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143화
“여기가 바로 성벽이에요. 공중 몬 스터를 대비하기 위해서 이렇게 절 벽 부분에도 성벽이 있습니다.”
“와아.”
현성은 순수하게 감탄할 수밖에 없 었다.
천혜의 요새이면서도 절벽을 깎아 만든 성벽이라니.
공중 몬스터를 대비하기 위함이라 는 걸 듣고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닐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 좋은 성을 받을 수 있었는지.
솔직히 말한다면 현성은 놀랍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나도 스승님한테 말하면 영지 하 나 주시려나?’
처음엔 장난으로 생각하다가 진지 하게 고민했다.
진짜 주면 엄청난 것 아니겠는가.
설마 하는 심정에 그냥 웃으며 생 각을 홀려보냈으나 나중에 농담 삼 아 한번 해봐야겠다며 작은 다짐을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던 순간 이었다.
콰앙-! 콰앙-!
“뭐, 뭐지? 공습?”
“공격인가?”
현성과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된 예은이 당황할 때 린과 현아는 의아 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공중 몬스터라고 한들 마법 보호막을 뚫었을 때 알림이 떠야 하 는데 그것도 없이 대뜸 충격이 가해 지니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틀 림없었기에 린이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침입자가 있는 것 같습 니다.”
“같이 가보시죠.”
듣기론 이 근방엔 레벨 200 후반 대의 몬스터들이 나온다고 했다. 간 혹가다 레벨 300이 넘는 몬스터도 있다고는 들었지만, 린이나 현아에 겐 경험치 거리도 안 될 몬스터였기 에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이런 소동에 휘말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표정.
그러나 현성은 흥미가 가득할 수밖 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몬스터를 상대로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히 려 설레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아가 먼저 이상함을 감지하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어, 언니. 성벽 내구도 떨어지는 게 심상치 않아.”
“응?”
현아의 말에 린도 내구도를 확인하 곤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아까처럼 결코 여유로운 모습은 아 니었다.
오히려 불가능한 걸 본 사람처럼 사색이 된 모습에 현성도 표정을 굳 히고 물었다.
“무슨 일이 난 건가요?”
“……예, 그런 거 같습니다. 레벨 300짜리 몬스터가 수십이 와도 이 정도로 내구도가 깎인 적이 없었는 데, 아무래도 심각한 상황 같습니 다.”
“빨리 가시죠.”
큰 힘이 안 될 수도 있긴 하지만 현성도 따라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 자 린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이쪽으 로.”
린의 안내를 받아 공격받고 있는 성벽 쪽으로 향했다.
이곳 또한 절벽을 깎아 만든 성벽 이었는데 설마 드래곤이라도 나타난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충격의 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쿠웅-! 쿠웅-!
공격받고 있는 성벽으로 향하자 NPC들이 모두 공포에 몸을 떨며 최대한 성벽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여, 영주님, 그, 그게.”
“가, 가지 마십시오!”
“위, 위헙합니다!”
공포에 몸을 떨면서도 린의 안위를 걱정하는 NPC들.
현성은 그걸 보며 새삼 존경받는 영주인 린을 다시 보곤 그들이 멀리 떨어지려는 성벽을 향해 다가갔다.
린과 예은, 현아도 마찬가지로 당 장에라도 전투를 치를 수 있게 준비 를 하곤 현성과 같이 성벽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도대체 어떤 몬스터가 공격을 하기 에 NPC들이 보며 겁에 질린 것일 까.
그리고 성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자 검은 사제복을 입은 남자가 성 벽에 매달려 눈물을 흘리면서 머리 로 성벽에 박치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 사람 뭐야?”
현아만이 의문 가득한 목소리로 물 었고, 오직 현성만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흐허어허엉! 주인님! 이 미천한 종인 리베우스를 두고 어디 가셨습 니까요! 흐어허헝,”
쿠웅! 쿠웅! 쿠웅!
자기가 어디로 이동되었는지도 모 르고, 근처에 현성의 기운이 느껴지 는 것도 모른 채 눈물을 흘리며 성 벽에 머리를 박고 있는 리베우스.
그걸 보며 현성이 정말 죄송하다는 듯 린에게 연이어 고개를 숙여 가며 사과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데리고 있는 NPC인데 진짜 죄송합니다. 야! 리베우스! 당장 안 올라와?”
“어엇?! 주, 주인님! 흐허어엉! 주 인님!”
마법 결계는 무시하고 그대로 성벽 에 올라와 현성에게 달려드는 리베 우스를 보며 현성은 끝내주는 회피 를 보여주며 그대로 그래비티 미티 어를 날리려 했으나 모든 MP를 이 용해 중력과 천근추를 이용해 리베 우스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투콰카캉-!
절대 꿀밤을 먹여서 날 수가 없는 소리였으나 그래비티 미티어도 맞고 버티는 리베우스는 우후후 하고 웃 으며 기뻐하고 있었다.
“진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익! 주인님이 왜 사과를 하시는 겁니까요!‘?” 진짜 맞는 말을 하는 리베우스를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노려보자 리 베우스는 히익 하면서 현성의 뒤로 물러나 현성이 한 말대로 은신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현성이 다시 린을 보며 사 과했다.
“진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모르고 그러는 거 같으니까. 괜히 사과하실 필요는 없 습니다. 하하.” 그러나 린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보며 현성은 한숨을 쉬며 리베우 스를 노려봤다.
현성에게만 보일 수 있게 은신을 한 리베우스는 면목이 없다는 듯 고 개를 숙였으나, 절대 성벽을 저리 만들어서 반성하는 것이 아닌 그저 현성에게 미움받았다는 사실에 고개 를 숙이는 걸 알고 있기에 절로 스 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린은 성벽의 내구도가 깎인 것 때문에 표정을 굳힌 게 아니었 다.
‘그냥 머리를 박은 걸로 레벨 300 대 몬스터 수십이 한 시간 동안 공 격해야 깎인 수치가 깎였다고? 도대 체 저 NPC 레벨이 몇이면……
솔직히 그냥 봤을 때는 미친 NPC 구나 생각할 법한 모습이었으나 내 구도를 깎인 것만 본다면 결코 무시 할 수 없었다.
거기다 보아하니 그냥 사제로 보였 음에도 단순한 박치기로 이런 위력 을 냈다는 거면 본 실력을 낸다면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사실 그동안 안내를 하면서도 린은 고민하고 있었다.
‘어쩌지?’
계속해서 길드에 대한 장점들과 성 을 안내하면서 현성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고민하는 린.
그녀가 고민하는 것은 단 하나였 다.
‘현성 님에게 길드에 들어와 달라 고 해도 될까?’
지금 현성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선 세계가 주목하는 유튜버라는 점만 보더라도 엄청나다. 그러나 그 것뿐만이라면 린이 이렇게까지 고민 하진 않았으리라.
다름 아닌 대륙오천 중 최강이자 중앙대륙의 실세라 할 수 있는 황제 의 제자이자, 대륙오천 중 재앙이라 불리는 유리아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 타이틀만 놓고 봤을 때 길드 랭킹 1위인 신화 길드와 비공식 랭 커 집단인 소수정예 영웅 길드를 합 친 것과 다를 바 없다 생각했다.
‘게다가 카론 황제의 성격만 생각 하면 현성 님이 우리 길드에 들어오 면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실 분이긴 한데.’
또 다른 스승인 유리아가 너무나도 걸렸다.
감히 자기 제자를 밑에 두는 거냐 며 깽판을 부리면 큰일 나는 것 아 니겠는가.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껏 유리아의 행보를 본다면 못 할 것도 없다. 아니 오히 려 더 할 수도 있는 게 유리아다.
그러다 보니 린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과연 길드에 들어오시려 할까?’
저만한 실력자가 과연 누구의 밑에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자연스럽게 들 었다.
솔직히 말해 지금 이데아에서 가진 권력이나, 컨트롤 실력, 심지어 직업 까지 꿀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개인 이라 볼 수가 없는 입지지 않은가.
그런 존재를 과연 길드에 가입하게 하면 어떤 사단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이가 과연 들어 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
지금도 이렇게 길드에 대한 장점들 을 설명하며 티는 내진 않았으나 고 민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린과 다르 게 현성은 여태까지 길드성에 대한 얘기를 듣곤 감탄을 하고 있었다. 편리성과 자유를 보장하는 점, 모두 마음에 들었다.
더군다나 영주의 소유 던전이라니.
황제에게도 300레벨 던전이 있을 수도 있긴 하나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겠는가.
거기다가 지금 길드성에 린과 예 은, 현아를 제외하곤 길드원이 아무 도 없는 걸 보면 자유도 매우 크게 보장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방금 리베우스 때문에 점수 가 깎인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들었 다.
‘리베우스 이 녀석 때문에 점수 까 이는 거 아니야?’ 솔직히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의 가 치는 매우 뛰어나다.
그런데 저런 미친 NPC를 달고 있 다는 걸 알아차렸다.
여태까지 리베우스와 함께 다녔던 현성이었기에 자신이라면 리베우스 를 달고 엄청난 가치를 지닌 유저를 길드에 들이겠냐고 묻는다면 현성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리라.
물론 린이 리베우스의 모든 실체를 본 것은 아니었으나, 현성은 그걸 알지 않은가.
그래서 혹여나 리베우스가 상상 그 이상의 또라이라는 것을 들키진 않 았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흐음, 어쩌지?’
당장은 점수가 깎였을지 몰라도 나 중에 시간이 지나면 또 모른다.
게다가 레벨 200이 되면 현성도 고렙의 축에 속한다 할 수 있으니 그때가 되면 또 두 팔을 벌리고 환 영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단 본단에 다녀온 뒤로 승부를 보자.’
거기다 아직 퀘스트도 남았기에 나 중에 본단에 다녀온 뒤에 길드 가입 에 대해 얘기를 하면 좋을 거 같다 고 생각하던 그때.
린도 무언가를 결심했다는 듯 현성 을 보며 말했다.
“대략 성 안내는 끝났는데 이제 길 드원들이 자주 모이는 회의실로 가 실까요?”
혹시 지금 길드 제의를 하려고 하 는 것일까?
현성이 보기엔 린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거기다 예은도 자신을 보는 시선이 부드럽지 않은가.
그런 것들을 보며 상당히 긍정적이 라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리베우 스 때문에 생긴 불안감이 깔끔히 사 라졌다.
“좋습니다.”
이왕 본단에 다녀온 뒤 승부를 보 자 했지만, 지금 저렇게 나오는데 거절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밀당이 필요하긴 했으나 일단 상대 가 말하는 조건을 들을 필요는 있지 않겠는가.
일단 들어는 보자는 심정으로 린을 따라 회의실로 향했다.
상당히 넓긴 했으나 길드원들이 모 두 모일 수 있게 원탁으로 되어 있 는 탁자와 그 근처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집사.
린은 앉으면서 집사를 보며 말했 다.
“마실 걸 내와 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린의 말을 듣고 집사가 고개를 숙 이며 나갔고, 현성도 린과 마찬가지 로 자리에 앉았다.
예은과 현아도 린 근처에 앉았고, 현성은 그걸 보며 다소 기대하면서 린을 봤다.
과연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그런 기대를 하고 있던 현성은 생 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다.
“죄송합니다만, 영웅 길드에는 현 성 님을 받지 못할 거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예은과 현아가 뭐하 냐는 듯 경악한 표정으로 린을 봤 다.
현성은 놀라야 했으나 너무나도 담 담하게 그 말을 듣곤 자연스레 리베 우스를 봤다.
‘저놈 때문에 입구컷 당했군.’
마치 예정된 걸 당한 것처럼 담담 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현성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