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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01화 (101/472)

잠만 자도 랭커 101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거대 한 화면에 3명의 중계진이 나온다.

가운데에 앉은 유명 캐스터 배송재 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전국에 계신 시청 자 여러분. 이데아 제국격투대회 100레벨 미만 부문 경기의 중계를 맡은 캐스터 배송재입니다.

그저 인사를 한 것뿐인데 이데아 콜로세움에 있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뜨겁게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 ”

급하게 만들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 는 콜로세움.

이곳은 중계전용으로 만든 특수맵 으로 이번에만 특별히 열리게 되었 다.

-네, 이곳은 대망의 제국격투대회 가 펼쳐지는 이데아 중계 콜로세움 입니다. 저와 함께 진행하실, 해설위 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전 프로게 이머 선수 홍진오 해설위원님입니 다. 반갑습니다!

-어우, 네. 해설은 처음인데 아까 하시는 말씀 똑같이 하시는 거 보고 좀 배워야겠습니다.

-하하, 지금 TV를 시청하신 분들 은 저희를 처음 보는 거니 당연한 거죠.

-아, 그렇군요.

지금은 시간 8시 정각이다.

지금 열리는 경기는 다름 아닌 레 벨 100 미만 부문의 경기이다.

이미 오후 4시에 레벨 100 이상 200 미만의 경기, 그 뒤 오후 6시 에는 레벨 200 이상 300 미만의 경 기가 이미 치러졌다.

그러다 보니 지금 중계진의 소개만 3번째 이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씀이 나와서 하는 질 문입니다만 앞선 두 경기, 홍진오 해설위원께선 어떻게 보셨나요?

-솔직한 감상을 원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여기 공중파 아닙니 다, 하하하.

배송재의 말에 콜로세움에서 관람 을 하는 관중들이 한껏 웃었다.

흥진오도 그 말에 안심을 하며 솔 직히 입을 열었다.

-솔직히 별로였습니다.

지상파였으면 방송사고라고 할법한

일이었으나 대중들은 오히려 솔직한 모습에 좋다는 듯 박수를 쳐댔다.

사실 옆에 있는 캐스터 배송재도 공감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 다.

-제가 보기에도 주목할 만한 선수 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 예선이니 앞으로의 경 기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죠. 프로게이머들도 힘을 좀 아껴 놨다 본선에서 쏟는 선수들도 많으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레벨 100 이상 200 미만 부문에서 사람 들이 기대하고 있던 아수라 선수가 나오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 다.

-예, 사실 저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이들도, 이 대 회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아수라를 기대하고 있었으니.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혹시 그사이에 레벨을 올려서 레벨 200 이상 300 미만의 경기에 참가 했을 수도 있다 생각을 했었는데 그 다음 경기인 레벨 200 이상 300 미 만의 경기에서도 아수라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볼거리도 있 어 떠나지는 않았으나 현재 인터넷 상에서도 아수라에 대한 실망을 담 은 글들이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었 다.

-아쉽긴 하지만, 무슨 사정이 있겠 거니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 다.

-네, 어떤 사정인지는 몰라도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죠.

-예,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유튜브 채널에 공지를 올린 것도 있었지만 신청시험 순위표에 당당히 1위를 차 지한 모습 때문에 아닐까 싶습니다.

-그게 컸죠. 역시 아수라다 하면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으니. 그래 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부득이 한 이유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을 확 률이 크니 많은 욕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홍진오의 말에 배송재도 고개를 끄 덕였다.

실망을 한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해선 안 되는 게 사실이었으니. 딱히 홍진오의 지인은 아니긴 하나 그런 대단한 게이머가 비난을 받는 다는 게 참을 수 없는지 하는 말인 가 보다.

-그보다 홍진오 해설위원님은 이 번 경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까지 경기들보다 많이 기대 하는 중입니다.

-아아, 아무래도 이번 경기에 프로 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이겠죠?

-물론입니다. 무엇보다 프로게이머 랭킹 1위인 루시퍼가 참전하는 경 기. 기대가 되지 않는다면 사실 거 짓말이죠. 게다가 가장 황금타임이 라 할 수 있는 오후 8시에 경기가 중계되는 것만 보더라도 여기에 기 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죠.

홍진오의 말에 배송재도 고개를 끄 덕였다.

인성이 문제긴 했으나 실력 하나만 큼은 끝내주는 루시퍼다.

거기다 퍼포먼스까지 화려하다.

늘 오만한 눈빛으로 상대에게 선공 을 맞아 준 뒤 승리하는 컨셉은 그 가 재수 없기는 해도 멋있다 보니 팬층이 두터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루시퍼의 라이벌인 아크 도 참가하지 않습니까. 그 둘의 경 기도 참 기대되는 바입니다.

-예, 저도 그렇습니다. 아마 지금 쯤 두 선수 제국 경기장 내부에 있 는 대기실에서 생각 많이 하고 있을 겁니다. 라이벌인 만큼 서로에 대한 약점을 잘 알고 있기에 신중할 수밖 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아, 말씀드리는 순간 두 선수의 인터뷰가 잡혔습니다. 김혜원 리포 터 연결하겠습니다.

배송재의 말에 중계진 화면이 작아 지고 큰 화면에 예쁘장한 리포터가 마이크를 쥐고 연락을 받고 있었다. -예, 오늘 라이벌전으로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분이죠? 아크 선수 모 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여쁜 리포터의 인사에 그저 무표 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한 남성.

생긴 것으로만 본다면 아이돌이라 고 해도 믿을 법한 미소년 스타일의 남성이었으나 표정 하나만큼은 상남 자가 따로 없는 날카로운 무표정을 일관하는 남성, 이자가 프로게이머 로 유명한 아크였다.

“꺄아아아아아아악!”

그가 화면에 나오자 그의 여성 팬 들이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을 지른 다.

데시벨이 얼마나 나올까 궁금할법 한 엄청난 환호.

그런 소리에도 아크는 그저 조용히 리포터의 질문을 기다렸다.

-오늘 이데아에 처음 접속해 본 소감은 어떠십니까?

-그 어떤 게임보다 부드러워서 솔 직히 좀 놀랐습니다. 끊기는 감이 전혀 없고, 다른 가상현실에 비해 깔끔하더군요.

말과는 달리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 한 얼굴.

그런 그를 보며 리포터는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이어갔다.

-오늘 경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루시퍼 선수도 있고, 다른 선수들도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겸손 어린 말에 여성 팬들의 환호 가 더 길게 터져 나왔으나 여전히 무표정했다.

-경기 전 인터뷰인지라 길게 질문 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번 예선전에서도 전체 선수들의 기록을 기록하기로 되었는데 다른 부분 경기에 참가하 는 선수들을 포함해서 가장 신경 쓰 이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어쩌면 상당히 예민한 질문일 수도 있는 질문.

그 질문에 아크는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이글거리는 눈으로 담담히 대답했다.

-아수라 유저입니다.

-아아, 이유는 뭔가요?

-현존하는 게이머 중 가장 위대한 유저이기 때문입니다.

“캬아아아! 아크 인증 가장 위대한 게이머?” “크흐, 저놈 잘생겨서 기생오라비 같은 놈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상남 자네!”

“웅원한다!”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그래 봐야 약속 하나 안 지키는 새끼를 뭐 그리 빠냐?”

“실력이 있으면 뭐해 인성이 글러 먹었는데.”

“약속도 안 지키는데 뭐가 위대하 다는 거냐!”

그렇게 열띤 반응에 김혜원 리포터 는 잠시 당황했으나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네, 아크 선수 인터뷰 감사했습니 다.

시작과 마찬가지로 아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그대로 홀 로그램이 꺼지듯 사라졌다.

지금 아크의 본체는 대기실에 있었 고, 잠시 홀로그램으로 인터뷰를 한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김혜원 리포터 옆 에는 상당히 불만이 있어 보이는 한 남성의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아크 선수와 마찬가지로 이번 레 벨 100 미만 부문 경기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죠? 루시퍼 선수 모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아, 네.

활기찬 김혜원 리포터와는 달리 상 당히 귀찮다는 듯 건성으로 대답하 는 루시퍼.

그 모습에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으 나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저 오만방자하고 재수 없는 모습이 어디 어제오늘 일이겠는가. 김혜원 리포터도 그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 리 당황하지 않고 질문을 시작했다.

-오늘 처음 이데아에 접속하신 소 감은 어떻습니까?

-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까보다는 그나마 나은 대답이나 표정이나 말투에서 귀찮다는 것이 느껴지는지라 기분이 썩 좋진 못했 다.

하나 리포터가 어디 감정을 드러내 겠는가.

잘 참은 김혜원이 방긋 웃으면서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오늘 경기 어떻게 생각하시 나요?

-훗, 안 봐도 제가 우승할 게 뻔합 니다.

오만방자한 말이다. 그러나 역시 프로는 다른 것인지 김혜원은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끄 덕였다.

-역시 루시퍼 선수답게 자신감이 넘치십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다른 부분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포 함해서 가장 신경 쓰이는 선수는 누 구인가요? 아크 선수? 아니면 아수 라 유저?

그 말에 루시퍼의 눈썹이 씰룩였 다.

마치 아수라를 겨냥하는 질문.

-……없습니다. 프로 중 제가 최고 라는 건 이미 증명된 사실이니 아크 와 같은 허접과 비교하는 건 불쾌하 군요. 그리고 아수라라는 한낱 게임 유저와 비교하는 건 더더욱 불쾌하 네요. 아무리 잘해봤자 아마추어에 불과합니다. 프로가 왜 프로인지 모 르시는 모양이군요. 이상입니다.

그렇게 아직 인터뷰도 끝나지 않았 는데도 사라지는 홀로그램을 망연자 실하게 본 김혜원 리포터가 애써 표 정을 관리하며 마이크를 들었다.

-……이상 김혜원 리포터였습니다.

마지막 루시퍼의 인터뷰에서 무언 가 망했다는 걸 알아챈 배송재가 빠 르게 화면을 바꾸며 입을 열었다.

-네, 두 선수의 인터뷰 잘 들었습 니다.

-루시퍼 저 친구는 실력은 몰라도 사람은 덜된 것 같네요.

-하하하,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 다고 봐야겠죠.

홍진오가 다소 화가 난듯한 음성으 로 말하자 배송재가 다소 당황하며 수습했다.

그제야 홍진오도 정신을 차렸는지 헛기침을 했다.

- 홈홈.

-앞서 경기를 시청해 오신 분들이 라면 어떤 식으로 예선전이 진행이 될지 아시겠지만, 지금 TV를 켜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예선전의 진행에 대해서 알려 주시 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하나의 산업이라 불 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받고 있는 이데아입니다. 그런 만큼 참가 자들의 수도 많습니다.

홍진오의 말에 배송재도 고개를 끄 덕였다.

신청시험이라는 여태까지 없던 재 도를 실시하면서도 참가자의 수는 엄청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수였다. 가장 인기가 없는 레벨 100 이상 200 미만 부문 경기의 참가자만 해 도 1000명이 넘었으니 말 다 한 셈 아니겠는가.

-그런 만큼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예선전이 치러질 예정입니 다. 다름 아닌 타임어택 던전 클리 어입니다.

-오호, 확실히 여태까지 없던 방식 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개별의 던전에 입장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는 이데아 개발진들 정말 고생하셨을 거 같습니다. 각 참여자 마다 던전을 증식시키는 일이 사실 쉬운 게 아니거든요.

-그렇죠, 그렇죠. 역시 세계적인 게임의 개발자들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군다나 이 던전은 일반 형식의 던전이 아닌 총 3단계의 보스로만 이뤄진 던전입니다. 거기에 모든 능 력치는 50으로 통일된다고 하더군 요. 본선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 다고 합니다. 다만 본선과 다른 점 은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건데 요, 이 점은 신청시험 때와 동일합 니다.

-하하, 레벨 1인 유저들에게도 배 려를 한 것이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컨트 롤만 보겠다는 거죠.

-아아, 그렇다면 먼저 던전을 클리 어하는 사람이 본선에 진출하는 겁 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 던전을 클리 어한 선착순으로 32강전에 진출할 선수를 뽑습니다. 거기다 모든 경기 순위를 집계한다고 합니다. 한국 사 람들 참 순위 좋아해요.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이것도 사람들의 요청이 있어서 만들어진 거라 합니다. 신청시험 순위도 그렇 고 참 순위 좋아합니다.

홍진오의 설명이 끝나자 시간이 되 었는지 배송재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했다.

■자! 곧 제국격투대회 레벨 wo 미만 부문 경기! 시작합니다!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그 말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터뷰부터 중계까지 모두 대기실에서 지켜보고 있던 현성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아마추어? 그럼 아마추어보다 못 한 프로가 누군지 알려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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