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54화
비밀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본색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 것과 달리 아주 착실하게 사냥하는 삼인조.
그걸 보며 현성은 의아했다.
PK범이 아닌가?
의구심이 가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 다. 그런데 PK범이 아니면 이상할 정도로. 비밀 던전에서 정말 사냥만 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후하! 드디어 보스 방 앞이네요! 여기서 휴식 좀 취한 후에 들어가 죠!”
“네. 저도 마침 화살이 떨어져서. 좀 살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열심히 사냥한 결과 보스방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태 사냥한 시간을 합한다면 현실 시간으로 7시간 정도 되는 긴 시간.
하나 보스는 잡고 로그아웃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여기까지 와서 보스도 잡지 않고 로그아웃 하는 건 그야말로 낭비다.
삼인조 또한 만전을 기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부족한 소모품들을 아미 르에게 구매했다.
‘보스 방에서 볼 수 있겠네.’
꿍꿍이가 뭔지는 몰라도 확신했다. 보스 방에서 저들의 꿍꿍이를 알 수 있으리라고.
이제 이곳 말고는 더 보일 대도 없었다.
다행히 기면증은 발동할 기미가 보 이지 않았고.
발동하더라도 저런 삼인조를 죽이 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우리라.
‘너무 지루하게 시간을 끌었어.’
연구를 통해 근력도 제법 올랐다고 는 하나 다시는 이런 지루한 사냥은 사양하리라.
퀘스트를 깨면서 사냥하는 건 좋으 나 현성에겐 이런 느릿한 사냥은 역 시 취향에 맞지 않았다.
‘빨리 끝내고 혼자 한 번 던전 좀 돌고 운동하러 가야겠다.’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에 시간이 빠르게 가지 않았다.
그리고 때가 됐는지 아미르가 자리 에서 일어나자 다들 휴식을 끝내고 모두 일어났다.
“보스에 대한 정보는 아무래도 없 다 보니까 다들 조심해 주세요.”
“네!”
“특히 현성 님! 보스다 보니 제가 전방에 가지 못하니까 잘 버텨주셔 야 합니다. 힘들 거 같으면 바로 말 해주세요. 제가 바로 백업 가겠습니 다.”
“알겠습니다.”
사뭇 진지한 분위기에 다들 진지하 게 보스 방에 진입했다.
[모든 파티원이 모였습니다.] [보스의 방에 들어가면 보스를 처 치하기 전까지 로그아웃 및 이동스 크롤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칼날이빨 라퀴톤의 방에 입장하시 겠습니까?]
아미르가 수락하자 그때 보스 방에 서 진동이 울리며 거대한 공동 천장 에서 상어 어인보다 3배는 커 보이 는 라퀴톤이 모습을 드러냈다.
- 키 야아아아아아아악! 날카로운 포효소리.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칼날이빨 라퀴톤이 깨어납니다.]
깨어난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겠 다.
현성은 다소 기대하며 라퀴톤을 봤 다.
여태 몬스터들은 시시했으나 이 보 스는 다른 거 같다.
‘대규모 던전에만 있는 비밀 던전 은 대규모 던전의 보스보다는 약해 도 일반 던전의 보스보다는 강하다 고 했지?’
비밀 던전의 보스는 또 처음이었기 에 다소 기대되었다.
그러나 일단 거슬리는 삼인조를 봤 다.
보스가 나왔는데 아직 아무것도 하 지 않는 삼인조. 보아하니 보스를 죽인 후 덤빌 생각인가 보다.
하기야 그때가 제일 방심했을 때 니.
‘일단 보스에 집중한다.’
상인인 아미르가 보스에게도 어그 로를 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 다.
하나 틈은 만들 수 있었는지 코인 들을 생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 다.
쿠웅!
천장에서 바닥에 떨어진 라퀴톤이 그들을 노려봤다.
현성은 그걸 보며 바로 달려들었 다.
검을 뽑음과 동시에 처음 공격을 마치 비장의 스킬을 사용하는 듯한 깔끔한 발도!
그게 터지자 라퀴톤은 비명을 터뜨 렸다.
-키에에에엑!
어지간히 고통스러웠는지 당황하는 녀석.
스킬은 아니지만 진짜 스킬과도 같 은 멋있는 발도.
물론 현성은 여태까지 스킬을 사용 한 적이 없다.
다만 난도질을 하는 게 스킬인 것 처럼 연기를 했고, 이번 발도도 마 찬가지.
진짜 현성이 스킬을 발동하면 라퀴 톤이라도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만 다. 그러니 스킬은 사용할 수 없었 다.
그러니 컨트롤을 이용해서 스킬처 럼 보이게 한 것이다.
그걸 보며 아미르가 감탄했다.
“대단합니다!”
반면 삼인조는 다소 경직된 표정.
하기야 여태 현성이 보여준 모습과 는 전혀 달랐기에.
그때 현성은 외쳤다.
“쿨타임이 긴 공격입니다! 다시 사 용할 순 없어요!”
정상적인 파티였다면 이 틈에 아쉬 워하며 견제를 했을 텐데 삼인조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고 피앙과 구마가 번개의 화살과 그냥 화살을 쐈다.
‘하기야 저런 강력한 스킬을 여러 번 사용할 순 없겠지.’
‘다행이다.’
안도하는 둘.
그리고 루이나는 여태까지 그랬던 거처럼 힐을 꼬박꼬박 넣어주었다.
“축복할게요!”
여태 잘 못한다면서 꺼려 하던 축 복.
그걸 현성에게 걸어주었다.
원래라면 MP관리를 해야 했기에 사용하지 않았으나 보스이지 않은 가. 지금 사용하지 않으면 언제 사 용하겠는가.
구마와 피앙도 공격들을 마구 날렸 다.
아직까진 라퀴톤은 현성에게 어그 로가 끌린 상태다. 이때를 노려 생
명력을 최대한 많이 깎아야 한다.
“현성 님! 괜찮으신가요?”
아미르의 물음에 현성은 인상을 찌 푸리며 말했다.
“조, 조금 버겁습니다!”
연기자가 보더라도 깜빡 속을 법한 연기!
거기에 삼인조나 아미르가 속지 않 을 리가 없었다.
그때 동전을 퉁기는 소리가 들리며 아미르가 스킬을 발동했다.
“확산하는 골드!”
스킬을 발동하자 쏘아지던 동전들 이 순식간에 여러 개로 늘어나더니 라퀴톤을 공격했다.
팟팟팟팟팟! 여태까지 어그로를 잘 관리가 되던 라퀴톤조차 움찔거리며 아미르를 쳐 다봤다.
그것만으로 데미지가 얼마나 들어 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때 아미르가 소리쳤다.
“현성 님!”
다소 숨통이 트인 현성에게 힐이 들어오면서 부족한 회복은 포션을 마셨다.
물론 필요 없었으나 다 삼인조를
속이기 위한 연기!
그렇게 마신 뒤 라퀴톤이 다시 현 성을 봤을 때 현성은 뛰어올라 놈의 눈에 검을 틀어박았다.
그거에 그치지 않고 현성은 그대로 검을 빼고 물러난다.
_ 키:으|!
고통스러운지 몸부림을 치는 라퀴 톤.
덩치가 덩치이다 보니 그 몸부림에 바닥에 터져나갔다.
쾅쾅!
현성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무사 하지 못했을 몸부림이었다.
“지금입니다!”
아미르의 말에 피앙, 구마, 아미르 할 것 없이 가장 강력한 스킬들을 사용했다.
심지어 루이나까지 성직자가 쓸 수 있는 공격 스킬을 사용하며 라퀴톤 을 공격했다.
근접 계열인 현성은 굳이 달려들지 않았다.
파티원이라도 공격에 휘말리면 데 미지를 입었으니.
?크아아아아아악!
몸부림을 치면서도 고통스러워하는 녀석.
이내 공격이 모두 끝나자 라퀴톤이 분노하면서 그들을 노려봤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눈을 이렇게 만 든 현성을 노려봤다.
저 증오스러운 인간을 물어뜯으리 라.
그리 생각했는지 라퀴톤은 빠르게 현성에게 달려들었다.
예상했던 반응이었기에 아미르가 동전을 던졌다.
“탐욕의 재물!”
강력한 어그로 스킬이 발동되며 라 퀴톤은 움찔거렸다.
그러나 어그로 스킬로도 만회할 수 없었는지 여전히 현성에게 달려들었 다.
‘여기서는 맞아주는 게 자연스럽지
현성이 여태 연기한 모습으론 이 공격을 피하긴 어렵다.
하나 스킬을 사용하면 또 다르지 않은가.
현성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녀석에 게 사막의 신기루에 내장된 스킬을 사용했다.
“신기루!”
그리고 마치 분신인 것처럼 현성이 둘로 나눠졌으나 라퀴톤의 눈에는 현성은 한 명뿐이었다.
-캬하아아악!
그렇게 달려든 놈은 신기루인 것도 모르고 현성을 물어뜯었다.
그러나 신기루에게 물어뜯는 느낌 이 날 리가 있겠는가.
-크륵?
놈도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멈췄 다.
현성은 그런 놈을 보며 다시 달려 들어 미친 듯이 난도질을 시작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스킬로 보일 정도로 빠른 연속공격!
-키에에에에엑!
휘익! 빠각!
“크혹.”
라퀴톤은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자 신을 난도질하는 현성을 향해 주먹 을 휘둘렀고, 그대로 현성은 피하지 못하고 맞고 날아갔다.
그걸 본 다른 파티원들은 계속해서 공격했으나 라퀴톤은 오직 현성만을 봤다.
완벽한 어그로를 끈 것이다.
이대로 있다간 현성이 죽을 수도 있는 상태. 그때 삼인조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아주 은밀하게.
“MP가 부족해서 힐이 약합니다!”
루이나의 말에 현성은 얼굴을 찌푸 리며 자신에게 날아든 힐을 보곤 포 션을 마시며 뒤로 물러났다.
하나 라퀴톤은 끈질기게 현성을 노 렸다.
그리고 그때.
“라이트닝 볼드! 앗! 조, 조심해
요!”
라퀴톤에게 날아가야 할 작은 번개 의 화살들이 라퀴톤의 근처 바닥에 꽂혔다.
그리고 바닥에 있는 물을 통해 현 성과 라퀴톤을 동시에 감전시켰다.
하나 보스인 라퀴톤과 현성의 감전 시간이 같을 리가 있겠는가.
이윽고.
콰득!
“으아아으니”
라퀴놈이 현성의 팔을 물어뜯었다.
팔이 뜯기는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현성의 생명력이 빠르게 빠지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현성은 검을 휘둘러 라퀴놈을 공격했다.
푸욱.
다른 곳도 아닌 아가미를.
비명도 지르지 않고 놈은 쩍 하니 입을 벌린다.
그리고 현성에게 보이는 메시지.
[급소를 가격했습니다. 치명타가 터집니다.]
[칼날이빨 라퀴톤이 5초간 상태이 상 기절에 빠집니다.] 다행히 타나노스의 악몽은 발동되 지 않았다.
현성은 바로 그 자리에 빠져나오면 서 미친 듯이 포션을 빨면서 말했 다.
“지금입니다!”
다들 현성이 빠져나온 걸 보며 넋 을 놓고 있다 현성의 말에 정신 차 리고 다시 라퀴톤을 공격했다.
저마다 스킬을 사용했고, 라퀴톤은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삼인조의 표정이 좋지 못했 다.
현성은 그걸 보고 확신했다.
‘우연을 가장해서 죽이려고 했나 보네.’
보스를 잡고 난 뒤 죽이는 게 아 닌 우연을 가장한 채 죽이는 수법.
PK를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 다.
하기야 대놓고 공격하면 이데아 홈 페이지에 나오지 않을 리가 없다. 이렇게 교묘하게 상대들을 죽이면서 아이템을 얻었던 모양.
‘게다가 녀석의 패턴을 다 알고 있 네.’
지금 다친 현성이 뒤에 물러나 있 자 그나마 제일 빠른 구마가 어그로 를 끌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녀석의 패턴을 다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다.
구마의 속도론 절대 놈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없다.
그런데 마치 어떤 공격이 올 거라 는 걸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요리조 리 잘 피하며 어그로를 관리하고 있 었다.
놈이 현성에게 달려들라는 것을 방 해하며 관리하는 어그로.
그걸 보며 현성이 외쳤다.
“다시 제가 맡겠습니다!”
“부탁하겠습니다.”
구마의 말에 현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다시 라퀴톤과 대치 상태가 되었다.
다시 현성이 공격을 하고 녀석의 공격을 피한다. 때로는 신기루도 사 용하고, 몽환의 허리띠에 있는 환영 을 사용해서 현혹하기도 하며 공격 을 피했다.
그렇게 이어진 전투 시간은 상당했 다.
그리고 삼인조가 실수하려는 순간 을 포착했다.
‘재밌는 걸 보여주지.’
저 실수를 꼬투리 잡고 죽일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현성은 다른 방안을 생각했 다.
우선.
“라이트닝 볼트! 아. 현성 님 피하 세요!”
거의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말해야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 가.
그러나 현성은 피했다.
“감사합니다!”
“어라?”
그 모습에 피앙은 당황했다.
피앙뿐만이 아닌 삼인조 전체가 당 황했다.
저걸 피하다니.
생각도 못 한 상황에 당황했으나 이번에는 루이나의 차례였다.
“흘리 라이트! 꺄악?”
공격 스킬을 사용하곤 힐로 착각해 현성에게 날렸다.
그러나 현성은 우연히 라퀴톤의 공 격을 피함과 동시에 홀리 라이트를 피했다. 거기다 홀리 라이트는 라퀴 톤에게 적중했다.
-키에에엑!
분노한 녀석의 포효.
현성은 그런 루이나를 보며 엄지를 세우며 말했다.
“나이스 타이밍!”
“아, 아하하.”
루이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다 못해 삼인조 전체가 실수를 가장해 조금씩 현성을 압박하려 했 으나 그때마다 공교롭게 라퀴톤이 날뛰며 현성 대신 공격을 맞았다.
그걸 본 삼인조는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저 새끼 오늘따라 왜 저래!’
‘저런 패턴은 없었는데!’
‘왜 라퀴톤만 맞는 거야!’
그들은 알 리가 없었다.
현성이 교묘하게 움직이며 삼인조 의 사각에서 라퀴톤을 공격해 삼인 조의 공격이 모두 적중하게 만들었 다는 걸.
그걸 본 아미르의 시선에는 그저 삼인조가 각성한 것처럼 슈퍼플레이 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들 대단하십니다!”
‘씨 X!’ 원치도 않았던 슈퍼플레이를 이렇 게 할 줄이야.
오늘따라 이상했으나 교묘한 현성 의 움직임에 삼인조는 전혀 눈치채 지 못했다.
이윽고.
[칼날이빨 라퀴톤을 처치하셨습니 다.]
삼인조는 허망하게 그 메시지를 보 곤 어이없어했다.
그런 그들의 심경은 알지도 못한 채 아미르는 진짜 감탄했다는 듯 쌍 엄지를 세우며 말했다.
“세 분 다 대박!”
“덕분에 살았습니다.”
현성도 그 옆에서 활짝 웃으며 엄 지를 세워주고 있었다.
졸지에 영웅이 되어버린 삼인조.
그중에서도 구마는 이 얼떨떨한 상 황에 어색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도대체 이게 뭔 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