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156화
이데아 유저들이 원하는 건 제각기 다르다.
높은 등급의 직업일 수도 있고, 아 니면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원할 수 도 있다. 그도 아니면 막대한 골드 를 원할 수도 있다.
하나 대부분 사람이 현실에 안주하 며 살아간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며 그저 이 데아를 즐긴다.
PC로 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새 로운 지역에 대한 모험. PC에서는 따분한 사냥일지라도 이데아에서는 그런 것조차 긴장하고 설레한다.
그 모든 것이 모험이었으니.
특히 이데아의 방대한 스토리를 겪 어본 사람들이라면 늘 자신이 시나 리오 속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그 게 메인 시나리오가 아닌 서브 시나 리오라 한들 말이다.
하나 그게 주축이 되지는 않는다. 게임을 즐기니까 스토리도 즐기는 것이지 스토리를 알아내기 위해 게 임을 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한 사람만큼은 달랐다.
“아직도 정보가 모이지 않아.”
“아이 언니 말대로 나도 아무리 찾 아봐도 걸리는 게 없어. 대부분 종 교도 모르는 거 같기도 하고, 우리 가 좀 잘못 집은 게 아닐까?”
아이와 스티의 말에 린은 입술을 깨물며 눈을 감았다.
메인 시나리오에 대해 알아온 것도 상당히 깊었다.
그러나 실마리는커녕 지금까지 감 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 NPC의 소문에 의해 이상 하다고 알려진 것들은 모두 조사해 봤으나 잘해야 서브 시나리오였고, 대부분이 흔한 퀘스트들이었다.
“포기해야 하나?”
린의 중얼거림에 아이와 스티는 아 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들도 나름 지친 것이다.
게임을 즐겨온 것은 사실이다. 린 도 그것은 마찬가지. 메인 시나리오 에 연연하긴 했으나 그렇다 한들 게 임을 즐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초조해진 것인지 꽤 집착했다.
“린, 좀 쉬는 건 어때? 우리가 이 렇게까지 했는데도 모른다는 건 우 리가 갈피를 잘못 잡은 거 같아. 그 리고 요즘 너무 초조해하는 거 같 아.”
“내가 생각해도 그래. 좀 천천히 쉬어가면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웅. 그러는 게 좋겠네.”
린도 인정하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 이며 수긍했다.
하기야 요즘 면접이니 뭐니 새로 받을 인원들을 심사하면서 많이 지 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지 않았는가.
그래서인지 요즘 더 초조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린이 수긍하자 길드원을 떠나서 게 임에서 알고 지내면서 친해진 친구 사이가 된 아이와 스티의 표정이 그 제야 밝아졌다.
린이 어떤 사정에서 저리 메인 시 나리오에 집착하는지는 자세한 연유 는 알지 못해도 무언가 사정이 있다 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벌컥!
다들 갑작스레 열린 문을 보며 의 아하다는 듯 들어온 남자를 봤다.
“후우, 쓸 만한 정보를 알아왔다.” 카이저.
다른 길드원들에 비해 실력도 뛰어 나고 정보를 알아내는 데 뛰어난 남 자였다.
그 말에 린은 눈을 부릅떴고, 아이 와 스티도 마찬가지로 카이저를 봤 다.
“메인 시나리오는 바로……
그러던 그때.
모든 유저에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수라 님이 메인 시나리오1을 클 리어하셨습니다.]
[메인 시나리오1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며 대륙의 크고 작은 변동이 생 겨납니다.]
[자세한 내역은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십시오.]
[따로 패치는 없습니다. 감사합니 다.]
그 메시지를 보며 놀란 그녀들.
아직 정보도 제대로 몰라왔던 영웅 길드이건만 벌써 클리어를 하다니.
“와, 대박이네. 근데 아수라가 깼다 는 거면 저레벨에 얻을 수 있는 퀘
스트였나 본데?” “아, 그럼 아이 언니 말대로라면 그래서 우리가 알아내지 못했던 거 같아.”
“우리는 늘 우리 레벨 대라고만 생 각을 했으니까.”
영웅 길드 모두가 레벨 300을 넘 긴 상태다. 거기다 비공식 랭커이다 보니 고렙 지역에 갈 수 있었는데 몇몇 부분은 잠금이 걸려 있는 부분 들이 존재했다.
메인 시나리오를 클리어해야만 갈 수 있는 지역.
그러기에 레벨을 올리는 것도 엄청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지금 존재하는 구역 중 최 고는 레벨 400 초반대 사냥터.
현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레벨 400을 넘긴 터라 다른 길드원들도 린과 마찬가지로 메인 시나리오 클 리어를 꼭 하고 싶었다.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몬스터를 만 날 수 있으니.
다들 그렇게 해맑게 떠들며 아수라 가 대단하다느니 뭐하다느니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어느새 소외된 카이저 가 쓸쓸히 중얼거렸다.
메인 퀘스트는 타나노스교와 관련이 있는 거 같다고. 거기다가 거기 교황이 무슨 정보를 알고 있는 거 같은데. 그냥 그렇다고.”
아쉽게도 세 여자는 당장은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후우.”
욕심의 끝이 없는 현성이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신기와 권능이 담겨 있는 스킬북이 어디인가.
비록 랜덤이라고는 해도 신기는 신 기고 권능은 권능이지 않은가.
타나노스의 신기가 3개밖에 없고 그 마지막 것을 방금 얻은 것을 모 르는 현성에겐 당연한 생각이었다.
“그럼 옵션부터 볼까?”
여태 현성이 얻은 권능들은 많지만 신기는 2개뿐.
현성의 눈은 자연스럽게 권능에 먼 저 쏠렸다.
맛있는 건 나중에 먹는 것과 같은 이치!
물론 이러면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 도 커지기 마련이었으나 신기지 않 은가.
거기다 이미 신기의 이름은 확인한 상태다.
‘타나노스의 고요한 구름 침대라.’
그냥 보기에는 무슨 능력을 갖췄는 지 추측하기 힘든 이름.
그러나 현성이 가진 다른 두 신기 만 보더라도 이름과 달리 효과가 엄 청난 걸 알 수 있지 않은가. 거기다 옵션이 점점 해제되기도 하고 말이 다.
‘봉인이 안 풀린 신기면 또 본단 가서 바로 풀면 되는 거니까.’ 이름이 다소 걸리긴 했으나 다른 두 신기도 그랬기에 절대 실망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현성은 먼저 권 능 스킬북을 살폈다.
[타나노스의 숨결 스킬북(권능)]
-종류: 스킬북
-설명: [타나노스의 숨결(권능)] 스킬이 담겨 있는 스킬북이다.
-제한: 타나노스의 후예(사용 가 능)
-옵션: 사용 시 [타나노스의 숨결 (권능)] 스킬을 획득할 수 있다.
무언가 엄청날 거 같은 이름.
신의 숨결이라는 말인데 어떤 효과 가 날지 벌써 기대되었다.
드래곤의 브레스도 비슷한 것 아니 겠는가.
이번에는 광역기인가 싶어서 설레 는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가자.’
망설임 없이 스킬북을 사용하는 현 성.
그리고 타나노스의 숨결을 획득했 다는 메시지를 읽자마자 현성은 스 킬 목록에서 타나노스의 숨결을 확 인했다.
[타나노스의 숨결(권능)]
〈액티브〉
-Lv.l
-설명: “그분의 숨결은 한 치 앞 을 구분할 수 없고, 칠흑과도 같다. 그분의 숨은 진정한 죽음이자 악몽 이다.”-사냥의 신 아르테스
-효과: 깊은숨을 내쉬며 주변에 안개를 생성한다. 안개의 범위는 레 벨에 비례한다. 안개의 범위 안에 속한 시전자를 제외한 모든 존재의 시야 lm로 제한되며 HP와 MP 회 복 불가 상태에 빠진다.
레벨이 오를수록 디버프의 양이 중 가한다.
안개 범위 안에 시전자를 제외한 모든 존재 이동속도 20% 감소, 모 든 공격력 10% 감소, 모든 방어력 10% 감소, 초당 HP 100씩 타격을 입는다.
거기에 초당 1DP를 소모한다.
(시전자보다 레벨이 아주 높으면 효과는 반감된다.)
(숨결 범위 안에 있는 시전자의 레 벨보다 30 이상 아래인 모든 적은
사망한다.)
-쿨타임: 게임 시간으로 10일
“우와.”
비교적 최근에 얻은 죽음의 지휘자 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권능.
현성은 또 아쉽다는 듯 한숨을 쉬 었다.
‘차라리 그때 죽음의 지휘자 말고 옥장판을 선택할 걸 그랬나?’
옥장판이라는 이름이 너무 촌스러 워서 고른 것이 죽음의 지휘자였는 데 막상 아직 한 번도 써보지 못했 다.
좋은 스킬이기는 하지만, 일정 시 간 스킬이 봉인되다 보니 쓰기가 꺼 려지는 게 사실.
하나 1분간 무적기인 것은 충분히 사기적인 데다 공격에 성공할 때마 다 타나노스의 야상곡이 발동되는 것도 아주 좋았다.
‘위급할 때만 쓰겠군.’
다만 이번에 얻은 스킬은 아주 마 음에 들었다.
디버프를 떠나서 시야 차단과 독의 효과가 몹시 마음에 들었다.
타나노스의 숨결로 상대는 시야가 제한되고 자신은 제한되지 않는다. 그렇다는 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의 피는 깎여가는데 현성은 그 러지 않는다.
적들이 초조해지고 그럴수록 현성 이 상대하기 더 쉬워진다는 얘기가 된다.
‘좋은 권능을 얻었네.’
역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혼자 클리어하니 보상도 짱짱했다.
솔플이 힘들기는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도 딱 그런 상황이었다.
물론 이번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상당히 재미있었다.
‘이번 메인 시나리오는 프롤로그 같은 느낌인가 보네.’
그것도 그럴 게 레벨 150 이상 200 미만의 퀘스트다.
거기다가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남 작이 저리도 싱겁게 죽은 것을 보면 잘은 몰라도 썩어가는 죽음에 대해 알아가는 그런 퀘스트인 듯싶었다.
다시 말해 남작은 그저 하수인에 불과했다는 소리다. 그리고 다르게 말한다면 고작 프롤로그인데 현성이 이렇게 고전했다는 것.
‘자폭이 없었으면 이렇게 쉽게 이 길 수 있을 리는 없었겠지.’
자폭이 아니었다면 아마 실패했을 지도 모른다.
그나마 자폭이 있었기에 일이 잘 풀려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혼자서는 조금 무리일 수도 있었을 뻔했다.
‘이번에 권능도 얻었고, 신기도 얻 었으니. 더 강해지자.’
이번 퀘스트로 인해 현성의 자존심 이 다소 뭉개진 감이 없지 않아 있 었다.
그와 동시에 실력에 있어서 최고라 고 생각하던 오만도 상당히 씻겨나 갔다. 그러나 그걸로 인해 흔들리진 않았다.
아직 혼자서 모든 걸 커버할 수 있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더 노력하면 되는 문제 아니겠는가.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로 현성은 또 다른 보상 타나노스의 고요한 구름 침대의 옵션을 살폈다.
[타나노스의 고요한 구름 침대(신 기)]
-종류: 신기
-설명: 타나노스의 전용 침대이다. 이 침대에 누워서 자면 늘 조용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제한: 타나노스의 후예
-기본 옵션: 소지만으로 타나노스 의 야상곡 쿨타임 반감, 데미지 200% 상승, 이동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름 침대에 누웠을 때만 착용으로 간주한다. 착용 시 하루에 3번까지 모든 HP와 MP를 최대로 회복시킨다.
-봉인해제 조건: 타나노스의 야상 곡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봉인해제.
-옵션1: ????(아직 봉인되어 있습 니다.)
-옵션2: ????(아직 봉인되어 있습 니다.)
-옵션3: ????(아직 봉인되어 있습 니다.)
-옵션4: ????(아직 봉인되어 있습 니다.)
≪......2”
처음 보곤 이해가 잘 안 되었는지 현성은 다시 한번 읽었고, 그 후 멍 하니 옵션을 살폈다.
타나노스의 야상곡 쿨타임 반감에 데미지 200% 상승. 그러니까 2분 30초마다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데 다 기존 300%의 데미지에서 200% 가 추가되어 총 500%의 데미지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것도 착용 시도 아닌 소지만으로.
거기다가.
“착용 시 하루 3번까지 모든 HP와 MP 회복?”
다르게 말하면 현성은 하루에 4번 연속으로 그래비티 미티어를 난사할 수 있단 얘기가 된다.
물론 착용이 구름 침대에 누워 있 는 것만이 착용으로 인지가 된다는 데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지 않은가.
하늘 위에 떠올라서 구름 침대에 누워 그래비티 미티어를 난사하면 그만 아니겠는가?
“미친. 이게 이 레벨에 얻을 수 있 는 신기 맞아? 아무리 메인 시나리 오 퀘스트라고 해도 좀 과한 거 같 은데……
자기도 모르게 진실을 말했으나 그 걸 알 리가 없는 현성이었다.
무려 레벨 400에 얻을 수 있는 신 기.
그것도 타나노스의 마지막 신기라 는 것을 모르는 현성에겐 그저 버그 라고 해도 될 만큼 사기적인 신기였 기에 계속해서 멍하니 옵션을 바라 봤다.
‘나 진짜 너프 먹는 건 아니겠지?’
그간 잊고 있던 불안감이 다시 수 면 위로 떠올랐을 때.
메시지가 하나 나타났다.
[적정 접속 시간을 초과하였습니 다, 강제 로그아웃까지 게임 시간으 로 1시간 남았습니다.]
“어우 깜짝이야.”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도 놀란다더니.
딱 그 격이었다.
현성은 그 메시지를 보고 벌써 시 간이 이렇게 되었냐며 로그아웃을 했다.
한편 동굴 밖에서 현성을 기다리던 캐럿은.
“후움, 안 나오시네요.”
이곳에서 거의 3일째 기다려도 나 오지 않는 현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 땅이 흔들리는 게 느껴지는 걸 보니까 신나게 싸우고 계시는 거 같 기는 한데……
언젠가 나오겠거니 기다리는 캐럿 은 그 뒤로 게임 시간으로 무려 3 일이나 더 기다렸다고 한다.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
? ? ?
음침한 골방과도 같은 방안에 로브 를 깊게 뒤집어쓴 한 남성이 수정구 로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하하핫! 준비는 다 끝난 것 같군 요. 조금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 정도의 변수야 이미 생 각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물…… 론 입…… 니다.
뚝뚝 끊기는 목소리에 기분 나쁜 목소리였으나 남성은 개의치 않아 했다.
저 목소리를 들은 것도 하루 이틀 이 아닌데 이제 와 새삼스레 기분 나빠 할 리가 있겠는가. 거기다 저 리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으 니.
“핫핫! 그러면 믿고 기다리고 있겠 습니다.”
-……예에.
그 말을 끝으로 로브를 쓴 남자는 연결을 끊곤 핫핫 웃으면서 다른 수 정구를 꺼냈다.
“나의 신님께서 성장하시면 드릴 신기를 어디에 숨기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듭니다만, 흐음.”
한참을 고민하던 남자는 이내 결정 했다는 듯 손가락을 튕기며 수정구 에 비친 암흑이 뒤덮인 숲을 보며 호탕하게 웃어 재꼈다.
“핫핫핫! 나무는 숲에, 사람은 도 시에, 그리고 구름은 암흑안개가 뒤 덮인 블랙드래곤 레어 근처에 숨겨 두는 게 제일 좋겠지요! 핫핫핫, 이 걸 얻을 때쯤엔 얼마나 약이 오르실 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로브를 뒤집어쓴 남자가 웃으며 그 모습이 살짝 보였다.
신의 사도 중에서도 비밀만 가득한 사도.
타나노스의 사도였다.
요즘 새로 나타난 후예 덕에 늘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사도는 자신 의 품에 두었던 물건을 꺼내려는 순 간.
“어라? 이상하군요.”
다시 한번 품속을 뒤져보았으나 결 과는 같았다.
이게 어디 갔을까요오?” 아무리 찾아도 마지막 신기가 보이 지 않아 밖으로 나가서까지 찾던 사 도는 이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절규 했다고 한다.
“으아아아! 신님을 놀릴 수 없다 니! 으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