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67화
현성의 변화를 보자 파이락과 아캅 은 섣불리 현성에게 다가서지 못했 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 달려들면 죽는다. 확실하다.
아까와 달리 분위기가 완전 변했 다. 주변에 어둠이 깔린 것도 그렇 고, 가면의 구멍으로 보이는 저 검 은 눈동자도 그랬다.
반면 현성은 자신의 눈앞에 어지럽
게 떠 있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레벨 대신 수집한 보스의 영혼 1 을 소모합니다.]
[타나노스의 자각몽〈액티브〉를 발 동하셨습니다.]
[1 분간 DP를 소모하는 스킬을 제 외한 모든 스킬의 리스크와 쿨타임, 딜레이, 캐스팅 시간을 무시합니다.]
[발동이 끝나면 게임 시간으로 열 홀간 모든 방어력이 0이 됩니다.]
제한 시간은 1분. 그 안에 저 둘을 물리쳐야 한다. 그 1분이라면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 이다.
“광전사의 노래.”
순간 붉은 혈기가 현성의 몸을 감 쌌다.
그리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10초 동안 모든 데미지를 무효화 하고, 이동속도와 모든 공격력이 50% 상승합니다.]
[타나노스의 자각몽의 효과로 리스 크를 무효화합니다.]
씨익.
이제 1분간 현성은 무적이다.
파앗!
버프로 인해 가뜩이나 빨라진 현성 의 움직임이 이제는 두 보스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순간이동 을 한 것처럼 순식간에 몬스터들의 한가운데로 이동한 현성.
현성은 바로 사신의 사슬을 발동했 다.
촤르르르르륵!
주변을 에워싸는 사슬들이 다시 한 번 몬스터들을 학살했다. 이번에도 상당히 많은 MP를 소모한 현성.
그러나 이번에도 많은 수의 몬스터 들을 잡아서인지 성스러운 빛과 함 께 경쾌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레벨 업!]
-크르르륵.
-취, 취익.
아랍과 파이락은 두려움에 몸을 떨 었다.
방어를 무시하는 공격.
사신의 사슬을 계속해서 쓸 수 있 긴 했으나 언제까지 레벨 업으로 MP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이번에 현성은 상어를 소환 했다.
-크와아아아악!
-취이익! 죽인다!
마지막 발악과도 같은 그 외침이 들리자 현성은 그들을 향해 몸을 움 직였다. 상어보다도 빨리 움직인 현 성은 우선 파이락을 향해 검을 휘둘 렀다.
서걱! 푸욱! 푸욱! 덩치가 덩치인지라 깊게 파고들지 못하는 장검과 단검.
아니나 다를까. 파이락이 아무렇지 도 않다는 듯이 거대한 몽둥이를 휘 둘렀다.
거기에 현성은 피하기는커녕 계속 해서 단검과 장검을 이용해 파이락 을 공격했다.
서걱, 푸욱, 푸욱, 푸욱, 서걱!
재빠른 공격이 이어지자 상어는 파 이락의 코앞에 도착했고, 거대한 몽 둥이가 현성의 바로 위에 떨어져지 려는 순간!
현성은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발동 시켰다.
순간 검은 벼락이 파이락의 몸을 휩쓸었고, 그 고통에 파이락은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때 현성은 몽둥이를 피했고, 상 어는 파이락의 목을 물어뜯었다.
콰드득!
광전사의 노래를 상시 발동한 덕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강력한 일격! 치명타가 터집니다.]
레벨 차이가 있다 보니 기절상태에 빠지진 않는 모양이었다.
하나 그것이 현성에겐 영향을 주지 않는지, 그는 그대로 뒤로 물러나더 니 고통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 는 파이락의 두 눈을 향해 마탄사격 을 날렸다.
퍼버버버벙!
-크아아악! 눈! 눈이!
그 사이 스택이 1밖에 쌓이지 않 아 데미지가 약했던 아랍은 상어의 머리를 터뜨리곤 파이락을 공격하는 현성을 노리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 자리를 떠나 고 없었다. 아랍의 순발력으로 그런 현성을 잡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 다.
현성은 그대로 아랍의 뒤를 잡고는 다시 교아탄을 발동해 상어를 소환 했다.
물로 만들어진 상어는 먹음직스러 운 아랍의 목을 물어뜯었다.
-크워어어어억!
뒤이어 다시 상어의 머리를 터뜨렸 으나 현성은 그대로 아랍의 목에 검 을 휘둘렀다.
서걱!
-크르륵!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피를 홀리 는 아랍.
현성은 그런 아랍의 두 팔을 향해 상어 두 마리를 소환하곤 두 팔을 물어뜯게 했다.
콰드득! 콰드득!
아랍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두 팔을 땅에 휘둘러 상어를 터뜨리려는 순 간.
‘그렇게 둘 순 없지!’
현성이 움직여 아랍의 목을 조르더 니 장검을 꽂고는 다시 단검으로 미 친 듯이 목을 찔렀다.
푸욱! 푸욱!
그렇게 총 10스택을 쌓았을 때, 현 성은 과감히 뒤로 물러나며 타나노 스의 야상곡을 발동함과 동시에 아 캅의 목을 베었다.
서걱.
툭.
그대로 목이 베인 아랍은 잿빛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반면 현성은 성스러운 빛과 함께 경쾌한 종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샤르와 이볼크를 잡았을 때와 마찬 가지로 퀘스트의 보상이 추가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좋은 아이템을 떨궜 다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를 볼 순 없었다.
하나 만족스러웠다.
현성은 그걸 보며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타나노스의 영혼놀이.”
[타나노스의 영혼놀이의 효과로 오 우거 챔피언 아랍이 소환됩니다.]
[시체의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합니 다. 능력 상승이 하향됩니다.]
[육체를 통해 부활하였습니다. 오 우거 챔피언 아랍의 능력이 30% 상승합니다.]
[오우거 챔피언 아랍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현성이 메시지를 보고 있을 때 파 이락은 아랍을 봤다.
아까까지만 해도 같이 싸우던 동료 가 적의 손에 죽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났을 땐 더 이상 동료가 아니었 다. 아랍은 이제 적의 손에 놀아나 는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 크와아아아아악!
-취익! 증오스러운 타나노스의 후 예여!
이제는 누가 몬스터고 누가 유저인 지 모를 악독함!
하지만 현성은 개의치 않았다.
‘효율이 최고지!’
효율을 중시하는 현성이다 보니 이 런 잔혹한 광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동족은 아니나 아까까지만 해도 같 이 싸우던 동료였다. 그런 동료가 이제 적으로 싸우게 되었으니, 여태 까지 당한 상처보다 더 큰 충격에 빠진 파이락이 분노하며 외쳤다.
-크아아악! 죽어라! 타나노스의 후 예!
몽둥이에 시뻘건 기운이 서렸다. 척 보아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스 킬. 그건 아무 보스에게나 있는 스 킬이 아닌 레이드 보스에게만 존재 하는 필살기였다.
현성은 그걸 보고 눈을 가늘게 뜨 며 머릿속으로 아랍에게 명령을 내 렸다. 파이락을 공격하라고.
-크워어어어어어억!
명령을 들은 아랍은 미친 듯이 파 이락에게 달려들었다.
투쾅!
-크윽! 죽어라!
파이락은 자신을 공격하는 아랍은 무시했다. 저 증오스러운 타나노스 의 후예를 죽인다면 자신의 동료였 던 아랍도 저승에 편히 가서 쉴 수 있으리라.
주먹을 내지르고 철퇴로 공격해도 파이락은 아랍을 무시한 채 그대로 몽둥이를 현성을 향해 내리꽂았다.
현성은 그걸 보며 피식 웃고는 그 대로 몸을 피하려 했다. 아무리 광 전사의 노래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 다 한들 저런 공격을 맞아줄 필요는 없었다.
그가 막 피하려는 그 순간.
“이건?”
-우리의 원혼이다! 취이이익!
현성이 피하려는 순간 발밑에서 현 성의 다리를 붙잡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나타나는 메시지.
[거대오크족장 파이락이 원혼 족쇄 스킬을 사용합니다. 움직이실 수 없 습니다.]
[회피가 불가능합니다.]
[몽환의 허리띠가 효과를 발동할 수 없습니다.]
“뭐…… 이런.”
피할 수 없다.
그 순간 시뻘건 몽둥이가 현성을 강타했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강 !
지면을 강타한 몽둥이는 그대로 터 져나갔고, 거대한 분화구를 만들었 다.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구 덩이가 생긴 지형. 단 일 격으로 이 렇게 되었다는 것이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리베우스가 감탄을 내뱉었다.
“오우! 대단하네요!”
거대한 충격에서도 한 치의 흐트러 짐 없이 그 자리에 서서 박수를 치 고 있는 리베우스.
그 증오스러운 모습에 파이락은 으 르렁거리며 리베우스에게 외쳤다.
-이번엔 네놈 차례다!
“쿡쿡쿡, 과연 그럴까요?”
바로 그때였다.
투쾅!
-크헉.
복부를 강타한 거대한 충격에 거구 인 파이락조차 뒤로 물러났다.
도대체 무엇일까.
-아니!
그건 다름 아닌 아캅이었다. 방금 그 공격에 의해 반쪽이 터져나갔음 에도 죽지 않고 파이락을 공격한 것 이다.
그리고 아랍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 으......
-그, 그걸 맞고도 살아있다고!?
“와씨, 진짜 죽는 줄 알았네.”
방금 그 공격은 현성이 보기에도 즉사하기에 가까운 공격.
하나 현성도 마찬가지로 광전사의 노래로 무적상태였기에 아무런 피해 를 입지 않았다.
솔직히 쫄긴 했다. 아무리 현성이 라도 그런 이팩트를 보고 쫄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성의 승리였 다.
“자, 그럼 내 차례지?”
-마, 말도 안 된다! 이, 이게 무 슨!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파이락을 보며 리베우스가 한 마디 했다.
“신에게 대항한 결과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파이락은 자신의 머리에 떨어지는 열 가닥의 검은 벼 락을 보곤 정면을 응시했다.
아랍을 죽일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 벼락과 함께 달려드는 현성.
파이락은 그것을 끝으로 눈을 감았 다.
서걱.
쿠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거대오크족장 파이락을 처치하셨 습니다.]
[보스의 혼을 수집했습니다. 현재 보유한 보스의 혼은 5개입니다.]
[타나노스의 야상곡으로 처치했습 니다. DP를 획득하실 수 없습니다.]
[퀘스트 특수 보상으로 보상이 추 가됩니다.]
[사룡 아퀼레오르의 힘에 의해 강 해진 보스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스가 떨어트릴 수 있는 제일 좋 은 아이템들이 떨어집니다.] 아랍은 유일 등급 아이템을 3개나 떨어트렸고, 파이락은 영웅 등급 무 기 하나와 유일 등급 아이템 2개였 다.
이 둘만 해도 유일 등급 아이템이 무려 다섯!
“오! 대박! 그보다 역시 안 되나 보네.”
그러나 현성이 의도한 대로 DP는 획득할 수 없었다.
혹시 야상곡이 발동되면 벼락이 내 려치는 순간 결정타를 날려 DP를 획득할 수 있진 않을까 싶었으나 아 쉽게도 그건 불가능한 모양이다.
‘아니면 내가 타이밍을 못 잡은 것 일 수도.’
벼락이 치는 동시에 검을 휘둘렀 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타나노스의 야상곡으로 마무리를 지은 걸로 나 왔다.
다음에는 친 뒤에 목을 베는 연습 을 해야 할 듯싶었다.
‘그보다 빨리 수거하고 도망쳐야겠 다.’
당장 정보를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자각몽이 풀릴 시간이다. 대부분의 스킬들이 쿨타임이 걸리게 된다. 게 다가 모든 방어력은 0이 되어 버리 니 몸을 사려야 한다.
다른 몬스터들에게 공격을 당할 것 같진 않았지만, 그렇다 해도 혹시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만일 타겟팅 스킬이 있는 몬스터가 있다면 현성 에겐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타나노스의 자각몽〈액티브〉가 끝 났습니다.]
[게임 시간으로 열흘간 모든 방어 력이 0이 됩니다.]
[방어력이 0일 때 타나노스의 자각 몽〈액티브〉를 발동할 수 없습니 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풀리고 말았 다. 더 이상 뜸을 드릴 틈이 없었 다.
‘지금 상태로 타겟팅 스킬을 맞으 면 생명력이 최소 50% 이상은 까 인다.’
그러니 최대한 주의해야 한다.
아이템들을 챙기는 덴 오래 걸리지 않았으나 문제는 보스가 죽는 것을 느끼고 분노한 오크들이었다.
‘골치 아프네.’
오우거나 달빛늑대, 흑사들은 모두 겁을 먹고 섣불리 덤비지 못했지만 거대오크들은 달랐다.
-취이익! 죽인다!
-족장의 복수를!
-타나노스의 후예를 죽이자!
그러자 다른 몬스터들도 하나둘씩 동조하기 시작했다.
-아우우우우!
-크워어어억!
-샤하아아악!
‘빨리 튀자.’
그러던 그때였다.
콰지지지지지직!
거대한 번개가 사방으로 퍼지며 상 당수의 몬스터를 쓰러트렸다.
그걸 보며 현성은 다소 긴장한 표 정으로 장검과 단검을 쥐고 그곳을 바라봤다.
혹시 놓친 보스가 있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몬스터 군단을 통솔하 는 지휘관?
뭐가 되었건 현성은 단단히 준비했 다.
‘쿨타임이 남은 스킬이라곤 용언을 활성화해서 사용하는 마탄사격과 교 아탄 말곤 없네.’
그나마도 모든 방어력이 0이다. 이 런 상태에서 강력한 보스는 정말 사 양하고 싶다.
그때 현성은 볼 수 있었다. 여태까 지 여유로웠던 리베우스의 표정이 구겨지는 모습을.
“이런.”
“무슨 일인데?”
“최악이군요.”
리베우스조차 감당할 수 없는 몬스 터인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런데 그때 나타난 것은 정말 의 외의 사람이었다.
“현성 님?”
“어라?”
몬스터의 무리를 뚫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예은이었다.
“현성 님!”
반갑게 자신을 보며 인사하는 예은 을 보며 현성은 어리둥절한 표정으 로 물었다.
“님이 왜 거기서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