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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2화 (22/472)

잠만 자도 랭커 022화

영웅 길드.

사람들에게 알려진 길드는 아니다.

아는 이도 별로 없었다. 다만 그 아는 이들이 국내에 존재하는 최상 위권 몇몇 길드장들 이라는 것을 생 각한다면 영향력이 없는 길드는 아 니었다.

게다가 고작 7명밖에 안 되는 인 원으로 한 영지를 받아 다스리고 있 는 유일한 길드이기도 했다.

다르게 말하면 영웅 길드의 길드하 우스는 한 영지의 성이라는 뜻이기 도 했다.

“으아아아앙, 린 언니가 없어서 심 심해.”

그 성에서 투덜거리고 있는 한 명 의 키 작은 여인. 다름 아닌 영웅 길드의 단둘뿐인 전설 등급 유저 써 니 였다.

심심하다고 투덜거리며 주변을 둘 러봤으나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히잉, 카이저 오빠는 암살 퀘스트 하러 간다 했고, 탱구리 아저씨 는…… 오늘 아내분이 생신이라 해 서 접속 못 하신다고 하셨고, 린 언 니는 동생 도와주고 있을 거고, 아 이랑 스티는 둘 다 밀린 직업 퀘스 트 때문에 한동안 못 온다 했지? 하아.”

혼자 있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써니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니.

그렇다고 다른 팀원에게 민폐를 끼

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나두 부캐나 키워볼까?”

혀 짧은 소리를 내도 아무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때.

위이이잉!

누군가 길드하우스로 이동되는 효 과음!

그걸 듣곤 써니는 방긋 웃으며 귀 환 마법진을 봤다.

“어? 써니 언니 계셨네요?”

“오! 현아야!”

써니는 방금 나타난 현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써니가 3살이나 언니임에도 키가 작아서 그런지 어린애처럼 현아에게 대롱대롱 매달릴 수 있었다.

“헤헤, 저 오늘 안 늦었죠?”

“병원 다녀온 거지?”

“네. 하유, 요즘 오빠가 회사 관두 고 게임 하고 있어서 그 시간에 맞 춰 다녀오느라 바쁘네요.”

그 말에 써니는 의아하다는 듯 고 개를 갸웃거렸다.

현아의 집안 사정을 알고 있는 써 니였기에 더욱 이상하다는 듯 현아 를 봤다.

“오빠가 회사를 관뒀다고? 너 돈 잘 버는 거 알고?”

“아뇨. 그럴 리가요.”

“그렇지? 전에 들었을 땐 엄청 자 상한 오빠였는데 현아 너 병원비 지 불하려고 그간 고생해 왔는데 갑자 기 너 돈 잘 번다는 거 알고 때려 치울 사람은 아닐 텐데 하고 이상하 다 했지, 히히!”

“우리 오빠가 그럴 리가 없죠. 헤 헤.”

둘은 비슷하게 웃으며 근처에 있는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러곤 집사 NPC가 오더니 둘을 보며 물었다.

“원하시는 음료 있으십니까?”

“나는! 코코아!”

“저는 오렌지 주스로 주세요.”

써니와 현아의 말에 집사는 바로 아공간에서 두 음료를 꺼내 각자 앞 에 놓아놓았다.

“그럼 필요하시면 부르십시오.”

그리고 사라지는 집사. 전에 린에게 듣기로 레벨 400이 넘어가는 엄청난 마법사라더니 틀린 말은 아닌 듯했다.

아공간 마법부터 해서 순간이동 마 법까지.

대단했으나 써니나 현아는 질리도 록 봤던 것이기에 새삼스럽지도 않 았다.

“그러면 현아야, 네 오빠는 왜 갑 자기 회사를 관둔 거야?” “전에 들으니까 레벨 1때 우연히 좋은 직업에 전직하게 돼서 관뒀다 는 거예요.”

“헐, 대박. 너희 오빠 s전자 다니 지 않았어?”

“대기업이긴 했죠. 그런데 그걸 관 둘 정도면 엄청 높은 등급이지 않나 하고 생각해서 한번 떠봤거든요?”

“응응, 그래서?”

“제가 볼 땐 최소 영웅 등급 이상 인 거 같아요.”

짝짝.

써니는 그 말에 박수를 치며 입을 벌렸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현아의 말에 수긍했다.

“하긴 대기업을 때려치울 정도면 웬만한 등급으론 어림없지. 나 같아 도 최소 유일, 아니, 영웅 등급 아 니면 때려치울 생각도 안 하겠다. 게다가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게임 인데 말이야.”

“그죠? 그죠?”

“웅.”

써니까지 자신의 생각에 수긍하니

더 자신감이 붙었다.

“그럼 오빠도 길드 가입 할 수 있 겠네요.”

“근데 실력은 괜찮니? 실력이 가입 조건에 있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다 른 사람들이 다 실력이 뛰어나니까 좀 눈치 보이지 않을까? 린 언니 동생도 꽤 잘하는 거 같던데?”

그 말에 현아는 피식 웃었다.

마치 가소롭다는 미소다.

자신 있어 하는 현아를 보며 써니

가 눈을 빛냈다.

“레벨 1부터 최소 영웅 등급 직업 인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30을 찍 었대요.”

“헐? 거짓말 아냐?”

“가끔 장난치기는 하는데 그런 걸 로는 거짓말 잘 안 해서. 게다가 반 응을 보니까 거짓말은 아닌 거 같긴 했어요.”

“현아, 너 안목이면 믿을 만하긴 한데…… 진짜 그렇게 빠르다고? 레 벨 1부터 영웅 등급 이상인 사람 이‘?”

써니는 현아의 말에 곰곰이 생각했 다.

자신이라면 가능했을까?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전설 등급인 데다 광역기에 특화된 직업이다 보니 몬스터를 한 번에 사 냥할 수 있는 장점은 있긴 했다.

게다가 기본적인 공격들도 증폭됐 으니.

그러나 그 경험치 차이가 엄청났기 에 처음부터 높은 등급을 얻은 사람 들은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레벨 1부터 높은 등급으로 전직했는데 하루 만에 30이다?

실력이 미치지 않고서야 불가능 한 레벨이다.

“좀 믿기 힘들긴 하다.”

“그죠?”

써니의 말에 이번엔 현아가 동감하 듯 말했다.

솔직히 말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 각이 들었지만, 사실이라면?

“근데 그게 사실이면 린 언니보다 실력 좋다고밖에 볼 수 없겠다.”

“에이 설마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 지 않을까요?”

“린 언니도 그 정도는 아냐. 진짜 지금 린 언니 부캐로 들어와 있을 테니까 한번 물어보자.”

“오! 좋아요!”

현아의 대답에 써니는 히히 웃으며 린의 부캐인 리나에게 귓속말을 걸 었다.

[리나: 하아, 하아, 하아, 내, 내가 나중에 연락할게. 으아! 또 멀어진 다! 미, 미안 끊을게! 가, 같이 가 요!]

걸리자마자 자기 할 말만 하더니 귓속말을 끊었다.

“……바, 바쁜가 본데?”

“그래요? 나중에 물어보죠. 그러면 언니, 같이 사냥하러 갈래요?”

“좋지!”

리나의 다급한 말은 그저 바쁘나 보다 하고 넘긴 채 써니와 현아는 둘이 같이 사냥을 하러 갔다.

빠르게 뛰던 현성의 걸음이 느려졌 다.

다름 아닌 자신의 앞에 열한 마리 나 되는 라이칸들이 있었기 때문.

제아무리 현성이라 한들 자신과 40레벨 이상 차이 나는 몬스터를 열 마리 이상 싸우는 것은 조금 힘 들었다.

그러나 불가능하진 않다.

‘잡는다.’

딱 그 생각을 하며 속도를 줄였다.

현성이 속도를 줄이자 현성을 발견 한 라이칸들이 그를 보며 으르렁거 리며 현성에게 달려든다.

현성의 레벨 대의 유저들은 레벨 80대 몬스터들이 열한 마리나 달려 든다면 대부분 도망친다. 아니, 열 마리를 떠나서 한 마리만 있다고 해 도 대부분 도망치리라.

그러나 현성은 그걸 발견하고 그때 부터 속도를 높였다.

속도를 줄인 것은 다름 아닌 기습 으로 시시하게 끝내기 싫었기 때문.

그렇게 달려드는 전방을 향해 현성 이 단검을 던졌다.

휘익!

재빠르게 날아가는 단검을 피하지 못한 라이칸의 허벅지에 꽂혔다.

그리고 그 라이칸의 머리 위에 검 은 구가 떠올랐다.

그걸 확인하자 현성은 바로 마탄사 격으로 다섯 개의 총알을 각자 다른 라이칸들을 향해 날렸다.

슈슈슈슈슉-

보이지 않은 총알.

그러나 거기에 담긴 마력은 미약하 기 짝이 없었다.

다섯 라이칸은 그것을 그대로 맞고 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현성에게 달 려들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급소 같은 곳을 향해 던지고 피하면 공격하는 현성 의 스타일답지 않았다.

오히려 대놓고 복부나 팔 같은 애 매한 곳을 노렸기에 라이칸들은 무 시하고 달려들었다.

‘좋았어.’

그리고 그대로 도약하는 현성.

이미 머리 위에 검은 구가 떠오른 라이칸들의 공격들을 모두 피하며 그들의 뒤를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여섯 마리를 공격한 현성 은 그대로 남은 다섯 마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슥, 스슥, 슥!

라이칸들의 손톱들은 모두 허공을 갈랐고, 현성은 그것을 통과하며 그 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위력이 담겨있는 검은 아니었다.

살짝 베이는 수준의 공격.

그 공격에 라이칸들은 분노했다.

자신들을 무시했다며. 라이칸들 무 리를 파고들다 보니 포위당하고 말 았다. 그리고 그런 라이칸들을 보며 현성은 조용히 말했다.

“타나노스의 야상곡.”

검은 벼락이 사방을 에워싸며 열 마리의 라이칸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압도적인 공격에 기절을 한 것.

그리고 멀쩡한 한 마리.

현성은 녀석을 보며 웃었다.

“너만 멀쩡하네?”

그 말과 함께 현성은 빠르게 검을 휘둘렀고, 전의를 상실한 녀석은 그 대로 목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데미지 계산을 철저하게 한 현성이 남은 10마리를 사냥하자 그 렇게 반기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레벨 업!] 그러나 그 메시지를 보곤 현성은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 내 직업은 5배가 아니라 뭔 10배인가? 왜 이렇게 레벨이 안 오 르지?’

고작 이틀하고 방금 레벨 40을 찍 은 현성이 할 생각은 아니나. 그 말 에 태클을 걸 두 자매는 이제야 도 착했다.

“하아, 하아, 하아.”

“허억, 후우, 후우우.”

쉴 새 없이 뛰었는지 숨을 고르고 있는 두 자매를 보며 현성은 조금 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두 자매는 별생각 없이 숨 을 골랐다.

처음 예은은 그나마 따라갈 법했 다. 그러나 이후 버프가 풀리자 점 점 벌어지더니 이제 현성이 몬스터 를 처리하고 난 뒤 도착하게 되었 다.

리나도 마찬가지였고.

‘내가 좀 너무했나 보네.’

그걸 이제야 자각하는 현성도 현성 이지만, 별소리하지 않고 그저 뛰어 다니는 둘도 둘이었다. 보통이라면 말할 법도 한데 예은은 자존심 때문 에, 리나는 화났다고 착각해서 말할 수 없었다.

“조금 쉬었다 갈까요?”

“네!”

“네! 제발요!”

그나마 몇 마리라도 몬스터를 잡은 예은은 괜찮았지만 둘보다 느려서 몬스터를 구경도 못 한 리나의 입에 선 제발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제 생 각만 했네요.”

그 말을 들은 두 자매는 왠지 모 르게 울컥하는 심정이 들었다.

레벨 35, 아니, 지금은 40이 된 사 람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니었다.

아니, 저 말을 들었다는 것부터 자 존심이 와락 구겨졌다. 하나 어쩌겠 는가, 저 말이 사실이고 현성이 둘 을 생각해야 하는 실력과 능력치를 가졌는데.

“그러면 좀 쉬었다 가죠. 어차피 다음이 엘리트 몬스터 같은데.”

둘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추해 보이든 말든 지금 눕지 않으 면 진짜 미칠 거 같았다.

그런데 더 대단한 건 현성은 그런 와중에 아이템을 수거하고는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저러니 강하지.’

‘저렇게 해야만 강해진다면 난 포 기할래.’

리나와 예은이 그렇게 생각하며 고 개를 돌렸다.

현성이 검을 휘두르면서 몸을 움직

이는 걸 보고 있으면 양심이 찔려 이제 다 쉬었다고 말할까 봐.

그러나 귀까지 막을 순 없는 노릇 이었다.

검을 휘두르며 움직이는 소리가 노 골적으로 들렸다.

‘분명 그만 쉬고 빨리 가자는 의미 일 거야.’

‘아까 나 때문에 화나셔서 그런 가?’

이젠 예은마저 착각하는 단계에 이 르렀다.

하기야 쉬라고 해놓고 저러고 수련 하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안 들 수 가 없다.

물론 현성은 별생각을 하지 않았지 만.

‘이렇게 검을 휘두르면 더 위력이 세겠네.’

검도를 할 때와는 다른 자세들을 익히고 있을 뿐 두 사람을 괴롭힐 생각은 요만큼도 없었다. 그냥 무관심할 뿐. 그 이상도 이하 도 아니었다.

게다가 점점 이데아에 적응하는지 자신이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도 시험해 보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게임이다 보니 관성의 법 칙을 어느 정도 무시하며 자세를 순 식간에 바꿀 수 있는 동작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휙, 휘익.

물론 현실적인 이데아의 시스템은 그런 동작을 할 때마다 현성의 생명 력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보며 감 탄했다.

‘와, 이런 것까지 구현을 했네.’

관성의 법칙을 어느 정도 무시는 하나 그만큼 몸에 부담이 온다.

그런 설정 같았는데 정말 리얼했 다.

‘좀 더 연습하자.’ 그렇게 신이 나서 더 검을 휘두르 려고 할 때 두 자매가 울상이 된 표정으로 현성에게 말했다.

“……저희 다 쉬었어요.”

“……이제 사냥하시죠.”

그런 둘의 모습에 현성은 조금 당 황하며 말했다.

“아닙니다. 더 쉬셔도 되는데.” 두 자매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 지 않고 홀려서 들었다.

저건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이고 쉰 다고 하면 또 검을 휘두르며 수련을 할 게 뻔하다.

물론 현성은 그저 수련을 더 하고 싶을 뿐이었으나 알 턱이 없는 두 자매였다.

“저희도 괜찮아요. 빨리 사냥하고 아예 푹 쉬어버리죠.”

“예, 그게 좋을 거 같네요.”

두 사람이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어 쩔 수 있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그럼 좀 속도를 줄이면서 갑시다.”

현성은 그렇게 말하곤 뛰었다.

말한 대로 상당히 줄어든 속도였 다.

이 정도라면 예은은 물론 리나도 충분히 쫓을 수 있는 속도.

그때 였다.

휙! 휘익! 휙!

현성이 뛰면서 검을 휘두르기 시작 한 게.

‘느려서 화나셨나 보다. 저거에 비 하면 예은이는 착했네.’

‘하긴 나도 가끔 속도 느려지면 언 니한테 짜증 냈는데 이따가 사과해 야겠어.’

현성은 본의 아니게 자매의 연을 끈끈하게 만들어주었다.

‘오! 이렇게 휘두르면 더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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