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47화
현성이 브레스로부터 살아남은 것 은 여태껏 사용하지 않았던 스킬 덕 이었다.
광전사의 노래.
10초간 무적상태가 되며 이동속도 와 모든 공격력이 50% 증가하는 기술.
거기다 마지막에 현성의 검에 붉은 아지랑이도 광전사의 노래가 가진 능력 중 하나였다. 그 덕에 분신에 게 강력한 공격을 날렸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1초 때.
현성은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발동 했다.
‘진짜 죽을 뻔했다.’
0.1 초만 늦었더라도 죽었다.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최대한 참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진짜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광전사의 노래는 그저 무적상태로 만 만들어주는 기술이 아니다.
지속시간이 끝나면 그 10초간 받 았던 데미지의 50%를 그대로 돌려 주는 기술.
제아무리 50%나 깎아준다 하더라 도 브레스의 위력은 현성을 죽이기 충분하다. 그런데 현성은 살아 있다.
‘레벨 업이 스킬 리스크도 해제시 키는구나. 진짜 도박이었는데 운이 좋았다.’ 광전사의 노래가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서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썼고 2 배로 적용되는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버티지 못한 분신은 그대로 사망했 다.
여기까지는 현성이 생각한 그대로 였다.
현성이 노린 것은 다름 아닌 레벨 업 타이밍.
레벨 업을 하는 순간 모든 상태이 상과 생명력과 MP가 회복된다. 그 래서 혹시나 하고 스킬 리스크도 해 제가 되나 시험해 본 것. 만일 안 된다면 그래도 현성은 죽 기 전에 분신을 죽인 것이니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스킬 리스크까 지 모두 없애주는 모양이다.
‘회피기가 필요하다.’
여태까지는 회피기의 필요성을 느 껴본 적이 없었다.
어지간해서는 모두 몸으로 직접 피 했으니.
그러나 앞으로 가면서 이런 몸으로 는 회피가 불가능한 상황들은 얼마 든지 나오리라.
그럴 때마다 광전사의 노래를 사용 할 수 없다.
더군다나 광전사의 노래가 끝나면 5초간 기절 상태라는 치명적인 리스 크도 존재하지 않는가.
만일 현성이 광전사의 노래를 사용 하고 적을 죽였다면 몰라도 아니라 면 반대로 현성이 죽는 모 아니면 도에 가까운 스킬.
‘이런 도박은 좋지 못해.’ 운에 맞기며 도박하는 건 현성답지 못하다.
그래서 회피기가 필요했다.
그것도 마법사의 회피기같이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블링크 같은 회 피기가.
‘스킬북을 좀 골라봐야겠어.’
현성의 직업 타나노스의 후예는 모 든 직업의 스킬과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블링크 같은 회피기도 사용
할 수 있으리라.
“휴우.”
털썩.
긴장이 풀렸는지 제자리에 주저앉 은 현성.
도박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번에 는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이 아니었으면 그냥 죽었어야 하니. 지금 현성이 죽는 것은 상당 히 치명적이다. 경험치가 까이는 것 도 그렇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권능 까지 얻지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니 겠는가.
사룡의 부활은 막았다고는 하나 권 능을 얻을 기회를 날리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게다가 지금 사룡을 잡고 나온 아 이템들도 있다. 절로 행복한 상황.
‘흐흐, 아이템들이나 확인해 볼까?’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현성이 아 이템을 확인하려 할 때 현성을 맞이 해준 건 다름 아닌 메시지들이었다.
[사룡 아퀼레오르의 분신을 쓰러뜨 렸습니다!]
[믿을 수 없는 차이의 몬스터를 사 냥하셨습니다! 타나노스의 꿈 효과 로 2,000DP를 획득합니다.]
[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0 상승합니다.]
[칭호 ‘불가능에 도전하는!’을 획득 하셨습니다.]
[레벨 60을 달성하셨습니다! 새로 운 스킬이 개방됩니다.]
[스킬 ‘타나노스의 컬렉션(신)’이 개방됩니다.]
[퀘스트 ‘타나노스의 사도를 찾아 라!(연계)’의 첫 번째 흔적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10초 뒤 보상의 방으로 이동됩니 다.]
“아! 잠깐!”
안 그래도 빌어먹을 기면증 때문에 놓친 아이템이 몇 갠데 이번에도 놓 쳐선 안 된다.
현성은 마지막 메시지를 보곤 다급 하게 분신을 쓰러뜨리고 나온 아이 템들을 향해 미친 듯이 뛰었다.
아이템은 총 5개.
얼핏 봐도 엄청나게 좋아 보이는 빛을 뿜고 있는 아이템들을 빠르게 인벤토리에 쑤셔 박았다.
그리고 그 순간.
[보상의 방으로 이동됩니다.]
후욱.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며 눈을 감았다 뜨니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방 이었다.
광장과 마찬가지로 사룡 아퀼레오 르의 석상이 있는 거대한 방.
그리고 그 방 안에 반투명한 사람 한명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현성 을 보고 있었다.
-하하, 반갑습니다. 나의 신이여.
“??????사도?”
현성의 물음에 반투명한 남자는 대 답하지 않았다.
현성을 보고 있기는 했지만 아마 미리 녹화해 둔 영상인 듯싶었다. 지금 현성이 서 있는 위치는 소환되 었을 때 그대로였으니까.
남자, 아니, 사도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여기에 오셨다는 건 사룡의 분신 을 처치하셨다는 것이겠군요. 그냥 사룡의 공격을 피하셨다면 제 영상 이 있는 이 방이 아닌 다른 방에 가셔서 권능만 얻으셨겠지만, 하하 역시 타나노스 님의 후예답게 성격 이 지라, 아니, 용감무쌍하십니다! 하하하!
“??????흐음.”
-역시 대단하십니다!
어딘가 모르게 기분 나빴으나 홀로 그램에게 말을 걸 만큼 화나진 않았 다.
-아, 참. 인사가 늦었군요. 제가 타나노스의 사도입니다. 이름을 알 려드리긴 아직 이른 것 같네요. 아 직 문제가 남아 있어서.
“이, 이 새끼였구나!” -하하, 이건 홀로그램이라 저는 못 듣지만 아마 뭔 시험을 그딴 식으로 냈냐며 화내고 있을게 뻔히 보입니 다! 하하하핫! 꼬우면 찾아오시든가 요!
진짜 나사 하나가 아닌 여럿 빠진 성격.
그러나 현성은 참았다.
홀로그램에게 화내 봤자, 득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괜한 에너지 낭비하기 싫었다.
나중에 진짜 찾으면 그때 복수하리 라. 그리 다짐하고 홀로그램을 봤다.
-장난은 이쯤하고 권능을 드리도 록 하겠습니다. 권능과 신의 유물 둘 중 고르시는 것이지만 처음 흔적 을 깨실 땐 권능 2개 중 하나를 고 르셔야 합니다.
그 말에 현성은 다소 아쉬웠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당장은 신의 유물보다 권능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유물을 얻어 봐야 당장 착용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고.
-아! 그리고 지금 선택하지 않은 권능도 후에 얻으실 수 있으니 당장 사용하기 좋은 권능을 선택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럼 선택하십시오.
사도의 말에 현성의 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두 개의 권능.
현성은 이중 선택해야 한다.
왼쪽에 있는 권능부터 확인했다.
‘타나노스의 부름?’
[타나노스의 부름(권능)]
〈액티브〉
-Lv.Max
-설명: “그분의 부름은 거부할 수 없는 죽음과도 같다.”-빛의 신 아포 른.
-효과: 1,OOODP를 소모하고 발동 할 수 있다. 발동 시 시전자의 반경 100m 안에 있는 시전자를 제외한 모든 존재가 사망한다. 발동 후 게 임 시간으로 일주일간 경험치 획득 불가.
-경험치를 획득하지 못할 때는 사 용할 수 없다.
(선택하시겠습니까?)
[YES / NO]
현성은 일단 NO를 클릭한 뒤 자 세히 읽었다.
그리고.
“미친.” LOOODP를 소모하고 발동하는 스 킬.
소모도만 본다면 미쳤다고 할 만한 스킬이다. 그러나 그 효과를 읽어보 면 현성은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모든 존재 사망이라니.’
그야말로 필살기.
그것도 광범위로 즉사를 뿌리는 공 격.
물론 그 후 일주일간 경험치 획득 불가라는 엄청난 리스크가 존재하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엄청나다.
만일 이 권능을 획득한 뒤 레벨 500이 넘는 지역에 가서 세이렌의 유혹 써주고 몬스터가 몰려올 때를 노려 한번 사용하면 단번에 레벨 100은 오르지 않을까?
그 어떤 조건도 없이 모두 사망한 다는 권능.
그야말로 권능이라 할법한 스킬이 었다.
‘와 미쳤다. 진짜.’ 좋아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 현성은 그 오른쪽에 있는 권능을 확인하곤 두 눈이 미친 듯이 커졌다.
“이, 이건
그리고 고민도 하지 않은 채 오른 쪽 권능을 보곤 바로 클릭했다.
(선택하시겠습니까?)
[YES]
‘대박이 다.’
현성이 아이템을 쓸어 담는 걸 확 인한 조민우 팀장은 정말로 울고 싶 은 심정이었다.
‘전설 아이템 하나와 전설 스킬북 하나라니.’
전설 아이템도 그냥 전설 아이템이 아니다.
전설+등급.
지금으로써는 절대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최소 1년이 더 지나야 최상위권 랭커들만 얻을 수 있을 거라 예상하 던 아이템 중 하나가 뜨고 말았다.
그것만 해도 가슴 아파 죽겠는데 전설 스킬북도 하나 떨어뜨려 주었 다.
‘운 하나는 진짜 좋네.’
저렇게 실력도 좋은 유저가 운까지 좋다니.
세상은 역시 불공평하다.
‘설마 팔진 않겠지?’
현성이 저 아이템을 판다면 골치 아픈 걸로 끝나지 않는다.
엄청난 이슈가 되고 난리가 날 것 이 분명하다.
그러나 조민우 팀장은 현성이 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나라도 내가 사용하지.’
파는 것보다 사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에.
현성도 어리석은 유저가 아니니 그 가치를 이해하고 자신이 사용할 것 이다.
‘그래도 다행인가.’ 사룡의 봉인이 풀리지 않은 게 어 디인가.
사룡 아퀼레오르가 부활했다고 생 각해 보자.
그야말로 끔찍했다.
유저관리팀이 문제가 아닌 회사 자 체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 날고기는 한국 서버에서 그런 초토화가 일어난다면 회사 차원에서 보상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막 대한 손실은 말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그걸 넘긴 것이니 좋긴 하 나 현성이 얻은 아이템들과 스킬북 을 떠올린다면 벌써부터 눈앞에 시
말서가 아른거린다.
“하아.”
위에서 까일 것을 생각하자니 벌써 부터 머리가 아파 왔다.
물론 조민우 팀장의 잘못이 아니 다.
상부도 그걸 알지만 유저관리팀이 라는 이유로 여러 질책을 받는다. 당연하지만 상부에서도 개발팀을 건 들 수 없었기에 유저관리팀에게 화 풀이를 하는 것이다.
그걸 알고 있어서 더 짜증이 났다.
‘이러다 탈모 오겠네.’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조 민우 팀장은 힘을 냈다.
아직 현성 유저의 레벨은 낮지 않 은가.
100도 달성하지 못했으니 상부에 서도 너무 크게 생각하진 않으리라.
물론 지금 얻은 아이템을 판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조민우 팀장의 생 각으론 현성이 저 아이템을 팔 것 같진 않았다.
자신이 현성이라도 자신에게 사용 할 거다. 확신할 수 있었다.
‘그보다 권능은 뭐가 나오려나?’
늘 권능은 선택할 수 있게 나오기 에 뭐가 나올지 모르는 식이다.
즉 저 사도 NPC의 마음대로 나오 게 한다는 것.
그러다 보니 조민우 팀장도 어떤 권능이 나올지 몰랐다. 그리고
“타나노스의 부름? 저게 지금 나오 다니…… 저걸로 경험치작 하면 골
치 아픈데.”
조민우 팀장은 난감하다는 듯 현성 의 화면을 보며 중얼거리다 현성이 다음 권능을 보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채 화면을 응시했다.
“어, 어어, 어? 제, 제가 지금 잘못 보고 있는 건가요?” “아, 아닙니다.” 그 말에 직원이 대답했다.
차라리 꿈이었다면 좋았으련만.
이게 현실이라니…….
그리고 조민우 팀장은 눈을 감았 다.
타나노스의 부름.
좋은 권능이다. 조민우 팀장도 난 감해할 만한 권능. 그러나 그다음에 나온 권능은 난감한 수준으로 끝날 권능이 아니다.
보나 마나 무엇을 고를지는 뻔했 다.
‘그나마 위안은 저 권능 스킬로 폭 발적인 레벨 업은 막았다는 건가.’
정말 그나마의 위안.
하나 그것도 그리 오래 못 간다.
게다가 레벨이 문제가 아니다. 저 권능을 얻은 이상 레벨은 이전처럼 100 이상 차이 나는 것 아닌 이상 에야 별문제가 안 될 테니.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레벨 업도 점점 빨라지리라.
이건 의심할 필요 없이 시말서를 써야 한다.
“……저는 상부에 좀 다녀오겠습니 다. 오면서 개발팀에도 들를 테니 저 찾지 마십시오.”
그 말에 유저관리팀 직원들은 다들 안됐다는 표정으로 조민우 팀장을 봤다.
그러면서 접속 해제하는 조민우 팀 장을 보곤 고개를 저었다.
“팀장님만 불쌍하게 되셨네. 떠도 하필 저런 게 뜨냐.”
“그러니까.”
현성을 응원하던 직원들조차 고개 를 내저을 권능.
조민우 팀장은 접속 해제한 뒤 특 수 캡슐에서 나와 주머니에서 스마 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여보 나야.” 살갑게 전화를 받아준 아내.
그 목소리에 조민우 팀장을 힘이 났다.
그리고 아내의 옆에서 들리는 귀여 운 목소리.
이내 그 귀여운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오, 태현이도 엄마랑 있었어? 응? 아빠? 아 미안 아빠가 오늘 또 늦 을 거 같아. 웅, 미안. 아빠가 다음 에는 꼭 일찍 들어갈게. 웅웅, 약속. 이제 엄마 바꿔줄래?” 그렇게 신나는 목소리로 아이가 다 시 아내를 바꿔줬다.
조민우 팀장은 아내에게 상황 설명 을 하며 사과했다.
“……미안해, 오늘도 못 들어갈 거 같아. 웅, 고마워. 응, 알았어.”
그렇게 통화를 끝낸 조민우 팀장은 처량하게 축 처진 어깨를 늘어뜨리 며 상부로 향했다.
하기 싫은 보고하기 위해.
“아…… 집에 가고 싶다.”
정말이지 울고 싶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