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147화
숲을 헤치며 도망치는 보스 몬스 터.
이 숲에 제왕인 바위오우거가 무엇 에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는 것일까.
단순히 다른 보스와 영역싸움에서 밀려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압도적인 공포. 죽고 싶지 않다는 생존본능을 느끼며 도망치는 바위오 우거.
“크허억, 크허헉.” 숨을 헐떡이며 도망치는 놈을 멀찍 이 노려보는 검은 가면을 쓴 사내가 등에 매달린 활을 들어 화살을 장전 했다.
그리고 화살을 걸고는 그대로 시위 를 당긴다.
망설임 없는 동작 그러나 바위오우 거는 그걸 발견하지 못했고, 사내는 그대로 검게 물든 화살에 자신의 기 운을 아낌없이 담았다.
화살이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터 질 것 같은 그때.
사내가 화살을 놓았다.
파아아아아아아앙 !
강력한 마법이 날아가는 소리.
허공에 검은 선를 그리며 날아가는 화살이 그대로 바위오우거의 머리에 틀어박혔다.
콰득!
즉사.
이데아에서 즉사를 시킬 수 있는 스킬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데미지가 너무 강력한 나머지 즉사 를 시키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없다 고 봐도 무방한 수준.
그런데 보스를 즉사시킬 수 있는 이가 몇이나 있겠는가.
거기다 레벨 190대의 보스인 바위 오우거를 말이다.
멀리서 죽은 바위오우거를 향해 다 가간 사내는 그대로 바위오우거가 뿌린 템을 보곤 말했다.
“촬영 종료.”
촬영이 끝난 것을 확인한 현성은 그대로 바위오우거의 템들을 인벤토 리에 집어넣으며 가면을 벗곤 씨익 웃었다.
‘흐흐, 이제 완벽하다.’
명중률 보정을 받지 않은 스킬, 아 함브리드의 화살.
하나 이제는 그것조차 완벽하게 컨 트롤 할 수 있는 현성이었다.
물론 100m 이상 떨어질 경우 명 중률이 현저히 낮아졌으나 그래도 맞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걸로 보스 레이스 영상이 끝이 났다.
마무리로 단단하기로 소문난 바위 오우거를 일격에 잡아냈으니 이번에 도 상당히 좋은 영상이 될 수 있으 리라.
영상도, 컨트롤도 다 적응이 되어 만족스러웠으나 아쉬운 것이 하나 있었다.
다름 아닌 아직까지 레벨이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
‘아직도 레벨 170이 안 됐네.’
방금 레벨 190대의 보스를 잡았는 데도 오르지 않은 것을 봐라.
경험치가 얼마나 극악이면 이렇겠 는가.
160이 된 지 5일이나 지났음에도 고작 9밖에 올리지 못했다. 이제 레 벨 1업만 더 하면 170이 되었는데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160도 이런데 170은 또 어떨 지……
레벨이 안 올라도 너무 안 올랐다.
지금도 이럴진대 마의 구간이라 불 리는 200은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슬슬 갈까?’
현실 시간으로 5일.
그동안 사냥했음에도 레벨을 고작 9밖에 올리지 못했다. 게임 시간으 로는 무려 25일간 말이다.
‘차라리 이 시간에 기면증 걸려서 능력치를 올리는 게 효율적이겠어.’
당장 세 번째 흔적 퀘스트 때문에 기면증이 발동되지 않고 있는 상태 다.
처음에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갈수 록 레벨이 오르지 않는 걸 보니 차 라리 기면증에 걸리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니 슬슬 타나노스교 본단으로 향할 생각.
하지만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왜 그러십니까요?”
뒤에 있던 리베우스를 보니 멀뚱멀 뚱 눈을 끔뻑이며 묻는 리베우스.
그걸 보며 한숨을 쉬었다.
타나노스교의 사람들은 대부분 또 라이라고 했는데 모두가 저놈처럼 또라이면 솔직히 말해 신기고 뭐고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겠는 가. 퀘스트는 깨야 했으니.
‘뭐, 신기도 뭐가 나올지 궁금하기 도 하지만. 일단 서아 님한테 물어 볼까?’
서아도 타나노스의 관련된 직업이 지 않던가.
게다가 레벨도 레벨이었으니 본단 에 가봤을 확률이 높았다.
현성은 생각난 즉시 서아에게 귓속 말을 걸었다.
[현성: 서아 님, 혹시 타나노스교 본단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좀 답장이 늦을 거 같기에 현성은 사냥이라도 하고 있자고 생각한 그 순간 답장이 왔다.
[한서아: 네? 서, 설마? 타나노스 교 본단에 가셔야 하나요?]
[현성: ……네.]
[한서아: ……힘내세요. 제가 해줄 말은 이것뿐인 거 같아요. 파이팅 하세요.]
[현성: ……네, 조언 감사합니다.]
별말을 해준 것은 아니었지만 저것 만 봐도 본단이 어떤진 알 수 있었 다.
‘안 봐도 뻔하네.’
현성은 그렇게 귓속말을 끊고는 한 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러면서 리베우스를 봤다.
눈치도 없이 헤헤 웃으며 현성을 보고 있는 리베우스. 저 얼굴만 봐 도 짜증이 치밀어 올랐으나 어쩌겠 는가.
이겨내는 수밖에.
“그래 가자. 가자.”
속으로 다짐하며 현성은 전에 리베 우스에게 받은 본단으로 향하는 나 침판을 보며 위치를 잡았다. 그리곤 마법으로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리베우스, 그래비티 미티어가 발 동되면 꽉 잡아야 한다.”
“앗! 주인님의 옥체를 감히! 이 미 천한 종이 만질 수 있겠습니까!? 아 니 됩니다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 다!”
그 말에 현성은 어이없다는 듯 봤 으나 알아서 하겠다고 하지 않았는 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레벨 560이 알아서 하겠다는데 레 벨 200도 안 된 현성이 뭐라고 할 자격이나 있겠는가.
현성은 그대로 본단 방향을 향해 그래비티 미티어를 시전했다.
쿠구구구구궁.
허공에서 소환된 그래비티 미티어.
그대로 아래로 추락하려는 그래비 티 미티어에 현성은 MP를 모두 소 진해 추락하면서 미티어 라이딩을 시전했다.
‘으윽.’
MP가 아닌 HP 절반을 소모해야 하는 미티어 라이딩.
유리아가 현성을 생각해 MP가 아 닌 HP를 소모할 수 있게 만들어준 스킬이었다. 그래비티 미티어를 사 용 후 MP를 아무리 빨리 회복한다 해도 MP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스 킬을 발동할 순 없는 노릇.
그런 점까지 생각하고 유리아가 MP가 아닌 HP를 소모하고 발동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극심한 HP 손상으로 인해 충격을 받습니다.]
갑자기 체력이 줄어들다 보니 데미 지로 인지를 한 것이다.
다소 고통이 있긴 했으나 현성은 그대로 미티어 라이딩을 시전 할 수 있었다.
[그래비티 미티어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미티어 라이딩으로 그래비티 미티 어에 탑승하셨습니다. 무운을 빕니 다.]
그 메시지를 읽은 현성은 순간 의 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엄 청난 중력장과 함께 금방이라도 땅 에 추락할 거 같은 그래비티 미티어 를 보곤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 와중에도 방향을 조절해 급하강 한 비행기를 다시 위로 띄우는 것처 럼 숲의 일부를 파괴하며 하늘 위로 떠오를 수 있었다.
숲 한가운데에 거대한 선이 그어졌 으나 현성은 거기까지 신경 쓸 수 없었다.
“으아가가아아악!”
엄청난 풍압과 느껴지는 중력.
거기로부터 데미지는 받지 않았으 나 위압감과 느껴지는 감각은 그대 로였다.
비행기가 아닌 제트기를 탄 것과 같은 심정에 현성은 부들거리는 손 을 들며 맞은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 는 것인지 확인했다.
방향은 맞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자 칫 작은 실수 하나면 이상한 곳에 떨어질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최대한 정신을 붙잡았다.
‘실수하면 죽는다.’
지금 체력은 회복되지 않는 상태인 데다가 MP도 없는 상황.
이런 상태로 레벨 200 이상 몬스 터들이 있는 필드에 떨어지게 되면 바로 사망하고도 남을 상황이었기에 현성은 잔뜩 긴장한 채 운석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미친 스킬이다.’
아래를 보니 속도 하나는 장난이 아니었다. 하기야 그러니 현성조차 정신을 못 차리고 고작 조종만 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입을 열면 그대로 바람이 입을 막 았기에 최대한 고개를 숙이며 버티 고 있던 와중에 현성은 문득 리베우 스를 떠올렸다.
‘그놈 어떻게 된 거지?’
혹시 같이 못 온 것은 아닌가 하 며 고개를 최대한 숙인 채 둘러보자 현성의 옆에 운석을 붙잡고 있는 리 베우스를 봤다.
“기분 최고입니다요!”
찡긋.
풍압과 중력으로 인해 간신히 버티 고 있는 현성과 다르게 윙크를 하며 엄지를 척하며 세우는 리베우스를 보며 현성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왜 걱정을 했을까.
그런 후회를 하며 현성이 나침판을 계속 주시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곳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타나노스교 본단.
산을 깎아 만든 웅장하기까지 한 거대한 신전 밖에서는 여러 사제들 이 바닥에 머리를 찍으며 기도를 드 리고 있었다.
“아아! 타나노스시여!”
“우리에게 축복을!”
“오우우우우!”
쾅! 쾅! 쾅! 쾅!
수십의 사제들이 일제히 바닥에 머 리를 찍자 지진이 난 것 같은 충격 이 사방에 울렸으나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이곳에서는 이게 일상이었으니.
몬스터들조차 이곳은 피한다는 타 나노스교 본단.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한 기도에 타 나노스교 주교 아모르직다는 흡족한 표정으로 사제들을 보고 있었다.
심지어 그 머리를 찍어가며 돌을 깎으면서 타나노스의 동상을 만들고 있는 기괴한 모습.
절대로 정상으로 보기 힘든 모습이 었음에도 아모르직다는 흡족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주 성실한 신도들이야. 이런 활 기찬 아침은 늘 상쾌한 법이지.”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저 멀리 하늘에서 느껴지는 마나의 기운을 느끼곤 주교가 고개를 돌렸 다.
“흐음.”
꽤 강력한 마법에 기도를 드리던 사제들조차 고개를 돌려 멀리서 다 가오는 기운을 느꼈다.
이윽고 하늘에서 보이는 거대한 운 석을 보곤 다들 환히 미소를 지었
다.
“오우! 운석이다!”
“누가 미티어를 썼다!”
“이리로 모여!”
“오우!”
일반 사제들은 난리가 났고, 주교 는 그걸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운석 사이로 익숙한 기운과 성 스러운 기운이 함께 느껴진다. 도대 체 저게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하 며 운석이 낙하하는 지점을 향해 몰 려든 일반 사제들을 보며 고개를 끄 덕였다.
“부럽군, 나도 주교만 아니었으면 저렇게 가서 놀았을 텐데. 아쉬워.”
그리고 운석이 바닥과 충돌하는 순 간.
강렬한 충격이 타나노스교 본단을 강타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래비티 미티어는 그래비티 미티어였다. 사방을 초토 화시키며 사제들이 만들던 동상까지 부서지자 그 충격을 느낀 교황이 신 전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교황의 물음에 주교는 아무 말 없 이 고갯짓으로 운석이 떨어진 곳을 가리키자 운석에 맞은 일반 사제들 이 꺄르르 웃으며 즐거워하는 걸 보 며 교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별일 아니군요.”
평소와 같은 모습에 교황은 다시 들어가려던 찰나 익숙한 기운과 성 스러운 기운을 느끼고 다시 뒤를 돌 았다.
그리고 운석이 떨어진 자리에서 충 돌하면서 머리가 울린 것인지 머리 를 부여잡고 있는 현성과 그 옆에서 다른 사제들과 마찬가지로 신나 있 는 리베우스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운석을 타고 노는 건 내릴 때가 제일 재미있군요!”
“아, 죽을 거 같다.”
유리아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등장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