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44화
드디어 도착한 현성과 서아는 고성 을 바라봤다.
가까이에서 보니 크기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크기.
확실히 드래곤의 성이라고 할법했 다.
역시 이데아답게 상당히 멋들어진 성에 현성은 놀라고 있었고, 서아는 그런 현성을 봤다.
‘그래도 힘드셨을 텐데 전혀 안 그 래 보이네.’
고성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불 과 25시간.
현실 시간으로 계산한다면 5시간 만에 도착한 것.
현성의 계산으론 대략 10시간을 달렸어야 하는데 그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서아가 빠르게 달리는 걸 보고 현 성도 전속력을 낸 것. 그러면서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터득 하며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 덕에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정신력이 강한 거야.’
이데아를 하면서 컨트롤도 중요하 지만 그만큼 정신력도 중요하다.
현실과 시간 차이가 있다 보니 게 임에서는 쉽게 지친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그랬다.
하지만 정신력이 강한 이들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정신력이 강하면 게임을 더 오래 더 집중력 있게 할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현성은 그게 뛰어나 보인 다.
컨트롤에 정신력까지 받혀준다면 금세 랭킹권 안에 진입할 수 있으리 라.
‘나도 분발해야겠네.’
최근 들어 정체기에 도달했다.
물론 그런 레벨이기도 하지만 게임 자체를 즐겁게 플레이한 적이 언제 였던가.
그에 반해 현성은 즐거운 듯 웃으 며 고성을 보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지칠 법도 한데 오히려 신나 보이시네.’
게임 시간으로 25시간 내내 달려 왔다.
그런데 힘들어 보이기는커녕 눈이 초롱초롱 빛이 난다.
빨리 저 고성에 들어가고 싶은 모 습 ? 누가 봐도 게임을 즐기고 있지 않 은가.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 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 기지 못한다고 했다.
서아는 그 말이 말도 안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 하지 않았다.
‘노력으로 천재를 이기긴 쉽지 않 지만, 노력하는 천재가 즐기기까지 하면 반칙이잖아.’
그런 실없는 생각을 했을 때 현성 이 서아를 보며 물었다.
“그러면 들어갈까요?”
조사단은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을 터.
게다가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덕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던가.
현성 혼자라면 모르지만, 서아도 있는 마당에 이 고성 안에서 일어날 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네, 그럼 들어가…… 아코.”
콩.
현성이 고성 앞에 다가가자 결계가 생겼다.
그 덕에 서아는 얼굴을 그대로 박 았으나 아픈 것은 없었으나 너무 부 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그때.
[당신은 진입하실 수 없습니다.]
[시험이 끝날 때까지 고성을 수호 하십시오.] 그 메시지를 본 서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현성을 봤다.
현성은 결계에 들어갔는데 자신은 못 들어갔다.
“현성 님도 메시지 떴어요?”
“예.”
“뭐라고 나왔어요?”
현성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메시지 를 봤다.
[타나노스의 후예만 진입할 수 있 습니다』
[타나노스의 사도가 남긴 시험을 보십시오.]
[시험에 통과해야만 흔적을 획득하 실 수 있습니다.]
[실패할 시 사룡 아퀼레오르가 부 활합니다.]
‘역시 나만 들어갈 수 있나 보네.’
예상은 했다. 처음에는 엄청 경계를 했지만, 애 당초 이 고성은 현성이 레벨 50을 찍어서 나타난 곳 아니던가.
오면서 추측하긴 했으나 진짜 자신 혼자 들어갈 줄이야.
‘서아 님이 있으면 빨리 끝내긴 할 수 있겠지만, 나 혼자도 문제는 없 겠지.’
게다가 현성의 레벨을 생각해 난이 도가 적당할 터다.
그런데 현성과 차이가 엄청 나는 서아가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레벨 100레벨 구간에서 나 타난 고성이 자신에게 어려울 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사실대로 다 알리긴 좀 그 렇지.’
메시지를 그대로 다 알릴 순 없다.
그래서 핵심만 말해줬다.
“저보고 시험을 보라고 하는 데 요?”
“아.”
그 말에 서아는 이내 고개를 끄덕 였다.
“이거 아무래도 고성이 나타난 이 유는 현성 님 때문인 거 같은데요?”
“예‘?”
서아의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 다.
그녀의 말대로 사룡 아퀼레오르가 봉인된 고성이 나타난 이유는 다름 아닌 현성이 레벨 50을 달성했기 때문.
현성은 찔려서 대답한 것이지만 다 행히 서아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 다.
“여기는 제 레벨에 사냥하기 좀 그 런 곳이지만 현성 님한테는 딱 맞는 곳이잖아요? 이 고성 자체는 아마 현성 님이 특정 조건을 맞춰서 그런 거 같네요.”
“……일리 있네요.”
‘바보는 아니군.’ 하기야 바보면 여기까지 현성을 추 적할 생각을 했겠는가.
“그러면 제 퀘스트는 이 안에 들어 가 시험을 보는 거고, 서아 님의 퀘 스트는 그동안 이 성을 수호하는 거 겠네요.”
“그러게요. 현성 님이랑 오지 않았 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휴우.”
확실히 현성이 오지 않았다면 퀘스 트 자체가 무엇인지 몰랐을 게 분명 하다.
현성의 말을 믿지 않았다면 사룡 아퀼레오르가 부활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현성도 서아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았으면 이곳까지 오기 는커녕 죽어서 24시간 접속 제한을 받고 있지 않았을까.
“일단 현성 님은 시험을 보시고, 저는 메시지대로 여길 지켜야겠네 요.”
고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단 한 곳이다.
현성이 고성에서 시험을 끝낼 때까 지 이곳에 조사단이 올 수 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아는 이곳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
라이너의 별동대도 지금쯤 부활을 했을 테니 도착할 수도 있는 것 아 니겠는가.
그러기 싫다 해도 퀘스트였으니 어 쩔 수 없다.
“예, 그럼 가겠습니다.”
현성은 딱 그렇게 쿨하게 고성으로 들어갔다.
보통은 고맙다, 혹은 빨리 나오겠 다, 부탁한다. 등등 말을 하겠지만 우리의 철벽남인 현성은 그런 거 없 었다.
그냥 가겠다 말하고 홀연히 떠난 현성.
현성을 보며 서아는 기가 막힌 표 정으로 콧방귀 꼈다.
“홍, 내 퀘스트는 어차피 수호다 이거지?” 왠지 괘씸하나 뭐라 할 구석도 없 지 않은가.
퀘스트 때문에 간다는데 서아가 뭐 라 말하겠는가.
게다가 아직 친해지지도 않았으니 저런 반응은 당연하다. 그래도 내심 서운했는지 토라진 표정의 서아.
‘그래도 게임 시간으로 하루나 같 이 달려왔는데 뭐라 더 말하면 덧나 나.’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경계는 철
저히 했다.
‘신경 쓰지 말자. 괜히 말려 봐야 나만 안 좋지.’
그렇게 말하며 스킬을 사용했다.
주변 구역을 자신의 구역으로 만드 는 영역선포.
레벨 300 이상만이 사용할 수 있 다는 고유 스킬이자, 강자들의 전유 물인 영역선포.
주변이 칠흑으로 물들며 으스스한 제단이 만들어졌다. 이왕 하는 거 철저한 것이 좋지 않은가.
서아는 자신의 영역 한가운데 있는 제단에 올라 투덜거렸다.
“나오기만 해봐라. 진짜.”
말은 그렇게 해도 별말도 별짓도 안 할 게 뻔하지만, 지금 모습만큼 은 무섭긴 했다.
제단 위에 올라와 있는 서아는 중 얼거렸다.
“스킬 성녀 활성화.”
아까까지만 해도 기본적인 무구를 착용한 모습이었던 서아는 마치 무 녀와 비슷한 모습으로 바뀌며 낫을 들며 중얼거렸다.
“내가 이렇게 서비스해 주는데 나 와서 고마워하지 않기만 해봐.”
쾅.
기다란 사신의 낫으로 땅을 찍자 주변에 수십의 사신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서아가 말했다.
“이 주변에 다가오는 침입자는 모 두 사살해라.”
-본부를…….
-……받들겠나이다.
섬뜩한 목소리가 울리며 사신들은 저마다 주변으로 흩어졌다.
그걸 본 서아는 살짝 몸을 떨었다.
언제 들어도 섬뜩한 목소리.
‘뭐, 그래도 좋은 스킬이니까.’
다소 꺼림칙한 스킬이긴 해도 확실 히 강력한 스킬이다. 사신들을 다루 는 스킬.
죽음과 잠을 관장하는 신, 타나노 스. 그리고 그런 타나노스의 수하들 인 사신들을 다루는 존재는 단 한 명뿐이었다.
신이 선택한 존재, 타나노스의 성 녀.
그게 바로 서아의 직업이었다.
‘근데 깨지 못하면 어쩌지?’
혹시나 하는 생각에 걱정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에이 설마. 현성 님의 실력이라면 확실히 클리어하시겠지. 레벨 200대 몬스터까지는 몰라도 150대까지는 무난하게 잡으실 텐데 걱정 말자.’
현성의 실력이라면 문제없다.
서아의 생각대로 150대 몬스터까 지도 무난하게 잡을 수 있을 터.
그런 현성의 실력이니 굳이 걱정할 필요 없이 무난하게 클리어하리라.
그 상대가 몬스터라면…….
? ? ?
또각, 또각.
텅텅 빈 통로에 걷는 소리가 나직 하게 울렸다.
그 소리를 들으며 걷는 현성은 경 계하며 주변을 살폈다.
서아와 달리 현성은 서아를 1도 신경 쓰지 않으며 오로지 주변을 살 피는 것만 신경 썼다.
언제 함정이나 몬스터가 튀어나올 지 모르는 일이니.
그러나 그런 경계가 무색하게 한참 을 걸어도 함정이나 몬스터가 나오 지 않았다.
‘무슨 시험인데 이렇게 통로가 길 지?’ 보통 이 정도라면 첫 번째 시험이 라도 봤어야 한다.
일단 사룡 아퀼레오르의 봉인이 풀 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이곳은 타나노스의 사도가 흔 적을 남긴 곳.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메시 지가 그러지 않았는가.
‘실패하면 사룡이 부활한다, 라.’
사룡 아퀼레오르가 얼마나 강한지 는 모른다.
하지만 이름만 봐도 심상치 않지 않은가.
게다가 먼 옛날에 악룡이라 불렸던 드래곤이 약할 리는 없으리라. 모르 긴 몰라도 랭커들이 힘을 모아 레이 드를 해야 할 수준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반드시 시험을 깨야 한다.
‘퀘스트에 나온 그 문구도 신경 쓰 이지.’
(신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는 대륙 퀘스트창 중간에 써져 있는 문구.
나라나 제국도 아닌 대륙에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 현성이 걷고 있는 사룡 아퀼레오르가 대륙에 영 향을 끼친다는 것 아니겠는가.
고작 제국 도시 중 한 곳에 오래 되고 거대한 고성이 나타난 게 대륙 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진 않지 않은 가. 고작해야 새로운 유적지가 나타 났구나 흐}지.
그렇다는 건 사룡 아퀼레오르가 대
‘얘 봉인 풀리면 한국 서버 초토화 되는 거 아냐?’
하지만 곧 실없다 생각하여 피식 웃었다.
그 생각이 사실이었지만 현성은 알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때.
‘곧 나오겠네.’ 통로의 끝이 보인다.
현성은 침착하게 천천히 걸어갔다.
그래도 직업 전용 퀘스트다. 그것 도 신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 난이 도도 S+지 않았는가. 현재까지 제일 높은 등급의 퀘스트가 S++등급이라 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 퀘스트는 바로 그 아래 단계.
절대 쉬울 리가 없다 생각하며 통 로의 끝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나온 곳은 다름 아닌 광장
이었다.
광장?”
굉장히 거대해 보이는 광장.
아니 드래곤의 성이라는 걸 생각한 다면 당연했다.
그리고 그런 광장 한가운데에 거대 한 용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돌로 만들어진 동상이었으나 정교 함이 매우 뛰어났다.
당장에라도 움직일 거 같은 엄청난 모습의 동상. 그걸 보며 현성은 속
으로 생각했다.
‘저게 사룡 아퀼레오르인가?’
보다시피 참 못되게도 생겼다.
딱 봐도 말 더럽게 안 듣고 성질 고약할 거 같은 인상의 드래곤.
또 심술도 많아 보이는 게 딱 봐 도 악룡의 상이었다.
매우 주관적인 평가였지만.
그 드래곤을 보자 광장 전체가 부 르르 떨렸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모습. 그 현상 에 현성은 뒤로 물러나며 검과 단검 을 꺼내 경계했다.
‘설마 움직이는 건 아니지?’
꿀꺽.
아무리 현성이라도 겁먹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는 악룡 아니던가.
대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몬스 터를 어떻게 이기겠는가. 고작 60레 벨도 안 된 현성이 말이다.
그런 생각을 했을 때 현성의 눈앞 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봉인된 사룡 아퀼레오르를 발견하 셨습니다.]
[놀라운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 상승합니다.]
그저 석상을 본 것만으로 모든 능 력치가 +5가 오르다니.
도대체 얼마나 강한 놈이기에.
이런 혜택까지 주는 것일까.
그리고 그때 부르르 떨리면서 땅에 서 책상과 의자가 나왔다.
‘갑자기 웬 책상과 의자?’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또 다른 메 시지가 떠올랐다.
[첫 번째 시험이 시작됩니다.]
[문제를 푸십시오.]
[문제를 틀릴 때마다 다음 시험의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제한 시간은 1시간입니다.]
≪......2”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메시지.
그걸 보며 현성은 책상과 의자가 있는 곳을 향했다.
그리고 책상 위에 올려 진 종이 한 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1 번 문제]
-위대하신 타나노스 님은 죽음과 잠의 신입니다. 모든 신들조차 경외 하는 신이자 그 어떤 존재도 거부할 수 없는 타나노스 님의 풀 네임을 적으시오.
[답: ]
“……진짜 시험이네.”
말 그대로 진짜 시험이었다.
그것도 타나노스에 관한 시험이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