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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21화 (121/472)

잠만 자도 랭커 121화

[이데아에 접속하셨습니다.]

늘 보던 메시지를 보면서 현성이 눈을 떴다.

기면중이 발동되고 다음 날.

쓰러진 장소가 아닌 꽤 낯선 천장 이 보였다. 거기다 둥에 느껴지는 이 푹신함은 현실의 현성의 침대보 다 훨씬 나았다.

‘황실이구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샹들리에와 천 장, 화려한 침대까지.

이런 사치스러워 보이는 것들로 치 장한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거기다 기면증이 발동 후 밖으로 나오자마 자 방송을 본 덕에 황제가 쓰러진 자신의 캐릭터를 데리고 간 것을 봤 기에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보다 그런 때 기면증이라니.

덕분에 유리아에게 괜한 오해만 주 게 되었다.

‘이걸로 찍히는 건 아니겠지?’

어제 방송에선 상당히 억울해하던 게 기억난다. 거기다 황제에게 눈치 를 보는 모습까지. 사람들은 귀엽다 며 난리가 났다.

그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 아수라를 유리아가 한 번에 제압하는 것 같은 모습에 놀라기도 했으나 그 후 실수 인 듯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많은 팬을 양성하기도 했다. 현성에겐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나만 빼고 다 상을 받았지.’

시상식에서 난리가 나긴 했으나 황 제가 현성의 캐릭터를 데려가고, 시 상식은 제대로 이뤄졌다.

중간에 현성이 쓰러진 덕에 분위기 가 다소 무거워지긴 했으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었겠는가.

무려 황제가 나선 일에 개입했다가 는 황실 뇌옥에 투옥될 수도 있었으 니 다들 몸을 사렸다.

서아도 놀라긴 했으나 현성이 죽은 게 아니라는 걸 알곤 그 뒤엔 별다 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하아.”

이번 일로 인해 유리아에게 찍히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제자가 되라는 걸 거절할 생각인데 그 전에 찍혔다면 화를 더 돋우지 않겠는가.

하필 그때 기면증이 발동이 되어 서…….

‘대회 이벤트 때문에 막은 줄 알았 는데……

대회가 시작되고 난 뒤에 기면증이 발동된 적이 없어서 사실 기면증을 잠시 막아주었다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시간의 비율을 일대일로 맞추다 보 니 확률이 낮아졌을 뿐. 그 덕에 대 회 도중엔 기면증이 발동되지 않았 으나 확률이 낮아진 것이지 없어진 게 아니었기에 이렇게 시상식에서 발동된 것이다.

그것도 하필 유리아가 말을 건 뒤 에 발동되다니. 그야말로 최악의 타 이밍이었다.

‘하아. 짜증 난다. 진짜.’

그 덕에 인터넷에 이슈로 떠돌았 다.

이를테면.

[루시퍼 원콤하고 유리아에게 원콤 당하는 아수라.]

[아수라도 기절하고만 유리아의 아 름다움.]

등등 여러 가지로 인터넷에 떠도는 데다 재환까지 그걸 가지고 놀리고 있었기에 더 짜증 났다.

‘으으, 재환이 녀석. 다음에 꼭 갚 아준다.’

현성이 일어나자 방안에 대기하고 있던 리베우스가 현성을 보며 재빨 리 달려왔다.

“오오! 주인님 일어나셨습니까?”

오늘까지 시간 비율이 1 대 1이라 고 했으니 게임에서는 그리 오랜 시 간이 지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이렇게 쓰러지고 오랫동안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모르긴 몰라도 그건 진짜 찍혔을 게 분명하다. 유 리아뿐만이 아닌 황제에게조차 찍혔 을지도 모른다. 감히 자신을 기다리 게 했냐면서.

‘황제도 유리아 못지않던데.’

세계관을 읽어보면 현재 현성이 있 는 대륙 중 최강이라 꼽히는 다섯 명의 NPC가 존재하는데 그중 최강 이라 불리는 것이 바로 철혈의 군주 카론이다.

전쟁에 있어서 혼자 나라를 휩쓸 수 있다는 힘을 가진 존재.

거기다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성격 또한 잔혹하고 무자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전에 황제가 일이 있 어 거리를 행차하고 있었을 때 한 유저가 실수를 했고, 그때 황실 뇌 옥에 투옥되어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 것은 꽤 유명한 일화였 다.

그 덕에 유저들의 인식에 황제는 거스르면 안 되는 존재로 인식되었 다.

기껏 키운 캐릭터가 뇌옥에 갇히게 된다면 그동안 사실상 캐릭터가 삭 제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닌가?’

그러다 보니 현성도 겁이 날 수밖 에 없었다.

신 등급 직업이기는 하나 지금 당 장 황제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 지 않은가.

‘그때 타나노스의 부름을 선택했으 면 황제도 죽일 수 있었으려나?’

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당장 없는 스킬을 생각해 봐야 무 얼 하겠는가. 그럴 바에 지금 빨리 황제를 만나고 끝내는 게 제일 좋았 다.

‘유리아만 없으면 된다.’

지금 보이는 것만으론 현성은 황제 에게 밉보인 일이 없다. 게다가 황제나 유리아 정도의 강자 라면 자신의 기면증을 느꼈을 수도 있지 않은가.

“리베우스, 황제나 유리아가 기면 증의 기운을 느꼈을 수도 있어?”

“아! 그런 기적을 행차하셨는데 모 를 리가 있겠습니까요! 아무리 신의 은총에 무지한 그 둘이라도 충분히 느꼈을 것입니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일어나려는 순 간.

현성은 등골이 싸해지면서 리베우 스를 봤다.

자신을 보는 현성을 보며 영광이라 며 너무 좋아하는 리베우스. 그걸 보며 현성은 식은땀을 흘렸다.

‘잠깐, 이런 또라이가 있는 종교를 과연 좋게 볼까?’

베네아에 있던 신관들의 반응을 떠 올렸다.

타나노스의 기운을 느끼고 두려워 하며 피하는 것보다는 저놈도 또라 이일 수도 있다는 눈빛으로 빠르게 피해가던 그 반응들.

현성이 봐온 타나노스와 관련된 NPC를 본 것이 딱 둘이었다.

하나는 이 앞에서 그저 눈이 마주 쳤다는 이유로 은총을 받았다면서

바닥을 구르며 좋아하는 리베우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시험에서 진짜 문제지를 출제해 시험을 보게 하는 타나노스의 사도.

둘을 만났는데 둘 다 상상을 초월 하는 미친놈이다.

리베우스는 그렇다 치지만 신의 사 도라는 놈이 또라이다. 그렇다는 건 종교 자체가 미쳤다고 봐도 무관하 지 않을까.

현성이 생각해도 그리 좋은 시선으 로 보지 못할 거 같다.

‘……튀어야 하나?’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아쉽게 도 방의 화려한 문이 열리며 노년미 가 철철 넘쳐 흐르는 희멀건 머리를 한 집사가 고개를 숙이며 들어왔다.

“일어나신 거 같아 이렇게 무례를 저지르고 들어왔습니다. 폐하께서 내리신 명이 있는지라 양해 부탁드 립니다.”

그러기엔 이미 늦은 거 같았다.

“폐하께서 아수라 님이 깨어나시면 모시라 하였습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황제를 보는 건데 신경 좀 쓰자.’ 현성은 적당히 옷매무새를 만지며 최대한 단정하게 했다.

가뜩이나 타나노스교와 관련이 있 는 걸 알고 있을 테니 최대한 좋게 보이는 계 신상에 좋으리라.

“지금 가시죠.”

“예, 그럼 모시겠습니다.”

노집사의 안내를 받고 걷는 와중에 도 이렇게 감옥까지 가는 건 아닌가 걱정도 했으나 곧장 거대한 문이 앞 으로 향하자 그제야 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긴장을 풀진 않았다. 이제부터가 진짜이니.

‘후우, 유리아만 없었음 좋겠다.’

그렇게 빌며 문이 열리는 것을 봤 다.

“대회 우승자인 여행자 아수라 님 이 입장합니다!”

어느 NPC의 말을 듣고 알현실로 들자 황좌에 앉은 황제와 그 옆에 우물쭈물하고 있는 유리아를 볼 수 있었다.

그토록 바랬건만, 아쉽게도 유리아 도 있었다.

황제는 현성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외쳤다.

“다른 신하들은 나가 있도록.”

“예! 폐하!”

그 누구도 의심도 걱정도 하지 않 았다.

어느 누가 황제의 앞에서 거부를 할 수 있으며, 그 누가 황제의 힘을 의심하겠는가.

그렇게 모든 신하들이 밖으로 나가 는 것을 보자 현성의 속에 있던 불 안감이 더욱 증폭되었다.

왜 하필 자기가 들어오는 순간 신 하들보고 나가 있으라고 하는 것일 까.

일단 신하들이 모두 나가고 황제와 그 옆에 있는 유리아만 남자 현성은 아직까지 쓰고 있던 푸른 가면을 벗 었다.

시상식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유저 들이 있었고, 방송도 중계되는 상황 이었던지라 벗진 않고 있던 것을 이 제야 벋은 것이다.

황제의 친위대라던가 기사 중 유저 가 없으리란 보장이 없어 여태 착용 하고 있다 황제가 신하를 물린 것을 보고 이제야 가면을 벗은 것이다.

거기다 다소 불안한 생각도 들었기 에 최대한 예의를 차리기 위함도 있 었다.

‘큰일 나는 거 아닌가?’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현성과 마찬가지로 다소 긴장을 한 리베우 스가 몰래 현성에게 음성을 전했다.

-황제가 허튼 짓을 한다면 교황께 서 전쟁을 하시기로 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그 말에 현성은 미쳤냐는 듯이 리 베우스를 봤다. 하나 리베우스는 현 성의 시선에 빙그레 웃으며 엄지를 세워 주었다.

‘……진짜 쟤는 미친 거 같아.’

교황이 정말 그랬을까? 라는 생각 보단 타나노스교라면 그럴 수도 있 을 거 같아 무서웠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한다면 타당하 긴 한 것 같았다.

타나노스교에겐 현성은 신의 대리 인이 아닌 신의 후예. 즉 신 그 자 체다.

그런 현성에게 무슨 짓을 했음에도 가만히 있을 종교가 어디 있겠는가.

하나 아무리 그래도 대륙오천 중 최강이라 불리는 황제인데 저런 말 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렇게 황좌의 근처까지 가자 메시 지가 눈앞을 어지럽혔다.

[황실의 알현실에서 철의 제국 황 제, 카론과 대면하였습니다. 명성치 가 500 상승합니다.]

이번에는 유리아 때와 달리 업적이 나타나진 않았으나 명성치가 한번에 500이나 상승했다.

100을 올리는데도 그리 쉽지 않았 는데 그저 대면했다는 이유만으로 500이나 상승하다니. 현성은 새로 얻은 소득에 기뻐하기 보다 황좌에 앉은 황제를 신경 쓰며 예를 취하기 위해 방송이나 영화에 서 본 것처럼 한쪽 무릎을 꿇으려 했으나 황제가 그걸 저지했다.

“예는 괜찮네. 한 종교의 상징에게 무릎을 꿇게 할 순 없는 노릇이지. 게다가 여행자는 본디 제국의 국민 이 아니니 예를 취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편히 있도록 하게.”

의외였다.

현성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소 다 른 분위기.

게다가 현성을 적대하는 느낌조차 들지 않지 않은가.

더 분위기를 읽어보니 황제는 유리 아를 쏘아본 뒤 다시 현성을 보며 말했다.

“내 친우가 무례를 저질렀다고 들 었는데 대신 사과하도록 하지. 이 녀석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괜히 자 존심만 세서 안 할 게 뻔하니.”

“나, 최대한 정중하게 갔다니까?!”

“개인적인 공간에서 쉬고 있는 자 에게 멋대로 찾아가는 것부터가 정 중한 것과 거리가 먼 것이다.”

단호하게 말하는 황제에게 유리아 는 홍! 하면서 고개를 돌릴 뿐이었 다.

황제의 말에 삐진 유리아를 보며 진짜 의외라는 듯이 황제를 봤다.

대륙오천을 사춘기 소녀처럼 다룬 다니. 현성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우리 인간과는 달리 수명이 길다 보니 저 나이에 사춘기가 와버려서 말이지. 이해 좀 해주게. 심성은 그 리 나쁜 아이가 아니네. 이 녀석도 속으론 반성하고 있으니까 너무 기 분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군.”

“아니거든! 나 사춘기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해! 진짜 웃겨!” 유리아가 황제의 말에 토를 달긴 했으나 현성이 진짜 기분 나빠하는 건 아닌가 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

저걸 보면 확실히 반성은 하고 있 지만 자존심 센 아이처럼 선뜻 사과 는 못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보다 진짜 사춘기였다니.

‘미치겠네.’

그나마 대마도사라 지혜롭다면 거 절을 해도 잘 넘어가진 않을까? 생 각을 했는데 사춘기라니. 질풍노도 의 시기라니.

이러다 진짜 거절하면 그 자리에서 죽는 건 아닌가? 싶었으나 황제가 정상인으로 보여서 참 다행이라 생 각했다. 저런 황제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유리아가 무슨 짓을 하려 하 면 적어도 막아줄 터.

그걸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황제가 정상인이라 다행이야.’

현성은 안도하면서도 리베우스를 보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무리 황제가 저래도 리베우스가 뭐라 한다면 좋은 분위기는 여기서 끝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리베우스 는 대화에 끼어들 생각이 없는 모양 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이 다른 누구 와 대화를 하고 있는데 그 대화에 끼어들 수 있는 종이 어디 있겠는 가. 다행히도 그런 점에서는 철저한 리 베우스였다.

“대회는 참 인상적으로 보았네. 다 른 여행자들과는 달리 투지가 가득 한 전투더군. 다소 늦은 감이 있지 만, 그런 일이 있었으니. 늦었지만 우승 축하하네.”

“아, 감사합니다.”

“우승 상품을 주기 전에 할 얘기가 있네만.”

황제의 말에 현성은 긴장했다.

그러나 뒤에 나온 말은 앞선 말들 보다 엄청나게 의외의 말이었다.

“이미 유리아가 말을 하긴 했겠지 만, 유리아는 자네를 제자로 받고 싶어 하네. 그리고 나 또한 자네를 제자로 맞이하고 싶네만 어떤가? 대 륙오천이라 불리는 우리의 제자가 되는 것이.”

“예?”

너무 의외인지라 현성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황제를 봤다.

둘 중 선택하라는 것도 아닌 둘의 제자가 되라니.

솔직히 놀라긴 했다. 하나도 아닌 황제와 유리아 둘 다의 제자가 될 수 있다니. 이런 기회는 절대 흔치 않다. 절대 흔치 않았으나 현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황제의 제자가 되는 것도 좋긴 하 겠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기술들을 다 익힐 때까지 감금되는 건 아닌 가?’

고민은 그게 제일 컸다.

둘의 제자가 된다면 유리아가 갑질 을 하는 건 어떻게든 막을 수 있으 니 그건 좋다.

하나 그래 봐야 기술을 익힐 때까 지 감금된다면 손해지 않은가. 더군 다나 그사이에 차라리 레벨을 올리 면서 DP상점을 이용한다면 보장되 어 있는 전설 등급 스킬만 해도 2 개. 거기다 영웅 등급까지 2개를 획 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굳이 저 둘의 제자가 되는 것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그 모두를 얻는 것도 나쁘지는 않 지만…… 시간을 버리는 건 진짜 최 악인데.’

당장 레벨을 올리면서 게임만 생각 한다면 현성은 별 고민 없이 황제의 제안에 수락했으리라. 그러나 여러 영상들도 뽑아야 하는 현성이다. 자신이 없더라도 재환이 잘하리라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이왕 같이하 기로 한 건데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 으로 친구의 일을 진척시킬 생각은 없었다.

물론 재환에게 말하면 왜 안 하느 냐며 뭐라 할 확률이 높지만 현성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 포기하자.’

누구는 미련하다고 욕을 할 수도 있는 결정.

하지만 현성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 결심하곤 황제를 봤다.

이젠 거절을 할 말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건 어제 미리 유리아에게 거절할 걸 생각하며 여러 글들과 소 설과 만화, 영화 등을 뒤져가면서 결정한 대사.

그렇게 현성의 연기가 시작되었다.

일단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는 표 정을 짓는 현성을 보자 황제는 흥미 롭다는 듯 현성을 봤다.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그 말은 거절하겠다는 의미인가?”

대륙오천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기 회.

그것도 한 사람만이 아닌 대륙오천 중 최강이라 불리는 황제와 재앙이 라 불리는 유리아의 제자가 될 기회 다.

어느 누가 거절을 하겠는가.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여행자는 그걸 거절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놀랍군.’

보통이라면 탐욕까지는 아니더라도 욕심을 가질 법한 기회다.

그런데 이걸 거절하려 하다니.

황제로서는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 었다.

“저는 여행자입니다. 자유를 추구 하고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입니다. 그런데 두 분의 제자가 된다면 가르 침을 받기 위해 황실에 머물러야 할 텐데 그렇게 된다면 제가 이 대륙에 온 의미가 퇴색이 될까 염려되어 죄 송합니다만, 거절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현성의 온몸이 비틀릴 정도로 오그 라드는 대사였으나 어쩌겠는가.

NPC들 입장을 고려해 여러 것들 을 참고해 만든 대사다.

척 봐도 정중하고 예의 있는 거절 아니겠는가.

현성은 오그라드는 심정을 애써 무 시하며 황제와 유리아의 눈치를 살 폈다. 그러자.

‘ 어라?’

보통 이해를 한다는 듯이 긍정을 하는 반응이나, 거절을 해서 부정적 인 반응을 생각했는데 그 둘 다 아 니었다.

황제는 현성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 정이었고, 유리아는 멍하니 현성을 봤다.

그리곤 이내 유리아가 빵 터졌다.

“푸하하하하하! 드, 들었어? 푸하

하하!”

“크흠, 흠.”

유리아는 박장대소를 했고, 황제는 근엄하게 헛기침을 하곤 있었으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현성 의 말이 웃기긴 한 모양.

나름 분위기를 잡고 한 얘기인데 상당히 민망했다.

가뜩이나 오글거려 하며 한 대사이 건만. 저리 웃으니 민망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보다 저 둘이 저 렇게까지 웃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뭐, 뭐가 웃긴 거지?’

그런 생각에 리베우스를 봤으나 리 베우스조차 고개를 돌려 조용히 끅 끅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러던 때.

제일 먼저 진정한 황제가 현성을 보며 말했다.

“스킬북이 있는데 황실에 머무를 필요는 없지 않은가?”

“ 어?”

“푸하하하하! 나, 나학 너무 웃겨 서 눈물나왘학학.”

현성의 생각보다 이데아는 상당히 스마트한 곳이었다.

다른 글들 덕에 한층 색안경을 낀 현성은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숙였 다.

오늘 현성의 이불은 상당히 고생할 것 같은 날이었다.

‘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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