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78화
뿌우우우우-
우우우우우-
적을 발견했을 때 부는 뿔피리 소 리가 베네아 동쪽 성벽에 울려 퍼졌 다.
쿵! 쿵! 쿵! 쿠
지척을 울리는 육중한 진군 소리 들.
그 소리만 듣고 있어도 적의 수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걸까.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유저들의 표 정이 하나둘씩 굳어져갔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악!
-아우우우우우우우우!
수많은 몬스터가 파도처럼 밀려온 다.
그 광경을 보며 유저들은 조금 전 처럼 떠들 수 없었다. 혜자 이벤트 라며 마냥 기뻐하는 시간도 지금부 로 끝이다.
그 몬스터 군단의 공격은 새벽에 이뤄졌다.
게임 시간으로나 현실 시간으로나.
‘이거 큰일이다 사람들이 많이 없 어.’
‘몬스터들 쪽에서도 지휘체계가 있 는 건가?’
‘이때를 노린 건 의도한 건가?’
‘이길 수 있을까?’
횃불 너머 몬스터들로 이루어진 검 은 파도를 보며 유저들은 긴장했다.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엄청난 규모의 공습이 시작되고 있었다.
- 아우우우우우우우!
처음 공습의 시작을 알린 건 달빛 늑대들이었다. 놈들은 모두 푸른 털 을 지닌 채 성벽을 향해 달려들었 다.
그것을 보고 NPC들과 유저들은 모두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후방 조심하라!”
“성벽 뒤에 늑대들 간다! 조심해!”
성벽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저들 은 성벽 위에서 소리친 그 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성문이 뚫리면 몬스터들을 막는 것 이었으니까.
그런데 아직 공습도 일어나지 않았 는데 무엇을 조심하란 말인가.
하지만 그 뜻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
“미친.”
“……성벽을 넘어?”
달빛늑대들은 믿을 수 없는 몸놀림 으로 성벽을 도약했다.
순간 수십의 달빛늑대가 유저들을 덮쳤고, 그걸 방비할 수 있는 유저 는 그리 많지 않았다.
콰드득.
크르르르룽!
콰득! 콰득! 캉!
“으아아악! 사, 살려줘!”
“다들 정신 차려! 조를 이뤄서 공 격…… 크악!”
“커헉! 크르륵.”
“다, 다들 도망쳐!”
수많은 소리가 들리며 공격당하는 유저들.
달빛늑대들은 약한 유저들을 먼저 공격했다.
하나 유저들도 당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휘이이익! 퍼엉!
콰강!
-깨갱!
-크르르르르르!
-깨개개개갱!
마법들이 날아들었고, 유저들이 정 신을 차리면서 성벽을 넘어온 달빛 늑대들에게 각자의 무기를 휘둘렀 다.
하나 동쪽 성벽 전체를 밝히기엔 횃불이 너무 모자랐다. 게다가 횃불 로는 시야를 넓히기도 힘들다. 몬스 터 군단이 있는 쪽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도시 안까지 쳐들어온 몬스터 들을 처리하기 위해선 밝은 빛이 필 요했다.
“마법사들! 모두 유지 가능한 빛 마법 부탁한다!”
“앞이 보이지 않아!”
“몬스터가 보이기라도 해야 잡지!”
그렇게 여러 사람이 말하자, 뒤늦 게 마법사들이 주변을 밝힐 수 있는 마법들을 시전했다.
“라이트!”
“라이징 썬!”
“풀 라이드!”
“마법증폭! 라이트!”
“마법증폭! 라이징 썬!” 그제야 주변이 약간 밝아졌고, 성 벽 위에 있던 유저들은 파도처럼 몰 려드는 몬스터 군단을 확인할 수 있 었다.
꿀꺽.
누군가의 침 넘기는 소리가 들릴 만큼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인 동쪽 무
다들 만만하게 봤다가 경악할 수밖 에 없었다.
하필 사람들이 적은 때에 몬스터들 이 공격을 해올 줄이야. 곧 올 거라 고 알고는 있었지만 다들 낮일 거라 고 생각했다.
지금은 현실 시간으로도, 게임 시 간으로도 새벽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새벽 시간에 공습이라 니. 절묘하기 짝이 없었다.
“모두 공격하라!”
그때 베네아의 경비대장이 말을 타 고 나타났다. 그의 뒤를 한 무리의 기마병이 따르고 있었다. 베네아에 거주하는 NPC 중에서 상위에 속한 NPC들. 그들이 말을 타고 온 것이 다.
순식간에 성문을 뚫고 몰려드는 몬 스터들을 처리하는 경비대들.
지금 유저들의 눈엔 그들이 그 어 떤 히어로보다 더욱 빛나 보였다.
“와! 살았다.”
“할 수 있다!”
“공적치로 유일 등급 가즈아?!”
뒤늦은 합류이긴 했으나 오히려 사 기는 높아졌다.
유저들이야 죽은 이들을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 NPC야 어차피 게임의 일부이고, 유저는 죽어도 하 루 지나면 다시 접속을 할 테니.
그러다 보니 경비대가 나타나자 사 기는 한껏 차올랐다.
서걱! 서걱!
-아우우우우우우!
-샤아아아아아악!
성 안에서는 달빛늑대뿐만이 아니 라 이제는 흑사들도 덤벼들기 시작 했다.
레벨 130대 몬스터인 흑사.
레벨 120대의 몬스터인 달빛늑대 와 달리 강력한 힘이 느껴지긴 했으 나, 혹사들도 경비대 앞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런 경비대의 뒤를 따라 유저들은 기세등등하게 몬스터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수가 점차 줄어들긴 했으나 혹사는 역시 강력했다.
“도, 독이다!”
“힐러! 성직자! 없어?!”
“큐어! 큐어를!”
“모두 당황하지 마라! 전열을 흐트 러트리지 마라! 침착하게 대응하면 이길 수 있다!”
경비대장의 외침에 경비대들은 침 착하게 해독포션을 마셨으나 유저들 은 그러지 못했다.
해독포션은 포션 중에서도 꽤 비싼 편에 속했다.
대상인 도르놈이 다스리는 이 도시 의 경비대들은 모두 비상용으로 하 나씩 가지고 있었으나 유저들은 그 렇게 비싼 물품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가 그리 많지 않았다.
“커어억.”
“쿨컥! 해, 해독 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성문을 열고 병력을 이끌고 나간 것이 실수였던 것일까.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몰려드는 몬스터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흑사들은 뒤에서 독을 뿌리고, 달빛늑대들은 흑사들을 보호했다. 그 절묘한 움직 임 때문에 경비대들조차 곤욕을 치 룰 수밖에 없었다.
‘보스는 어디에 있는 거지?’
경비대장 카르손은 주변을 살피며 지휘를 하고 있을 보스를 찾았다.
그러나 있을 리가 있겠는가.
이미 현성이 다 죽인 보스가 이 자리에 있을 리가 없었다.
하나 그것을 알 리가 없는 카르손 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숨어서 지휘를 내린다고?’ 이 많은 수의 몬스터들을 지휘하는 보스가 그만한 지능을 지녔다니!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다들 성벽 뒤로 물러나라! 성문을 닫고 원거리 무기를 준비하라!”
“씨 x!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이런 시x! 이거 너무한 거 아니 냐고!”
“다들 존버해! 존버는 언제나 승리 한다!”
“화살이나 한 발 쏘고 그런 말을 해라! 머저리 새끼야!”
몬스터들은 저리도 협력하는데 유
저들은 그러지 못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몬 스터들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다름 아 닌 사룡의 기운이다. 사룡의 기운으 로 증폭된 몬스터들은 평소보다 강 력해질 뿐만이 아니라 서로를 동료 라 생각하며 협력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유저들에겐 악몽이었다.
“다른 유저들이 접속할 때까지! 아 니 아침까지만 버텨!”
지금이 새벽이니 동이 트려면 적어 도 5시간은 버텨야 한다.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절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 이다.
하물며 이중 최강자라고 할 수 있 는 카르손조차 그런 생각을 하고 있 었으니.
‘원래의 힘보다 더 강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달빛늑대와 흑사는 종부터 다른 몬 스터인데 왜 협력하는지 그것조차 의문이다.
성벽 위에서 대치하는 상황도 그리 쉽지 않았다.
흑사들은 멀리서 독을 뿌려대고, 달빛늑대들은 틈만 보이면 성벽을 넘으려 하다 보니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필사적으로 막고는 있으 나 이 긴장의 선이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대치한 지 1시간이 흐르자, 소식을 듣고 찾아온 유저들이 늘어 났다. 그 덕에 더 버틸 수는 있었으 나 그게 한계였다. 몬스터들을 몰아 낸다던가, 한 번에 처리할 순 없었 다.
“미친! 얘들 달빛늑대 맞아? 왜 이 렇게 세?”
“흑사들도 평소보다 독이 더 강력 한데?” “원래 얘들 이 정도 아닌데? 이벤 트라 세진 거야?”
“와 갓겜. 진짜 공성전 두 번 하세 요! 세 번 하세요! 씨 x!”
저마다 욕을 하면서 버티고 있었 다.
어려울 수밖에.
원래도 최소 네 명이 함께 사냥을 해야 하는 몬스터들이다. 그런데 그 런 몬스터가 수천이나 있으니 통상 적으로는 최소 4배, 이기려면 적어 도 5배는 있어야 몬스터들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달리 말해 지금 달빛늑대와 흑사들의 수가 적어도 2천은 되어 보이니, 유저가 최소 만 명은 모여 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모인 유저는 고작해야 2천도 넘지 않았다. 그러 니 아무리 성벽을 끼고 있다고 한들 불리하기 짝이 없는 수였다.
“이러다 진짜 실패하는 거 아니 야?”
“실패하면 제국 공적치 몰수라잖 아.”
“공적치가 문제냐? 이러다 베네아 가 함락되는 거 아니냐?”
“이거 망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불안감이 유저들을 사로잡 기 시작했고, 죽음을 불사하고 항전 하던 유저들조차 점점 의욕을 잃기 시작했다. 난이도가 생각보다 너무 높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동이 트기 시작하자 달 빛늑대들과 흑사들이 뒤로 물러났 다.
그걸 본 유저들이 환호성을 지르려 할 때였다.
쿠웅! 쿠웅!
-크워어어어어억!
-족장의 원수를! 피의 복수를!
그때 유저들은 볼 수 있었다. 성벽 보다 조금 작은 오우거들과 5미터 성벽만한 오크들의 무리를.
몬스터들은 모두 물러났으나 그 모 습이 유저들의 뇌리에는 똑똑히 박 혀 있었다.
거대오크들과 오우거는 아직 참전 도 하지 않았는데도 이리 힘든 전투 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공격은 오늘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이데아 홈페이지에 사람들 모 아.”
“이거 이러다 지겠다.”
“우리 지면 X망해. 사람들 모아!”
“지인이고 가족이고! 쳐 자는 애들 다 깨워서 모아야 해!”
“현실 시간으로 고작 3시간만 지나 도 다시 공격해 올 거야! 새벽을 노 리고 다시 올 거다! 사람들 모아!”
그렇게 혼란이 사람들을 덮쳤고, 이데아 홈페이지는 거의 폭주 직전 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음 날,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하 지만 그 두 번째 공습에서도 너무나 치열한 전투를 치러야 했고, 유저들 은 패배에 가까운 타격을 입을 수밖 에 없었다.
아직 경비대가 굳건하긴 했으나 그 래봐야 경비병의 수는 200을 넘지 못한다. 이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 해선 유저들이 필요했다. 더 많은 유저들이.
‘가만, 이렇게 유저들이 소모되면 점점 불리해지는 거 아니야? 사망 페널티가 현실 시간으로 24시간이 니까.’
게다가 두 번째 공습 역시 달빛늑 대들과 흑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거 대오크는 나타나지도 않았고, 몇몇 오우거만이 성문을 두드려 금이 가 게 만들었다.
성문도 그리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을 보다 못한 몇몇 고렙들이 유저들을 돕기 위해 베네아로 향했 으나 고렙들은 출입을 금지 당했다.
애당초 100레벨부터 150레벨까지 만 참가가 가능한 퀘스트다.
도움은커녕 접근조차 할 수 없었으 니 고랩들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 다.
“아니, 인페르노는 뭐하고 있냐! 고렙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게라 도 만들어야지!”
“뉴비 생각해주는 마음 인정합니 다. 씨x! 고마워서 눈물이 다나네!” “아! 나 베네아에 집 있단 말이야! 돈이 얼마가 들었는지 알아! 그냥 고렙 출전할 수 있게 해줘!”
유저들 사이에서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질 수밖에 없었 고, 가뜩이나 강한 오우거들조차 강 화가 되어 일당백을 넘기는 위용을 보이고 있었다.
2차 공습 때는 쳐들어온 오우거가 100마리 정도였는데, 그중 20마리 도 못 죽였으니 얼마나 강한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 모습조차 보이지 않은 거대오크들이 남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꾀를 써서 몇몇 200레벨 유저들이 모여 몬스터가 있는 쪽을 자체적으로 습격하려 했으나, 그것 도 실패로 돌아갔다.
[제목: 베네아 함락 확정.]
-작성자: 판왕소
=일단 본문에 앞서서 제 소개를 하자면, 레벨 215 전사 유저입니다. 저희 파티가 보다 못해 조금이나마 몬스터들을 줄이려고 베네아 남쪽 문으로 나가 몬스터가 있는 동쪽 성 문 쪽으로 향하던 중 프로텍터가 있 는 것을 확인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 었습니다. 이거 보아 하니 강제로 클리어해야 하거나 실패해야 하는 퀘스트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절대 베네아 수호 못합니다. 애초에 긴급 퀘스트라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만 일어나는 것들인데, 아마 원래라면 함락되는 게 확정이 난 건데 그나마 막아보고자 인페르노 측에서 이벤트 를 발생시킨 거 같습니다. 아마 메 인 시나리오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 는데 그중 하나로 생각해도 될 것 같네요. 출시 1년이나 되었지만 아 직 진전 없는 메인 시나리오가 1년 이 되고 얼마 있지 않아 이런 일이 난다는 것은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되네요. 아무래도 베네아 함락 확정 인 거 같습니다.
-so 일리 있다.
-그럼 베네아 포기해야 하나?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그래도 막을 수 있지 않을 까?
제 지인이 베네아 공습 막 아보니까 절대 불가능이라 함.
'■제 지인도 이미 죽음. 엌
-베네아 진짜 관광도시 중 베스트 안에 꼭 드는 곳이었는데. 아쉽네.
L아직 함락 아니니 그런 말을 하 기 전에 도울 생각부터 해라.
L확정이라잖아. 확정인 걸 유저가 어떻게 막냐? 버人
L 아니 뇌피셜을 진짜 믿고 있는 놈이 있네;;;
게시판에서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때 였다.
사냥꾼 아수라의 영상이 올라온 것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