 예은의 레벨이 더 낮을 터.

아마 80레벨 던전이니 현성이라는 유저는 모르긴 몰라도 70대일 거다.

게다가 사냥을 하는 예은의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 직업도 속도 위주인 쌍검 유저이기도 했고.

‘던전에서 속도가 좀 빠르다 싶으 면 제지해야겠어. 너무 급한 것도 안 좋으니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예은의 조급함을 조금은 조절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그때 예은에게 귓속말이 왔다.

[예은: 언니? 사람은 구했어? 나는 아직 못 구했는데. 여기 쓸 만한 유 저가 전혀 안 보여.]

[리나: 웅 구했어. 일단 근처 카페 에서 기다리고 있어. 가고 있으니 까.]

[예은: 알겠어.]

귓속말을 끝내자 얼마 후 카페 이 름을 알려주었다.

이곳과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바로 가려고 했는데 현성이 말했다.

“혹시 동료분 만나기 전에 검 좀 새로 살 수 있을까요?”

“예. 물론이죠.”

“아, 감사합니다.”

“그러면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 을 테니까 요 앞에 있는 대장간으로 가보세요. 이 도시에서 제일 실력이 좋은 곳이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현성은 그렇게 말하곤 대장간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그리고 그걸 본 리나는 눈을 빛내 며 고개를 끄덕였다.

‘80대 레벨 수준보단 훨씬 빠르네. 현성 님도 속도 위주의 검사인가 보 네. 너무 느려지진 않아서 투덜거리 진 않겠다.’

그래도 속도는 늦출 거였지만 그나 마 다행이었다.

어느 정도 빠르면 예은도 투덜거리 진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리자 현성이 적당한 검을 고르고 나왔는지 검을 찬 채로 리나가 있는 곳으로 뛰어왔 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검이 없으셨나?’ 가기 전 검의 외형과 지금 검의 외형이 바뀐 게 하나도 없었다.

리나가 착각할 법도 했지만, 검은 확실히 사서 바꿨다.

‘괜찮은 검을 샀네.’

[특제강철 검(희귀)]

-종류: 무기

-설명: 르헤 도시의 특제 대장장 이 칸이 정성을 다해 만든 검이다. 무게 균형이 잘 잡혀 있어 다른 검 보다 휘두르기 편하다.

-제한: 근력 50, 순발력 100

-옵션: 공격속도 10% 상승, 근력 5, 순발력 10 증가.

게다가 공격력도 꽤 괜찮았다.

적어도 100레벨 이전에 쓰기 상당 히 좋은 검.

거기다 아이라스의 실패작1을 착용 시키니 공격력은 무려 2배가 되었 다.

실험을 해봐야 알겠지만, 못해도 120레벨 몬스터에게까지 통하리라.

“그럼 가시죠.”

“네, 여기서 멀지 않은 카페에 있 다고 하네요.”

‘가상현실이니 카페도 있나 보네.’

이데아를 하면서 음식점이나 카페 같은 곳을 가본 적이 없는 현성에겐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중세풍 게임에서 카페를 가다 니.

아이러니했으나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현실의 물건을 이곳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리나를 따라 도착한 카페에 들어가자 현성은 현아의 나이와 비 슷한 또래의 여성 유저를 볼 수 있 었다.

‘어려 보이네.’

많게 잡아도 20살. 적게 본다면 고 등학생으로 보인다.

겉만 보고 판단하는 건 어리숙한 이들이나 하는 일.

현성은 리나도 그렇고 저 어려 보 이는 여자도 강할 거라 생각했다.

레벨이 낮다고 했는데 라이칸의 동 굴에 가려고 하는 걸 보니 강하지 않을 리가 없다.

‘이곳에 대해 잘 아는 걸 보면 적 어도 저 리나라는 사람은 부캐일 수 도 있겠네.’

이데아 홈페이지에서 부캐 관련 글 을 몇 번 본 적 있었는데 아마 그 런 것 같았다.

현성은 리나의 여동생인 예은을 보 곤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현성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 다.”

“……예은이라고 해요.”

다소 말수가 적어 보이긴 했으나 성격이 나빠 보이진 않았다.

그렇다고 부끄러워하거나 소심해 보이지도 않았고.

그냥 말을 하는 걸 별로 안 좋아 하나 보다.

‘말이 없는 편인가 보네.’

그렇게 생각하고 넘기자 리나가 웃 으면서 말을 꺼냈다.

“일단 라이칸의 동굴에 갈 거고, 현성 님도 이곳에 오래 있을 생각이 시라, 그 이후 던전들도 같이 돌 거 야.”

“잘됐네. 아, 저희가 레벨이 낮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나 언니나 실 력으로 절대 방해될 일 없으니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까도 라나 님에게 말했지만 저 도 레벨이 낮아서 괜찮습니다.”

그 말을 듣곤 현성은 평가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말수가 적은 게 아니라 도도한 거 군.’

사람마다 특유의 기운이 있다.

보통 말투나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알 수 있었는데 저 예은이라는 사람 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가득 찬 느낌이었다.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능력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오만한 느낌은 없네.’ 보통 저런 사람들은 오만하기 마련 이었는데 예은에겐 그런 게 느껴지 지 않았다.

아직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다 파 악할 순 없겠지만, 느낌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오히려 오만함보다는 더욱 정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상 이었다.

‘둘이 자매인가 보네.’

아까 언니라고 한 것도 그랬고, 캐 릭터도 묘하게 닮았다.

리나는 아까 광장에서 얼굴을 꽁꽁 싸매고 있었으나 지금은 풀어서 보 이는 모습으론 둘이 꽤 닮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둘을 보며 웃으며 생각했다.

‘나중에 저렇게 현아랑도 같이 사 냥할 날이 오겠네.’

솔플을 지향하긴 하나 파티를 싫어 하는 게 아니다.

경험치가 분배되는 게 싫어서 파티 를 꺼려 할 뿐이다. 오히려 실력 있 는 사람들과 파티를 하면 상승효과 가 있지 않은가.

저 두 자매가 얼마나 뛰어날지는 모르겠지만 현성은 꽤 기대하고 있 었다.

일단 다른 사람과 파티를 하는 게 처음이다 보니.

“그럼 파티 초대할게요.”

“예. 빨리 가면 좋죠.”

현성의 말에 리나가 웃으면서 현성 에게 파티초대를 했다.

그리고.

[Lv.35 현성 님이 파티에 가입했습 니다.]

≪......2”

‘?” 자매가 똑같은 표정으로 메시지를 본 후 현성을 봤다.

현성은 레벨이 나올 줄은 몰라 다 소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제, 제가 레벨이 낮다고 했죠?”

그녀들을 속인 적이 없다.

진작 레벨이 낮다고 하지 않았는 가.

물론 낮아도 너무 낮아서 문제였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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