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167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게임 시나리오에 있어서 주축을 담 당하는 퀘스트의 첫 번째 부분이 클 리어되었다.
그로 인해 바빠진 것은 유저관리팀 뿐만이 아니었다.
“ 하아.”
절로 한숨이 나오는 작업량.
여러 NPC의 동태와 앞으로 이어 질 메인 시나리오에 대한 예측들. 그것들이 책상에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며 개발팀장인 민유라는 고 개를 저었다.
거기다가
“얘는 또 왜 말썽일까?”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화면을 응시했다.
개발팀장인 민유라만 볼 수 있는 메시지.
[메인 시나리오의 참가 레벨이 조 정됩니다.]
[메인 시나리오에 참여한 유저의 레벨에 따라 난이도가 조정됩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의 보상이 조정됩니다.]
이것은 민유라가 설정한 것이 아니 다.
모두가 인공지능인 이데아가 설정 하는 것.
사실 저 세 메시지가 일으킬 파장 은 그리 크지 않았다. 저것들이 조 정되었다는 걸 알 수 있는 유저는 오직 현성뿐.
그도 그럴 것이 메인 시나리오를 클리어한 유저라고는 현성밖에 없었 으니.
‘메인 시나리오 참가 레벨을 조정 하는 건 잘하는 거지. 거기에 비례 해서 난이도가 조정되는 건 이해할 수 있고.’
여태까지 메인 시나리오가 클리어 되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저 최대레 벨의 한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 다.
그 덕에 랭커들은 레벨 때문에 메 인 시나리오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다.
물론 랭커들이 150에서 200 사이 의 레벨 대에는 타나노스교를 알아 낸 사람이 거의 없었을뿐더러 발견 된 타락한 죽음의 성지가 없었기에 유저들 스스로가 발견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당시 유저들에게 관심이 갔던 것은 다름 아닌 레벨 업.
그 때문에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하아, 퀘스트 보상이 조정 되는 건……
마지막 메시지는 온전히 현성 유저 때문이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솔플로 클 리어하게 되어 보상이 최상으로 설 정되게 되었고, 그 덕에 이데아 세 계관의 최강의 아이템을 손에 넣게 되었으니 인공지능이 반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 아직 봉인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한들 최강의 아이템이 아니 게 된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아, 거기다 아이라스의 실패작 까지.’
전생에 도대체 뭘 했기에 저리 운 이 좋은 것인지 원.
한숨이 절로 나왔으나 어쩌겠는가.
거기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직업 타나노스의 후예로 인한 변 수들로 인해 썩어가는 죽음의 성황 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 다. 메인 시나리오가 조정됩니다.]
[메인 시나리오 예측의 변수가 너 무 많습니다.]
“하아.”
세계관 때문에 만든 직업.
얻지 말라고 만든 직업을 얻은 유 저 하나 때문에 게임의 주축이었던 메인 시나리오가 변하게 되었다.
그것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개발자로선 너무나도 불안한 상황 이었으나 어쩌겠는가.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하아, 괜히 세계관에 필요한 직업 을 넣는다고 설쳐서 이 고생을 할 까. 왜! 하아.’
지금의 이데아를 있게 만든 것은 개발팀장인 민유라다. 게임 이데아 가 아닌 인공지능 이데아. 그걸 개 발한 것이 바로 민유라다.
게임 이데아의 대부분도 그녀의 손 을 거쳤다.
그러니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이제는 개발자인 민유라도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흘러가면 재미는 있겠다.’
개발자로선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상황.
하나 직접 게임 속에서 즐기는 유 저들에게는 재미있을 거 같았다.
원래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는가.
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던가.
‘그냥 마음 편하게 지켜보자.’
개발팀장인 민유라는 한 가지 간과 한 점이 있었다.
개발자인 자신은 편할지 몰라도 그 밑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은 지옥 같 다는 것을.
특히 조민우 팀장이라든가.
하나 그녀도 어찌 손을 쓸 수 있 는 방도도 없기에 마음이라도 편히 먹는 게 어디인가.
모든 부담이나 스트레스는 받지 않 는 게 최고였다.
영웅 길드는 단 한 가지 목적만을 바라보고 만든 길드이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다른 길드 중에서도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원하는 길드는 있지만, 영 웅 길드는 그 집착이 상당히 심했 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위해서라 면 레벨을 올리는 것도 잠시 포기할 수 있을 정도.
영웅 길드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그랬다.
그러니 제국과 벨도른 왕국 국경지 대에 속한 산맥.
레벨 200 초반에서 200 중반대의 몬스터가 나오는 산맥에 있는 이유 도 그러했다.
“여기 몬스터들 수준이 낮아도 너 무 낮네.”
“메인 시나리오1이 레벨 150에서 200 미만이었다고 하니. 그 구간인 걸 고려하면 이곳은 조금 수준이 있 는 편이지.”
“스티 언니 말이 맞는 거 같네요.”
아이와 스티의 대화에 현아도 동의 했다.
레벨 150에서 200 미만의 구간이 사냥하기에는 상당히 힘든 구간.
굳이 레벨을 생각하면 200 중반대 에 어울리는 몬스터들이 득실거렸 다.
그러나 아무리 득실거린다 해도 영 웅 길드 중 한 명만 나서도 순식간 에 지워지는 몬스터들. 역시 대부분 이 비공식 랭커인 영웅 길드다운 화 력. 사실 레벨 400이 넘은 인원이 여섯이나 되는데 200 중반대의 몬 스터에게 고전한다는 게 말이 안 되 지 않은가.
순조롭게 가고 있지만 다들 지치고 짜증 난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영웅 길드 중에서 최정예라 할 수 있는 일곱 명이 모두 모였다.
현아를 비롯해 탱구리, 써니, 카이 저, 아이, 스티, 마지막으로 길드장 인 린까지.
하나 이렇게 모여 있음에도 게임 시간으로 벌써 이틀째 이동 중이었 다.
“후아! 여기 이동마법 전체가 안 걸리는 게 너무 불편하네.”
“산맥 전체에 걸어둘 정도면 정보 대로 진짜 엄청난 종교일 수도 있습 니다. 다들 조심하세요.” “만신전에 있는 다른 종교 주교들 에게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그 어떤 종교도 이 구역을 침범하지 못한다 고 그러더라고.”
“제가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유, 중 앙대륙에서는 천공의 신을 모시는 종교인 제니스교가 가장 세력이 크 고 강력한 종교라고 들었구먼유.”
린의 말에 이어 카이저와 탱구리가 말하자 다들 지겹게 들은 얘기임에 도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영웅 길드라고는 해도 제국에서 조 금 세력을 알아주는 편이긴 해도 종 교에서는 전혀 영향력이 없지 않았 던가.
거기다가 지금 향하는 종교는 특히 폐쇄적이었기에 밖에서의 영향력은 모두 필요 없다.
“죽음과 잠의 신 타나노스. 신 중 가장 강력한 신을 모시는 종교이니 만큼 모두 긴장해 주세요.”
현성이 메인 시나리오1을 클리어한 후 서버 모든 유저가 받은 메시지.
그 이후 카이저가 가져온 정보로 메인 시나리오에 대한 범위를 좁혀 갔다.
그렇게 나온 결론이 바로 타나노스 교 본단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메인 시나리오2는 분명 타나노스교 본단과 연관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
타나노스교 본단으로 가는 길목의 몬스터들 레벨이 200에서 200 중반 까지라는 것.
메인 시나리오2, 아니, 혹은 메인 시나리오3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 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다만 몇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본단 위치를 알아낸 건 좋은데 다 들 반응들이 이상했지유.”
위치를 알아내는 데까지 어려웠다. 다른 종교의 주교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 다만 알려 주면서 봤던 주교들의 반응이 좀 그 랬다.
탱구리의 말에 아이도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랄까 진짜 거기에 가려고? 하는 느낌이었지?”
“가면 저주를 받을 거 같다는 분위 기였지.”
“죽음과 잠의 신이니까 충분히 그 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모르겠어.”
카이저의 말에 다들 다소 긴장했 다.
죽음과 잠의 신. 이름만 들어도 뭔가 범상치 않을 거 같은 신이지 않은가.
“아까도 말했지만 다들 조심합시 다. 신화 길드에서 알아낸 정보로는 타나노스교의 사제들은 하나같이 강 력해서 다른 종교의 주교급보다 강 력하다는 정봅니다. 다르게 말하면 그런 종교의 본단에 우리가 가고 있 는 겁니다.”
다른 종교의 주교가 가진 강함을 이곳에서 모르는 이는 없다.
몇몇 퀘스트 때문에 단체 레이드에 서 주교급 인사를 파견받은 적이 있 었으니.
힐과 버프적인 능력으로 현아의 능 력을 인정하지만, 주교급의 강함은 차원이 달랐다. 그러기에 다들 레벨 이 낮은 이곳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 이다.
타나노스교 사제들이 다른 종교의 주교보다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했 으니 충분히 긴장할 만했다.
그러다 보니 분위기도 무거워지고 말았다.
다들 조용한 와중에 이런 무거운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써니가 화 두를 돌렸다.
“근데 진짜 대단하긴 하다. 혼자서 메인 시나리오1을 클리어할 줄 누가 알았겠어.”
그 말에 순간 린과 현아가 움찔거 렸으나 아무도 눈치챈 사람은 없었 다.
현재 영웅 길드에서 아수라의 정체 를 아는 사람은 오직 세 명뿐이다.
린, 예은, 친동생인 현아. 이렇게 셋밖에 모르는 사실이다.
셋 다 현성이 알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굳이 다른 길드원에게 알릴 필요가 있겠는가. 거기다 아직 현성 이 길드 연합에 관한 것을 찬성한 것도 아니었으니 굳이 알릴 필요도 없었다.
“메인 시나리오에 관한 것도 영상 으로 올린다고 하더군.”
“어? 카이저 오빠 그건 어떻게 알 았어?”
“유튜브 공지에 올렸다.”
“그니까! 그거 구독해야만 바로 볼 수 있는 건데 아닌 척해도 오빠도 아수라 님 채널 구독했나 보네?”
“크홈.”
음흉하게 웃으며 묻는 써니를 무시 하는 카이저.
현아는 그런 둘을 보면서 내심 뿌 듯한 것을 느꼈다.
저 둘이 얘기하는 아수라가 자신의 오빠니 그럴 만도 하지 않은가.
괜히 친구가 잘나가면 그걸로 자신 도 아닌데 뿌듯해지는데 친오빠인 현성이 잘나가는 건 어떻겠는가.
괜히 현아가 더 들뜬 마음으로 우 쭐거렸다.
“그러니까요! 아수라 님 참 볼수록 대단한 거 같다니까요?”
“푸흡.”
“앗.”
현아의 말을 들은 린이 귀엽다는 듯 웃음이 터지자 현아는 린을 보고 좀 민망해졌는지 얼굴을 붉히며 고 개를 숙였다.
빠르게 달리는 중인지라 다들 그걸 보진 못했다.
그때 선두에 서 있던 린이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곤 손을 들었 다.
정지하라는 신호에 모두가 일제히 멈춰섰다.
쿠웅! 쿠웅! 쿠웅!
희미하긴 하지만 땅의 진동.
어떤 거대한 몬스터가 근처에 있기 라도 한 것일까?
하나 그렇다고 하기에는 무언가 이 상했다.
소리가 이동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한 장소에서 일어나 는 진동이라는 뜻이 된다.
“……본단까지 남은 거리는요?”
“얼마 남지 않았어.”
린의 말에 지도를 펼친 카이저가 대답했다.
즉 이 진동은 타나노스교 본단에서 느껴지는 진동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하고 있기에 이런 지속적인 진동이 나는 것일까.
“뭐가 되었건, 방해가 되지 않게 지금부터는 천천히 이동하도록 하겠 습니다.”
본단에 가까워졌으니 옳은 판단이 다.
아까는 매우 빠르게 향했다면 지금 은 속도를 절반 이하로 낮춘 속도로 본단으로 향했다.
진동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쿠웅! 쿠웅!
한두 명이 내는 소리가 아닌 최소 수십, 어쩌면 수백이 내는 소리. 무언가로 강하게 땅을 두드리는 소 리였다.
‘그러고 보니까 전에 오빠가 타나 노스의 후예라고 했으니까 오빠랑 관련 있는 종교라는 거겠지?’
처음에 믿지 않았으나 지금은 현성 이 신 등급 직업이라는 것을 믿는 현아다.
물론 이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현아만 알고 있었다.
현성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더 기대되었다. 신의 후예라는 것은 나중에 그 신 이 된다는 것 아니겠는가. 다시 말 해 타나노스교가 현성의 것이 된다 는 건데 동생으로서 기대가 되지 않 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하자 나무 가 가득하던 산지에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거대한 바위산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마치 눈처럼 흰 거대한 바위산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 었는데 그들은 그걸 보고 놀란 것이 아니었다.
“주인님을 위해 오늘도 산을 열심 히 석상으로 만듭시다!”
“오우!”
“오오우!”
“오우!”
땅에 머리를 박으면서
바위산 일부에 거대한 조각상을 만 드는 정신 나간 자들.
검은 사제복을 입은 것을 봐선 분 명 사제들이 분명했는데 보이는 모 습은 정상은 아니었다.
영웅 길드원들이 모두가 말을 잃었 을 때 현아는 밝게 웃으며 생각했
‘오빠가 타니스의 후예라고 했었 지? 타나노스는 아니었을 거야.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