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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38화 (38/472)

잠만 자도 랭커 038화

크락은 초인 길드에서도 강한 축에 속하는 유저였다. 아돌과 라이너를 제외하면 기껏해야 한둘을 빼고 크 락을 상대할 수 있는 길드원은 없었 다.

정예라 부를 수 있는 만한 유저였 다.

그리고 지금 모여 있는 다섯 중 제일 강했다.

‘하아암, 엄청 졸리네.’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교대를 기다 리는 크락에게선 긴장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고작해야 레벨 100대 몬스터가 나오는 곳 아 닌가. 크락에겐 상대가 될 리가 없 었다.

레벨 201.

일반 등급 직업이긴 해도 200을 넘긴 레벨이다. 200 이하의 유저나 몬스터가 크락의 상대가 될 리가 없 다.

그러다 보니 그가 긴장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지금은 로그아웃을 해 휴식 중인 길드장 라이너가 언제 가면을 쓴 유 저가 습격을 할지 모르니 긴장하라 했음에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참나, 강해 봐야 얼마나 강하다 고.’

길드원 다섯이 한 번에 당했다고는 하나 그 정도는 크락도 할 수 있었 다.

그 외에 화살을 두 동강 냈다느니 그런 말들은 믿지 않았다.

어차피 허접들의 눈에는 뭔들 안 대단해 보이겠는가.

그런 허접들의 말을 듣고 경계하는 라이너가 조금 한심스럽기까지 했 다.

‘수완은 좋지만 순 겁쟁이야.’

그러니 아직도 레벨 200을 넘겼으 면서도 이런 저렙 구간에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크락은 그렇게 생각하며 빨리 교대 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때.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

아름다운 목소리.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목소리가 악 기의 선율 소리같이 들린다. 하나 그 천상의 목소리를 들은 크 락은 인상을 구겼다.

크락뿐만이 아니다 다른 길드원들 도 마찬가지.

이 주변이 저런 스킬을 사용하는 몬스터는 없다. 다시 말해.

“습격??????

습격이다.

라고 크락이 말하고 싶었으나 끝까 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다른 길드원들도 입이 열리지 않았 는지 다른 소리를 내지 못했다.

[상태이상 매혹에 빠지셨습니다.]

[10초간 스킬 시전자에게 달려듭니 다.]

크락할 것 없이 모두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달렸다.

하나 달리기만 할 뿐 무기를 꺼내 거나 공격 스킬을 사용할 순 없었 다.

매혹에 빠졌으니.

‘이게 무슨 상황이야.’

그렇게 당황했을 때 검은 가면을 낀 유저가 나타났다.

그러곤 그들을 향해 검은 가면을 낀 유저, 현성이 단검과 장검을 이 용해 공격했다.

31 포L 31 표 표 표 고: =?=?=?=?=『=?=?.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빨라진 순발력은 공격을 더욱 빠르 게 만들어주었다.

매혹에 걸린 시간은 고작 10초.

하나 게임 속에서는 1초의 틈도 매우 크다. 하물며 10초다. 그리고 현성에겐 그 10초는 천금과도 같은 기회였다.

서거

푸욱!

동시에 들리는 소리.

그리고 그 칼에 찔리는 소리와 함 께 그들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치명타를 허용하셨습니다.]

[상태이상 악몽에 걸립니다. 5초간 환각과 고통을 느낍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악몽에 빠졌다.

급소를 일일이 공격하며 치명타를 터뜨렸고, 악몽에 빠지지 않은 적에 겐 미친 듯이 급소를 노려 악몽에 빠지게 했다.

빠질 때까지 공격한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전술.

‘미친.’

그 메시지를 본 크락은 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매혹에 이어서 다시 5초.

끔찍한 기억들이 떠올라 괴롭게 만 든다.

그들을 보며 현성은 마탄사격까지 이용하며 그들을 공격했다.

그리고 그때 5초가 지나자 현성은 이미 뒤로 빠지고 없었다.

“으아아아! 죽여 버린다!”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었다.

상대가 강해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당했다면 크락도 이해한다.

하나 CC기를 미친 듯이 맞고 아 무것도 못 한 상태로 데미지만 맞았 다.

더군다나 데미지도 한없이 약했다.

즉 자신과는 레벨 차이가 꽤 난다 는 뜻이었다.

“으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려는 순간.

크락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 었다.

머리 위로 떠오른 검은 구.

검은 구가 떠오르며 그 어떤 유저 도 입을 열 수 없었다. 아니, 소리 를 낼 수 없었다. 그리고.

쩌적-

소리가 난 게 아니다.

속에서 울린 하나의 느낌.

검은 구가 벼락이 되어 머리에 떨 어지자 자신이 반으로 쪼개진 것 같 은 착각이 들며 든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을 받은 건 크락도 마찬가지였다.

풀썩, 풀썩.

크락은 무릎을 꿇었고, 자신의 앞 에 나타난 메시지를 봤다.

[강력한 충격에 당했습니다. 3초간 기절 상태에 빠집니다.]

[주의하십시오! 체력이 10%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여태까지 받은 공격은 불과 최대 체력의 10%도 깎지 못했다.

그 긴 시간 동안 말이다.

그런데 단 한 방으로 90% 이상 깎았다.

도대체 어떤 스킬이기에.

하나 크락은 기절 상태였기에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때 현성은 크락의 앞에 나타나 아무런 말 없이 장검을 휘둘렀다.

휘익.

서걱-!

검이 유려한 곡선을 그렸고 현성의 장검은 그대로 크락의 목을 베었다.

[급소를 가격했습니다. 치명타가 터집니다.]

[유저 ‘크락’를 죽였습니다.]

[퀘스트에 의해 카르마 수치가 쌓 이지 않습니다.]

[타나노스의 꿈 효과로 100DP를 획득하셨습니다.]

[100레벨 이상 차이 나는 유저를 잡았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칭호 ‘레벨은 숫자에 불과해!’를 획득하셨습니다.]

누가 보면 이게 뭔 쓰레기 게임이 냐 할 수 있을 법한 메시지들.

하나 현성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 다.

지금은 보이는 유저가 없지만 언제 접속할지 몰랐으니.

게다가 지금 죽은 이들이 연락해서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접속할지도 모 르는 일 아닌가.

현성은 빠르게 아이템들을 수거한 뒤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일단 숨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거리를 어느 정도 벌린 뒤 수풀 사이로 숨었다. 그제야 좀 안심했는지 긴 숨을 내 쉬었다.

“후우.”

진짜 성공할 줄이야.

최면을 걸듯 이길 거라고 외치기는 했으나 이렇게 간단히 이길 줄이야.

이게 모두 세이렌의 유혹 덕분이었 다.

‘진짜 걸릴 줄이야.’

몬스터를 끌어오는 어그로 스킬.

최근에는 던전에서 사냥했기에 잘 사용하지 않았기에 잊고 있었다.

전투 전 스킬들을 확인할 때 발견 하곤 스킬에 대해 꼼꼼하게 읽었었 다.

세이렌의 유혹의 효과는 다름 아닌 [시전자의 반경 100m 안에 있는 모 든 수컷과 남성을 유혹한다.]

수컷과 남성을 유혹한다.

라고 적혀 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애매했다.

유혹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어그로 라고 볼 수 있었으나 고작 그런 게 영웅 등급 스킬이겠는가.

‘혹시나 해서 사용했는데 예상대로 상태이상이 걸려서 다행이다.’ 사실 세이렌의 유혹으로 건 상태이 상 매혹이 아니었다면 조금 위험했 을 수도 있다.

하나 그 덕에 사신의 사슬이나 광 전사의 노래를 아낄 수 있었다.

언제 다른 이들이 접속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필살기에 가까운 그런 스 킬들을 사용하는 것은 독이다.

그래서 현성이 사용한 스킬들은 모 두 쿨타임이 짧은 스킬들이었다.

‘게다가 칭호랑 업적까지 얻었으니 운이 좋다.’

경이로운 업적보다 한 단계 위인 위대한 업적.

모든 능력치를 +20씩이나 주다니.

거기다 칭호까지 얻었다.

아직 누가 접속하지 않은 걸 확인 후 바로 칭호 목록을 열었다.

‘칭호 목록.’

[레벨은 숫자에 불과해!(전설)]

-설명: 레벨? 그런 건 숫자에 불 과하다고! 진정한 강함은 실력에서 나오는 법! 100레벨 이상 차이 나 는 유저를 죽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칭호다.

-옵션: 레벨이 높은 몬스터와 유 저를 상대 시 모든 공격력 20% 상 승, 레벨 차이 나는 몬스터와 유저 를 죽일 시 경험치 30% 상승.

솔직히 영웅 등급 이상이라 생각은 했는데 전설 등급이라니.

하기야 레벨 100 차이를 나는 유 저를 죽였다.

전설이라고 할법하긴 했다.

더군다나 레벨 100도 못 찍은 유 저가 각성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200레벨을 이기는 것은 하늘의 별 을 따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칭호도 엄청 좋다.’ 공격력 상승도 좋기는 했지만 경험 치 상승이 더 눈에 들어왔다.

안 그래도 슬슬 레벨이 더디게 오 르는 게 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상 당히 좋은 옵션이었다.

‘좋다.’

죽은 놈들을 통해 연락을 받아 곧 들이닥칠 녀석들을 상대로도 쓸 만 한 옵션이다.

물론 현성이 선제공격을 할 것이다 보니 경험치는 얻지 못하겠지만 공 격력이 20%나 추가로 들어가는 게 어디인가.

그러던 그때.

‘빨리도 오셨네.’

고작해야 녀석들을 죽인 지 게임 시간으로 20분도 안 됐다.

길어야 15분 정도.

다시 말해 녀석들이 죽자마자 현실 시간으로 3분 만에 접속했다는 거 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

현성의 예상대로 나타난 유저의 수 는 다섯.

아까 죽인 다섯을 포함해 딱 10명 이었다.

하기야 수가 적을수록 유리해지는 게 별동대이니 당연했다.

“으아아아아아! 어디냐!”

항상 침착해 보이던 라이너가 괴성 을 질렀으나 현성은 움직이지 않았 다.

한껏 경계하는 이들에게 덤비는 이 가 몇이나 있겠는가.

하물며 현성이 레벨도 낮다. 그런 데 굳이 나갈 이유가 어디 있겠는 가.

‘그래도 인사라도 해주자.’

씨익.

악의가 가득한 미소로 현성은 마탄

사격으로 이들을 공격했다.

[라이너의 파티에게 선제공격을 가 했습니다.]

[퀘스트에 의해 카르마 수치가 쌓 이지 않습니다.]

선제공격이라기에는 한없이 약한 공격.

하지만 이들은 당장에라도 기습당 할 것처럼 잔뜩 경계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미친 듯이 달려들 것처럼 굴던 라이너조차 냉정한 표 정으로 상황을 살피고 있다.

아까 그 분노 어린 소리는 진심 반 미끼 반이었던 모양이다.

하나 현성은 그걸 보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백날 찾아봐라.’

그렇다.

현성은 견제만 하고 당장 싸울 생 각은 1도 없었다.

저리 경계하는 이들을 상대로 싸우 는 건 무모한 짓이다. 그리고 현성 은 무모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상대를 짓밟는 ‘사냥’을 할 뿐이다.

‘로그아웃도 못 하고 거기서 계속 그러고 있어라.’

선제공격을 당한 순간 전투상태에 돌입한다.

그리고 어떤 게임이건 전투상태일 때는 로그아웃을 할 수 없다.

마탄사격을 사용한 현성은 은밀하 게 자리를 옮겼고, 전투상태가 풀릴 때쯤 다시 마탄사격을 날려 전투상 태가 풀리지 않게 해줬다.

“네가 남자라면 나와라!”

통하지도 않는 도발.

라이너도 아는지 얼굴이 잔뜩 구겨 져 있었다.

현성은 여전히 나가지 않은 채 전 투상태가 풀릴 때가 되면 한 번씩 마탄사격을 날리고 자리를 옮겼다.

마탄사격이 보이지는 않아도 맞은 이상 어디에서 날렸는지는 알 수 있 다.

그러나 라이너를 포함해 5명은 수 색한다고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떤 함정이 있을 줄 알고 움직이 는가.

함정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도 없 고, 그렇다고 로그아웃을 할 수도 없다.

실로 악마 같은 전법.

‘흐흐흐.’

현성은 이걸로 밤도 샐 자신이 있 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끌 생각은 추호 도 없었다.

‘이겼다.’

현성이 승리를 다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것과 동시에 라이너 파티의 시선 이 쏠렸다.

“저기……

“ 가자??????

“공격해……

다들 말을 이으려는 순간 소리가 끊겼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 위에 검은 구 가 생겨났다.

그들 머리의 모두 10개의 검은 구 가 벼락으로 변해 그들을 강타했다.

버틸 수 있는 데미지가 아니다.

거기다 칭호의 효과로 공격력이 20% 상승한 지금. 그들 중 타나노 스의 야상곡을 버틸 수 있는 인물은 그 누구도 없었다. 잿빛으로 변해 사라지는 그들을 보 며 현성이 말했다.

“아이템은 잘 쓰겠습니다. 흐흐.”

사냥을 마친 사냥꾼은 전리품을 챙 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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