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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65화 (165/472)

잠만 자도 랭커 165화

현성은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어색했다.

다른 대륙오천들은 제자들과 아무 런 말을 나누지도 않는 상황.

무겁게 가라앉았다고 할법한 분위 기. 그 속에서 오직 유리아만이 활 발하게 웃으며 현성을 보며 물었다.

“아수라! 다음에는 무슨 스킬 줄 까? 아니지? 스킬은 너무 줬으니까 내가 장비라도 만들어줄까? 내가 만 들면 저 꼴에 답지 않는 현자라고 으스대며 다니는 영감보다 더 좋은 걸로 만들어줄 수 있는데.”

“아하하.”

“홀홀홀.”

장인의 종족이라고 불리는 드워프, 그것도 그런 드워프들의 영웅이자 장인들의 현자라 불리는 듀라셸의 면전에 대고 저리 말할 수 있는 것 은 세상천지 오직 유리아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듀라셸은 토를 달지 않고 홀홀 웃기만 할 뿐 다른 대꾸를 하 지 않았다.

다만 웃고는 있어서 미간이 잔뜩 구겨진 것을 보아 체면을 위해 억지 로 참고 있는 듯싶었다. 아니, 틀림 없다.

그걸 보며 현성은 어색하게 웃으며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카론 스승님 빨리 와주세요.’

이런 대치상황이 고작 10분이 채 안 흘렀으나 현성은 무슨 10년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그때 허공에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나타난 황제 를 보며 유리아가 제일 먼저 반응했 고, 뒤이어 다른 대륙오천들이 반응

했다.

“다들 미안하군. 너무 기다리게 한 모양이야.”

황제는 그렇게 말하면서 현성을 보 며 살며시 웃어 보였다.

현성은 그걸 보며 역시나 썩어가는 죽음 때문에 늦은 거라며 한층 착각 의 늪에 빠져 있을 때 유리아가 고 개를 저으며 말했다.

“음? 아니야, 우리도 모인 지 고작 10분 정도밖에 안 흘렀어.”

현성은 그게 억겁과도 같았다는 것 은 굳이 말하지 않았다.

황제가 오자 이제야 좀 마음이 놓 인다는 듯 텅스턴과 듀라셸이 고개 를 끄덕였고, 그 모습에 유리아가 심통이 났다는 듯 두 볼을 부풀렸으 나 귀엽게 보일 뿐 위협적으로 보이 진 않았다.

황제는 한번 주변을 훑어보더니 입 을 열었다.

“으흠, 엘고르스는 안 온 모양이 군.”

그 말에 엘고르스의 제자인 뮤벨이 일어서서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 다.

“스승님께선 굳이 본인이 나서지 않아도 될 자리라 하시며 저만 보내 셨습니다.”

“그 친구는 그럴 친구긴 하지. 회 합이 있다고 했는데도 올 테면 나보 고 오라는 것은 여전하군.”

“그건??????

뮤벨이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황제 가 손을 뻗으며 말했다.

“굳이 그를 변호하지 않아도 되네. 뭐,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사이이니 나 또한 잘 아네.” “예.”

감사하다느니 그런 표현은 하지 않 았다.

오만하다는 엘고르스와 비슷한 성 정을 지닌 듯했다.

현성은 그걸 보며 생각했다.

‘오만한 건 루시퍼와 같네.’

예전 대회 결승전에서 봤던 루시퍼 가 떠올랐다.

하지만 루시퍼가 경박스러운 오만 함이었다면, 뮤벨은 그 오만함이 상 당히 자연스러웠다.

하기야 사자 수인이니 태생부터 강 자였을 자다. 그런 자가 오만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리 어색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오만한 것이 잘 어울 린다 해야 하나.

‘빨리 싸워보고 싶네.’

이번에 새로 얻은 신 등급 스킬도 있지 않은가.

과연 대륙오천의 제자에게 신 등급 스킬이 어디까지 통할지도 궁금했 다.

현성의 생각을 읽은 것인지 황제가 미소를 띠며 물었다.

“회합은 엘고르스가 없는 관계로 힘들 거 같고, 바로 제자 대련에 들 어갈까 하는데 반대인 사람이 있 나?”

“우히히, 없지? 대륙오천씩이나 돼 서 겁먹은 영감은 없지?”

옆에서 깐족거리는 유리아가 정말 로 얄미웠으나 황제의 앞에서 함부 로 움직일 수도 없었기에 텅스턴과 듀라셸이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 였다.

엘고르스의 제자인 뮤벨도 마찬가 지로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 다.

모두가 찬성하자 황제는 유리아를 봤고, 유리아는 헤헤 웃으며 손가락 을 튕겼다.

그렇게 이동된 장소. 경기장과 함께 근처에 관람할 수 있는 관람석이 조그마하게 있는 장 소.

미니 콜로세움이라 하면 딱 어울릴 법한 모습에 다들 감탄했다는 듯 고 개를 끄덕였다.

“홀홀, 저 엘프 꼬맹이가 실력 발 휘를 좀 했나 보군.”

“동감이다.”

장인의 현자라 불리는 듀라셸조차 인정하는 경기장을 둘러보며 현성도 마음에 든다는 듯 미소 지었다.

다들 장소에는 불만이 없어 보이자 황제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부터 룰에 대해 설명을 하지.” 황제의 말에 다들 귀를 기울였고, 제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참가하는 것은 대륙오천이 아닌 바 로 제자들이었으니.

“룰은 간단하네. 우리 제자가 경기 장에 올라서면 듀라셸의 제자와 한 번 붙고, 승패에 상관없이 그 다음 텅스턴의 제자와 싸우는 것이네. 그 리고 마지막으로는 엘고르스의 제자 와 붙는 거지. 그다음에 듀라셸의 제자가 올라 텅스턴의 제자와 싸우 고 그다음은 엘고르스의 제자와 붙 는 것이네. 이해했는가?”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듀라셸과 텅스턴도 그다지 불만이 없어 보였다.

강력한 신의 힘을 가진 현성이라면 처음 나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모 양.

다만 엘고르스의 제자 뮤벨이 다소 불만인지 인상을 찌푸렸으나 그걸 표출하진 않았다.

황제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 현성을 한번 봤고, 현성은 괜찮다는 듯 미 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 였다.

“그리고 귀한 제자가 죽으면 안 되 니 유리아가 보호막을 씌워줄 거네. 몸 주변을 아주 얇게 감싸주는 보호 막이지. 움직이는 것과 공격하는 데 전혀 이상이 없는 보호막일세. 거기 다 그 보호막은 대상의 생명력과 동 일한 수치의 방어도를 가지고 있고, 그 수치 이상의 데미지를 입게 될 경우 보호막이 깨지게 되어 있네. 즉 다르게 보면 죽는 것이나 다름없 지. 그리고 보호막이라고는 해도 통 증은 어느 정도 느껴지는 보호막일 세. 패배는 이 보호막이 깨지는 걸 기준으로 할 생각이네만, 다른 의견 이 있는 자 있는가?”

황제의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 았다.

유리아도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짓자 황제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나와 유리아의 제자 아수라 와 듀라셀의 제자 윌이 먼저 경기장 에 오르지.”

황제의 말에 현성이 미소를 지으며 경기장 위로 올라서자 엘고르스의 제자 뮤벨이 불만이 가득하다는 듯 말했다.

“제가 먼저 황제의 제자와 싸우고 싶습니다.”

그 말에 다들 뮤벨을 봤다.

황제가 정한 순번이다. 거기에 불 만을 갖고 당당히 말하다니.

역시 엘고르스의 제자답다고 해야 할지 건방지다고 해야 할지.

하나 황제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네. 아수라는 어떤가?”

“저도 상관없습니다.”

그 말에 뮤벨은 날카로운 눈으로 현성을 노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성은 검은 가면 을 쓰곤 자신의 무기를 쥐었다.

“오오! 사냥꾼 아수라!” 현성의 가면과 무기를 본 텅스턴의 제자 타이탄이 외치자 텅스턴은 고 개를 푹 숙이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 빌어먹을 제자 놈을 어쩌고 싶 었으나 체면이 있었기에 어쩌지도 못한 채 그저 민망해 고개를 숙이고 만 있었다.

한편 경기장에 천천히 오르는 뮤벨 은 현성을 보며 주먹을 쥐었다.

보이는 자세 또한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그저 길거리 싸움꾼과 같은 엉성하기 짝이 없는 모습. 그러나 현성은 방심하지 않았다.

‘제자도 맨손이네.’

황제가 오기 전 현성은 유리아에게 서 엘고르스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었다.

너무나도 강력한 육체 때문에 무기 나 기술 따위는 단련하지 않고, 오 직 자신의 육체만 믿고 전투에 임하 는 오만방자한 자.

그게 바로 엘고르스라 들었다.

그런데 그 제자 또한 그 어떤 무 기나 기술 또한 사용하지 않고 육체 만 단련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에 현성은 방심하지 않고,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겠노라고 다짐 하며 무기를 고쳐잡은 순간 황제가 말했다.

“시작!”

우렁찬 외침에 놀라지도 않고 현성 과 뮤벨이 서로에게 달려들었고, 현 성은 시작과 동시에 새로 얻은 스킬 을 사용했다.

‘영혼 수확.’

현성이 스킬을 발동하자 전방에 귀 여운 다람쥐가 나타나더니 사람의 몸보다 더 거대한 낫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찌지지직!〉 뮤벨이 흉흉한 기운에 그것을 피하 려 뒤로 물러나려 했으나 이미 늦었 다.

서걱!

“크헉!”

방어력을 무시하는 낫이 뮤벨을 공 격했다.

그리고 극심한 고통에 멈칫한 뮤벨 의 가슴팍에 현성은 타격과 관통, 그리고 월검낙화가 섞인 검을 휘두 르며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발동했 다.

검은 벼락이 그대로 뮤벨의 머리에 서 떨어졌고, 고요한 세상 속에 무 언가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채쟁!

“응?”

아직 현성은 타격과 관통의 속성을 부여한 검을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끝나 버린 경기.

그걸 보며 현성이 허무하다는 듯 황제를 보자 황제도 침음을 삼키며 방어막이 깨져 부들부들 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뮤벨을 봤다.

불쌍한 걸 넘어서 처량하기까지 한 뮤벨.

그걸 보며 황제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승자를 선언하려는 그때.

“이, 이건 공정하지 않습니다.”

“ 으음?”

무슨 말이냐는 듯 싸늘하게 노려보 는 황제.

무거운 긴장감이 경기장을 짓눌렀 으나 뮤벨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방금 제가 받은 두 번의 공격은 신의 기운이 담긴 공격이었는데 이 건 황제나 유리아 님의 능력이 아닌 것 같은데 제 말이 틀립니까?”

“아니 맞다.”

뮤벨의 말이 맞다.

둘 다 신 등급 스킬인 타나노스의 힘이 담긴 공격.

황제뿐만이 아닌 유리아와 텅스턴, 듀라셸도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그 공격들은 황제나 유리아의 공격이 아닌 신의 힘이 담긴 공격이 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른 대륙오천들은 경기가 시작되 기도 전에 알아차렸으나 그게 아닌 제자들은 현성이 사용한 신의 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자리는 대륙오천의 제자 들이 힘을 겨루는 영광스러운 자리 이건만 감히 신의 힘을 가져와 경합 을 버리려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 지 의문이 듭니다.”

뮤벨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이 자리는 대륙오천의 제자 중 누 가 강한지를 겨루는 자리긴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스승들의 체면을 살 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승의 기술도 아닌 기술로 승리를 한다는 게 과연 옳은 것일 까.

그리고 그 말에 듀라셸과 텅스턴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홀홀, 경기는 공정해야 하지.”

그렇게 말하는 두 영감을 보며 황 제는 피식 웃었다.

신의 힘을 가진 현성으로서는 가능 성이 절대 없다는 걸 아는 텅스턴과 듀라셸이다. 그러니 저렇게 말하는 것.

하나 유리아는 같잖다는 듯 둘을 비웃었다.

‘우리 아수라를 아직도 물로 보네.’ 유리아의 마음과 같은 황제는 잔잔 히 미소 지으며 현성을 봤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저들의 의견 은 묵살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눈빛.

그러나 현성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조용히 검은 가면을 벗곤 푸른 가면을 썼다. 가면을 바꿔 쓰는 순 간 표정을 본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 며 말했다.

“동의한다. 그럼 아수라는 신의 힘 이 담긴 기술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 로 한다. 그 외의 기술들은 사용해 도 되는 걸로 다들 동의하는가?”

“홀홀홀, 신의 힘만 없다면야.”

“나도 동의하네.” 두 대륙오천의 말을 듣고 나서야 황제가 뮤벨을 봤다.

이제 되었냐는 듯.

뮤벨은 감사하다면서 고개를 숙이 곤 다시 현성을 봤다.

이번에야말로 만만하게 당해주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상대는 강자다. 하나 신의 힘만 없다면 해볼 만하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생각인 것인지 뮤엘은 그렇게 생각했고, 황제가 다 시 시작을 알리자 뮤엘은 현성에게 달려들었다.

현성은 그런 뮤엘을 보며 조용히 인벤토리에서 지팡이를 꺼내 외쳤 다.

“그래비티 미티어.”

≪......2”

갑자기 거세지는 중력과 주변이 어 두워진 것을 느낀 뮤벨이 위를 봤 고, 바로 코앞에 나타난 운석을 보 곤 멍하니 입을 벌렸다.

경기장을 넘어서 관람석까지 강타 한 그래비티 미티어를 대륙오천들이 손짓으로 막으며 혀를 찼다.

“미친X, 저런 걸 전수하다니.”

“미친 엘프 꼬맹이.”

“우히히히!”

“크하하하하!”

오직 유리아와 황제만이 웃는 관람 석에서 초토화가 된 경기장에 쓰러 진 뮤벨과 그걸 싸늘하게 내려다보 는 현성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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