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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38화 (138/472)

잠만 자도 랭커 138화

대회 이후 영웅 길드의 입지는 나 날이 상승했다.

비공식 랭커 길드.

이름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했고,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상당히 지원 을 한 덕에 너무도 바빠졌다. 특히 대회 이후 린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으나 꽤 여유로운 표정이었 다.

‘함부로 사람을 받을 수가 없어서 모집한 사람이 별로 없네.’

하기야 유일 등급 이상 되는 직업 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4명이면 준수하지.’

레벨 300대 2명과 레벨 200대 2 명.

레벨 200대 한 명을 제외하면 모 두 비전투직인지라 길드에 큰 도움 이 될 거 같았다. 특히 이번에 대장 장이와 버퍼, 정보 수집가를 영입한 덕에 나중에 길드전이라던가 길드원 들끼리 레이드를 한다 할 때 도움이 상당히 될 거 같았다.

거기다 레벨 200대 전투원도 영웅 등급이지 않던가.

‘그 덕에 이렇게 바빠졌지만.’

아직까지 물밀 듯 들어오는 신청상 황을 보며 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부분 자격 미달인 사람들이었으 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읽어봐야 하 지 않겠는가. 좀 쓸 만한 인재가 있 다면 산하 길드인 신화 길드에 보내 면 그만이었으니.

신화 길드 또한 영웅 길드의 전력 이라 볼 수 있었으니 따지고 보면 손해는 아니었다.

며칠만 이렇게 바쁘게 지내면 앞으 로는 사냥도 하고 여유를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

‘컨트롤은 더 늘릴 순 없는 건지, 후우.’

빨리 게임 내에서 수련을 하면서 서아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 았으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공적 인 일을 내팽개칠 순 없었다.

거기다.

“뭐 먹으면서 할래, 언니?”

“응? 아니야. 괜찮아.”

“그러면 나는 나 먹을 차 좀 가져

올게.”

요 O ” 흐 ?

옆에서 예은이 많이 돕고 있었기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얼마 전에 길드에 들어온 예은은 다른 길드원들에 비해 레벨이 낮음 에도 불구하고 언니가 바쁘다는 이 유로 사냥을 포기하고 이렇게 도와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바쁜 건 그대로 였으나 괜히 레벨을 올려야 할 동생 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미안했다.

린이 자기가 다 하겠다고 해도 괜 찮다면서 돕는 것인데 거기서 그냥 사냥하러 가라고 뭐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인데 만 류하기도 애매해서 미안해도 그냥 두고 있었다.

바쁜 건 사실이었으니.

“언니, 현아 왔어.”

조용히 말하는 예은의 말에 린이 고개를 들자 헤헤 하고 웃으며 예은 의 뒤에서 고개를 빼꼼하고 내밀며 인사했다.

“언니, 저 왔어요~ 혹시 바쁘세 요? 할 말이 있어서요.”

“아, 잠깐은 괜찮아. 여기 앉아.” 린의 말에 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예은도 자신의 자리에 앉아, 마침 두 개 타온 차 하나를 현아에게 건 네주었고, 현아는 싱긋 웃으며 말했 다.

“고마워!”

예은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 으나 현아는 예은과 말을 놓을 정도 로 친해졌다.

나이도 같았고, 성격도 둘 다 나쁘 지 않았기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게다가 둘 다 막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서로 통하는 게 상당히 많 았다.

현아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곤 천천 히 입을 열었다.

“전에 말했던 오빠 길드성 견학이 요. 내일 하게 될 거 같아요.”

“아! 길드 견학해 보고 길드에 들 어올지 말지 결정하신다고 했지?”

“네네, 근데 사실 오빠가 고민 많 이 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 서 한번 이 길드성 견학시켜 주면 마음 좀 굳힐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요.”

“확실히. 길드 아지트가 영지인 길 드는 우리 길드밖에 없긴 하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였다.

확실히 중앙대륙에선 영웅 길드 말 고는 길드 아지트가 영지성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영웅 길드의 산 하인 신화 길드도 그저 대저택일 뿐 영지성은 아니었다.

충분히 자부심 가질 만했다.

“현아네 오빠?”

“응응, 전에 예은이한테는 말 안 했었나? 오빠도 길드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싶어서 얘기를 했었는데 생 각해 본다고만 하고 들어올 생각이 없어 보이더라고. 근데 이번에 길드 견학을 온다고 해서 확실히 점수를 따야지!”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보며 예은이 살며시 미소를 짓던 중 무언가 떠올 랐는지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전에 아수라 님, 그러니까 현성 님이 길드에 지인이 현아인 거 같다 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진짜 현아 오 빠분이 현성 님이겠네.’

닉네임만 봐도 현아와 현성이다.

척 봐도 남매의 닉네임으로 보이지 않은가.

거기다 전에 현성이 예은에게 길드 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아수라의 닉 네임이 사실 현성이라는 것을 비밀 로 해달라 하지 않았던가.

그것들을 생각한다면 현아의 오빠 가 아수라임이 틀림없다.

‘닉네임 센스부터 비슷한데 모를 리가. 근데 언니는 진짜 둔하네.’

다소 새삼스럽다는 듯 예은이 린을 봤으나 아직까지 눈치를 못 챈 듯싶 었다.

린도 아수라의 원래 닉네임이 현성 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까지 눈 치채지 못했다니. 하긴 일적으로는 뛰어나도 이런 분야에선 눈치가 늘 없던 린이었기에 그럴 수도 있다 생 각했다.

그러던 중 예은은 묘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나나 언니는 현성 님 캐릭터를 알고 있는데 이 길드에 견 학을 온다는 건…… 현아에게 아수 라인 걸 말할 생각이신가?’

드러난 것이라곤 정황상의 증거밖 에 없었으나 거의 뻔하지 않은가.

예은에게 그리 신신당부를 하며 비 밀이라 했으면서 이제 와 굳이 얼굴 을 아는 두 사람이 있는 길드에 들 어온다는 게 무슨 뜻이겠는가.

‘그냥 말하면 현아가 안 믿을 수도 있을 텐데.’ 현아의 아수라에 대한 팬심은 진짜 다.

예은도 현성을 존경하기는 했으나 솔직히 현아처럼 팬심을 가진 것이 냐 하면 고개를 저을 정도로 현아의 팬심은 깊다.

그런데 그걸 오빠가 사실 내가 아 수라다.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남매임을 생각하면 현아가 ‘개소리 하지 마’라고 해도 충분한 상황.

‘도와드려야겠다.’

현성 혼자 가서 현아에게 말하면 믿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아 수라를 직접 봤다고 알고 있는 예은 이 같이 가서 맞다 하면 더 신빙성 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예은이 잘 모르긴 하지만 현성이 아수라라고 밝혔는데 현아가 믿지 않으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걸 위해 예은이 현아를 보며 말했다.

“그럼 나도 같이 마중 가도 돼?”

“응? 예은이 너도?”

현아가 다소 의외라는 듯이 묻자 린도 좀 의외라는 듯 예은을 봤다.

늘 남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예은이다.

현아와는 통하는 게 많기도 하고 길드에 유일한 동갑이다 보니 금세 친해지긴 했으나 남을 영입하는데 굳이 마중을 가다니.

다들 의외라는 듯 보자 예은은 당 황하지 않고 슬쩍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실내에서 일만 하니까 게임 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서. 이 반 기회에 나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같이 갈까 하는데 괜찮아?”

예은의 말에 둘 다 고개를 끄덕였 다.

하기야 대회가 끝나자마자 예은이 들어왔는데 그 이후 계속 길드성 내 부에서 일만 하고 있었으니 그럴 법 도 하다고 생각했다.

“우움, 나는 괜찮은데 사실 오빠가 허락해야 될 텐데. 일단 한 번 물어 볼게.”

일단 물어본다는 현아의 말에 예은 은 싱긋 웃으며 린에게 말했다.

“그러면 이왕 물어보는 김에 우리 언니도 같이 간다고 하는 건 어때?”

“응? 나도?”

졸지에 같이 가게 된 린이 어리둥 절한 표정으로 예은을 봤다.

갑자기 자신을 걸고 넘어가는 게 당황할 만했다.

그러나 예은은 그다지 당황해 하지 않고 침착하게 린을 보며 말했다.

“그래도 언니가 길드장인데 마중을 나가면 기분 좋지 않을까? 언니도 나처럼 좀 밖도 나가줘야 능률이 더 오르지. 이왕 가는 김에 같이 가는 건 어떨까?”

일리 있는 말이다.

너무 방에만 갇혀 일만 하게 되면 오히려 능률은 떨어지게 되어 있는 법 아니겠는가.

가끔씩 산책도 해주고 해야 효율이 좋아진다.

거기다가.

‘언니도 놀라게 해줘야지.’ 아직까지 현아의 오빠가 현성이라 는 것을 모르는 린이었기에 그 자리 에서 현성을 보면 어떤 반응일지도 궁금했고, 자신은 그런 놀라는 연기 를 잘 못하니 언니가 있다면 현아가 더 믿지 않겠는가.

거기까지 생각하고 한 말이었다.

예은의 말에 린은 잠시 고민을 하 다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좀 민폐 는 아닐까 싶어 현아를 보며 물었 다.

“으음, 나야 괜찮긴 한데 현아네 오빠분이 괜찮아 하실까? 그래도 길 드장이 온다고 하면 부담 갖진 않으 실까?”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문제다.

취직 생각 중인 취준생이 지인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견학한다고 하 는데 대뜸 마중에 사장이 와서 자기 회사 견학을 도와준다 생각해 봐라.

어느 누가 즐거워하겠는가.

대부분 긴장하고 부담을 느낄 수밖 에 없는 상황이다. 길드가 아무래도 게임속이다 보니 그렇게까지 강압적 인 분위기나 긴장을 하진 않을 수도 있긴 하나 비유하면 그런 상황이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린의 말에 현아는 잠시 생각을 하 다 고개를 저었다.

하기야 현성이 이런 걸로 긴장할 위인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 오빠가 좀 이상해서 부담을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 괜찮을 거 예요! 일단 물어는 봐야겠지만. 오 빠도 허락할 거 같네요!”

현아의 말에 예은의 표정이 맑아졌 고. 린도 나쁘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은의 말을 들은 현아도 둘이 마 중을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예은은 들어온 지 얼마 되 지 않아 친한 사람이라곤 린과 써 니, 그리고 자신밖에 없지 않은가.

만일 현성도 길드에 들어오게 되면 빨리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 는가.

게다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에 저 리 적극적인 예은은 처음이었기에 안된다고 하고 싶지 않았다.

‘오빠가 허락하면 좋을 텐데.’

까칠한 오빠가 과연 허락을 해줄지 가 의문이긴 했으나 현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둘을 보며 말했다.

“그럼 오빠 의견 물어보고 다시 접 속해서 말해드릴게요! 그럼 이따 보 자, 예은아.”

“응, 다녀와.”

차분하게 대답하는 예은을 보며 현 아가 싱긋 웃으며 로그아웃을 했다.

익숙한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온 현아가 현성을 찾았다.

다행히 아직 접속하지 않고 컴퓨터 로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다.

“오빠! 오빠!”

“어, 왜?”

집중하고 있는 모양인지 다소 퉁명 스럽게 대답한 현성.

현아는 별 개의치 않고 물었다.

“내일 길드 견학할 때 길드장인 린 언니랑 린 언니 동생 예은이라고 있 거든? 나랑 동갑이고 친한데 내일 그 두 사람도 같이 마중 와도 돼?”

그 말을 듣자 현성은 집중이 좀 깨진 것인지 모니터에서 눈을 떼며 뒤돌아 현아를 봤다.

마치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보는 표정.

다만 불만이나 짜증 같은 감정은 섞여 있지 않은 것을 봐서 크게 생 각하진 않는 모양이다.

“아, 그게 그래도 일단 길드에 대 한 설명은 길드장인 린 언니가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예은 이도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다 보 니까, 오빠도 길드 들어오면 같이 친해질 수 있진 않을까 해서 물어본 거야. 오빠가 싫으면 나만 갈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현아를 보며 현 성이 웃었다.

굳이 저리 조심스럽게 말하지 않아 도 되긴 하지만 조심스럽게 말하는 동생이 다소 귀여워 보였다.

‘그보다 린 님이랑 예은 님이라. 예은 님은 어느 정도 눈치채신 거 같은데.’ 일단 영웅 길드에서 현성이 아수라 라는 걸 아는 사람이 린과 예은뿐이 다. 그리고 그중 현성이 영웅 길드 에 지인이 있다는 걸 아는 건 예은 뿐이다.

전에 보니 눈치도 빠르고 말귀도 잘 알아듣던 걸 생각하면 아마 예은 도 현성과 현아의 관계를 알아차렸 을 가능성이 크다.

‘뭐 닉네임이 완전 비슷하니까 린 님도 눈치챘을 수도 있겠네.’

예은에게는 직접적으로 현성이 말 했으나 이미 현아가 오빠를 언급하 고 오빠와 아수라가 지인이다라는 걸 알렸을 때부터 린도 눈치챘을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린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근데 그런 현성을 마중을 나온다 라.

굳이 현성에게 나쁠 건 없지 않은 가.

‘이미 정체도 알고 있는 분들이고, 다른 길드원들은 없는 거 같으니 딱 히 상관없나? 거기다 내가 대뜸 아 수라라고 말해도 현아 혼자 있을 때 안 믿을 가능성이 크지.’

린이나 예은이 있다면 충분히 자신 이 아수라라는 걸 증명할 수 있기에

답답한 상황은 만들지 않을 수 있으 리라.

“상관없어. 아니, 왔으면 좋겠네. 그래도 길드장이 길드에 대해서 설 명해 주면 나야 고맙지.”

“오! 그치? 알겠어! 나 말하고 올 게!”

그렇게 헤르메스처럼 신이 나서 말 을 전달하기 위해 다시 캡슐로 들어 가는 현아를 보며 피식 웃었다.

정말이지 내일이 되면 어떤 반응일 까 기대가 컸다.

‘그보다 사냥터는 그래도 수도 근 처에서 골라야 하는데 대략 레벨 180대 애들을 잡아야겠네. 하루긴 해도 레벨 170은 찍어보자.’

하루 만에 20레벨.

말이 안 되는 수치였으나 현성은 자신만만했다.

자신이라면 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대충 사냥터를 정한 현성은 위치를 기억하곤 그대로 캡슐 내부로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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