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113화 (113/472)

잠만 자도 랭커 113화

취이이이이익.

오후 2시.

제1경기가 시작하고 있을 때쯤 현 성이 캡슐에서 나왔다.

제3경기가 시작되기까진 한참이나 남은 시간이다.

시청 시간이 가장 높은 8시에 시 작하는 제3경기였기에 접속하기 전 까진 넉넉잡아도 5시간 이상 남아 있다.

“다 끝났다.”

개운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켰다.

그간 준비해온 스킬 준비가 모두 끝난 것. 아직까지 완벽하게 사용하 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다. 하나 경 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은 충분 히 된다.

그러기에 다 끝났다고 자부하는 것.

완벽주의에 가까운 현성이 다 끝났 다고 했을 정도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을지는 안 봐도 뻔하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완벽한 수준으 로 끝내놓았을 터. 그걸 현실 시간 과 게임 시간의 비율이 일대일일 때 고작 이틀 만에 해낸 것이다.

그것도 짬 나는 시간마다 준비해 서.

‘ 흐흐흐.’

악동과 같은 미소.

다음 상대인 아크가 얼마나 당할지 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 가 돌았다.

또 관객들은 얼마나 놀랄지.

‘일단 점심이나 먹을까?’

자리를 먼저 잡아야 한다고 오전 11시부터 게임에 접속해 있는 중이 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로그아웃을 해도 유지가 되기에 11시에 접속을 한다고 들어가곤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제1경기가 시작되었는데 그걸 관람한다고 나오 지 않을 게 분명했다.

현성의 기준에 그다지 볼 게 없는 경기였으나 참가자 중 길드에 영입 할 만한 인재가 있는지 같은 길드 언니와 둘러본다고 했으니.

‘길드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를 수도 있을 테니까.’ 아무리 소수정예라고 한들 일정 이 상의 인수가 필요하다 보니 요즘 영 입에 좀 물오른 상태라고 한다.

특히 이번 같이 길드 홍보가 되었 을 때 하는 게 좋다나 뭐라나.

아무튼 점심은 혼자 먹어야 할 판 이다.

‘재환이 녀석이나 불러서 먹을까?’

오후 2시다 보니 보통이라면 점심 을 먹었을 시간.

하지만 바쁜 재환이라면 아직 못 먹었을 확률이 높다.

휴대폰을 찾으려는 순간.

부르르르르.

책상 위에 있는 휴대폰이 울리는 걸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양반은 못 된다니까.”

중얼거리며 전화를 받자 재환이 활 기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 현성이냐?

“나지 누구겠냐. 나도 마침 점심 먹었냐고 전화하려 했는데 타이밍 기가 막히네.”

-아 그래? 뭐 점심 먹자는 거냐? 동생은?

“관전 중이라서 같이 못 먹나봐 길 드 영입도 있다 보니까 유심히 봐야 한다나 뭐라나.”

-아아, 그럴 수 있겠다. 그럼 얘기 는 만나서 하는 게 좋겠네. 아 참, 너 사업자등록은 했냐?

재환의 말에 현성은 피식 웃었다.

전부터 그렇게 하라고 잔소리를 해 서 시간이 날 때 틈내서 만들었다.

사업자등록증으로 통장도 개설했 고.

“진작 만들어놨지. 만나는 김에 그 것도 들고 갈까?”

-아냐, 그건 그냥 지금 계좌번호만 문자로 보내줘. 그럼 오늘도 시계탑 에서 20분 뒤에 보자.

“오야.”

약속 시간과 장소를 듣곤 끊은 현 성은 먼저 계좌번호를 재환에게 문 자로 보냈고, 빠르게 씻고 나오니 15분이나 지나있어 빠르게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은 뒤 약속 장소로 나갔다.

미리 나와 있는 재환.

“빨리 나왔네.”

“뭐, 그렇지. 뭐 먹을래?”

“콩불이나 먹자.”

“크흐흐, 돈은 갈퀴로 쓸어 담는 놈이 콩불이라고?”

“왜, 싫냐?”

“나야 콜이지.”

순식간에 메뉴를 정하자 향하는 것 도 빨랐다.

적당한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시키 자 얼마 지나지 않아 불판과 그 위 에 가득 쌓인 콩나물과 고기가 나왔 다.

“역시 빨라. 이래서 여기로 온다니 까.”

“그러니까.”

어차피 조리는 알바생들이 해주었 기에 둘은 신경 쓰지 않고 얘기에 집중했다.

“일단 너 사업자 계좌로 오늘 중으 로 입금될 거다.”

“응? 유튜브 정산이 벌써 된다고?”

“응, 아무래도 네가 워낙 유명해지 다 보니 빠르게 처리해 준 모양이 다. 앞으로 그 통장으로 아이템도 사라. 그래야 비용 처리로 취급돼서 세금 어느 정도 감면받을 수 있을 거야.”

“오케이. 그보다 축하는 안 해주 냐‘?” “축하? 아아, 8강전 올라간 거? 야 무슨 그걸 축하한다 하냐? 어차피 너 말고 우승할 애도 없으면서.”

“흐흐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 는 거 아니겠냐?”

“압도적으로 길면 안 대봐도 안 다.”

퉁명스럽게 말하며 웃는 재환을 보 며 현성도 피식 웃었다.

확실히 현성도 제3경기에 있는 이 들 중 질 거라고 생각이 드는 유저 는 단 하나도 없었다.

프로들이라 해서 기대하기는 했으 나 다들 안전한 플레이를 하거나 현 성을 보며 의욕이 없어 하기도 했 다.

특히 16강전 선수가 그랬다.

현성이 다소 불만 어린 표정이 되 자 재환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야, 너 진짜 너무하다. 기사 아수 라를 갑자기 꺼내지 않나. 다음 경 기에선 바로 사냥꾼 아수라를 꺼내 는 건 상대가 어떤 사람이건 의욕이 꺾인다.”

역시 오랜 친구라서 그런지 표정만 봐도 어느 정도 생각을 읽은 모양이 다.

맞는 말이긴 하다.

현성의 실력도 실력이나 상대를 농 간하는 그 심리전. 그리고 전략들이 너무 기가 막혔다. 어떻게 나와야 상대가 뭣 같을지 아주 정확히 알고 있는 놈.

그런 놈을 상대하고 싶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문이다.

있다면 그놈도 정상은 아니리라.

“그래도 프로가 돼서 가오도 없나? 나라면 전력을 다해서 싸우겠구먼.”

“너는 참……

뭐라 하려다 말았다.

여기서 더 뭐라 해봐야 잔소리밖에 안 되고 어느 정도는 현성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그만둔 것이다. 솔직히 현성 정도로 강하다면 아무 리 프로들이라고 해도 상대할 맛 안 나는 건 당연하다.

그 대단하다고 떠들어대던 루시퍼 조차 현성 앞에선 여느 프로게이머 들과 다를 바 없었으니. 말 다 한 거 아니겠는가.

“암튼 뭐 8강전 진출 축하한다.”

“짜식. 술이라도 한잔하고 싶은데 이따 경기라서 흐흐.”

“마셔도 이기지 않을까?”

진지하게 묻자 현성은 그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진 않았다. 여기서 뭐라고 대답하든 그건 상대 선수에 대해 예의가 아니었기에.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이 콩불에 사이다만 마신 두 사람은 그 뒤로도 얘기를 좀 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요즘은 할 만한가 봐?”

무슨 얘긴지 잠시 고민하다 이해했 다는 듯 재환이 피식 웃으며 말했 다.

“직원이 꽤 많아져서 나도 너 영상 말고는 거의 안 건든다. 뭐 다른 편 집자들도 실력이 뛰어나서 다른 고 객들도 상당히 만족하는 편이다.” “오오, 괜찮네.” “내가 최종 확인을 하기는 하는데 거의 문제없는 편이긴 해. 거기다 너 영상까지 만져야 하니 바쁘긴 마 찬가지긴 한데 전보단 훨씬 수월해 지긴 했지.”

“다행이네.”

가뜩이나 전부터 재환이 고생하는 게 신경 쓰이던 참인데 듣던 중 반 가운 소리였다.

직원이 늘었다면 회사의 규모도 커 졌다는 뜻. 그거까지 생각하니 정말 다행이었다.

“그럼 들어가라.”

“응, 너도.” 서로 인사하곤 헤어지자 적당히 4 시 정도 되었다.

역시 밥을 먹으며 얘기를 하다 보 니 시간이 후딱 가 있었다.

집에 도착해 소화되길 기다리고 운 동을 하면 딱 경기 시간이 될 거 같다. 이왕 집으로 가는 거, 뛰어갈 까 생각을 하던 때.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 재환인가.’

재환이 아니라면 그에게 문자 할 사람은 스터디원들과 현아밖에 없었 는데 모두 경기를 보고 있는 참일 테니 그들은 아닐 터.

남는 건 재환밖에 없다.

그러나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은 행이었다.

‘응?’

[유튜브 정산]

이라는 이름으로 현성의 사업자 계 좌로 입금되었다는 문자였다.

별거 아니구먼. 하면서 문자를 열 어보자 현성은 금액을 세어봤다.

‘일, 십, 백, 천…… 백만?’ 놀랄 만한 액수.

솔직히 이 정도 액수가 찍힐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수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고작 열흘이 조금 안 되었다. 이제 막 2주 차인데 그 정산금이 2백만 에 가까운 금액이라니.

이데아로 돈을 버는 현성에겐 유튜 버는 생소한 수입원이다.

영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얼마나 버는지 알 수 없 었기에 그리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고작 2주에 2백에 가까운 돈이라니.

‘영상이 쌓일수록 높아지니까 초반 부터 2백이면 나중 가서는 몇천도 버는 거 아니야?’

믿기지 않았다. 고작 2주 차 유튜 버가 2백에 가까운 돈을 벌 수나 있을까?

의문이 들긴 했으나 그만한 이슈가 되긴 했다.

하루도 안 되는 시간 만에 5분짜 리 영상이 천만을 넘겼으니.

지금 처음 올린 화살을 반 토막 낸 영상은 조회 수가 억을 향해 달 리고 있었으니 사실 무리는 아니라 생각했다. 오히려 조회 수를 생각하 면 다소 아쉬운 금액이긴 하다. 거기다 그 뒤에 올린 영상들도 꾸 준히 조회 수를 찍고 있었고.

심지어 기사 아수라의 영상은 20 분쯤 되는 영상이었음에도 조회 수 가 5천만을 넘긴 지 이미 오래전이 다.

한국뿐만이 아닌 다른 나라 이데아 홈페이지에도 기제가 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된 덕.

그렇게 생각하면 2백만 원이라는 돈이 갑자기 적어 보일 수도 있었으 나 현성은 그러지 않았다.

‘와. 이게 꿈이냐 생시냐.’

이해는 되었지만 솔직히 납득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문 자를 다시 한번 봤다. 정말 돈이 들 어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러던 중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 할 수 있었다.

“응?”

숫자 옆에 적혀 있는 기호가 평상 시 보던 것이 아니다. 0원이라 적혀 있어야 했었는데 원이라 적힌 것도 아니고, 원을 의미하는 w도 아닌 마지막 공 옆에 붙어있는 단위는 $ 였다.

“달러? 어!?”

그리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일부터 세어가며 다시 한번 확인하 자 역시 숫자는 1백만이다. 그런데 단위가 원이 아닌 달러다.

“그, 그러면 이게.”

현성은 급히 휴대폰에서 달러 환율 에 대해 검색을 했고, 그 결과.

“??????20 억?”

20억이라는 돈이 하늘에서 뚝 하 고 떨어지고 말았다.

카린 제국의 동쪽에 위치한 벨도른 왕국에 위치한 블랙 연합의 본거지 에서는 다섯 수장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어떻게 되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말하는 거 지?”

제라블의 물음에 화린이 되물었다.

제라블이 고개를 끄덕이자 화린이 제일 먼저 말했다.

“나는 5억.”

“나는 3억 정도 된다.”

“저는 2억이요.” 차례대로 화린, 중구, 펠리아 순.

그리고 중성적인 목소리로 웃는 헨 리가 말했다.

“홍홍홍, 나도 3억 정도 돼?”

“그럼 나까지 포함하면 15억 정도 되는군.”

“그걸로 아수라 영입하려고 하는 거야? 근데 15억이면 좀 과하지 않 나?”

헨리의 말에 펠리아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화린이 헨리와 펠리아를 보며 말했다.

“프로들을 대략 10억에서 20억 사 이로 영입했으니 15억이면 싸게 먹 히는 편이지. 이미 우리 쪽 프로 둘 을 잡은 녀석이니까. 그런데 그러면 내가 지분이 제일 높으니 우리 길드 로 데려가도 되겠지? 호호호.”

얄밉게 웃는 화린의 웃음소리가 기 분 나쁘긴 했으나 다들 인정할 수밖 에 없었다.

블랙연합에서는 자금이 곧 권력이 다.

특히 루시퍼를 영입하기 위해 돈을 상당히 쓴 제라블이 아쉬워하긴 했 으나 크게 연연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루시퍼가 아수라를 이길 것이라는 것을 확신을 넘어서 신뢰 하고 있는 모양.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로 흐르자 화 린은 유쾌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이래서 프로를 적게 영입 한 보람이 있다니까. 내기에서는 져 도 가장 히트 상품은 얻었네.”

“그래도 우리 지분이 있는 건 잊으 면 안 된다.”

“아아, 물론이지. 나 다음으론 중구 랑 헨리가 가장 많으니까 언제든 말 해. 제라블이랑 펠리아는 가장 뒤처 지겠지만, 제라블은 루시퍼 있어서 괜찮지?” 그렇게 말하며 찡긋하며 윙크를 하 는 화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영입은 확정이라 생각하는 그 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15억 따위로 영입할 수 있다고 믿는 그들 이 한심한 것을 넘어 추해 보이기까 지 했다.

더군다나 2주 만에 20억을 번 현 성이 돈에 움직일 일이 없다는 걸 모르기도 하고, 돈이면 다 될 것이 라 생각하는 그들다운 사고방식이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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