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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91화 (91/472)

잠만 자도 랭커 091화

운동이 끝난 현성이 들른 곳은 다 름 아닌 병원.

어디 다친 것이 아니라 현아의 재 활치료에 맞춰서 운동을 끝내고 들 렀다.

마침 현아도 다 끝난 것인지 깔끔 한 상태로 갈 준비를 마치고 이미나 에게 인사했다.

“쌤, 그럼 내일 봬요!”

“네, 오빠분도 조심히 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현성도 인사를 하곤 현아의 휠체어 를 끌며 병원에서 나왔다.

“후우, 힘들었다.”

힘들었다고 하는 것치고 땀 한 방 울 보이지 않았으나 병원 안에 있는 시설을 이용해 씻었기에 그런 것이 지 실제로 재활치료를 매우 열심히 하는 현아다.

현성이 운동하고 온 시간이 족히 3시간은 되었으니 현아 또한 그 정 도는 했다는 거다.

둘 다 쌍으로 독한 남매. 아주 그런 것들은 똑 닮은 남매였 다.

현성이 현아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 도중 현아가 태블릿으로 뭔가를 보 고 있는 걸 보며 피식 웃었다.

‘녀석, 또 아수라 영상을 보고 있 나 보네.’

불과 어제.

대회에 참석한다는 공지를 올리는 것과 동시에 기사 아수라의 영상도 같이 올라갔다.

몬스터 군단을 상대하는 영상보다 는 길긴 했지만 직원이 늘어난 재환 에겐 여유가 있었는지 불과 하루 만 에 편집을 해서 올린 것이다.

현성은 그렇게나 빠르게 올릴 줄 몰라서 의외였으나 이제 곧 대회인 데 뽑아먹을 수 있을 때 빠르게 올 려서 뽑아야 한다는 재환의 말도 일 리가 있었다.

이데아 홈페이지에 대회 이벤트 공 지가 올라간 후에 확실히 베네아 공 성전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묻히다 시피 했으니.

상당히 빠른 판단이라 할 수 있었 다. 그러나 다소 염려한 것과 달리 [기사 아수라]의 영상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미친! 저게 사람이냐? 아니, 스타 일을 어떻게 저렇게 극과 극으로 바 뀔 수가 있냐?

- 가능한가?

-와 사냥꾼 아수라도 사냥꾼 아수 라인데 기사 아수라도 대박이다. 아 니, 난 오히려 기사 아수라가 깔끔 해서 더 좋다.

-oo. 컨트롤 자체에선 차이가 나 지 않는데 회피랑 검술에 치중된 기 사 아수라가 깔끔한 느낌이긴 하다.

-난 사냥꾼 아수라. 그 농락하는 게 넘모 짜릿하자너?

LO X?

-근데 진짜 뭐가 됐든 컨트롤 쩐 다. 사실상 세계 최강 아니냐?

L웅 아니야. 이데아 유저가 얼마 나 많은데 아수라 하나만 보고 최강 이라 그러냐;;;

L어휴 아수라 컨트롤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L웅, 대회에서 보면 알겠지.

곧 있을 대회가 있어서 그런지 모 두들 기사 아수라의 영상을 보며 환 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에서는 저 플 레이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니.

몇몇 이들이 아수라를 비난해도 사 람들은 팩트로 승부했다.

-솔직히 아수라 개쩌는 건 인정해 야지. 대부분의 대형길드나 랭커들 은 이런 대회에 참여할 이유가 1도 없는데 참여하는 이유가 뭔 거 같 냐? 황실 창고 아이템? 고작해야 1 개밖에 못 얻는다 해도 우승 말곤 의미도 없는데 괜히 실력만 까발려 질 리스크가 있는데도 랭커들이 몰 리는 것만 봐도 아수라 영향 때문인 거다. 아수라 보고 자극받았거나 아 수라의 컨트롤 직관하려 몰리는 거 지.

L오 일리 있다.

L 그럴듯하네.

-그런데 아수라 대회에서 아수라 상대 X같겠다.

Leo. 저건 넘모 괴물이자너.

心. 그게 아니라 어떤 스타일 로 상대해야 할지 난감하지 않냐? 사냥꾼 아수라랑 기사 아수라랑 스 타일 너무 다르니까 상대하는 입장 에서 두 명 상대하는 기분 들 텐데.

L어? 그러네?

Leo 나라면 걍 기권한다.

댓글들을 더 올린 현성은 내심 뿌 듯해했다.

아직 현아가 아수라가 자신인 것을 모르기는 하나 그래도 동생이 오빠 를 존경한다는데 싫어할 오빠가 어 디 있겠는가.

괜히 흐뭇하고 뿌듯했다.

“흠흠, 아수라가 그렇게 좋냐?”

숨길 수 없는 웃음이 새어 나오며 묻자 현아가 돌아보며 무슨 개소리 하냐는 듯 현성을 봤다.

“나 지금 아수라 님 영상 보는 거 아닌데? 물론 아침에 보긴 했지만.”

“크흠흠. 그렇구나.”

괜히 얘기를 꺼내서 본전도 못 찾 은 현성은 그냥 입 다물고 가자고 생각하곤 조용히 휠체어나 끌었다.

그때 현아가 현성에게 태블릿을 보 여주면서 물었다.

“오빠! 우리 집 말고 여기로 갈 거 야!”

“응?”

현아가 건넨 태블릿엔 블로그에 들 어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스터디 모 집글.

[가상현실게임학과 스터디 모집합 니다.]

요즘 인기가 많아진 학과이죠?

특히 이데아로 인해서 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학과입니다.

저희 스터디는 한국대학교 실기 시 험을 목표로 하는 스터디입니다.

참가 자격은 이데아 캐릭터 최소 레벨 100 이상이며 희귀 등급 이상 직업은 레벨 80부터도 가능합니다. 문의는 010-XXXX-OOOO로 연 락 주십시오.

그 글을 보며 현성은 이게 뭐냐는 듯이 현아를 봤다.

“헤헤헤, 이미 연락해 놨고, 마침 다른 스터디원들도 모인 참이라 여 기 카페로 모이면 된대. 또 이 근처 이기도 해서 바로 가겠다고 연락했 지.”

자신도 가야 되냐고 묻지 않았다.

현아 혼자 보낼 수 없었기에.

그런데 이런 걸 어떻게 상의도 안 하고 연락을 한단 말인가.

하나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다.

‘확실히 스터디를 하면 좋기는 하 지.’

같이 공부를 하면서 성적을 높이는 요지는 좋지 않은가. 게다가 친구들 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니겠 는가.

하지만.

“근데 이거 스터디 모집이라기보다 는 게임모임 모집글 같은데.”

아주 좋게 말해도 게임모임 모집글 에 가까운 글.

공부에 관한 자격은 일절도 기제 되어 있지 않고 오직 이데아 레벨과 직업 등급에 대해서만 나와 있다.

누가 봐도 공부를 위한 스터디는 아닌 듯싶다.

노량진에서도 그런 말이 있지 않은 가.

스터디에 남녀가 껴있으면 그곳은 난장판이 된다고.

그런데 이 스터디는 그런 의미가 아닌 게임을 하다 난장판이 될 거 같은 느낌이었다.

“에이! 오빠 가상현실게임학과인데 실력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있어야 지 그나마 실기시험 합격 확률이 늘 지 않겠어?”

“0-0. ”

“그리고 나 친구 사귀게 해주려고 대학 보내고 싶은 거라며? 그러면 이 스터디를 하는 것도 좋잖아? 연 락해보니까 스터디장 빼고 다 나랑 동갑이래. 스터디장도 1살 오빠고.”

일리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뭔가 탐탁지 않았다.

특히 현아가 웃는 저 웃음을 봐라.

누가 봐도 공부를 하려는 표정은 아니지 않은가.

일단 핑계를 대자며 현성이 말했 다.

“네가 사준 교재 놓고 왔…… 너 그거 언제 챙긴 거냐?”

“헤헤, 오빠가 그렇게 뺄 줄 알고 미리 챙겼지롱.”

“……하유. 그래 가보자. 가서 사람 들이 별로인 거 같으면 바로 오는 거다.”

“넵!”

장난스럽게 대답한 현아를 보곤 현 성도 피식 웃곤 현아가 보여준 카페 를 봤다.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 하기야 멀면 차가 없다 보니 이동 하기 힘들어진다.

현아도 그걸 알기에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스터디를 찾아본 거 같다.

이런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철저하 단 말이지.

그래도 나쁜 건 아니었으니 현성도 카페를 향해서 갔다.

‘21살에 나머지가 20살들이면 대부 분 재수랑 삼수라는 얘기인데 노하 우는 좋겠지. 아니 좋아야 해.’

그래도 현아의 보호자 된 입장으로 서 현아가 대학에 갔으면 좋겠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친구를 사귀게 해주고 싶다는 것도 진심이나 사실 순수하게 대학을 갔 으면 싶은 것도 있다.

물론 현성 본인도 학벌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서 같이 간다고 했던 것이기도 하 고.

그러다 보니 공부에 방해될 만한 사람들이거나 현아를 그리 좋지 못 한 시선으로 본다면 과감하게 잘라 낼 생각이다.

그건 공부를 떠나서 그런 편견 있 는 이들과 한시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

걱정과 염려를 담고 있는 현성과는 달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 좋 은 듯 발장구를 치는 현아를 봤다.

‘기대되나 보네.’

기대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리라.

얼마 만에 자기 또래들과 만나는 것일까.

현성은 그나마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또래를 몇 번 마주한 적도 있고, 고등학교 동창인 녀석들도 있 지 않은가.

그러나 현아는 아무도 없다.

그런 와중에 이 스터디는 현아에게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으면 좋겠 네.’

이번에 이 사람들이 좋지 않은 사 람들이라면?

많은 걸 극복한 현아는 멀쩡한 척 을 하며 현성에게 괜찮다고 할 수 있겠지만, 속은 그렇지 않을 터.

부디 그런 일은 없길 바라며 카페 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대략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

그 거리를 거닐며 현아가 태블릿을 하는 걸 몰래 봤다. 거의 도착해 간다고 하는 걸 보니 스터디장에게 연락을 하는 모양이 다.

“오빠, 근데 처음에 뭐라고 말해야 해‘?”

다소 떨리는 음성.

그걸 들은 현성은 피식 웃으며 말 했다.

“그냥 자기소개하면서 얘기하는 거 지. 자연스럽게 나나 아주머니한테 대하듯 하면 돼. 게다가 너, 길드원 들이랑도 얘기하잖아. 그런 식으로 하면 되지.” “아흐, 이게 뭐라고 긴장되지?” “이렇게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서 사귀는 건 오랜만이라 그런 거지. 네가 그러니까 나도 좀 떨리네.”

현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빈말 에 불과했으나 그걸로 현아는 다소 편안해진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쉬운 것이 사람 사귀 는 것 아니겠는가.

현아야 현실에서 정말 오랜만의 일 이니 떨릴 수 있다.

그렇게 말하고 나니 현성도 내심 기대되는 걸 느꼈다.

현성 역시 이런 식으로 사람을 사 귀게 되는 게 오래간만이었으니.

설레는 마음으로 들뜬 두 사람의 걸음은 빨라졌고, 이윽고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맞지?”

이 카페에 온 적은 없지만 오다가 다 들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혹시 몰라 현아에게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맞아.”

다소 격앙된 목소리에 현성은 피식 웃곤 현아의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아! 뭐 해! 머리 망가지잖아.” “그렇게 긴장해서 좋을 거 없다. 방금처럼 평소대로 해. 평소대로.”

“이씨! 나도 알고 있어!”

투덜대면서 말하긴 해도 고마워하 는 거 같다.

현성은 현아의 긴장을 풀어주곤 카 페 문을 열고 현아와 함께 카페로 들어왔다.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긴 했으 나 다시 관심을 잃고 돌아가는 시선 들.

그중에서도 현성이나 현아에게 시 선 한 번 주지 않는 무리가 있었다.

“오빠, 오빠 궁수라고 해도 순발력 위주로 찍으면 안 된다고 했죠?”

“당연하지. 근력도 적절하게 분배 해야 해. 그래서 체력에 신경 못 쓸 수도 있지만, 보통은 순발력 3 찍을 때 근력하고 체력 1씩 찍는 게 베 스트지.”

“오오!”

“히잉, 나는 요즘 마법 배우는 거 너무 힘들어. 캐스팅할 때도 다 커 맨드 입력해야 하고.”

“……어어, 그러면 캐스팅 시간 감 소시키는 거는 그 커맨드가 줄어드 는 거야?”

“모, 몰랐어.” “아하하, 마법사 아니면 다들 모를 수밖에 없지.”

카페 한편에서 활발하게 게임 얘기 를 하는 이들.

딱 봐도 스터디라고 했던 이들이리 라.

저들 말고 공부하는 이들은 많았으 나. 게임모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는 저들이 전부였다. 스터디가 아 닌 게임 모임.

딱 그런 느낌의 분위기다. 그걸 보며 현성은 진지하게 생각했 다.

‘진짜 이런 스터디에 들어가도 되 는 걸까.’

순간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 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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