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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61화 (161/472)

잠만 자도 랭커 161화

캐럿에게 스킬과 아이템 상자도 받 았고, 더 이상 할 게 없는 현성은 로그아웃을 했다.

황궁에 남아 있어 봐야 할 것도 없었으니.

황제도 바쁜 거 같으니 그동안 현 성도 현실에서 좀 쉬어야지 않겠는 가.

신기를 찾는 퀘스트 때부터 지금까 지 바쁘게 달려오지 않았던가. 현성이 밖으로 나가자 방문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거실로 나가보니 사이좋게 소파에 앉아서 다시보기로 드라마를 보고 있는 현아와 아주머 니를 볼 수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드라마 인 거 같은데 그걸 지켜보고 있는 둘의 분위기가 심각했다.

“무슨 내용이야?”

“지금 중요한 순간이야. 지금 저 여자 주인공이 사실 대기업 회장의 딸인데 회장이 아직 그걸 모르고 있 어. 근데 지금 저 여자 주인공이 살 았던 보육원에서 마주친 순간인데

회장은 어릴 때 사진 보고 낯이 익 다면서 일단 같이 봉사하고 있는 상 황이야. 근데 지금 저 여주인공이 사귀고 있는 남자가 다른 대기업 회 장 아들인데 그 남주 엄마가 여주 집안가지고 반대하고 있어.”

“아…… 그래?”

현성으로서는 왜 보는지 이해가 안 되는 내용구성.

듣기만 해도 답답한 느낌이었지만 그걸 재밌게 보고 있는 게 더 이해 가 되지 않았다.

“이게 재밌어? 난 답답할 거 같은 데.”

“아유, 말도 마요. 우리 아들 하고 있는 거 보면 더 답답해서 이건 아 무렇지도 않아요.”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말을 하자 현성은 조용히 다시 방으로 들어갔 다.

밥은 딱히 생각이 없고, 운동이나 다녀오려고 짐을 챙기며 휴대폰을 봤다.

‘부재중이 있었네.’

보나 마나 뻔했다.

지금 현성에게 연락하고 지내는 사 람은 얼마 없었고, 그중 가장 자주 하는 사람이 바로 재환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재환의 부재중 전화.

그리 많이 찍혀 있지 않은 걸 보 면 급한 일은 아닌 거 같다.

“응, 전화했었네?”

-아아, 웅. 전화한 걸 보면 지금은 딱히 안 바쁘지?

“그렇지.”

-다름이 아니라 너 이번에 보내준 메인 시나리오 있잖아. 내가 보니까 중간중간 내용 편집을 해야겠더라 고.

“타나노스 관련된 거나 힌트가 될 만한 것들?”

-그래, 그거.

현성도 이건 이미 예상한 바다.

지금 현성이 클리어한 메인 시나리 오 퀘스트에서 꽤 많은 힌트를 줬는 데 그게 바로 타나노스에 관련된 것 이다.

영상을 올리는 것은 좋지만 그걸로 인해서 앞으로 현성이 할 것에 피해 를 보면 안 되겠는 것 아니겠는가.

재환도 그 부분을 생각한 듯하다.

“내가 봐도 그 부분들은 지워주는 게 제일 나을 거 같긴 해. 어차피 대화 부분들은 노래로 커버할 거 지?”

-당연하지. 효과음들은 좋긴 하지 만 음성 부분들은 평소대로 편집하 는 걸로 할게.

“그래그래.”

여느 때와 같은 편집에 관한 이야 기.

현성도 그럴 거라 생각하고 이만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현성아. 네가 타나노스의 후예라고 했지?

“응응, 죽음과 잠의 신 타나노스의 후예지.”

-지금 내가 영상을 보고 있는데 메인 시나리오는 타나노스와 관련이 있는 거고.

“웅, 내 생각도 그럴 거 같아.”

-그래서 생각이 든 건데 너 때문 에 메인 시나리오가 꼬이지 않을까?

이미 현성이 생각한 부분이다.

재환도 마찬가지로 생각했나 보다.

“내 생각도 일단은 그래. 아무래도 내가 지금 황제의 제자기도 하면서 타나노스랑 관련이 그냥 그런 것도 아니고 매우 깊으니까 아무래도 시 나리오가 상당히 꼬일 거 같긴 해.” -상당히 라는 수준으론 모자랄 거 같은데…….

“으음, 왜?”

-지금 이데아의 제작자들이 늘 하 는 말이 있지. 이데아의 NPC들은 각자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제작자들도 예상하지 못한다고 누누이 언급을 하는 부분 이거든 이게.

“응.”

-그런데 타나노스교는 너의 말을 들어보면 일반 사제들도 강력한 무 력을 가지고 있는 종교인데 그 종교 의 신을 이을 자가 너인 데다가 여 태까지 유저와 접점이 없던 황제가 너를 제자로 받고 난 뒤에 과연 행 보에 변화가 없을까?

“아, 그것도 그러네.”

재환의 말이 타당했다.

거기다 꽤 분석까지 한 모양인지 현성이 여태까지 한 말과 황제, 타 나노스교에 대해 좀 조사를 한 모양 이다.

어떻게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분석 까지 하다니.

하기야 현성의 영상이 잘 뽑힐수록 재환에게도 좋으니 어찌 보면 당연 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런 귀찮은 일을 직접 해 주고 있으니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타나노스교에 있는 애 들이 또라이들이라며 그런 애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모르는 거 지. 더군다나 너를 주인님이라고 부 르면서 돌아다닌다며. 썩어가는 죽 음이라는 단체가 위협이 된다면 오 히려 너를 더 보호하려 하지 않을 까? 원래 시나리오가 둘의 대립 구 도를 세웠으면 너의 개입으로 인해 소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렇게 되면 시나리오 자체에 영 향이 커질 수밖에 없겠네?”

-지금 정황을 보면 막 음지에 숨 어든 그런 진부하기 짝이 없는 놈들 같은데 그런 애들이 중앙대륙 전체 에서 활개를 친다면?

“거기다 내가 황제의 제자기도 하 니까 큰 틀에서 내가 시나리오 퀘스 트를 꼬이게 만들었을 확률이 매우 높겠네.”

-그렇지.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변수들을 생각해서 움직이면 되는 거겠네. 다른 길드들은 이런 변수에 대해서는 모르니까.”

-물론이지.

죽이 척척 맞는 두 사람.

사람인 이상 모든 변수는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정도라도 대비를 해둔다 면 앞으로 변해갈 시나리오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법 아니겠는가.

-분석은 내가 하는 족족 알려줄 테니까, 현성이 너는 게임 내부의 상황 종종 말만 해줘라.

“알았다. 괜히 일 늘리는 거 같아 서 좀 그렇네.”

-야, 메인 시나리오를 네가 처음부 터 끝까지 클리어하면 너 혼자 이데 아 클리어하는 건데 그 영상은 조회 수가 몇이나 되겠냐?

그 말에 현성은 피식 웃음을 터트 렸다.

말은 저렇게 해도 자신을 돕기 위 해 분석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수밖 에 없었다.

“고맙다, 좋은 영상으로 보답할게.”

-뭔 헛소리야? 술이나 사라.

“푸흐흐, 오야. 그럼 다음에 보자.”

-오케이.

그렇게 통화를 끝낸 현성이 중얼거 렸다.

‘나로 인해서 메인 시나리오가 꼬 일 확률이 높다라……

타나노스의 후예이면서 중앙대륙 최고권력인 황제의 제자.

이 직위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터. 다만 그게 얼마나 꼬이게 할 수 있는지, 얼마나 꼬여서 상황이 어려 워질지, 아니면 쉬워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발자들조차. 이제는 머리가 터질 지경으로 두통 이 몰려드는 조민우 팀장은 자신의 앞에 있는 보고서를 훑었다.

메인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표.

하지만 예상 가능한 루트가 보이지 않았다.

‘큰일이야.’

고작 한 유저 때문에 중앙대륙, 아 니, 나아가 이데아 세계 전체 시나 리오에 영향을 주게 생겼다.

황제의 제자.

이것만 놓고 본다면 그리 큰 변수 를 주지 못한다.

황제의 제자라고 한들 고작 유저에 불과하니까.

그러나 황제는 다르다.

중앙대륙뿐만이 아닌 타 대륙, 그 러니까 다른 서버에서조차 감히 어 쩌지 못하는 강자 중의 강자.

그런 강자이기 때문에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시나리오에 영향을 가하 게 된다.

지금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은 가.

‘도대체 왜 드래곤들하고 용들을 괴롭히는 거냐고!’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뭐라 할 수 도 막을 수도 없다.

굳이 말한다면 왜 이따위로 게임을 만들었냐며 민유라 팀장에게 따지고 싶었으나 사회생활을 하며 어찌 그 럴 수 있겠는가.

적어도 모가지를 각오해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조민우 팀장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후우, 진정하자.’

드래곤과 용들을 괴롭히는 게 중요 한 게 아니다.

문제는 다름 아닌 황제가 썩어가는 죽음에 관심이 없다는 게 중요하다.

‘제자인 현성 유저의 부탁이니 아 예 관심에서 끄진 않겠지만, 최우선 순위가 아닌 건 치명적이야……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유저가 썩 어가는 죽음에 대해 알리고 황제는 거기에 홍미를 느끼고 썩어가는 죽 음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 확률도 높았으나 너무나도 강해져 대부분의 것에 흥미를 가지지 못한 황제가 전 쟁 외에 다른 곳에 흥미를 가질 줄 아무도 몰랐으니까.

메인 시나리오1을 클리어하고 생각 보다 빠르게 황제가 썩어가는 죽음 에 대해 알게 되었으나 그것보단 제 자에게 용을 선물하려고 돌아다니고 있으니. 거기다 그런 제자가 하필이 면 타나노스의 후예다.

‘타나노스의 후예라는 직업부터가 메인 퀘스트가 꼬이게 하는 직업이 긴 하지만, 거기에 황제까지 저렇게 됐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타나노스 교의 움직임은 딱 좋았다.

원래 시나리오보다는 빠른 움직임 이긴 하나 나쁠 것은 없었다.

애당초 출시된 지 1년 1개월 만에 클리어된 걸 생각했을 때 오히려 빠 른 게 좋다.

리베우스를 포함한 다른 추기경들 도 순조롭게 움직이고 있어서 다행 이었다.

오히려 타나노스의 후예인 현성이 있다 보니 주적에 대해서 더 민감하 게 움직이는 모양이다. 거기다 타나 노스 관련 직업을 얻은 두 유저 또 한 순조롭게 움직이는 중이다.

‘둘 다 문제없이 다른 퀘스트를 클 리어하고 있으니 교황이 저들을 썩 어가는 죽음 쪽으로 보내진 않겠지. 타나노스의 성녀 한서아 님은 몰라 도 타나노스의 성자, 저 유저는 아 직 메인 시나리오에 개입하면 안 되 니까.’

조금 불안하긴 해도 유저들은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었다.

퀘스트 문구라든가 다른 퀘스트를 하는 식으로 시선은 분산시킬 수 있 다.

특히나 타나노스의 성녀와 성자는 레벨이 높은 터라 특히 주의해야 한 다. 아직까지는 순조로웠기에 큰 걱 정이 없었다.

다만 걱정이 하나 있다면.

‘리베우스 저 녀석이 어떻게 움직 일지가 문제지.’

다른 추기경들은 명령을 잘 이행하 려는 NPC들이었으니 문제가 없다.

그러나 리베우스는 어디로 튈지 모 르지 않는가.

그 덕에 조민우 팀장의 속이 썩고 있었다.

‘ 후우.’

애당초 시나리오가 이렇게 늦게 클 리어된 것부터 매우 꼬인 것이었으 나 어쩌겠는가, 이미 일어난 일.

이걸 다른 유저들은 눈치채지 못하 게 일 처리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유저관리팀뿐 만이 아닌 개발자들 전체가 바빠졌 다. 평소에는 늘 유저관리팀만 바빠 서 속이 쓰렸는데 이젠 다 같이 바 쁘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팀장님, 썩어가는 죽음도 주시해 야 하나요?”

“네, 지금 다른 유저들보다도 NPC 들 위주로 살피도록 하세요. 특히 메인 시나리오2가 얼마 남지 않았으 니까 모든 변수를 확인해야 합니 다.” “예!”

직원의 말에 조민우가 대답을 해주 고 다른 일을 보고 있자 다른 직원 이 다급하게 와서 물었다.

“팀장님! 썩어가는 죽음의 성황의 움직임이 예정과는 조금 다른 움직 임을 보입니다.”

“성황이요?”

썩어가는 죽음의 수장인 성황.

처음에는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것 도 이미 예상한 상황이다.

현성이 타나노스의 후예로 전직한 순간부터 예정한 상황. 그러기에 너 무 당황하지 않고 직원에게 말했다.

“일단 계속 지켜보십시오. 아마 현 성 유저가 성지 하나를 폭파시켜서 풀린 봉인으로 인한 영향도 살펴야 하니 꼼꼼히 봐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기합이 들어가 있는 직원들.

하기야 이곳 유저관리팀에서 NPC 들을 살펴 개발진들에게 알려야 어 느 정도 변수를 처리할 수 있었기에 다들 기합이 넘치고 있었다.

조민우 팀장도 피곤하긴 했으나 들 어가 있는 기합만큼은 다른 직원들 못지않았다.

그러던 그때.

“팀장님, 리, 리베우스가.”

“당장 화면 돌려!”

다급한 나머지 반말로 외쳤다.

별말도 아닌 그저 리베우스의 이름 만 꺼낸 것만인데도 이런 반응이다.

하나 직원들은 모두 이해를 한다는 듯 큰 화면에 리베우스의 화면을 띄 웠다.

그리고 나타난 리베우스.

조민우 팀장은 작게 한숨을 쉬며 혹시 자신이 놓친 부분이 있는지 다 른 직원을 보며 물었다.

“지금 리베우스 제국을 돌면서 썩 어가는 죽음의 간부들을 찾고 다녀 야 할 때 아닙니까?”

“예, 맞습니다만……

직원이 말을 흐리는 그 순간.

리베우스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말했다.

-오우? 오오우! 종 된 입장으로 주적처리가 중요하다만! 주인님이 계신 수도에 들리지 않을 수가 없지 요!

그 말을 들은 조민우 팀장은 조용 히 입을 열었다.

“화면 돌려주세요. 보기도 싫네요.”

“……네.”

여러모로 인기가 많은 리베우스였 다.

-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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