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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72화 (72/472)

잠만 자도 랭커 072화

정보를 얘기해준 재환이 깜빡했다 는 듯이 현성에게 물었다.

-그보다 다음 영상은?

“아참, 그것도 있었지. 카락 영상은 편집 다 되어 가냐?”

-아니. 그것도 이제 막 해야 하는 데 그 부분만 하면 대략 20분짜리 영상이니까 금방 할 거 같기는 한 데, 혹시 기사 아수라 더 좋은 영상 찍을 수 있을 거 같냐?

“응, 이번에 생긴 스킬 덕에 더 좋 은 영상 찍을 수 있을 거 같긴 하 다.”

-그래? 그럼 카락 영상은 일단 보 류해 두자.

지금 현성의 컨트롤은 상당히 늘어 난 상태였다.

재환은 몽유병의 스킬도 알고 있 고, 현성의 컨트롤이 그때보다 좋아 졌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 다.

그렇다는 건 몽유병의 컨트롤도 늘 었다는 얘기. 즉 더 좋은 영상을 충 분히 찍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다. 그러니 옛날 영상에 굳이 목을 맬 필요는 없었다. 그럴 바에야 뜨 끈뜨끈한 새로운 영상이 더 나을 테 니까.

“으음, 그래도 짧은 영상이 편집이 빠르겠지?”

-당연한 걸 묻냐? 근데 그런 걸 묻는 걸 보면 꽤 있나 본데? 이거 묵혀두고 나중에 주려고 했구먼. 그 러다 현재 캐릭터하고 너무 차이가 심하면 그것도 좀 별로다. 빨리 빨 리 줘야 내가 판단해서 올리지.

“흐흐, 그러면 일단 두 개 있는데 둘 다 보낼까?”

-대략 어떤 영상인데?

“하나는 보스 레이드. 레벨 50때쯤 에 찍은 거고 영상 시간은 대략 1 시간. 다른 하나는 바로 방금 찍은 몬스터 군단이랑 싸우는 영상인데, 20분짜리다.”

- 으흠.

재환도 고민이 되는 모양이다.

하기야 레이드 영상은 누가 보더라 도 감탄이 나오는 영상들이 많다. 현성의 레이드라면 더욱 그럴 터.

게다가 아직 사냥꾼 아수라의 레이 드는 보여주지 않았으니 그것도 나 름대로 좋으리라.

그런데 몬스터 군단은 도대체 뭘 까?

-혹시 몬스터 군단이라는 거 베네 아 습격한다는 걔들 말하는 거냐?

“어? 아네? 넌 바빠서 모를 줄 알 았는데.”

-이데아 정보 소식은 웬만하면 보 고 있지. 그보다 그거 아직 몬스터 베네아에 도착도 안하지 않았냐?

“그렇지. 그게 사실 나 때문에 일 어난 일이긴 한데, 미리 가서 보스 들만 빼먹고 왔지. 4마리 정도 잡는 영상이야.” _아, 아니 잠깐. 뭐? 현성의 말에 당황한 재환.

뭔가 잘못 들어도 한참을 잘못 들 은 거 같다는 반응이다. 재환이 놀 란 목소리로 묻자 현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다시 말해줬다.

“미리 가서 보스들만 빼먹고 왔다 고. 4마리.”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물론 그것도 미친 거 같긴 한데, 너 그 전에 뭐라 했어?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거?”

-몬스터 군단이 너 때문에! …… 흠흠, 너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다 제 목소리에 깜짝 놀랐는지,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하는 재환.

하긴 놀랄 만도 하다.

그런 대규모 현상이 고작 유저 하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니, 그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 순간 재환은 수많은 생각을 했 다.

‘이미지 안 좋아지면 안 되는데.’

물론 편집은 하겠지만 혹시라도 목 격자가 있으면 곤란하다. 현성이 고 의로 그렇게 하진 않았겠지만, 남들 은 그걸 절대 곱게 보지 않을 것이 다.

‘퀘스트 보상이 좋아서 인기가 많 기는 한데, 어쩌지?’

재환이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현성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거 내 직업 퀘스트 때문에 생긴 거야. 저번에 고성 생긴 것도 내 퀘 스트로 일어난 현상이고, 이번 몬스 터 군단도 강력한 보스한테 최면이 걸려서 베네아로 쳐들어 온 거라서 아무도 모른다. 그건 걱정은 하지 마라.”

-아, 그런 거였냐? 그러면 그 몬스 터 군단은 엄청 약해졌겠네? 보스들 을 죽였으니까.

“그렇긴 하겠지. 근데 좀 야비하게 잡아서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봐 걱 정이긴 해. 뭐 근데 그건 네가 보고 판단해라.”

-오케이. 그럼 그 몬스터 군단 영 상 보내줘. 내가 볼 때 곧 몬스터 군단이 베네아를 습격할 거 같은데, 다들 긴급 퀘스트 치고 어렵지 않다 고 생각할 것 같다. 아마 그 영상 내일 중으로 올리면 인기몰이 장난 아니겠다.

확실히 그럴 거 같다. 역시 사업을 하는 녀석이라 그런지 이런 쪽으로 는 머리가 비상했다. 하긴, 그간 앙마라는 스트리머 밑 에서 컸으니 이런 쪽으로 많은 걸 배웠을 터. 그래서 그런지 감각이 있었다.

-게다가 긴급 퀘스트라는 것 자체 가 큰 이슈라서 인기몰이도 상당히 좋을 거다. 뭐 욕할 놈들도 있겠지 만, 네가 다 쓸어버리지 않은 게 어 디냐고 말하는 애들도 있을 거다.

“뭐 그 정도야 내 멘탈 흔드는 축 에도 못 들지.”

-누가 현성이 아니랄까봐. 암튼 알 았다. 영상 보내주면 당장 처리할게. 오늘 좀 바쁘긴 한데 밤샘작업 하면 내일 오전 중으로 올릴 수 있을 거 다.

“오케이. 지금 보냈다.”

혹시 얘기하면서 영상 얘기가 나올 까봐 현성은 미리 받아둔 걸 바로 메일로 보냈다.

그 얘기를 듣자 재환은 킥킥 웃으 며 말했다.

?진짜 빠르네. 암튼 영상 다 만들 면 네가 최종 확인할 수 있게 내일 오전 중에 보내줄게. 일어나자마자 운동하러 가지 말고 좀 기다렸다 보 고 가라.

“알겠다, 인마.”

-오야, 끊는다.

그렇게 통화를 끊은 현성은 피식 웃으며 다시 경매장을 봤다. 혹시 그 사이에 팔리진 않았을까 하고.

희귀 등급 아이템들은 3분에 1정 도 팔렸고, 유일 등급 재료아이템은 2개나 팔렸다.

이 속도라면 오늘 중에 다 팔릴 수 있을 거 같았다.

‘오늘 진짜 운 좋네.’

달콤한 꿈 스킬부터 영웅 등급 단 검을 얻은 것까지.

게다가 예은을 만나서 깜짝이동과 싱클레어를 얻은 것만 봐도 오늘은 특히 운이 좋은 것 같았다.

현성조차 좀 불안해질 정도로.

그래도 미신은 믿지 않는 편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운이 좋으 면 좋은 거지, 운 좋다고 걱정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그럼 그동안 뭐하지?’

경매장에 아이템도 다 올려놨다. 게다가 영상도 재환에게 보내줬고, 집을 둘러보니 집안일도 할 게 거의 없었다.

하기야 매일같이 간병인 아주머니 가 와서 집안일을 해주는데 할 게 있을 리가 없었다.

‘TV나 볼까?’

현성은 딱히 드라마나 예능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니다. 회사를 다닐 때 는 시간이 없어서 보지 않았고, 학 생시절에는 재미가 없어서 보지 않 았다. 딱히 취향이 아니었던 것.

하나 지금은 볼만한 채널이 있지 않은가.

바로 게임방송 채널.

가상현실이 활성화되다 보니 게임 방송 채널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근래에는 여타의 다른 채널을 압도 할 만큼 시청률이 높았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았고, 유용한 정보도 많 았던 것이다.

띠리릭.

개임방송을 보자고 마음먹은 현성 은 바로 TV를 켜고 게임방송 채널 을 틀었다.

그리고 나오는 MC와 여러 패널을 봤다.

게임방송답게 이데아 안에서 촬영 하는 것인지 다들 캐릭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런 방송을 할 수 있는 장소는 현실하고 시간 비율이 1 대 1이라 고 했지?’ 원래라면 이데아의 방송은 생방송 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방송국을 위 한 세트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곳 에서의 시간 비율은 1 대 1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트장 외에 다른 장소는 1 대 5이다 보니 생방송이 거의 불 가능했다. 아무리 큰 방송국이라도 1 대 5의 시간비율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기술력이 좋아져서 그대로 송출은 가능했다. 물론 게임 상에서 는 이미 끝난 일을 방송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으나 그래도 TV로 그걸 본다는 게 어디인가.

그러다 보니 대회도 방송국에서 촬 영을 할 거 같은데, 그때는 또 어떻 게 될지 궁금했다.

‘아무리 인페르노 측이라도 한국 서버 전체 시간 비율을 1 대 1로 만드는 건 힘들겠지?’

그렇게 되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민폐일 테니 아마도 그 럴 일은 없으리라.

현성은 잡생각을 던지곤 TV에 집 중했다.

패널은 총 3명이었는데 하나같이 랭커들 아니면 유명 유저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대장장이로 유명한 유 저와 요리사 직업으로 유명한 유저 도 있었다. 물론 현성은 MC의 소 개로 오늘 그들을 처음 알게 되었 다.

-네! 한국 공식 랭킹 450위의 화 염의 마도사! 팝나무 님을 모셨습니 다!

짝짝짝짝짝.

‘450위가 대단한 건가?’

솔직히 크게 와 닿지 않았다.

한국 서버에는 3천만에 가까운 유 저가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한국인이 대략 5천만 정도이니, 무 려 과반 이상이 플레이를 하는 것이 다.

그런 면에서 유저 3천만 중 450위 는 대단하기는 했지만 밑에 나온 그 의 레벨을 보고 현성은 시큰둥해졌 다.

‘325랩에 450위라고? 내가 시작했 을 때 현아가 랩 331이라고 하지 않았나?’

현아가 전에 랭킹 1000위 안에 든 다고 했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500위 안이 아 닌가.

그러다 보니 지금 방송에 나온 캐 릭터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은 것 이다. 게다가 그들이 하는 얘기는 다름 아닌 베네아의 몬스터 군단에 관한 거였다.

-이번에 베네아에 긴급 퀘스트가 발생한 건 모두 아실 텐데, 팝나무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 다!

상큼하게 질문하는 MC를 보며 팝 나무는 순간 헤벌쭉한 표정을 짓더 니 이내 헛기침을 하곤 근엄한 표정 으로 대답했다.

-베네아가 워낙 사람이 많은 장소 이다 보니 함락되는 일은 없을 겁니 다. 하지만 긴급 퀘스트는 아무 때 나 나오는 퀘스트가 아닙니다.

-네, 저도 긴급 퀘스트는 그동안 방송을 통해 정보를 전하면서도 많 이 접하지 않은 거 같네요.

-그런 만큼 상당히 힘들 거란 생 각이 들긴 합니다. 물론 레벨 제한 이 100 이상, 150 이하인 걸 보면 꽤 많은 유저가 죽어나갈 거 같습니 다. 아무래도 고렙의 도움을 받지 못할 테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대장장이 랭킹 4 위이신 강약중간약 님은 어떻게 생 각…….

이어진 패널들의 견해를 듣는다는 건 현성으로선 상당히 지루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성은 저 긴급 퀘스트의 주범이다. 물론 의도 한 건 아니지만 어찌되었건 원인 제 공이 된 건 현성 아니던가.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들이 내놓는 추측성 의견들이 지 루할 수밖에 없었다. 흥미로울 것도 없었고.

그때 현아의 방에서 소리가 들렸 다.

“아줌마??”

현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현성은 TV를 끄고 바로 현아의 방으로 건 너 갔다.

“나왔어?”

“어? 오빠?”

평소 같으면 운동을 갔을 시간인데 집에 있다니?

현아는 의문이 담긴 눈으로 물었 다. 그보다 아주머니가 아무런 대답 을 하지 않은 게 이상한가 보다.

“아주머니의 시어머니가 김장하다 가 허리를 삐끗하셨나봐. 그래서 일 찍 퇴근하셨어. 그런 김에 일주일 쉬시다 오라고 했지. 그동안 제대로 된 휴가도 못 보내드렸잖아.”

“아, 그렇지. 잘했네. 별일 아니었 으면 좋겠다.”

“별일 아닐 거야.”

그렇게 대답하며 현성은 캡슐에서 현아의 몸을 들어올렸다.

“아, 깜짝이야. 말 좀 하고 들어!”

“뭐, 평소에도 이랬으면서 투덜거 리긴. 침대? 아니면 휠체어?”

“으음, 일단 침대에 올려줘.”

현성은 현아의 말대로 침대 위로 올려주었고, 현아는 침대에 걸터앉 으며 물었다.

“그러면 오랜만에 오빠가 해주는 밥 먹는 건가?”

“그렇지. 뭐 그냥 시켜 먹을까?” 그것도 나쁘지 않은 듯 고개를 끄 덕이던 현아는 문득 좋은 생각이 났 는지 눈을 반짝이며 현성을 봤다.

현성이 그 눈빛을 보며 고개를 갸 우뚱거리자, 현아가 말했다.

“외식하면서 영화관 갈까?”

“ 영화관?”

“응!”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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