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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46화 (46/472)

잠만 자도 랭커 046화

인페르노 유저관리팀.

그곳에는 지금 모든 직원이 한 모 니터를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 었다.

다른 유저들 관리도 잊고 한 유저 만 보다니.

다른 때라면 조민우 팀장이 주의를 줬을 것이다.

하나 조민우 팀장도 다른 이들과 같이 응원하고 있었다.

“그렇지!”

분신의 공격을 피하는 현성을 보며 조민우 팀장이 외쳤다.

평소 같았으면 죽으라고 저주를 퍼 부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여기서 현성이 죽는다면 사룡 아퀼 레오르가 부활한다. 그렇게 되면 사 실상 한국 서버는 초토화가 된다.

아무리 토벌대를 꾸린다 해도 지금 의 유저 수준으로는 사룡을 잡을 수 없다.

물론 NPC들까지 나선다면 모르겠 지만, 아무리 그래도 엄청난 피해 입을 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응원하던 중.

사룡의 분신이 숨을 들이켜는 걸 발견하고 다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걸 피하지 못하면 부활이다.

그리고 그때.

현성이 세이렌의 유혹을 사용해 틈 을 만든 후 피하는 것을 본 직원들 은 감탄했다.

“와! 저걸 저렇게 피하네?”

“드래곤이라 세이렌의 유혹 스킬로 상태이상은 안 먹히긴 해도 순간 움 찔거리는 틈이 뜰 줄 안 건가? 감 각이 엄청 좋네.”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에는 조민우 팀장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보더라도 멋있었으니.

그러던 그때 현성이 대뜸 사룡의 분신에게 단검과 마탄사격을 날리는 것을 봤다.

다들 의아하다는 듯 현성을 봤다.

그리고 타나노스의 야상곡으로 인 해 스택이 쌓이는 걸 본 조민우 팀 장이 사색이 되며 다른 직원에게 물 었다.

“……사룡의 분신 혹시 잡을 수 있 습니까?”

“예, 예. 이, 일단은요. 체력이 있 으니 잡을 수 있긴 할 겁니다.”

더듬거리는 직원의 말.

조민우 팀장의 얼굴은 더욱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조민우 팀장이 중얼거렸다.

“……제 기억으로 사룡의 분신이더 라도 너무 강해서 사실상 죽일 수 없는 몬스터이기에 드랍 아이템을 사룡 아퀼레오르을 잡고 나오는 일 부 아이템으로 설정했던 거 같은데 아니었지요?”

“……그, 그게.”

“네.”

“……다른 난이도는 모르지만 최고 난이도에서는 드랍 될 수 있게 개발 팀에서 설정했습니다. 매뉴얼을 찾 아봐도 그렇게 나옵니다.”

조민우 팀장은 사색이 된 얼굴로 모니터를 응시했다.

이젠 가면을 쓰고 본격적인 전투 준비를 하는 현성.

그걸 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못 잡겠지?’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지금 현 성이 지니고 있는 스킬들이 하나같 이 사기적인 스킬들이다.

게다가 아직 사용 안 해본 광전사 의 노래도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죽음의 안식까지.

만일 다른 이가 타나노스의 후예였 더라면 못 잡았을 거다. 그러나 상 대는 현성이다.

말도 못 할 정도로 엄청난 컨트롤 과 사기적인 스킬로 무장한 현성.

‘제발 그냥 버텨라. 제발.’ 그냥 버텨도 클리어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사냥을 하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조민우 팀장은 울상을 지으 며 화면을 봤고, 다른 직원들은 모 두 조민우 팀장의 눈치를 봤다.

‘불쌍하시네.’

예전에는 유저들을 보며 저주를 퍼 붓는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직 원들이었으나 이번만큼은 공감이 되 었는지 그를 안쓰럽게 봤다.

하기야 까이는 것은 유저관리팀의 대표인 조민우 팀장 아니던가.

생각해 보면 불쌍하긴 너무 불쌍했 다.

‘한참 뒤에 풀릴 아이템과 스킬들 인데 나와선 안 돼. 제발 그냥 피하 고 다녀라.’

그런 조민우 팀장의 바람과는 달리 현성은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발동한 뒤 말했다.

-넌 뒈졌다.

“ 아.”

조민우 팀장은 그 말이 마치 자신 에게 한 말인 양 몸을 부르르 떨며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저걸 잡을 생각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힘없이 그저 고개를 떨어뜨리는 조 민우 팀장이었다.

‘하아, 나한테 왜 그러냐.’

타나노스의 악몽이 발동했음에도 고작 0.5초만 악몽에 빠지는 놈.

레벨 차이가 얼마나 나기에 저런 것일까.

궁금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았 다.

지금 현성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저 눈앞에 있는 놈을 때려죽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타탓!

현성은 아직도 반동에 움직이지 않 는 분신에게 달려들어 미친 듯이 검 을 휘둘렀다.

단검으론 찌르고 장검으로는 휘두 르고.

서로 길이가 달라 꼬일 수 있었으 나 현성은 잘 분배해 공격했다.

속도도 위력도 꽤 괜찮았는지 데미 지가 박혔다.

‘본체였으면 어림도 없었겠지만, 분신 따위쯤이야!’

공격이 박히고 있다.

드래곤의 비늘은 그 무엇도 뚫을 수 없다지만 이놈은 드래곤이 아니 지 않은가?

강하다 한들 고작해야 드래곤에 반 의반도 안 되는 분신이다.

고작 그따위 분신에게 공격도 통하 지 않는다면 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 았다.

‘먹힌다, 먹혀!’

가지고 있는 스킬 중 가장 약한 마탄사격으로도 데미지를 줬는데 기 본 공격이 데미지가 먹히지 않을 리 가 있겠는가.

그렇게 쉴 틈 없이 공격하던 중 꿈틀거리는 녀석을 봤다.

후웅!

그대로 뒤로 물러나며 공격을 피한 현성.

그리고 그런 현성을 보며 분노하는 분신.

-크르르르르르르.

타나노스의 야상곡으로 인한 고통 이 상당한 것이었는지 뒤로 물러난 현성을 무턱대고 쫓지 않았다.

다만 현성을 향해 몸을 휘둘러 꼬 리로 공격했다.

휘익!

마치 채찍처럼 휘둘러지는 꼬리.

하나 현성은 그것을 가볍게 피하며 그대로 분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저돌적인 현성의 모습에 분신은 오 히려 당황한 듯 움찔거렸으나 이내 다시 현성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앞발을 휘두르며 공격하고 그게 잘 안 되면 날개로 바람까지 일으켰다.

그럼에도 현성은 굴하지 않고 분신 에게 접근해 미친 듯이 공격을 날렸 다.

서걱서걱!

- 키에에엑!

일반적인 공격도 꽤 아픈 것인지 울부짖었다.

그걸 보며 현성은 뒤로 빠지면서 녀석을 노려본다.

씨익.

가면으로 인해 분신은 현성이 웃은 걸 보지 못했다.

그러나 드러난 두 눈빛.

고작 이거밖에 안 되냐?

비웃는 듯한 현성의 눈을 보곤 분 신은 분노했다.

감히 벌레만도 못한 인간 주제에 자신을 깔보다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녀 석이 달려들려는 순간!

검은 벼락 10개가 다시금 녀석의 머리에 나타나 놈을 관통했다.

[강력한 일격! 치명타가 터집니다.]

[타나노스의 악몽이 발동했습니다.]

[사룡의 분신이 상태이상 악몽에 걸렸습니다. 1초간 환각과 고통을 느낍니다.]

[레벨 차이가 극심합니다. 상태이 상의 시간이 절반만 적용됩니다.] 아쉽게도 레벨 차이가 있다 보니 강력한 일격에 기절은 걸리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타나노스의 악몽으로 줄 수 있는 상태이상 시간은 고작 0.5초.

하나 현성에겐 충분했다.

그 짧은 시간에 현성은 녀석의 몸 에 달려들었고 아까 발견한 비늘을 발견해 미친 듯이 단검을 쑤셔 박았 다.

푹! 푹! 푹! 푹! 푹! 푹!

- 키에에에에에에엑!

역린.

드래곤이나 용이라면 가지고 있는 약점.

아까 경직되었을 때 공격하면서 발 견해둔 곳이다.

평소에는 녀석의 공격 때문에 다가 갈 수 없는 곳. 그곳을 상태이상에 걸렸을 때 빠르게 찌른 것이다.

그리고.

[급소를 가격했습니다. 치명타가 터집니다.]

[급소를 가격했습니다. 치명타가 터집니다.]

[급소를 가격했습니다. 치명타가 터집니다.]

무려 6번이나 떠오른 치명타 메시 지.

아무리 급소라 한들 늘 치명타가 뜨는 건 아니다.

그러나 드래곤의 역린은 달랐다.

모든 공격이 치명타로 판정되는 드 래곤의 약점!

현성도 위력이 이 정도나 될 줄 몰랐는지 다소 놀랐으나 침착하게 뒤로 물러났다.

녀석은 치명타 따위로 기절에 걸릴 놈이 아니기에.

휘익

아니나 다를까 아까까지만 해도 현 성이 붙어 있던 역린 부분에 빠르게 앞발이 휘둘러졌다.

역린을 여섯 번이나 공격하긴 했지 만, 아직도 놈은 멀쩡해 보인다.

-크르르르르.

숨이 다소 거칠어졌을 뿐 그 외에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체력이 남아도는 모양이네.’

혹시 2페이즈가 있을 걸 대비해 스킬들을 아껴두고 있었으나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풀 스택으로 쌓은 타나노스의 야상 곡을 2번이나 맞고 역린도 여섯 번 이나 찔렸다.

거기다 그간 현성이 준 데미지도 만만치 않으리라.

물론 현성은 아직 녀석의 체력이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다면 2페이즈가 아니더라도 심 하게 티가 났을 테니.

지금은 아니다.

‘아직 죽음의 안식은 쓸 때가 아니 야.’

조금 더 아껴야 한다.

그 생각을 하며 녀석의 공격을 피 했다.

그렇게 이어진 5분.

현성은 틈이 날 때마다 녀석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알아챈 사 실이 있었다.

‘근접에 약하다.’

처음 미친 듯이 피해 다닐 땐 최 대한 거리를 벌리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근접했다가 저 공 격이 더 빨리 날아올 텐데 피할 자 신이 없었기에.

그러나 녀석을 공략한다고 마음을 먹고 보니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체 구조상 배 아래에서 공격하 는 걸 어찌할 수 없어.’

놈에게 파고들어 배를 공격하면 녀 석은 단 하나의 움직임을 보여주었 다.

그대로 배로 현성을 깔고 뭉개려 했다.

그 외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현성은 지독할 만큼 배와 옆구리를 노렸다.

놈이 배를 들고 있을 땐 배 밑으 로 향해 미친 듯이 공격했고, 깔고 앉으려 하면 옆으로 빠져 미친 듯이 옆구리를 공격했다.

‘온다.’

다시 놈이 몸을 틀어 앞발이나 꼬 리로 공격하려 하면 현성은 끈질기 게 배에 따라붙어 공격을 넣었다.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 키에에에에에에에엑!

무시하고 달려들자니 현성은 가볍 게 그걸 피하면서 공격을 넣는다. 그리고 쿨타임이 돌아오자마자 타 나노스의 야상곡을 시전 했다.

그렇게 8번째 열 개의 검은 벼락 이 녀석에게 떨어졌다.

‘안 죽는 건가?’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 는 아니었다.

현성이 마음먹고 녀석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도 이제 40분이나 지났다.

그리고 제한 시간은 어느덧 10분.

그런데도 아직 2페이즈에 돌입할 기미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때 놈이 두 눈에서 불길한 빛을 품곤 현성을 노려봤다.

무슨 레이저라도 쏘는 건 아닌가 해서 피했으나 공격이 날아오지 않 았다. 그 대신.

-후우우우우우우웁!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배가 볼록해질 만큼 숨을 삼키는 녀석을 보며 현성은 피식 웃음을 지 었다.

그리고.

아아아아아아아-!

움찔.

천상의 노랫소리가 울리며 분신이 움찔거렸다.

그리고 현성은 브레스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놈의 근처에 있어서 조금만 피해도 금방 벗어날 수 있었다.

피잉-

콰앙!

다시 한번 브레스가 터져 나왔고 광장의 5분에 2가 재로 변했다.

하나 현성은 마음에 든다는 듯 미 소를 짓고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의 체력이 1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1분간 각성상태에 들어갑니다.]

[각성상태의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 신은 어떤 상태이상에도 빠지지 않 습니다.]

[1 분 후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이 소멸합니다.]

그걸 보며 현성은 꿀꺽 침을 삼켰 다.

-크르르륵.

마치 비웃듯 현성을 내려다보는 분 신.

이윽고 분신은 다시 숨을 들이마셨 다.

죽을 바에 네놈을 죽이고 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모습.

- 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웁 !

아까보다 더 볼록해진 배.

저것만 보더라도 위력이 어느 정도 인지 예상할 수 있었다.

“죽음의 안식!”

급하게 현성이 죽음의 안식을 사용 했지만.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에게 죽음 의 안식을 선고했습니다.]

[LOOODP를 소모합니다.]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이 1분간 잠이 듭니다.]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이 저항했 습니다. 잠에 빠지지 않습니다.]

[1 분간 모든 데미지가 2배로 적용 됩니다.]

잠이 들진 않았다.

죽음의 안식은 그대로 적용 중인 상태. 다만 잠만 들지 않을 뿐이었 다.

‘씨 X.’

절로 욕이 나오는 상황에 현성은 브레스가 날아오는 걸 봤다.

피잉-!

저걸 맞는다면 그대로 사망하리라.

점차 다가오는 브레스를 보며 현성 은 눈을 감았다.

도무지 피할 수 없다. 세이렌의 유 혹도 쿨타임 상태.

그리고 그때 현성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

곧 덮쳐올 브레스를 보며 현성이 두 눈을 번뜩 뜨며 달렸다.

피하는 것이 아닌 브레스를 향해.

콰- 앙!

사망한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브레스를 뚫고 현성이 분신에게 달려든다.

거기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속 도. 거의 아까의 2배가량 되어 보이 는 속도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죽기는커녕 더 강해져서 달려들다 니.

현성은 분신과 잡생각 따위 하지 않고 바로 사신의 사슬을 사용했다.

검은 사슬이 녀석의 몸을 관통하며 타격을 입혔다.

푸욱.

방어력을 무시하는 공격.

하나 현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미친 듯이 분신에게 달려들었다.

놈은 현성이 자신의 브레스를 맞고 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당황했으나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다시 숨을 들 이마셨다.

- 후우우우우우우우웁!

그리고 현성은 그걸 보며 생각했 다.

‘5초.’

그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5초.

그러나 현성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평소와는 달리 붉은 아지랑이가 검 을 둘러싸고 있었다. 하나 현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대로 검을 휘 둘렀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윽고 다시 놈이 입을 벌리는 순 간.

1초를 남기고 현성이 눈을 번뜩였 다.

피잉-! 날카로운 소리. 브레스가 발사되었 다.

그와 동시에 분신의 머리 위에서 검은 구가 10개 생겨나며 벼락으로 떨어진다.

브레스는 그대로 현성을 강타했고, 마찬가지로 검은 벼락도 놈을 관통 했다.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광장을 강타한 브레스가 뿌연 흙먼 지를 사방에 퍼뜨렸다.

안개에 휩싸인 듯 광장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저 흙먼지만이 안개처럼 주변을 감쌀 뿌

그때 흙먼지 사이로 빛이 떠올랐 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미친 듯이 울리는 경쾌한 종소리를 들으며 현성은 사룡의 분신의 머리 에 꽂힌 검을 뽑고 나왔다.

“뒈지는 줄 알았네.”

현성이 분신을 쓰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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