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088화
조민우 팀장은 게임 안에서도 다크 서클이 짙게 내려올 정도로 지금 피 곤한 상태였다. 조금만 잘못하면 안 정을 위해 강제 로그아웃 당할 법한 상태.
하나 어쩔 수 없었다.
대회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 르니 대부분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유저들을 연일 감시하다 보니 이 지 경이 되었다.
다른 직원들도 바삐 일하고 있으니 팀장인 조민우가 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별일은 없죠?”
“예, 근데 현성 유저가 아이템하고 스킬을 개봉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긴급 퀘스트 로 유일 등급 스킬하고 아이템을 5 개씩 받았던가요?”
“예. 그중 몇 가지 스킬이 걸립니 다.” “……리스트 가져오세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지만 직 원은 차마 쉬라고 할 수 없었다. 지 금 저 현성 유저 때문에 이들이 바 빠진 것이었으니.
평소였다면 그리 큰 규모로 대회가 이어지진 않았을 거다. 그래도 처음 있는 이벤트였으니 사람이 몰리겠지 만, 최상위권 랭커들이나 비공식 랭 커들은 참여할 이유가 없었을 테니 까. 그럴 바에 사냥을 하는 게 더 이롭다.
그러나 현성 하나로 인해 대회의 판도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아수라 영상을 본 유저들은 직접 보 고 싶어 했고, 그 정보를 들은 비공 식 랭커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그중 문제가 되는 몇몇 비공식 랭 커들. 그들까지 움직이게 되다 보니 준비할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제 NPC들도 관리해야 하다니.’
그것은 원래라면 개발팀에서 맡아 야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 유저관리 팀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대회 설정과 제한들, 그리고 대회 기간 동안 서버 시간 비율까지 조정 해야 하니 NPC들을 관리하는 일을 유저관리팀이 맡게 된 것이다.
“여기 있습니다.”
거기다 블랙리스트 중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현성.
그 유저가 어떤 스킬을 얻었는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었다.
‘회장님이 이번 이벤트에 거는 기 대가 크시다고 했지?’
지금 현성의 레벨은 99다.
즉 100 미만에 들어간다는 것.
레벨 100 미만의 경기는 프로게이 머들 대부분이 참가하는 경기다. 이 미 게임 경기를 진행하는 측과 연결 까지 해둔 상태.
그런 상황에서 현성이 그곳에서 날 뛰는 것을 상상해 봐라.
당연히 프로게이머들이 소속된 회 사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조작은 하지 않더라도 저런 유저 를 어떻게 이기냐며 스킬이나 형평 성 문제로 걸고넘어질 확률이 크 다.’
그렇게 되면 회사 대 회사로 문제 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까 지 일이 커지진 않겠지만.
그렇기에 목록을 꼼꼼하게 읽어본 조민우 팀장은 곧 인상을 찌푸렸다.
‘ 젠장.’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현성에게 유 리한 스킬이다.
당장 쓰기 좋은 스킬은 고작 2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봤 을 때 위험한 스킬이 포함되어 있 다.
‘또 위에서 뭐라 하겠네.’
안 그래도 지금 아수라에 대한 형 평성 문제로 신고가 엄청나게 들어 오는 중이다.
보스를 되살리는 스킬.
타나노스의 영혼놀이로 인한 형평 성 신고.
그러나 현성의 직업이 그냥 사기인 걸 어쩌겠는가. 그래서 위에서도 어 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현성을 유심히 살피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 이다.
그런데 이렇게 유용한 스킬까지 또 얻게 되다니.
‘후우. 그래도 스킬이 더 안 늘어 나는 게 어디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킬을 사는 것이 아닌 이상 더는 늘어날 일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주의해야 할 유일 등급 스 킬 중 경매장에 올라온 스킬이 하나 있긴 했으나 가격이 가격인지라 걱 정이 되지는 않았다. 유일 등급 위 로는 아예 매물 자체가 없었고.
이제 안심해도 되겠지?
‘현성 유저는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어.’
그렇게 조민우 팀장이 안심을 하고 있을 때였다. 사내 연락망으로 개발 팀장 민유라가 전화를 걸어오자 그 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때에 전화가 오다니.
“예, 조민우 팀장입니다.”
-……이건 극비사항입니다.
연결이 되자마자 극비사항이란다.
이젠 그러려니 하며 고개를 끄덕이 는 조민우.
원래 자신의 팔자가 이렇지 않았는 가. 이미 자포자기를 해서인지 이젠 안 좋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 뭔가요?”
-회장님의 따님이 이번 대회에 출 전한다고 합니다.
“?…"예?”
-XXX 유저가 회장님 따님입니다.
“......!!!”
조민우 팀장은 그 말을 듣자 정신 이 멍해졌다.
그 이름을 듣고 모니터 화면으로 확인하자마자 그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니 회장님의 따님이 비공식 랭커였습니까? 왜, 왜 진작……
-극비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그 말에 조민우는 주변을 둘러봤으 나 다들 바빠서 그런지 듣지 못한 듯했다. 설령 들었다 해도 그게 누 군지 말하지 않았으니 아무도 알아 듣지는 못했으리라.
그보다 너무 충격적인 사실에 정신 적인 피로가 모두 날아갔다. 지금 드는 생각은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꿀꺽.
“회장님께서는 그리 좋아하지 않으 시겠네요?”
-예, 그래서 설득을 하시는 중이라 고는 들었는데 따님이 워낙 고집이 세셔서.......
“아??????
-일단 조민우 팀장님께서 현성 유 저와 같이 잘 봐주십시오.
“예.”
졸지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 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진 순간 사라진 모든 피로가 배로 돌아오는 느낌이 었다.
“으으으흑, 진짜 나한테 왜 그래.”
“저…… 팀장님?”
울고 싶어진 조민우 팀장 뒤에 한 직원이 서 있었고, 그걸 본 그가 울 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때 직원이 조민우 팀장을 보며 말했다.
“저,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하아, 예. 있으시겠죠. 또 중요한 일이겠죠?”
“네에. 그렇습니다.”
죄송하다는 듯 말하는 직원을 보며 그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이제 받아드릴 때도 되었죠. 무슨 일이죠?”
“현성 유저에 관한 겁니다.”
직원이 준 파일을 받아들고 조민우 팀장은 빤히 바라보았다.
곧 그의 입에서 비명과 같은 소리 가 터져 나왔다.
“아…… DP상점이 있었구나.”
그의 고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분간 접속을 하지 않으려 했던 현성이 접속했다.
그런데 강제 로그아웃을 당하며 분 명 땅바닥에 쓰러진 것 같은데, 눈 을 떠보니 타나노스의 제단 위였다.
게다가 제단 주변에 뭔가 불길해 보이는 주술에 쓰일 거 같은 해골이 나 피로 써진 마법진 같은 것들이 보이자 현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죽음의 신의 제단이라도 이 건 좀 과한 것 아닌가?
‘그리고 나를 왜 여기에 올려 둔거 야. 썩을 것.’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그 때 리베우스가 현성이 나타난 걸 보 곤 기뻐하며 외쳤다.
“오오! 제 소환진이 드디어! 빛을 바란 것이군요!”
“응, 아니야.”
현성은 퉁명스럽게 대답하곤 제발 닥치라는 듯이 노려보았다. 그러자 리베우스는 헤실헤실 웃으면서 신나 는 얼굴로 현성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리베우스에게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긴급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이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그 두 메시지를 보며 현성은 승리 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이걸 까는 날이 왔구나.
사실 어제 하루 종일 집에만 있다 보니 좀이 쑤셔 죽을 것 같았는데, 그런 것들이 메시지를 보자 확 풀려 버렸다.
‘먼저 아이템부터 까자.’
지금 현성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 은 다름 아닌 방어구였다. 지금 착 용하고 있는 것도 희귀 등급과 일반 등급이 섞여있는 방어구들뿐이었 다.
이젠 여기에서 졸업할 때가 된 것 이다.
아수라의 정체를 숨기는 걸 생각하 면 평상시에는 빼야겠지만.
인벤토리를 열어본 현성은 좀 불안 하다는 듯 보상으로 지급된 아이템 박스를 봤다.
[아이템 종류 선택 박스(유일)]
-종류: 랜덤박스
-설명: 아이템 종류를 설정한 뒤
그 종류 아이템이 랜덤으로 나온다.
-제한: 소지자 외 사용불가, 교환 불가.
-옵션: 랜덤으로 아이템을 뽑을 수 있다.
정말이지 심플한 정보.
랜덤이라는 말을 봐서 그런지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현성은 제물이라 생각하며 검 3개를 먼저 뽑았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사 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흡혈 옵션의 검과, 데미지를 증폭시켜 주는 대신 공속이 느려지는 검, 마지막으로 파 괴력에서 으뜸인 대검이 나왔다.
모두 현성이 쓰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검이다.
어차피 팔 생각이었으나 3개나 내 리 자신이 안 쓰는 용도가 나오다 니, 살짝 불안했다.
‘……그래 제물이야. 제물로 바친 거니까, 이제 좋은 게 나올 거야.’
여태까지 검을 선택하고 돌린 것과 달리 이번에 선택한 것은 옷이었다.
방어구 아래에 착용할 수 있는 옷.
그것도 유일 등급 옷은 상당히 귀 했다.
다른 유일 등급 아이템은 가끔 보 이긴 했지만 유일 등급 옷은 발견하 는 것도 쉽지 않은 아이템 중 하나 였다.
‘다른 방어구들보다 얻기 힘든 옷 부터 먼저 하자.’
현명한 생각이다.
다른 부위는 사냥이나 혹은 경매장 을 통해 구할 수 있지만, 옷의 경우 는 파는 사람도 없고 구하기도 쉽지 않으니 올바른 판단이다.
현성은 설정에 있는 아이템 분류에 서 옷을 선택한 뒤 상자를 열었다.
[상자를 개봉 시 아이템이 나오며 상자는 소멸합니다.]
[정말로 개봉하시겠습니까?]
검을 까면서도 봤던 문구이건만 왜 이리 불길해 보이는 걸까?
‘천하의 현성이 쫄보가 다 됐네. 가즈아?!’
긴장할 필요 없다며 상자를 단번에 개봉했다.
그리고 현성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타일로의 작업복을 획득하셨습니
다.]
왠지 모르게 꺼림칙한 이름이다.
작업복이라니. 비전투직들이 사용 하는 아이템 같지 않은가.
다소 실망하며 아이템 정보를 읽을 때 현성의 두 눈이 똥그래졌다.
[타일로의 작업복(유일)]
-종류: 천옷
-설명: 암살자로 유명했던 타일로 의 작업복이다.
?제한: 순발력 200 이상.
-옵션: 순발력 +30 상승, 회피 20% 상승, 이동속도 20% 상승, 스 킬 은신 사용 가능.
이건 그야말로 현성의 아이템!
옷가게 점원들이 ‘어머! 이건 고객 님 옷이다!’ 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재생되듯 틀어지며 현성은 방긋 미 소를 지었다.
역시 방금 전 검 3개는 제물이었 던 모양이다.
‘아니 이곳에서 까서 좋은 게 나온 건가?’
혹시 제단의 효과도 있는 것일까?
미신에 가까운 생각이었지만 그럼 어떤가. 실제로 좋은 아이템이 나왔 거늘. 그리고 그 순간!
‘방심한 틈을 타서 지금!’
마지막 박스를 갑옷으로 선택하곤 바로 개봉했다.
개봉 문구도 무시하고 빠르게 개봉 한 상자에서 빛이 나면서 메시지가 나타났다.
[투견의 가죽갑옷을 획득하셨습니
다.]
이름만 봐서는 합격이다.
회피를 중요시하는 현성에겐 가죽 갑옷이 제일 좋았다. 움직이기도 나 름 편하고 무겁지 않았기에 이동속 도에 제한이 걸리지 않으니까. 순발 력이 중요한 현성인지라 가죽갑옷이 야말로 현성의 아이템이었다.
하나 긴장을 놓진 않았다.
‘이래놓고 쓰레기일 수도 있어.’
어느 정도의 긴장은 유이한 채 인 벤토리에 들어온 새로운 아이템을 확인했다.
[투견의 가죽갑옷(유일)]
-종류: 갑옷
-설명: “개싸움이야말로 진정한 전 투다!”-투견 리덴
-제한: 근력 300 이상.
-옵션: 근력 +20 상승, 방어력 10% 상승, 스킬 괴력 사용 가능.
‘크흐! 이거지!’
이번에도 역시 딱 현성에게 필요한 아이템.
그러나 그래서인지 조금 불안해졌 다.
‘이러다 스킬에서 조지는 거 아닌 가?’
이래놓고 스킬이 안 좋은 게 나오 면 큰일 아닌가.
그것도 무려 유일 등급 5개다.
하지만 괜한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래, 어차피 내 팔자려니 생각하 고 넘어가는 게 좋다. 너무 연연해 하지 말자.’
이 스킬로 기대를 하지 않고 나중 에 스킬북을 사기로 하지 않았던가. 그것만 생각하면서 까자고 마음먹고 보상으로 받은 스킬북을 확인했다.
[랜덤 스킬북(유일)]
-종류: 스킬북
-설명: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랜 덤으로 뽑을 수 있는 스킬북이다.
-제한: 소지자 외 사용불가, 교환 불가.
-옵션: 랜덤으로 스킬을 뽑을 수 있다.
설명을 본 현성의 표정은 빠르게 식어갔다.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랜덤으로 뽑을 수 있다니.
이건 다시 말해 모든 스킬을 획득 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타나노 스의 후예라면 별 잡다한 스킬들이 다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망하지 말자고 다짐한 지 10초 도 안 지났는데 벌써 자기 말을 어 기고 있는 현성.
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미 각오를 하지 않았던가. 아직 까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실망할 필요가 있겠는가.
짝짝!
현성은 자신의 뺨을 세게 두드리며 정신을 차리자는 듯 랜덤 스킬북을 노려봤다.
만일 남들이 본다면 미친놈처럼 보 이겠지만, 리베우스는 그저 존경과 충심이 담긴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 볼 뿐이었다.
‘깐다!’
[랜덤 스킬북을 사용 시 랜덤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획득하며 랜 덤 스킬북은 소멸합니다.]
[정말로 사용하시겠습니까?]
망설일 게 뭐가 있는가.
현성은 망설일 게 없다는 듯이 바 로 사용 버튼을 눌렀다.
[용암의 정령 소환진을 획득하셨습 니다.]
이름만 봐도 꽝이 틀림없다.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 하는 것 아 니겠는가.
현성은 뜬금없이 정령이 나온다고 투덜거리지 않고 차분한 마음으로 스킬 정보를 확인해봤다.
[용암의 정령 소환진(유일)]
〈액티브〉
-Lv.l (초급)
-설명: 용암의 정령은 정령사들조 차 쉽게 계약할 수 있는 정령들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대정령술사 라 알려진 프란시드는 자신의 후대 를 위해 용암의 정령을 쉽게 소환하 는 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효과: MP 1000을 소모해 용암의 정령을 소환한다. 소환되어 있는 동 안 초당 100의 MP를 소모한다. 강 력한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추가적 인 MP를 소모한다. MP가 바닥이 났을 땐 역소환 된다.
‘MP 소모가 심하네.’
아무리 현성의 MP가 무지막지하 다 한들 소환 시 1000을 소모하고, 초당 100씩 소모되는 건 부담스럽 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 강력 한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추가적으 로 소모가 된다니.
처음에는 꽝이라고 생각하긴 했지 만 가끔 소환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강력한 기술이라면 광역기 같은 거겠지? 그걸 생각하면 사냥할 때는 좋겠네.’
영상을 찍거나 보스를 잡을 때라면 몰라도 사냥에서는 엄청 유용할 거 같았다.
‘다음 것을 까자.’
제물로 바쳤다고 생각하고 다음 스 킬북을 바로 사용했다.
그리고 나오는 메시지.
[마도사의 재능을 획득하셨습니다.]
이번에도 꽝이다.
그냥 설명도 보지 말고 넘어갈까 하다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한 숨을 내쉬었다.
용암의 정령 소환진도 나름 좋지 않았는가.
저 마도사의 재능이라는 스킬도 나 쁘지 않으리라. 무엇보다 엄청난 마 력과 빵빵한 MP도 있으니 역시 사 냥에 좋지 않겠는가.
그런 식으로 최대한 긍정적이게 생 각하며 스킬 설명을 봤다.
[마도사의 재능(유일)]
〈패시브〉
-Lv.Max
-설명: 마법사를 능가하는 마도사 는 재능을 가지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고 마법사들은 말한다.
-효과: 마법을 익히는 시간 반감.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다지 쓰일 일은 없을 거 같았다.
스킬과 다르게 마법은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마법 스킬과 수식과 영창으 로 사용하는 마법은 그 위력이 달랐 다. 당연히 영창으로 만든 마법의 위력이 훨씬 강하다. 다만 그만큼 캐스팅 시간이 길어지고, 딜레이도 생기는 점이 단점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법을 익히는 게 쉬운 것도 아니었다. 마법을 익히는 데 수식과 영창을 배워야 각인이 되 는데, 이 각인되는 과정이 상당히 길다고 알려졌다. 그 과정을 줄이는 스킬로 보였지만 역시 현성에겐 쓸 모가 없었다.
빠른 스타일을 구사하는 현성에겐 긴 캐스팅 시간과 딜레이는 쓸모가 없는 것이었으니까.
‘지금 사용하는 교아탄과 마탄사격 도 어느 정도 캐스팅 시간과 딜레이 가 있어서 불편한데, 마법까지 익히 는 건 아깝지. 내가 마법을 배우면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용암의 정령 소환진과 달리 이번에 는 확실한 꽝이었다.
큰 실망을 하지 말자며 다짐하곤 다시 스킬북을 사용했다.
그러자 나타난 스킬 설명.
[자력돌진을 획득하셨습니다.]
“오!”
이번에야말로 마음에 드는 스킬이 나왔을 거라 기대하며 스킬창을 열 어봤다.
[자력돌진 (유일)]
〈액티브〉
-Lv.l (초급)
-설명: “나의 돌진은 피할 수 없 다!”-캡틴 크루
-효과: MP 500을 소모하고 발동 할 수 있다. 발동 시 시전자는 자력 을 띠게 되며, 대상을 지정하고 자 력을 띠게 해 시전자의 돌진을 절대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쿨타임: 10분.
돌진기 다.
그동안 예은이 사용하는 걸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자력이동이라면 허공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돌진기!
쿨타임이 좀 길긴 했으나 아주 매 력적인 스킬이었다. 이처럼 활용도 가 뛰어난 스킬은 언제나 환영이다.
하지만 이걸로 인해 기대는 하지 말자며 다음 스킬을 바로 개봉했다.
[천근추를 획득하셨습니다.]
‘ 천근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기는 하 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무슨 스킬일까 하고 열어보자마자 현성은 두 눈을 번쩍 떴다.
“이, 이건……
[천근추 (유일)]
〈액티브〉
-Lv.l (초급)
-설명: 옛 무인들은 기를 이용해 자신의 무게를 늘려 그 어떤 순간에 도 흔들리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효과: MP 100을 소모하고 발동 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무게를 늘 릴 수 있다. 초당 10씩 소모. 무게 가 무거워질수록 소모되는 MP가 증가한다.
로또.
그야말로 로또가 터졌다.
‘이, 이거 몰카 아니지?’
현성은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봤지 만 이곳에 카메라가 있을 리가 있겠 는가.
정말 꿈만 같은 스킬. 다른 사람이 봤다면 그저 그런 스 킬 아닌가? 그렇게 말할지 모르지만 현성에겐 다르다.
‘무게를 순간적으로 늘릴 수 있으 면 장검으로 내리찍는 순간이나 주 먹, 혹은 타격기를 사용할 때 무궁 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이거라면 허공에서도 회피할 수 있 겠어.’
꿀꺽.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타격기를 사용할 때 순간적인 무게 가 100배 늘어난다고 생각해보라.
위력이 순간적으로 엄청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허리를 틀고 안 틀고의 데미지 차이가 엄청난데, 그렇다면 무게는 어떻겠는가.
남들에겐 몰라도 현성에게 있어서 사기 스킬이라 할 만한 것이 나왔 다.
‘대박이다.’
이젠 기대를 버리자는 말도 의미가 없었다.
편안하게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으 며 마지막 스킬북을 사용했다.
그 순간 현성의 표정이 돌변했다.
“어쩐지 운이 너무 좋다했다. 젠 장.” 현성은 마지막 스킬을 확인하고 부 들부들 몸을 떨었다.
도대체 무슨 스킬이기에 저런 반응 인 것일까.
[영창속언 (유일)]
〈액티브〉
-Lv.l
-설명:
-효과: MP 500을 소모하고 발동 한다. 발동 시 5분간 모든 마법계열 스킬의 쿨타임이 50% 감소하고, 마 법의 위력을 50% 상승시킨다. 효과 가 끝나는 즉시 1분간 상태이상 탈 진에 빠지게 되며, 10분간 체력이 반으로 저하된다.
-쿨타임: 1시간.
용언 스킬이 있는 현성은 모든 마 법계열 스킬의 쿨타임이 제로다.
그런데 지금 나온 스킬이 쿨타임을 50% 감소시켜 주는 스킬이라니.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분명 자력돌진과 천근추만 보면 엄 청난 이득을 본 게 맞다. 분명 엄청 난 이득을 얻었는데, 왜 손해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것일까.
‘이래서 마무리가 중요해……
그렇게 실망을 하며 검들을 경매장 에 올려두고 현성은 스킬들을 살폈 다.
매물도 매물이지만 아직 마땅해 보 이는 스킬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름 만으로 판단해야 해서 그런지 더 신 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 않 은가.
그러던 그때, 스킬을 찾아보던 중 무언가가 떠올랐다.
‘잠깐, 나 DP상점 쿨타임 며칠 남 았지?’
순간 DP상점이 떠올랐고, 쿨타임 을 확인하자 6일이라는 글자를 발견 할 수 있었다.
현실 시간으로 6일.
그렇다는 건…….
‘대회 전에 깔 수 있다!’
DP상점을 사용하기까지 아직 6일 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