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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42화 (42/472)

잠만 자도 랭커 042화

‘아수라. 진짜 괜찮네. 입에도 잘 붙고.’

삼겹살을 먹고 정리까지 다 한 현 성은 그대로 방에 들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수라라는 이름 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컨셉과도 잘 어울리고 현성의 본래 스타일과 가장 어울렸다. 싸움을 좋 아하는 신의 이름이기도 한 아수라.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쏙 들었 다.

‘재환이 녀석한테는 내일 알려줘야 겠다.’

운동하고 온 뒤 먹은 삼겹살.

잠이 솔솔 왔으나 잘 순 없었다.

적어도 오늘 안에 고성이 보이는 위치까지는 가야 한다.

‘새벽 3시쯤에 그 라이너라는 길드 장도 다시 접속할 수 있으니 그 전 까지는 고성이 보이는 곳까지는 가 자.’ 사냥은 못 하더라도 고성 앞까지는 가야 하지 않겠는가.

지도를 떠올린다면 아직도 멀었으 니 아마 시간 내로 고성 내부로 들 어가는 것은 힘들더라도 그 앞까지 도착하는 건 힘들지 않으리라.

졸린 정신을 다잡고 캡슐 내부로 들어가 접속했다.

마지막으로 접속했던 풍경이 그대 로 나오며 현성은 몸을 가볍게 풀었 다.

‘오늘도 열심히 뛰려면 몸 좀 풀 자.’

가상현실의 육체가 뻐근할 리는 만 무하나 운동하기 전 몸을 푸는 스트 레칭이 습관이 된 현성은 그대로 몸 을 풀었다.

그리고 지도를 펼쳤다.

‘이쪽으로 한참 남았네. 얼핏 계산 하면 2일?’ 게임 시간으로 2일이면 족히 현실 시간으로 10시간을 달려야 한다.

접속할 때의 시간이 대략 6시였으 니 10시간이면 새벽 4시에 도착한 다는 것.

어제도 새벽 3시 반에 잤다.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자리라.

삼겹살도 먹었겠다. 힘내서 10시간 보다 더 이른 시간에 도착하자고 다 짐하며 달리려는 순간.

“저기요!”

“어?”

“당신, 못 갑니다.”

상당히 화가 나 있는 모습.

인상을 쓴 표정 또한 예쁜 얼굴이 었으나 현성의 눈엔 예쁜 것보다 그 여자가 화나 있는 게 더 눈에 띄었 다.

“네?”

“당신 못 간다고.”

당장에라도 덤빌 것 같은 모습. 그보다 이곳에 어떻게 찾아온 것일 까.

‘어, 어떻게?’

꿀꺽.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

현성을 보며 화를 내고 있는 여자, 서아는 정말 심통이 난 표정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때는 현성이 크락을 발견하고 그들 을 사냥했을 때였다.

서아는 이번 전투를 보고 솔직히 놀랐다.

컨트롤만 뛰어난 게 아닌 스킬들도 하나같이 강력했고, 레벨 차이가 꽤 나 보이는 상대를 그것도 다수를 순 식간에 죽였다.

저건 컨트롤만 뛰어나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직업 등급도 높은가 보네.’

몬스터를 잡을 때부터 예상하기는 했지만 역시 높은 등급이다.

게다가 컨트롤까지 뛰어났으니 솔 직히 대단했다.

그리고 라이너까지 죽이고 로그아 웃을 하는 걸 봤다.

‘하긴 슬슬 쉴 시간이지.’

여기까지 오는 데 무려 7시간이나 걸리기도 했고, 상대의 길드장인 라 이너까지 죽였다.

별동대까지 몰살시켰으니 안심하고 로그아웃할 만하다.

거기다 간부들까지 싹 다 죽였으니 이곳까지 현성의 속도만큼 빠르게 올 수 있는 인물은 이제 없었다.

‘나도 좀 쉬어야겠다.’

서아도 여유를 갖기 위해 로그아웃 을 했다.

물론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혹시 현성이 잘 수도 있었으나 그 러지 않을 수도 있었으니.

현실 시간이 새벽 3시이긴 했으나 서아의 경우 게임을 하다 밤낮이 수 시로 바뀌는 편이었기에 그 점을 생 각하지 않았다.

얼마 있다가 다시 접속하겠거니.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게 서아가 불행해진 원인 중 하 나였다.

‘2시간이면 좀 많이 쉬는 감이 있 고 1시간 반 정도가 적당하겠지?’ 서아는 그렇게 딱 1시간 반만 쉬 고 다시 접속했다.

혹시 몰라서 흔적을 봤으나 현성이 떠난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시 말해 아직 현성은 접속하지 않았다.

‘다행이다. 이대로 기다리면 되겠 다.’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놓친다 해도 흔적을 찾아서 추격을 할 수 있는 스킬도 있었으나 그것보 단 이동하면서 현성의 전투를 계속 보고 싶은 것도 이유였다.

그렇게 서아는 기다렸다.

현성이 잠을 자는지도 모른 채로.

그렇게 게임에서의 시간이 하루가 지났다.

하루다.

1시간만 기다려도 짜증을 내고 화 를 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나 서아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거야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았 으니 화를 내는 것이었다. 서아는 그게 아니지 않은가. 일단 지켜보고

싶은 게 있었기에 계속 기다렸다.

‘……자고 있나 보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인내하며 기 다렸다.

다시 하루가 지났다.

이젠 서아도 상당히 짜증이 났다.

물론 서아도 중간에 조금 쉬었다 왔다.

현실 시간으로 30분 정도.

게임 시간으로는 2시간 30분.

고작 30분을 쉬고 다시 게임 시간 으로 하루를 기다렸는데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약속 잡지 않았으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10시간이 지났을 땐.

“왜 안 와! 왜!”

드디어 폭발했다.

이틀하고도 절반이나 흘렀다.

그것도 잠도 안 자고 말이다. 현실 시간으로도 14시간이 넘는 엄청난 시간이다. 피곤하고 졸리고 짜증 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때 현성이 등장한 것이다.

‘아 몰라! 가서 말할 거야.’

그 뒤의 상황은 현성을 불러 다짜 고짜 못 간다고 한 것으로 이어졌 다.

서아가 화난 것을 본 현성은 당황 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여자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알 리가 있겠는가.

현성을 여태 쫓아왔으나 그녀의 은 신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 레벨도 레벨이지만 그녀의 컨트롤도 뛰어난 편이었으니.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현성은 아직 죽 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런 사람이 라이너에게 고용 당 했을 리도 없고, 고용 당했으면 난 이미 죽었겠지.’ 그걸로 인해 많은 걸 생각할 수 있었다.

당장 서아가 라이너에게 고용되진 않았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었다.

‘말만 잘하면 살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 죽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죽는 게 문제가 아니 다.

‘이러다 잘못하면 퀘스트 실패다.’

퀘스트 실패.

레벨 1로 돌아간다.

그것까진 그럴 수 있다. 레벨이야 다시 올리면 되니.

게다가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아 현성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퀘스트를 실패하면 레벨 50때 얻을 수 있는 흔적 퀘스트는 사라지 는 거다.

즉 50때 얻을 수 있는 권능은 포

기해야 한다.

그것만큼은 잃을 수 없다.

‘어떤 스킬인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실패할 순 없다.’

그때 서아는 좀 후회 중이었다.

어차피 고성에 가는 거 현성의 사 냥을 더 보다가 도착하면 막으려 했 다.

그런데 자기 손으로 그 기회를 걷 어찬 것 아닌가.

아쉽기 짝이 없었으나 엎지른 물을 다시 담을 순 없는 노릇.

후회스러웠으나 어쩔 수 없었다.

‘퀘스트 실패하면 안 되니까.’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저러는 중이다.

조민우 팀장은 얼마나 답답할까.

사실상 비슷한 목적이 같은 퀘스트 를 둘이서 저러고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인 건 큰 장애물인 라 이너는 죽였다는 것.

근데 서로가 너무 큰 장벽이 되고 있었다.

물론 그걸 알 리가 없는 둘은 서 로를 노려봤다.

일단 현성은 모르는 척을 했다.

“그게 무슨 소리죠?”

그 말에 서아는 뭐라 설명을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거짓말을 하는 것보단 사실 을 말하는 게 낫겠다 생각하며 말했 다.

“저는 퀘스트 수행 중이에요. 그리 고 사람들을 고성에 들어가지 못하 게 하는 게 제 퀘스트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거짓말이다.

그녀의 퀘스트에는 그저 부활을 막 으라고만 나와 있었으니. 물론 조사 단을 죽였는데도 카르마 수치가 쌓 이지 않는 걸 보면 완전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정확히는 모르지 않는 가.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숨기는 건가?’

현성도 그것을 알지 못했기에 애매 했으나 상대가 저렇게 나오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이제 모 아니면 도다.

“후우. 그 퀘스트가 무슨 퀘스트인 지 압니다.”

“네?”

저건 또 무슨 소릴까?

서아는 다소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 로 현성을 봤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퀘스트창을 본 자신도 무슨 퀘스트 인지 잘 모르겠는데 다짜고짜 무슨 퀘스트인지 안다니. 누가 봐도 의심 스럽지 않은가.

“사룡 아퀼레오르.”

“어, 어어?”

현성이 악용의 이름을 대자 서아는 당황했다.

그것도 매우 티나 게.

교과서에 놀랐다는 표정은 이런 거 다 라고 실릴 정도로 놀란 표정이었 다.

‘연기인가?’

너무 티가 나 연기라고 착각하게 할법했으나 아니란 걸 알았다.

그저 포커페이스가 잘 안 되는 사 람이겠거니 생각했다.

‘생각보다 쉬워지겠네.’

그때 현성이 사냥꾼, 아니, 회사를 다닐 때 가끔 영업을 뛸 때의 눈으 로 바뀌었다.

장사꾼이라기보다는 사기꾼의 냄새 가 나는 모습.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도 현성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거다.

눈치가 조금 빨랐다면 현성이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법 도 했으나 가면 때문에 그런 것이 표나지 않았다.

“그리고 죽음의 신 타나노스.”

서아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진 않았 다.

허튼수작이라도 부린다면 당장에라 도 현성을 죽일 기세로 봤다.

마치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듯 묻 는 모습이었다.

“그때 저를 구해주실 때 쓴 스킬로 알아봤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그 말에 현성은 근방에 있던 몬스 터를 발견하곤 그대로 손을 뻗어 스 킬명을 외쳤다.

“사신의 사슬.”

촤르르르르르륵!

불길한 사슬이 뻗어 나와 그대로 몬스터를 관통했다.

그리고 현성은 그때 서아가 했던 것처럼 사슬을 조종하려 했다.

사슬의 방향이나 움직임을 돌리게 할 수는 있었으나 역시 사로잡게 만 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때 같이 연동시킨 패시브가 있는 듯했다.

사신의 사슬을 본 서아의 두 눈은 화등잔만큼 커졌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그렇게 놀라고 있을 때 현성이 말 했다.

“저도 사신의 사슬을 가지고 있습 니다.”

“어, 어떻게.”

서아는 놀라서 멍하니 현성을 봤 다.

전설 직업은 단 한 명만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현성이 자신과 똑같은 스킬 을 사용하다니. 여태까지 사용하는 걸 보지 못해 의심이 들었다.

상대의 스킬을 복제하는 스킬이라 든가.

그러나 그럴 확률은 낮았다.

‘만일 그랬으면 사룡 아퀼레오르를 알 리가 없잖아?’

서아의 말대로다.

스킬을 복제했다고 치자.

전설 등급 스킬을 복제했다면 그와 동급의 직업이란 얘기다.

즉 현성도 전설 등급 직업이란 얘 기.

하나 그렇다면 사룡 아퀼레오르는 어떻게 알았는가. 또 죽음의 신 타 나노스는 어떻게 안 것이고.

그 부분이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퀘스트를 수행하는지 모르겠 지만, 저는 직업 전용 퀘스트 때문 에 고성에 가야 합니다.”

“……그걸 어떻게 믿죠?”

서아는 그렇게 말했지만 이미 넘어 온 눈치였다.

눈은 흔들리고 있고 경계하던 모습 은 많이 누그러진 상태.

그때 현성은 결정타를 날렸다.

“저는 타나노스와 관련된 전설 직 업입니다.”

싱긋.

현성은 웃었다. 가면에 가려져 서 아는 보지 못했지만.

이거 생각보다 상황이 잘 풀릴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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