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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96화 (96/472)

잠만 자도 랭커 096화

놈과 눈?이 마주쳤을 때 현성은 생 각했다.

제대로 싸워야 하나?

그러나 아직 남아 있는 유저들이 많다.

스킬을 쓰지 않더라도 원래 능력치 대로 움직인다면 문제 될 게 없다.

그걸로 시선을 끌고, 다른 유저들 이 놈을 공격하게 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현성의 머리엔 여러 고민이 그의 움직임을 막고 있었다.

현아에게 정체가 들키진 않을까? 레벨 업을 하진 않을까?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눈치채면 어쩌지? 투구 를 쓰긴 했으나 혹시 모르는 것 아 닌가.

그런 걱정들로 인해 그의 발목을 잡았고,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놈의 대검을 늦게 발견했다.

“오빠!”

현아의 외침에 정신을 차리긴 했으 나 피하긴 늦었다.

그러나 현성에겐 깜짝이동이 있었 다.

‘깜짝이동.’

어디로 이동될지 모르는 스킬.

순간 시야가 점멸되고 풍경이 바뀌 었을 때는 놈의 얼굴이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놈과 눈이 마 주쳤다.

-크르륵?

“어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깜짝이동에 적혀 있는 설명란을

“놀랐냐? 나도 놀랐다.”

서걱!

- 키에에에에엑!

카르슈와 마찬가지로 놀라긴 했으 나 랜덤으로 이동될 것이라는 걸 알 고 있던 현성의 움직임이 한 박자 더 빨랐다.

바로 검을 휘둘러 놈의 눈을 벤 뒤 얼굴을 발로 차며 뒤로 물러났 다.

레벨도 레벨이고 레이드 보스여서 그런지 놈의 눈은 멀쩡했다.

데미지는 입었으나 시력은 문제없 었다.

오히려 화를 돋운 것인지 현성을 보는 놈의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2페이즈라서 그런가 데미지가 더 잘 박히는 거 같네.’

기본적으로 레이드 보스에겐 방어 막이 존재한다.

일정 이하의 데미지는 모두 그 방 어막에 막혀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방금 확인해 본 결과 놈의 방어막은 처음보다 매우 약해진 상 태.

전이었다면 공격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만 검을 휘둘렀다. 워낙 놀라 기도 했고, 다급하게 검을 휘두르다 보니 위력이 별로였던 거다.

그런데도 데미지가 들어갔다. 더군 다나 그냥 회피를 위해 얼굴을 찬 것마저 데미지가 들어간다. 즉 놈의 방어막은 얇아질 대로 얇아졌다는 얘기다.

“놈의 방어막이 약해졌습니다!”

그걸 확인하자마자 현성이 소리쳤 다.

방금 공격으로 인해 패닉상태가 되 었던 사람들의 정신이 어느 정도 돌 아왔다.

하기야 그런 공격력을 가졌는데 방 어력이 그대로일 리가 없지 않겠는 가.

다시금 희망이 생겼지만, 놈의 기 세가 만만치 않았다.

어그로 역시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다들 공격하는 걸 꺼려 했다.

‘남아 있는 탱커로는 어그로를 못 끌겠지.’

진퇴양난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

- 키에에에엑!

후웅!

놈이 괴성을 지르며 현성을 향해 다시 대검을 휘두른다. 현성은 그것을 가볍게 피하려는 순 간.

놈이 몸을 돌리며 전갈의 꼬리를 움직였다.

‘ 아차.’

캉!

놈의 독이 담긴 전갈꼬리가 묵직한 무언가에 막히는 소리가 들렸고, 그 근처에서 현아가 웃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실까나?”

언제 여기까지 온 것인지 공격을 막아준 현아를 보며 현성은 피식 웃 었다.

그대로 맞았다면 아무리 현성이라 도 상당히 데미지를 입었을 터다.

아니,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몽환의 허리띠도 벗고 있는 상태 아닌가.

맞았다가는 큰일 난다.

‘뭔 생각이 이렇게 많은 거야.’

현아의 말에 현성은 정신을 차렸 다.

전투 중에 잡생각이 너무 길었다.

이젠 레벨 업이고 뭐고 너무 신경 쓰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뭣하면 죽어서 레벨을 떨구면 된다.

‘그러니 이제 우물쭈물하는 건 그 만두자.’

현성이 생각을 고쳐먹었을 때.

현아가 물었다.

“오빠, 버틸 수 있겠어?”

“아니, 오래는 못 버텨. 그사이에 죽여야 해.”

“할 수 있겠어?”

그 물음에 현성은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껌이지.”

그 대답을 하자 현성은 고민하던 것을 그만두었다.

여태 다른 이들이 깎아온 체력도 있었는 데다 지금 현성이 나서서 놈 을 죽인다 해도 기여도가 낮아 들어 오는 경험치도 낮을 것이다.

그러나 현아를 생각해서 최대한 티 나지 않게 잡아야 한다.

마침 거기에 딱 맞는 스킬이 하나 있지 않은가.

‘ 천근추.’

쿠웅!

스킬을 발동하자 현성의 무게가 기 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걸 확인한 현성은 다시 스킬을 해제했다.

쓸데없이 MP를 낭비했으나 그 정 도는 상관없었다. 이걸로 다른 사람 들이 보기엔 무슨 스킬을 사용한 거 처럼 보이리라.

‘이거면 된다.’

순간적으로 무게를 늘리는 천근추.

그간 사용하지 않던 스킬이었으나 이젠 어쩔 수 없다.

그나마 티 나지 않게 사용할 수 있고, 아수라가 사용해도 별문제가 없을 법한 유일한 스킬이자 지금 현 성이 강력한 공격을 내게 해줄 유일 한 스킬이다.

현성은 적당히 몸이 풀렸는지 현아 에게 말했다.

“놈이 다시 나한테 달려들면 한 번 만 막아줘.”

“오케이.”

뭘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방금 현 성이 천근추를 사용하며 지반이 눌 린 걸 확인한 현아가 고개를 끄덕였

뭔지는 몰라도 엄청난 걸 할 것이 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간다.”

현성이 외치자 현아도 현성을 따라 달렸다.

속도는 현성이 더 빠르긴 하나 지 금은 전력을 내지 않았기에 둘의 속 도가 비슷했다.

-키르르르륵.

둘이 덤벼드는 걸 본 카르슈는 가 소롭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다시 검을 휘두르자 현아가 앞에 나서서 방패로 그 공격을 막았 다.

“으혹!”

생각보다 강력한 나머지 그 공격에 현아가 뒤로 밀려났다. 막지 못한 것이다. 그대로 검이 현성을 공격하 려는 순간 정민이 나타나 외쳤다.

“성스러운 의지!”

카강!

노란색 반투명한 방어막이 검을 막 았고, 정민이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말할 시간 따윈 없다. 현성은 그 모습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그대 로 놈에게 달려들었다.

놈은 잠시 당황했으나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이렇게 강해지긴 했어도 저 인간 놈들은 꽤 강했으니.

일단 저 신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놈부터 처리해야 한다. 그렇게 판단 한 카르슈는 전갈 꼬리로 현성을 꿰 뚫기 위해 움직였다.

슈욱!

빠르게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꼬리 를 보며 현성은 두 손으로 검을 들 어 올린 뒤 그대로 검을 휘두르며 천근추를 발동했다.

콰------앙!

서- 걱!

엄청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운석 을 맞은 듯 땅이 움푹 파였고, 현성 의 그 무거운 검은 놈의 전갈 꼬리 를 그대로 양단해 버렸다. 타격 위주의 검이 아니었다. 무게 를 이용한 깔끔한 베기. 그걸로 인 해 놈의 단단하던 꼬리가 베어버린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광경.

그것을 본 유저들이 모두 쩍하니 입을 벌렸다.

- ?}o}o]?(기악!

포효가 아닌 고통에 젖은 울음소 리.

그걸 들은 현성은 바로 금이 가버 린 검을 미련 없이 땅에 버렸다. 천 근추의 말도 안 되는 무게를 이용한 베기 때문에 내구도가 순식간에 깎 여버린 것이다.

현성이 베는 게 아닌 타격을 이용 한 검술을 사용했다면 전갈 꼬리는 베이지 않고 오히려 현성의 검이 깨 졌으리라.

현성은 바로 인벤토리에서 또 다른 검을 꺼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용하던 희귀 등급 특제강철 검.

이거라면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으 리라.

파앗!

고통에 울부짖는 놈을 향해 현성이 뛰어올랐다.

순식간에 놈의 머리 위로 올라간 현성은 그대로 검을 머리 위로 올린 후 그대로 휘두르는 동시에 천근추 를 사용했다.

서---------억 J

강렬한 베기가 다시 터져 나왔고 유저들은 안타까워했다.

저 공격이라면 분명 놈을 죽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놈의 오른 어 깨를 베어 팔이 떨어지는 것에 그쳤 다.

- 키에에에에에엑!

현성의 공격이 시작되려는 순간 놈 이 정신을 차리고 몸을 틀어 피해 버린 것.

그 때문에 놈을 죽일 수 없었다.

현성이 인상을 찌푸리며 천근추를 해제하면서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MP도 MP지만 체력도 상당히 깎 였다.

‘무게가 너무 나가서 나한테도 데 미지가 올 줄은 몰랐네.’

정정수준까지 무게를 올리는 건 괜 찮았으나 근력과 체력의 한계 이상 으로 무게를 늘리다 보니 현성에게 도 타격이 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뒤로 빠지세요!”

현성이 외쳤고, 이번에는 다들 알 아듣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쿵!

탱커를 무려 10명이나 죽게 만든 기술이 터져 나왔다.

현성도 맞으면 무사하지 않으리라.

그 공격을 피하자 놈은 재빠르게 움직이며 자신의 오른팔과 검을 회 수했다.

그리고는 그 팔을 자신의 어깨에 다시 붙이며 보호막을 펼쳤다.

[암흑마수들의 왕 카르슈가 팔을 재 생하려고 합니다.]

[보호막을 깨고 처치하지 않으면 암 흑마수들의 왕 카르슈의 체력이 회복 됩니다.]

끔찍한 메시지.

기껏 여기까지 왔건만 다시 체력이 회복된다고?

“미친!”

“다들 공격해!”

“꾸물거릴 시간 없어!” 퍼퍼퍼퍼퍼퍼 퍼퍼퍼펑 !

발악과도 같은 외침에 다들 원거리 에서 공격을 넣었다.

그걸 보며 현성이 힐러들을 보며 말했다.

“저한테 힐 좀 주십시오!”

스스로 회복할 수도 있었으나 이렇 게 말해야지 눈에 띄지 않을 거 같 았다.

아까 같은 공격을 계속해서 사용하 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는 것은 아무 래도 눈에 띄지 않겠는가.

물론 방금 그 일격으로 인해 주목 을 받게 된 건 사실이었으나 현성의 외침에 다들 ‘역시 그랬군’ 하는 표 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알아서 착각하는 동안 현성 은 체력을 회복하고는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방어막을 노려봤다.

‘미치겠네.’

저런 회복수단이 있는 보스는 또 처음 본다.

하기야 레이드 보스인데 저런 거 하나쯤은 있어야지 않겠는가.

[암흑마수들의 왕 카르슈의 체력이 회복되기까지 1분.] 카운트다운이 계속해서 떨어져 나 가자 유저들은 모두 초조해져서 MP를 관리하지 않고 미친 듯이 폭 격을 때렸다.

쩌적!

“금이 간다! 다들 계속해!”

“MP 신경 쓰지 말고 계속 공격 해!”

“으아아아아악!”

근거리 딜러들도 보호막에 붙어서 미친 듯이 무기와 스킬을 사용하는 중이다.

그러자 점점 보호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깨지고 말았다.

-키에에에에에에엑!

자신을 보호해 줄 방어막이 깨지자 마자 딜러들의 공격에 그대로 노줄 된 카르슈는 그 공격들을 그대로 맞 을 수밖에 없었다.

이내 회복하는 것은 포기한 것인지 한쪽 팔밖에 남지 않은 몸으로 자리 에서 일어났다.

익숙하지 않은 왼팔로 대검을 쥔 모습은 엉성해 보이긴 해도 우스워 보이진 않았다. 여태 놈에게 당한 유저가 몇이나 되었던가. 다들 여기서 공격을 멈추면 죽는다 는 걸 느껴서일까, 다들 공격을 멈 추지 않았다.

그러나 MP관리를 하지 않고, 방어 막을 때리는데 열중한 터라 MP가 남아 있는 유저가 몇 없었다.

“M, MP가 없어!”

“나, 나도!”

다들 당황한 순간. 누군가 빠르게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현성이 었다.

그리고 그런 현성의 곁에 같이 달 려드는 정민과 현아. 그 뒤에서는

상문이 뒤따랐고, 우연과 하연이 모 두를 엄호했다.

-키에에에에에엑!

후우웅!

엉성한 왼손으로 검을 휘두른다.

위력도 오른손에 비해 형편없는지 속도도 소리도 형편없다.

그럼에도 위협적인 공격인지라 정 민과 현아가 나서서 그 검을 막았 다.

카강!

현성은 둘을 돌아보지도 않고 그대 로 달렸다.

검이 막히자 놈은 익숙하지도 않은 왼팔로 검을 쥐는 걸 포기하고 바로 검을 놓곤 주먹을 휘두른다.

그러나 그때 상문이 현성의 앞에 나서며 스킬을 발동했다.

“그림자 묶기!”

잠시 동안 상대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도적의 스킬 중 하나.

100을 넘어야지만 배울 수 있는 희귀한 스킬임에도 놈을 오래 묶을 순 없었다.

“으윽, 여, 여기까지예요!”

이번에도 현성은 상문을 뒤돌아보 지 않고 그대로 뛰어올랐다.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현성 을 보며 놈은 움직이려 했으나 아직 까지 그림자 묶기로 인해 움직일 수 없었다.

-키, 키에에에엑!

공포에 질린 외침.

그리고 다시 한번 일도양단의 검이 휘둘러졌다.

서-----억!

그대로 베인 놈을 봤고, 현성은 혹 시나 하고 봤으나 그 뒤에 나타난 메시지를 보곤 안심할 수 있었다.

[암흑마수들의 왕 카르슈를 처치하 셨습니다.]

[보스의 혼을 수집했습니다. 현재 보유한 보스의 혼은 7개입니다.]

[타나노스의 꿈과 타나노스의 자각 몽 효과로 500DP를 획득하셨습니 다.]

[보스를 처치하셨습니다. 이제 던 전을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메시지들 뒤에 나타난 기여도 순위.

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기여도]

1위: 현성

2위: 혀나

3위: 그레일

6위: 불꽃여자

7위: 엘레인

8위: 플로

‘어라? 내가 왜 1위지? 자, 잠깐.’

[기여도에 따라 아이템과 경험치를 분배합니다.]

현성이 그렇게 다급해졌을 때 모두 에게 보상이 지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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