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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83화 (83/472)

잠만 자도 랭커 083화

거대한 육체.

거대오크전사의 크기에서 더 불어 나진 않았으나 거기에서 풍기는 위 압감은 차원이 달랐다. 복수를 다짐 하던 몬스터 군단들의 진군조차 막 아버리는 엄청난 위압감.

그것을 보며 몬스터 군단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때 자신들의 최고 수장이었던 파 이락이 이제는 적이 되어 나타났다 니!

용맹한 거대오크들조차 뒤로 물러 날 정도였으니, 그 외 다른 몬스터 들은 어떻겠는가. 공포에 질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그걸 본 유저들은 경악 한 얼굴로 소리쳤다.

“미친!”

“영상에서 보스를 되살린 걸 보긴 했지만 저놈도 가능할 줄이야……

“……미쳤다.”

“우,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이기겠 는데?”

“그, 그러니까.”

고개가 아플 정도로 올려다봐야 하 는 엄청난 거구의 파이락.

모두들 그런 파이락을 보고 아군임 에도 전의를 상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룡의 힘으로 증 폭 받은 파이락보다는 약했으나 평 소의 파이락에 비해 30%나 더 강 한 괴수가 등장한 것이다.

저런 괴수가 나서는데 자신들이 뭐 라고 나서겠는가.

하지만 그때 몇몇 유저들이 나서며 소리쳤다.

“야! 우리 지금 안 나서면 보상 창 렬된다!” “희귀 등급이라도 뽕 뽑아야지 않 겠냐!”

“마, 맞아! 우리도 하나라도 죽이 자!”

“옳소!”

다들 아수라가 독점하는 것에 반발 한 건 아니었지만 하나라도 더 죽이 자는 의견으로 쏠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예은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진짜 대단하시다.’ 지금 같은 때에 저 스킬을 사용해 서 모두의 사기를 충전시켜 주다니.

그 바람에 모든 유저와 경비대원들 이 힘을 합쳐 그나마 약한 달빛늑대 나 흑사들을 상대했다.

그게 다 아수라의 전략이라고 착각 하는 예은이었다.

언뜻 그럴 듯해 보이긴 했으나 사 실 그건 모두 우연히 낳은 산물이었 고, 무엇보다 현성은 지금 이 상황 을 매우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그거 소환이라도 했으 면 이 미친 몽유병 새끼야! 아이템 이라도 주워! 몬스터 잡을 생각하지

말고!’ 파이락 어깨 위에서 다른 거대오크 들을 노려보는 현성의 캐릭터.

안 봐도 뻔했다.

파이락은 오우거를 상대하게 하곤 자신은 거대오크들을 상대하려는 것 이다.

오우거에 비해 방어력이 그나마 낮 은 거대오크인데다가 오우거보다 덩 치도 커서 AI의 공격에 속수무책으 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타나노스의 자 각몽을 쓸 수 없는데다가 대부분의 스킬이 쿨타임이라는 것. 지금 AI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라곤 교아탄 과 마탄사격밖에 없었다.

‘아무리 잘해 봐야 남은 6분 안에 세 마리다.’

현성이라도 남은 스킬이 없는 상황 에서 세 마리 이상은 상대하기 힘들 었다. 다만 거의 막바지에 돌아오는 타나노스의 야상곡이 불안했다.

그래도 그럴 리가 없다고 현성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하하, 안전을 추구하는 AI7} 그 런 과격한 공격을 할 리가 없겠지. 그랬으면 파이락을 소환했을 리가 있겠어?’

절대 그럴 리가 없다.

현성은 그렇게 굳게 믿었다.

그러나…….

파팟!

AI는 파이락의 어깨에서 뛰어내리 는 것과 동시에 다른 거대오크전사 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곳에 있는 거대오크전사는 고작 둘이었다.

그중 하나를 방금 파이락의 소환으 로 사용해 버렸다. 남은 거대오크전 사는 고작 한 마리.

그러나 거대오크전사가 한 마리뿐 이지, 거대오크가 한 마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취익! 복수를!

AI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 거대오 크전사가 외치자, 그 뒤에 있던 거 대오크들이 정신을 차렸다.

하나 AI의 속도가 훨씬 빨랐다.

휘익.

퍼퍼퍼퍼펑!

순간 거대한 폭발이 거대오크전사 의 안면에서 터졌다.

-크아아아아악!

순간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았음에 도 거대오크전사는 절대 당황하지 않았다.

자신의 방망이를 쥐고 뒤로 물러나 는 거대오크전사. 그 앞을 거대오크 들이 가로막았다.

그걸 본 현성은 짜증난다는 듯 속 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에라이!’

거대오크전사가 취한 저 방법은 좋 은 방법이긴 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자신은 방어를 하며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부하들로 하여금 막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하나 그건 상대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면 써서는 안 될 방법이 다.

콰드드득!

그때 순식간에 소환된 상어들이 거 대오크들의 사지를 물어뜯었다.

- 크아아악!

-사, 살려줘!

MP가 상당히 소모되었으나 손해 는 아니다. 그로 인해 방비가 약해 졌으니.

아직 거대오크전사의 시력은 돌아 오기 전이다.

AI는 그것을 노리고 거대오크들을 지나쳐 거대오크전사를 공격했다. 5m 정도 되는 거대오크와는 달리 8m는 족히 넘을 것 같은 거대오크 전사의 목에 단번에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

서걱!

단 일격.

고작 한 번 검을 휘둘렀음에도 거 대오크전사의 목에서 피가 철철 홀 러 넘쳤다.

그것을 보며 현성은 솔직히 감탄하 지 않을 수 없었다.

‘저런 식으로도 할 수도 있구나.’ 현성이라면 타격과 베는 효과를 동 시에 내기 위해 AI처럼 깔끔하게 베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그 대 상이 파이락이긴 했으나, 만일 그가 저런 식으로 공격했다면 더 깊게 벨 수 있었을 것이다.

저건 좀 참고할 만하긴 했으나 여 전히 저런 식의 유려한 검술은 마음 에 들지 않았다.

현성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더 강력 하게 바꿔보자고 다짐하고 있을 때, 거대오크전사의 시력이 돌아왔다.

-죽어라!

빠르게 휘둘러지는 방망이. 지금 현성의 캐릭터는 타나노스의 자각몽을 사용한 후유증으로 모든 방어력이 o인 상태다. 저것을 맞기 라도 한다면 거의 사망할 수도 있 다. 달콤한 꿈을 사용하긴 하지만 무적은 아니었으니까.

하나 AI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순식간에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콰강!

순간 강렬한 충격이 대지를 덮쳤을 때, 거기에는 거대오크전사에게 달 려드는 AI가 있었다.

그리고 몽환의 허리띠가 반짝거렸 다.

‘앞으로 4번이네. 아무리 봐도 사 기야.’

하루에 5번 절대 회피를 할 수 있 는 허리띠.

하긴 영웅 등급 벨트이니 그럴 만 도 했다.

거대오크전사는 자신의 공격을 맞 았음에도 멀쩡한 AI를 보고 당황했 는지, 순간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 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콰드드득!

그 순간 두 마리의 교아탄이 생겨 나며 거대오크전사의 두 다리를 물 어뜯었다. 그때 주춤거리지 않았다 면 캐스팅 시간을 노리고 캔슬시킬 수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

-크허어어억.

가슴을 깊게 베인 거대오크전사가 그대로 잿빛이 되어 사라졌다.

교아탄 두 마리와 마탄사격, 거기 다가 꾸준한 AI의 공격에 사망한 것이다.

그렇게 뒤에서 거대오크전사가 죽 은 것을 지켜본 세 마리의 거대오크

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이제 자 신들의 차례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바로 그때였다.

우우우우우우 우우웅 !

갑자기 휘몰아치는 바람에 모든 몬 스터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그것을 느끼곤 AI가 빠르게 남은 거대오크들의 목을 베어 쓰러트렸 다. 그 짧은 틈에 한눈을 판 대가였 다.

그리고 AI가 움직인 곳은 다름 아 닌 다른 사람들 앞이었다. AI는 파 이락을 향해 검을 들었다.

그 순간.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

후우우우우우 우웅 !

거대한 충격이 대지를 강타했고, 폭풍이 휘몰아쳤다.

AI가 앞에서 버티지 않았다면 몇 사람은 죽었을 만한 엄청난 폭풍.

그것을 지켜본 사람들은 땅에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다.

“미, 미친.”

“저게 150레벨 이하의 스킬로 소 환한 보스의 위력이라고?”

“격이…… 달라.”

“……같은 유저 맞나?”

“전설 등급은 다 저래?”

꿀꺽.

AI가 앞에서 폭풍을 막아줬음에도 압력 때문에 뒤로 밀려난 그들이다. 만일 정면으로 맞았다면 밀려나는 정도가 아니라 그 데미지로 인해 사 망했을 게 분명했다.

곧 폭풍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수 십 마리의 몬스터가 소멸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파이락도 유지시간이 남았음에도 힘을 다 잃은 것이지 그 대로 잿빛이 되어 사라졌다.

그때 AI도 꽤 큰 상처를 입었으나 지금은 달콤한 꿈이 시전 중이다.

빠르게 회복하는 AI를 보며 사람 들은 다들 혀를 내둘렀다.

“저 폭풍을 막고도 멀쩡한 거야?”

대부분 할 말을 잃고 AI를 봤고, 그 순간 현성은 절망했다.

‘아니 몽둥이질 한 방에 3업? 3업 이라고?’

조금 전 그 공격으로 인해 몬스터 가 쓸려나가며 무려 3업이나 한 것 에 현성은 낙담한 것이다. 그 덕에 지금 현성의 레벨은 98.

곧 있으면 레벨 100을 달성한다.

문제는 프로게이머와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뿐만이 아니라 대회 에 아예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두 번째 흔적 퀘스트도 시간제한 이 있을 텐데……

대회와 두 번째 혼적 퀘스트.

만일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두 번째 혼적 퀘스트다.

레벨이 1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거기다 권능이나 신의 유물을 받을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않은가.

‘앞으로 1분.’

방금 그 위력이 대단하긴 했으나 아직 잔당들이 남아 있었다. 더군다 나 이번에 온 놈들이 몬스터 군단의 전부는 아니다.

그나마 천만다행이라 할 만한 것 이, 조금 전 위력으로 몬스터들이 모두 겁을 집어먹었다는 것.

-크, 크워어억!

-도, 도망쳐라!

-샤아아악!

?끼, 끼잉.

그나마 살아남은 거대오크며 오우 거 할 것 없이 다들 도망치기에 바 빴다.

현성은 그걸 보며 안도했다.

전이라면 모르지만 지금의 AI라면 절대 쫓아가지 않을 테니까.

현성의 예상대로였다.

판단하기 시작한 AI였기 때문에 잔당을 쫓다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 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상당히 한정되어 있었고.

그러나…….

AI는 타나노스의 야상곡 쿨타임을 기가 막히게 알고 도망치는 잔당들 사이에서 발동시켰다.

그 바람에 10마리의 오우거들이 검은 벼락을 맞고 쓰러졌고, 그 덕 에 현성의 레벨이 하나 더 올라갔 다.

‘아, 안 돼!’

그 순간 현성의 눈앞에 레벨 업 메시지와 함께 메시지 하나가 떠올 랐다.

[레벨 업!]

[달콤한 꿈이 해제됩니다.]

“후우.”

혹시나 AI가 도망치는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드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타이밍 한 번 좋다.

그러나 이제 그의 레벨은 무려 99.

이제 더는 사냥을 해선 안 된다.

‘체면이고 뭐고 아이템 먼저 수거 하자.’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고 기사 아수 라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런 때 아 이템을 챙긴다는 건 너무 속보이는 행동이지만, 그동안 몽유병 때문에 놓친 아이템이 몇 개이던가.

이번에도 그럴 순 없다.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현성은 먼 저 자신의 아이템들을 수거하기 위 해 나섰다.

몬스터를 죽일 경우 습득권이 없는 이상 아이템을 주을 수 없다. 그런 데도 그걸 억지로 가지려 하면 비매 너 행동으로 인지되어 적대상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카르마 수치도 오르게 된다.

그러니 현성은 자신의 아이템과 남 들의 아이템을 구별하여 자신의 아 이템만 주웠다.

‘혹시 내 아이템을 훔칠 간 큰 녀 석은 없겠지?’

그건 괜한 우려였는지, 오히려 아 이템을 줍는 아수라를 보며 다들 대 단하다며 칭송을 하고 있을 뿐이었 다. 그만큼 방금 그 전투가 인상적 이었던 모양이다.

아이템을 다 챙긴 현성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희귀 등급 3개 빼곤 다 일반 등급 이네.’

대부분 골드거나 일반아이템의 비 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기야 그간 현성의 운이 좋았던 것이지, 다른 이들은 이게 일반적이 었다.

그래도 수백 마리를 잡았는데 고작 희귀 등급이 3개라니, 아쉽지 않다 면 거짓말이리라.

‘그러고 보니 그동안 특수한 경우 에서 강화된 보스들만 많이 잡았네. 평상시의 보스들은 좋은 아이템 많 이 안 나왔지.’

베네아에 있는 보스들도 기껏해야 희귀 등급들이지 유일 등급은 한 번 도 본 적이 없었다. 다 강화된 보스 가 아닌 이상에야 유일 등급은 나오 지 않는 모양이다.

하기야, 그러니 아이템 하나에 천 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것 아니겠는 가.

‘일단 돌아가자.’

현성이 베네아로 돌아가려는 순간 예은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예은: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 다.]

그녀는 현성을 보며 고개를 숙였 다.

그걸 본 현성이 피식 웃으며 마찬 가지로 인사를 한 뒤 이동 스크롤을 찢고 사라졌다.

현성이 사라진 걸 본 유저들은 아 쉽다는 듯 중얼거렸다.

“솔직히 사진이나 같이 찍자고 하 고 싶었는데, 다다가기 좀 그랬다.”

“맞아, 막 절대자의 오라가 있다고 해야 할까?”

“나도 그래서 못 감. 아, 아쉽네.”

“그래도 난 영상 찍었지롱.”

“너 그러다 고소당한다.”

“개인 소장은 괜찮지 않을까?”

살아남은 유저들끼리 그렇게 떠들 고 있을 때, 그중 몇몇 사람들은 다 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거 스샷도 찍었겠다, 홈페이지 에 올리자.”

“오 좋네. 어떤 놈들이 아수라 150 이상이라고 한 거 이제 개소리 로 판명된 거니까 올려버리자.”

“오오! 맞아 맞아! 킹갓 아수라 님 인데 그런 말 듣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옳소!”

다들 현성에게 도움을 받자 끝없는 찬양을 하고 있을 때, 오직 예은만 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유저 들을 바라봤다.

지금 처음으로 얻은 승리에 취해 저들이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 다.

‘아직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안 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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