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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45화 (45/472)

잠만 자도 랭커 045화

현성은 시험지를 봤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으나 일단 봐야 하지 않겠는가.

1번 문제부터 몰랐으나 2번 문제 는 다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2 번 문제]

-위대하신 타나노스 님은 단 한 명의 사도를 뒀습니다. 그 사도의 풀 네임을 적으시오.

[답: ]

이름을 참 좋아하는 출제자인가 보 다.

그 뒤에 문제들도 하나같이 이상한 문제들이었다.

타나노스가 처음 몽유병으로 움직 였을 때가 언제인지 적으라는 문제 랑 사도가 사룡을 봉인했을 때의 년 도 등등.

현성이 모르는 문제들밖에 없었다.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혹시 서아는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귓속말을 하려 했으나 고성 내부에서는 귓속말을 할 수 없 다는 메시지만 나와 현성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윽고

“응, 안 풀어. 원래 게임은 어려워 야 재미있지. 암, 그렇고말고.” 자기합리화를 시작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원래도 현성은 어려운 게임들을 좋아했으니.

그런데 시기가 그리 좋지 못했다.

[제한 시간 10분 남았습니다.]

[서둘러 답을 적어주시기 바랍니 다.]

[주의, 문제를 틀릴수록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하나도 모르겠는 걸 어쩌란 말인 가.

현성이 천천히 플레이해 왔다면 풀 수 있었을지도 모를 문제들. 하나 현성은 레벨 50을 찍기까지 불과 사흘도 걸리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저런 문제들을 알 수 있겠는가.

정상적인 속도였다면 여러 곳을 여 행 다니며 타나노스에 대한 소문이 나 전승들을 들을 수 있었을 거다.

하나 현성은 단 한 번도 레벨에 맞은 사냥터를 가본 적이 없다.

드하 마을조차도 오크들을 잡고 놀 지 않았던가.

그런 현성이 문제를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음에는 좀 퀘스트도 깨고 다녀 야겠네.’

그간 너무 레벨만 집착하고 플레이 한 게 이렇게 걸림돌이 될 줄이야.

이러다가 다음 100때 열리는 흔적 퀘스트도 실패할 꼴이다.

하기야 너무 경험치에만 집착하지 않았던가.

‘게임이 레벨을 올리려고 하는 것 도 아닌데 말이지.’

현아와 한 내기도 그냥 지고 현아 소원 들어주면 되는 건데 뭘 이기겠 다고 아등바등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편한 마음이 되자 현성은 미소를 지으며 장검과 단검을 쥐었 다.

‘자 그럼 그간 레벨 업에만 몰두한 벌을 받아 보실까?’ 한 문제도 못 풀었으니 난이도는 최상일 터.

그리고 이제 제한 시간은 1분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좋으리라.

그때 문득 불현듯 불안감이 떠올랐 다.

‘설마 또 문제를 풀라는 건 아니겠 지?’

설마 또 시험이겠는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제한 시간이 끝났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제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체점을 시작합니다.]

[모든 문제를 틀렸습니다. 난이도 가 상향됩니다.]

[최고 난이도입니다! 주의하십시 오!]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이 깨어납 니다.] [마지막 시험이 시작됩니다.]

[사룡의 분신으로부터 살아남으십 시오.]

[제한 시간은 1시간입니다.]

수많은 메시지들을 다 확인한 현성 은 혹시나 싶어서 봉인되어 있는 아 퀼레오르를 봤다.

아까까지만 해도 아퀼레오르의 석 상이었던 것이 붉은 안광을 뿜기 시 작했다.

쩌저저적.

표면이 갈라지는 소리.

그리고 점차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 다.

그 넓어 보이던 광장이 한순간에 작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꿀꺽.

‘이 난이도가 올라간 거였어? 하 하.’

그리고 그때.

후우우웅!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분신이 발을 들어 그대로 현성이 있는 자리를 내리찍었고, 현성은 피 하면서 봤다.

고작 발을 들어 내리찍은 것이 무 슨 운석이 떨어진 것 같은 흔적을 남겼다.

저건 맞으면 죽는다.

확실하다.

‘X됐다.’

하나라도 쓸 걸 그랬나 싶을 정도 의 강함.

실제로 현성이 하나라도 맞췄다면 저 정도로 강해지진 않았을 터.

하나 당당하게 백지로 내지 않았는 가.

그 덕에 저리 강해질 수 있었다.

- 크르르르르르륵.

포악한 울음소리에 현성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고작 데이터에 불과한 놈이 울음 하나로 소름을 돋게 만들다니.

아직 분신이어서 그런 것인지 피어 로 인한 충격은 없었다. 그것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현성은 절대 못 깬 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현성은 분신을 봤다.

‘족히 100m는 되어 보이네.’

덩치가 큰 주제에 현성보다 아주 조금 빨랐다.

콰가가강!

땅을 쓸며 발을 휘두르는 사룡의 분신을 보며 현성은 앞으로 달려들 며 피했다. 그리고 바로 분신과의 거리를 벌리며 어떤 공격에도 대비 할 수 있게 했다.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녀석이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

흔히 판타지 소설에서 나오는 드래 곤들은 마법의 종주이다. 즉 마법의 주인들인 녀석이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육체만 사용한다. 거기다 본체 도 아닌 분신인데 너무 쫄 필요도 없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다시 녀석의 앞발이 날아든다.

“인간적으로 너무 빠른 거 아니 냐!”

콰강!

부르르르르.

드래곤에게 인간성을 찾는 현성.

정상은 아니었다.

하나 그런 현성이 자꾸 자신의 공 격을 피해 화가 난 것인지 분신이 포효를 내질렀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엑!

고작 포효에 불과한 소리.

그러나 덩치가 덩치여서인가. 그도 아니면 그저 강해서인가.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그 포효에 현성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피어도 없을진대 이 정도의 위압감 이라니.

‘적어도 레벨 300 찍기 전까지는 드래곤 잡을 생각은 하지도 말아야 겠다.’

후웅.

콰강!

다시 광장을 울리며 자기 본체의 성을 미친 듯이 부수는 분신.

그런 분신을 보며 할 만하다 생각 했다.

위력이나 스피드.

뭐하나 빠진 것이 없는 분신이나 현성도 상당히 날렵했다.

콰강!

다시 한번 땅을 후려치는 분신의 발.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있던 현성은 풍압과 충격에 의해 날아가는 와중 에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피하는 게 조금만 느렸어도 이건 맞았다.

게다가 맞지도 않고, 심지어 스치 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저 풍압과 근처에 울린 충격파로 인해 생명력 이 3분에 1이나 빠졌다.

‘깰 수 있으려나?’

분신이 깨어난 지 1분도 안 지났 다.

그런데 벌써 위기다.

이곳까지 오면서 서아의 움직임을 쫓으려 여러 움직임을 터득한 현성 이 아니었다면 이미 죽었을 거다.

‘최대한 공격을 피하는 거에 집중 하자.’

우선 현성은 방해되는 것들을 모두 인벤토리에 넣었다.

단검과 장검.

그리고 착용하고 있던 방어구들까 지.

어차피 있어 봐야 도움은커녕 움직 이는 데 방해만 되는 것들이다. 저 것들을 빼고 움직이는 게 훨씬 도움 이 되었다.

‘장검에 붙은 순발력 5가 조금 아 쉽긴 해도 어쩔 수 없다.’

대신 현성은 이곳에 오면서 올린 레벨로 얻은 잔여 능력치 10을 모 두 순발력에 투자하면서 분신의 앞 발을 피했다.

콰강!

- 키에에에에에엑!

휘익!

열이 받았는지 몸을 돌리며 꼬리로 현성을 노렸다.

하나 현성은 그걸 알기라도 한 듯 몸을 굴러서 채찍을 피하며 포션을 미친 듯이 마셨다.

혹시나 하고 산 것들이었으나 진짜 마시게 될 줄이야.

‘미치겠네.’

앞발만 해도 피하기 힘든데 이제 꼬리와 뒷발, 그리고 날개까지 활용 한다.

날개로 바람을 일으켜 현성의 움직 임을 방해하며 앞발로 공격했으나 그래도 현성은 모두 피했다.

장비들을 모두 해제하다 보니 활용 할 수 있는 움직임이 편해져 더 빠 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게다가 유연해지니 피하는 것은 더 욱 쉬워졌지만.

아직도 제한 시간은 55분이나 남 아 있다.

‘와 난 3시간쯤 지났나 하고 봤는 데 이제 5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분신이 광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덕에 숨을 공간이 상당히 많아졌다.

물론 분신에겐 별 장애물조차 되지 않았지만.

콰가가가가가강!

“이크.”

방금도 맞을 뻔했다.

녀석도 점점 현성의 움직임이 익숙 해져 가는지 점점 피하는 간격이 좁 아진다.

그걸 눈치채고 현성은 어떻게든 회 피 동작을 바꿔가며 변칙적으로 움 직여 공격들을 피했다.

그리고 그때.

-키에에에에에엑! 후우우우우우우 웁!

숨을 잔뜩 들이마시는 분신.

그걸 보자 현성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아아아아아아아?!

현성은 본능적으로 세이렌의 유혹 을 발동했다.

움찔.

그리고 그게 정답이었는지 분신은 잠시 움찔거렸다.

그 짧은 틈을 이용해 현성은 미친 듯이 달렸고, 녀석은 현성이 있던 자리로 입을 벌렸다.

피잉-

카앙! 고성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충격이 광장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폭풍이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현성도 폭풍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버텼으나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 다.

미친, 브레스도 쓴다고?’

뜨거운 열풍과 함께 방금까지만 해 도 현성이 있던 자리를 봤다.

바닥과 벽면이 온통 뚫린 것을 보 며 식은땀을 흘렸다.

앞발이나 꼬리 공격들도 충분히 위 협적인데 저런 광범위로 살포하는 브레스까지 쓰다니.

더군다나 브레스로 인해 광장의 5 분의 1 정도가 사라져 버렸다. 다르 게 말하면 현성이 피할 수 있는 자 리가 줄어들었다는 소리.

‘이걸 깨라고 만든 거야?’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상황을 초래한 것은 다름 아닌 현성이었으나 그는 자신이 아닌 남 을 탓하기 시작했다.

‘아니, 씨X, 난이도를 이따위로 만 들면 어떻게 깨라는 거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브레스로 인한 반동이 있던 것인지 분신은 입에서 증기를 뿜어내며 가만히 서 있다.

저걸 보니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울컥했다.

자기는 미친 듯이 공격을 피하고 있는데 저 녀석은 저런 반동이 있어 도 그냥 가만히 있지 않은가.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냐?’

생각해 봐라.

자신은 공격을 죽어라 피하는데 상 대는 그저 안심하고 공격만 한다.

이런 불공평한 것이 어디 있는가!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그 현실에 열이 받았는지 현성은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낸 후 먼저 마탄사격을 날렸다.

그리고 단검을 던지곤 다시 마탄사 격의 쿨타임이 돌아오자마자 발사했 다.

“어라?”

울컥해서 한 공격.

그런데 현성은 이상한 것을 발견했 다.

‘스택이 쌓이네?’ 처음에는 공격을 다 튕겨낼 줄 알 았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번째이자 마지 막인 시험을 알리는 메시지에서는 살아남으라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공격은 통하지 않을 줄 알 았다.

그런데 막상 공격을 하니 공격도 통하고 스택까지 쌓인다.

그걸 본 현성은 눈을 빛냈다.

‘그래 진작 이랬어야지.’ 현성은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인벤 토리에서 가면을 꺼내 썼다.

그러곤 장검과 단검을 꺼내 착용했 다.

여전히 방어구는 착용하지 않았다. 다만 모든 무기를 착용한 현성이 한 마디 말했다.

“영상 촬영.”

현성이 촬영을 시작했다.

퀘스트 클리어가 아닌. 사룡의 분신 레이드 영상을 찍기 위해.

“타나노스의 야상곡.”

그 말과 동시에 10개의 검은 벼락 이 사룡의 분신에게 떨어졌다.

반격의 시작을 알리는 검은 벼락이 분신의 몸을 관통하며 기분 좋은 메 시지가 나타났다.

[강력한 일격! 치명타가 터집니다.]

[타나노스의 악몽이 발동했습니다.]

[사룡의 분신이 상태이상 악몽에 걸렸습니다. 1초간 환각과 고통을 느낍니다.]

[레벨 차이가 극심합니다. 상태이 상의 시간이 절반만 적용됩니다.]

“넌 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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