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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58화 (58/472)

잠만 자도 랭커 058화

드넓은 초원.

차분해 보이는 검은 단발머리에 머 리와 잘 어울리는 냉정한 검은 눈동 자. 그리고 검은 머리와 눈동자와 대조되는 하얀 피부.

어디를 봐도 흠잡을 곳 없는 미인 이 쌍검을 휘두르며 곰을 사냥하고 있었다.

등에서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곰.

묘목곰이라는 이름의 레벨 100대 의 몬스터였다.

서걱, 서걱.

빠르게 쌍검을 휘두르며 곰의 가슴 을 베는 여자가 곰의 등 뒤를 잡았 고 그대로 양손에 쥔 검을 역수로 쥐며 곰의 등을 찔렀다.

“크워어어어어!”

고통에 몸부림치려 하자 여자는 바 로 두 검을 뽑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대쉬!

전사의 기본 스킬이라 할 수 있는 이동기!

순식간에 Im의 거리를 좁히는 이 동기였으나 여자의 대쉬는 무언가 달랐다.

콰지직!

몸에 번개를 두른 채 순간이동을 한 것 같은 움직임에 묘목곰은 그대 로 여자의 공격을 두 손을 들어 막 았다.

그러나

“크워어어억!”

[번개돌진으로 모묙곰이 5초간 감 전됩니다.] 여자는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쌍검 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묘목곰을 공 격했다.

이윽고 묘목곰은 잿빛으로 물들어 바닥에 아이템을 떨어뜨렸다.

깔끔한 전투. 거기다 레벨 100대 중에서 강한 축에 속하는 묘목곰을 혼자서 잡은 것은 대단한 일!

하나 여자의 표정은 그리 만족스럽 지 못했다.

‘현성 님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여자의 이름은 예은.

전에 현성과 같이 사냥한 자매 중 동생이었다.

그녀 역시 영웅길드 길드장인 린과 마찬가지로 사냥 중독처럼 미친 듯 이 사냥 중이었다.

좀 더 컨트롤을 높이기 위해.

솔직히 말한다면 전에 비해 매우 나아졌다.

월등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하나 린도 그랬지만 예은도 마찬가 지였다.

‘더 열심히 하자.’

린은 사냥의 속도를 높여가고 있었 다면 예은은 속도보다는 컨트롤 자 체를 신경 쓰고 있었다.

현성은 모르나 자신의 언니는 전설 직업이다.

그에 비해 예은은 유일 등급.

등급이 낮다면 그 자리를 컨트롤로 메꿀 생각이었다.

컨트롤이 는다면 사냥 속도는 자연 히 따라오리라 믿었다.

‘일단 마을로 돌아가자.’

어려워 보이는 퀘스트를 닥치는 대 로 하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 다.

도시 르헬과는 정반대에 있는 곳. 솔직히 처음에는 도시 르헬에서 한 동안 죽치고 있었다.

현성을 기다리기 위해.

하지만 며칠을 기다려도 현성은 보 이지 않았고, 그에 예은은 혼자서라 도 수련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다.

‘만나서 아이템들을 전해드려야 하 는데.’

솔직히 아이템들은 레벨 100대 이 후에는 쓸모없는 것들이긴 해도 판 다면 가격이 상당히 나갈 것들이었 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 다.

다름 아닌 유일 등급 스킬북!

레이드 몬스터한테서도 희귀하게 떨군다는 유일 등급 스킬북이 떴다.

그런데 그걸 현성에게 아직까지 전 해주지 못한 것이다.

‘반드시 찾아야 해.’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이템도 다 꿀 꺽하고, 스킬북도 꿀꺽했을 터다.

그런데 이렇게 끝까지 전해주겠다 고 마음을 먹다니.

솔직히 대단했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서 저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돈이 많 은 사람 중 예은 같은 사람이 몇이 나 되겠는가.

하물며 유일 등급 스킬북이면 더욱 그랬다.

‘하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솔직히 만나야 된다 생각은 하나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없었다.

이 넓은 이데아 땅에서 어떻게 현 성을 만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아무런 정보도 없。].

씁쓸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부욱.

예은은 마을로 향하는 이동 스크롤 을 찢었다.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마을로 이 동한 것.

마을 중앙광장으로 이동되자 여전 히 시끄러운 소음을 들으며 예은이 걸음을 옮겼다.

퀘스트를 준 것은 잡화상점의 주인 이다.

그녀가 잡화상점에 들어갔을 때는 생각보다 손님이 많아서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그때.

“너 아수라 영상 봤냐?”

“그걸 안 봤으면 사람이냐? 진짜 대박이 더라.”

“리얼루다가 이데아도 인정했잖 아.”

“뭐? 진짜?”

“홈페이지에 그 영상을 홍보 영상 으로 올려놨더라. 영상 올린 지 지 금 하루밖에 안 됐는데 대박 아니 냐?”

‘ 응?’

예은은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무슨 영상이기에 저리 대화를 나누 는 걸까?

그렇게 예은이 그들을 보자 두 남 자는 화들짝 놀라며 침을 삼켰다.

“대, 대박.”

“나 본 거야, 인마!”

자신을 보며 침을 삼키는 남자들.

그걸 보며 예은은 인상을 찌푸리곤 잡화상점의 주인에게 퀘스트를 완료 하고 밖으로 나갔다.

어차피 이데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니 직접 보면 된다.

게임에서도 이데아 홈페이지는 볼 수 있었기에 이데아 홈페이지에 들 어갔다.

그리고 홍보 영상을 보는 순간.

“어!”

예은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그토록 찾던 인물이 영상 속에 있었으니.

‘움직임이 그때보다 훨씬 깔끔하고 자연스러워졌는데 저 장검은 현성 님이 착용하던 검이랑 똑같아. 거기 다가 가면까지……

이게 과연 우연일까?

그게 아니더라도 이만한 컨트롤로 상대를 농간시키는 유저가 많을까?

그럴 리가 없다.

예은은 그걸 보며 댓글들을 봤다.

이곳이 어디인지 알기 위해. 그리 고 그때 원하던 댓글을 찾을 수 있 었다.

-여기 베네아 인근 지역 아님?

1■쟤들 마크가 초인 길드인 거 보 니까 그런 거 같네.

'■나도 조사단 들어가 봐서 안다. OO 맞는 거 같다. 초인 길드가 고 성으로 가자고 할 때 숲이랑 빼박이 랑 같네. 내 블로그 가서 보면 팩트 라는 거 알 수 있을 거다.

나오 진짜네? HO 들어가서 봐봄.

몇몇 사람들이 전부 맞다고 하는 걸 보니 베네아 인근이 맞는 모양이 긴 하다.

‘베네아!’

예은은 하늘에서 구명줄이 내린 거 같은 기분이었다.

거기다 이런 완벽한 영상을 볼 수 있을 줄이야.

솔직히 황홀할 정도다.

‘실력이 더 느셨어.’

컨트롤이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때도 엄청났는데 이러면 반칙 아 닌가.

이제는 진짜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대단했다.

차원이 다르다.

왜 이 말을 쓰는지 이해가 되었다.

‘베네아로 가야 해.’

아무리 같은 대륙이라고는 한들 나 라와 나라 사이로 이동 스크롤을 사 용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은이 있는 곳은 베네아가 있는 제국인 카린 제 국. 충분히 이동 스크롤로 이동할 수 있다.

예은은 다시 잡화점으로 들어가 베 네아로 이동하는 스크롤을 샀다.

거리가 상당해 가격이 어마어마했 으나 개의치 않고 바로 사서 찢었 다.

이동되는 느낌이 들며 베네아로 이 동하는 예은.

이미 현성이 베네아를 떴을지도 모 르지만 적어도 흔적이라도 잡고 싶 은 심정이었다.

‘만날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며 베네아로 이동되

었다.

한편 예은이 베네아로 이동했을 때 린도 영상을 봤는지 깊은 한숨을 내 쉬고 있었다.

영상을 본지는 꽤 됐지만 찾을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그나마도 현성이 유튜브에 영상을 언제쯤 올릴까 매일같이 유튜브에 들어가서 영상들을 찾아다녔다. 그 리고 아수라라는 실시간 1위를 먹은 영상을 보자 린은 확신할 수 있었 다. 이 사람이 현성이라는 것을.

그러곤 영상을 보고 절망했다.

‘시간 차이가 있는 데다 편집까지 하면 지금 위치는 절대 모르겠구나. 하아.’

현성을 영입하고 싶어서 찾아다녔 으나 무용지물.

그나마도 친구 신청이라도 하고 싶 었으나 위치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 가.

그뿐만이 아니다.

‘영상을 올리면 유명해질 거라 생 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영상을 올린 지 고작 하루가 지났 을 뿐이다.

시간으로 친다면 현실 시간으로 25시간 정도.

그런데 고작 그 시간 만에 영상 조회수가 7천만에 가깝게 되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구독자는 하루도 안 되어서 250만을 달성했 다.

유튜브 사상 최초였다.

그런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소수정예의 길드에 오겠는 가. 아무리 영웅길드가 대단한들 뭐 하겠는가. 인지도가 낮은데. 대부분의 사람들도 소수정예보다는 대형 길드나 한국 5대 길드에 들어 간다.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한숨을 쉬고 있었을 때 길 드메시지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현아: 언니! 언니! 지금 어디세 요?]

[린: 응? 나 길드 하우스인데.]

[현아: 할 말 있으니까 조금만 기 다리세요! 진짜 좋은 소식이니까 요!]

활발하기는 했어도 다소 차분한 성 격인 현아가 저리 말하다니.

놀랄 일이었다.

기다리자 얼마 있지 않아 현아가 길드하우스에 이동되어 린을 보곤 소리쳤다.

“언니!”

“깜짝이야. 무슨 일 있니?”

좋은 소식이라 했으니 린도 웃으면 서 물었다.

현아는 웃으며 린에게 말했다.

“언니, 아수라 님 영상 봤죠?”

“으, 응? 봤지.”

님이라니.

현아가 원래 이런 성격은 아니라 다소 당황하긴 했으나 고개를 끄덕 이며 대답해 주었다.

현아는 상당히 흡족하다는 듯 고개 를 끄덕였다.

“하긴, 우리 아수라 님 영상을 못 본 사람이 있을 리가 없죠. 지금 벌 써 7천만이나 됐는데 그럴 리가 없 죠.”

“그, 그렇지.”

상당히 극성인 모습.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진 말은 린도 두 눈이 똥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그 아수라 님이 우리 오빠 지인이 래요!”

“뭐, 뭐?”

사실 지인이 아닌 본인이었지만.

놀란 린을 보며 후후 웃으며 현아 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제가 오빠한테 부탁했죠. 아수라 님한테 우리 길드 올 생각 있냐고요. 어때요 잘했죠?”

현아의 말에 린은 다급히 그녀의 손을 잡고 두 눈을 부릅떴다.

이런 린의 모습을 처음 봐서 그런 지 현아 역시 당황했으나 이해되었 다.

하기야 그런 영상을 봤는데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하리라.

그것도 길드장 입장에서는 강한 길 드원이 들어오는 것은 언제나 환영 할일 아닌가!

‘암, 우리 아수라 님이 이 정도지.’

괜히 자신이 뿌듯해하는 현아.

린은 그런 현아의 손을 꼭 붙잡고 말했다.

“그럼 현아, 네 오빠 분한테 이 말 좀 전해달라고 할 수 있니?” “네? 뭐요?” “나 그 라이칸의 동굴에서 만난 사 람이라고. 길드 가입이 안 되더라도 친구 신청이나 한번 만나 뵐 수 있 냐고 물어봐줄 수 있어? 그때 보스 사냥하고 나온 템을 못 줍고 가셔 서.”

그 말에 현아의 두 눈이 똥그래졌 다.

“헐! 언니, 아수라 님이랑 같이 사 냥했었어요?”

“응, 예은이 도와줄 때 한 번. 그 때 친구 신청을 못 해서……

“아, 알겠어요. 이거 말하면 가능성 더 높아질 수도 있겠다! 오빠가 너 무 기대하지 말라고는 했는데 그래 도 이게 어디에요!”

“맞아. 고마워, 현아야.”

“헤헤, 뭘요! 그럼 오빠한테 말하 고 올게요!”

“응!”

현아는 린의 말에 신이 나서 빨리 로그아웃을 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 사실을 현성에게 알리고 싶어서 말이다.

어떻게 이런 유연이 있는가.

‘대박이다 진짜. 아수라 님하고 린 언니하고 같이 사냥을 했다니!’

세상이 좁다더니 진짜인 모양이다.

그렇게 로그아웃을 한 현아가 캡슐 뚜껑을 열고 나가려고 할 때. 아차 싶어 다시 그대로 캡슐에 누웠다.

여기서 다리를 쓸 수 없던 현아가 혼자 휠체어를 타는 건 가능은 하지 만 옆에 있을 때나 가능하다. 그러 나 아쉽게도 지금은 옆에 휠체어가 없었다.

“오빠! 오빠!”

힘차게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현성은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중 이었다.

“어라? 어디 나갔나?”

시간도 11시가 넘었는데 어딜 나 갔을까?

“편의점에라도 간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현성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운동을 하고 있었으니.

“뭐, 금방 오겠지.”

여기서 침대로 이동하고 싶었지만, 움직였다간 가뜩이나 아까도 의심을 받은 통에 더 키울 순 없다 생각하 고 히히 웃었다.

기껏 다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머 지않았는데 서프라이즈를 포기할 생 각이 없었다.

‘린 언니 얘기하면 신기해하겠지? 그리고 그거 들으면 아수라 님이 우 리 길드에 올 확률도 높아질 거고!’

게다가 지인인 현성도 현아의 길드 의 관심이 있어 했으니 그렇게 둘 다 오면 일석이조가 따로 없었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런 현아의 기대와 달리 현성이 집에 도착한 건 새벽 2시. 이미 현 아는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을 때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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