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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70화 (70/472)

잠만 자도 랭커 070화

아수라의 영상이 뜬 만큼 재환의 회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네, JH미디어입니다. 아, 네. 맞습 니다. 길드 스카웃이요? 아수라 님 께서 아직 길드 쪽을 생각하지 않아 서……. 일단 연락 남겨 두겠습니다. 예예.”

“네? 광고 문의요? 광고 계약서 는…… 아 이미 보내셨다고요? 네 네, 지금 회사가 바빠서 아직 확인 을......”

“예, JH미디어입니다. 아, 아직 다 음 영상에 대한 건 비공개입니다. 네. 아수라 님 정보 또한 비공개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예? 아 영상 제작이요? 그건……

“길드 문의는 메일로 남겨주십시 오. 예, JH미디어입니다. 영상제작 문의는 메일로 남겨주시면 차후 저 희 쪽에서 연락을 드립니다. 예, 감 사합니다.”

사장이고 직원 할 것 없이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전화만 받는 중이 다. 영상편집을 할 시간도 나지 않 는 상황.

그것도 오후 5시까지만 그랬다.

전화를 거는 이들이 다들 5시까지 만 근무하는 게 아니라 전화 연결을 5시까지만 하게끔 자동응답으로 돌 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종일 전화만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하아.”

“후우, 이제 좀 쉬겠네.”

“미치겠다.”

재환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그때 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영상 하나 올린 것으로 이렇 게 전화가 걸려오다니. 솔직히 믿기 지가 않았다.

하기야 아수라의 인지도를 생각하 면 놀랄 일도 아니다. 아수라에 대 한 문의만 오느냐? 또 그것도 아니 었다. 영상을 보고 자신들의 영상도 제작을 맡기겠다는 곳도 상당히 많 았다.

하나 그러면 뭐하겠는가? 편집을 할 시간이 없는데.

“민희 누님, 영상제작 문의 몇 건 이나 들어왔죠?” “일단 제가 받은 것만 34건에, 대 형 매니지먼트에서 문의가 온 게 2 건입니다.” “……일반인이 포함된 수인가요?”

“아뇨, 일단 전문적으로 영상을 제 작하는 스트리머만 받았는데도 이 정도입니다.”

차분한 민희조차 절로 표정이 일그 러지는 수였다. 게다가 그건 회사 전체에 들어온 문의도 아니었다. 민 희가 혼자 받은 것만 34건에, 대형 매니지먼트가 2건이란다.

다른 이들을 보니 다들 그 정도는 되는 모양이다.

재환도 거의 20건이나 받았으니, 그것을 모두 합치면 족히 100건은 넘으리라.

“아무래도 안 되겠네요. 직원을 더 뽑아야지……

“콜센터도 만들죠. 이대로 가다가 영상 편집할 시간도 없겠습니다.”

“맞아요! 형! 솔직히 바쁜 건 좋은 데 하루 종일 전화만 받아야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흐에엥. 아수라 님 영상 편집할 때는 진짜 좋았는데, 이렇게 바쁘니 까 죽을 거 같아요!”

민희, 민재, 연아 순으로 말했고, 재환도 수긍했다.

솔직히 회사라고 하기에는 직원들 수가 너무 적긴 했다.

‘대형 매니지먼트랑 계약을 하면 계약금으로 받는 돈으로 직원이야 뽑으면 되겠지만, 믿을 만한 사람들 을 뽑기가 힘든데……

구하고자 하면 상당히 빨리 구할 자신은 있다.

하나 믿을 만한 사람이냐 묻는다면 고개를 저을 거다. 인지도에만 이끌 려 몰린 사람들 중 쓸 만한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이들이 훨씬 많을 테 니.

“일단, 다들 지인들 중 실력도 좀 있고 믿을 만한 편집자들 있나요?” “있기야 하지만……, 하긴 이만한 회사면 안 들어오고 배길 리가 없긴 하지.”

“오오! 저도 있습니다! 진짜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은 몇 안 되지만 두 셋? 그 정도는 될 거 같아요.”

그렇게 말하는 민재와 연아를 보더 니 재환은 그나마 숨을 돌렸다는 듯 한 눈으로 민희를 봤다.

“저도 한둘 있긴 합니다. 지금 밀 려드는 영상들을 생각하면 직원은 그렇다 치고, 그럼 아수라 님 영상 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 녀석 영상은 제가 전담합니

다들 그 말에 놀라긴 했으나 불만 을 터뜨리진 않았다. 민희를 제외하 곤 재환보다 실력이 낮았으니까. 게 다가 민희의 실력도 점차 따라잡히 는 중이었다. 속도며 퀄리티 할 것 없이.

“그러면 콜센터는 어쩌죠?”

영상 편집이야 믿을 만한 지인들에 게 맡기면 된다지만, 콜센터는 정식 으로 직원을 뽑아야 하나 고민이 되 는 것이다.

전화는 초반엔 이리 몰리지만 나중 에는 많이 없을 거 같으니 많이 뽑

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이다.

그때 민재가 손을 들고 말했다.

“형! 제 동생들이 있는데 걔들이 요즘 알바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당장은 바쁘니 걔들 알바식으로 주 면 될 거 같은데.”

“오, 좋네.”

정식으로 경리를 뽑긴 해야겠지만, 당장 급한 상황에서 알바 형태로 일 을 돕게 하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 라.

“그럼 일 분담은 이렇게 하자. 대 형 매니지먼트 쪽은 민희 누님이 맡 아주시고, 다른 스트리머나 유튜버 들의 경우는 민재랑 연하가 판단해 서 일단은 페이가 센 쪽만 분류해 줘. 거절할 때도 지금 당장은 너무 바빠서 영상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늦어질 거 같다고 하고.”

“알겠습니다.”

“옙!”

“넵!”

민희가 먼저 대답했고, 뒤이어 연 아와 민재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말은 저렇게 장난스럽게 하지만 책 임감 있게 하는 녀석들이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믿을 만한 지인이라고 해 도 이력서는 가져오게 하세요. 일단 간단히 제가 면접을 보도록 하겠습 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출근할 수 있는 쪽으로 말해주세요. 보너스 는 두둑하게 드리겠다고 알리고요.”

“물론이죠. 일단 그렇게 말해두겠 습니다.”

“저도 누나나 형들한테 그렇게 말 해둘게요!”

“저도요!”

상황을 대충 정리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동안 이렇게 바쁠 것이다. 직원들이 늘어나면 그나마 조금은 여유로워지리라.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재환은 피식 웃었다.

‘아수라라는 광고 효과로 따낸 계 약건수가 대체 몇 개냐.’

정말 그랬다. 아수라의 영상을 관 리해주고 돈을 받지 않아도 회사 홍 보 효과가 엄청났다.

대형 매니지먼트에서 들어온 의뢰 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전담까지 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규모가 규모 이다 보니 계약금도 상당했다. 신생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은 인지도였 다. 그걸 쌓을 수 있게 도와준 현성 에게 오히려 돈을 줘야 할 판이다.

‘홍보해 줘서 고맙다고 돈을 주면 꺼지라고 하겠지?’

피식.

안 봐도 뻔했다.

그러니 다른 쪽으로 빚을 갚자고 생각하는 재환이었다.

그때 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누구지?’

혹시 몰라 아수라 영상을 올리기 전에 회사 홈페이지에 기재해둔 번 호를 지웠기에, 지금 전화는 지인에 게 걸려온 것일 확률이 높았다.

액정을 보고 아차 싶은 표정을 짓 더니 재환이 전화를 받았다.

“아, 형님! 죄송합니다. 홍보 제대 로 해주셨는데 제가 너무 바빠서 연 락을 못 드렸네요.”

-아이다! 내가 그럴 줄 알고 전화 를 안 하고 있었제.

어색한 사투리는 여전했다. 그는 다름 아닌 인기 스트리머 ‘앙마’였 다.

[사냥꾼 아수라] 영상을 올리고 홍 보를 부탁했던 재환의 친한 형님이 기도 한 사람.

그간 바빠서 고맙다고 연락도 못한 게 미안했는지 재환이 사과하며 말 했다.

“제가 나중에 한턱 쏘겠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회사 장난 아니게 바빠 져서.”

-그래? 그럼 배터지도록 묵으야지. 그른데 그 영상을 제일 먼저 나한테 보여준 거니, 내가 눈호강 시켜줬다 고 쏴야 하는 거 아니냐?

“하하, 그것도 그런가요?”

그 부분에 대해선 재환은 겸손을 떨지 않았다. 사실이었으니까.

앙마 역시 그 부분은 인정했다.

그런 엄청난 영상을 먼저 볼 수 있게 해준 거나 다름없으니 오히려 고마워하는 앙마였다. 역시 난사람 은 난사람이었다.

-흐흐, 맞제? 내가 쏠 테니까 넌 그냥 나오기만 해. 좀 한가해지면 그때 보자!

“좋죠, 제가 시간 날 때 전날 연락 드리겠습니다.”

-오야! 그보다 이거 때문에 전화 한 게 아닌데, 딴 길로 셌네.

재환은 설마 하는 생각을 하며 그 의 얘기를 계속해서 들었다.

-혹시 그 친구 말이여. 길드 가입 한 곳은 있나?

역시 길드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재환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 다.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앙마가 물어오면 사실대로 말 해줄 생각이었다.

기분 나빠할 수도 있으나 그간 받 은 은혜가 있지 않은가.

-하하, 이거 뻘쭘하네. 너한테 피 해가 안 가면 그 친구한테 우리 길 드 좀 말해줄 수 있나? 안 되면 할 수 없지만.

역시 예의를 아는 형님이었다. 저 렇게 말하는데 모른 척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재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했다.

“에이, 형님하고 제가 남인가요? 그 정도야 당연하죠. 그래도 큰 기 대는 안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워 낙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친구라 서요.”

-말만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혹시 기회가 되면 그 친구랑 형님 이랑 같이 방송할 수 있게 제가 한 번 말해보겠습니다.” -아유!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굳이 그럴 필요 없다.

재환의 말에 앙마는 괜찮다고 말했 다. 형식상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거절하는 말이다.

그걸 아는지라 재환은 꼭 한 번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앙마가 말했다.

-암튼 본론은 그게 아니고, 그 친 구한테도 도움 될 만한 정보가 있어 서 연락한 기다.

“정보요?”

무슨 정보를 알려주려고 전화를 한 걸까?

실없는 소리는 잘 안 하는 앙마다. 그런데 이렇게 전화까지 해서 알려 준다는 걸 보면 중요한 정보인 거 같다.

-그래, 믿을 만한 정보원에게 듣긴 했지만 정확한 건 아니니 어느 정도 걸러 들어봐.

“예예.”

그리고 들은 정보.

재환은 그 정보를 듣자 화들짝 놀 라며 되물었다.

“그게 진짭니까?”

-응, 아직 정확히 확인해본 건 아 니지만 아마 맞을 거 같다.

“그게 사실이면……

-아마 개떼처럼 몰려들 게 분명하 지. 그 친구도 이런 거 좋아할 거 같은데, 아니나?

“네. 그 녀석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거 같네요.”

-흐흐, 알려주길 잘했네.

“아유,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면 다 음에 제가 쏴야겠는데요?”

진짜 이런 정보를 미리 얻는다는 건 상당히 도움이 되는 일이다. 돈 주고도 사지 못할 정보인데 밥 사는 게 대수이겠는가?

-에헤이! 뭐할라꼬 네가 쏜다 그 러나? 형인 내가 사는 게 맞제! 암 튼 그리 알고 끊는다!

띠리릭.

앙마가 제 말을 끝내고 바로 전화 를 끊어버리자, 재환은 피식 웃었다.

정말이지 고마운 사람이었다.

‘현성이한테도 말해야겠네.’

녀석이 듣는다면 무조건 좋아할만 한 정보였다.

물론 녀석이야 미리 듣거나 말거나 그리 상관없겠지만, 미리 알아서 나 쁠 건 없었다.

그때 민희가 재환을 보며 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면접을 보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요!”

민희의 말에 연아도 손을 들며 말 했다.

민재는 아직 연락 중인지 보이지 않았다.

재환이 의아스럽다는 듯 둘을 보자 민희가 말했다.

“아수라의 영상을 관리하는 곳인데 누구라도 오지 않을까요?”

“하하, 하긴 누구라도 아수라의 영 상을 보고 싶어 하겠네요. 게다가 편집자라면 원본 영상도 볼 수 있으 니까.”

민희도 동의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유저의 영상을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편집자의 권 한이다. 아무리 아수라의 영상을 담 당하지 않는다 해도 확인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수라로 유혹했으니 당장이라도 오겠다는 사람이 널릴 수밖에.

“형! 제가 아는 누님이 당장이라도 면접 보러 오겠다고 해요!” 민재는 통화를 끝났는지 밖에서 뛰 어 들어오며 말했다. 그런 그를 향 해 재환이 웃으며 말했다.

“당장 와도 좋으니 이력서랑 프로 필 가지고 오라고 하세요. 신분증도 지참하라고 해주십시오.”

“예!”

모두의 힘찬 대답을 듣곤 재환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제국격투대회라…… 좋아하겠지?’

그것도 능력치와 스킬이 봉인되는 대회라고 한다. 레벨 별로 나누기도 한단다.

현성의 레벨이 얼마인지 잘은 모르 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어느 때보다 아수라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것.

‘그저 능력치나 직업빨이 아닌 컨 트롤 자체를 보여줄 수 있는 대회 라……

모든 능력치가 봉인되고 스킬조차 봉인되는 대회.

있는 것이라곤 기본 스킬들과 본인 의 능력뿐.

화려함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돋보이면 크게 이름을 떨 칠 기회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기회를 놓칠 현성이 아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재환은 스마트

폰을 들고 바로

어, 현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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