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169화 (169/472)

잠만 자도 랭커 169화

잿빛으로 가득한 건물.

그 안에서 잿빛 피부를 가진 몬스 터와 검은 가면을 쓴 아수라가 싸우 고 있었다. 나오는 소리라고는 오로 지 효과음들과 잔잔하게 깔린 노래 뿐인지라 더 긴장감 넘치고 있었다.

아수라의 공격이 잘 먹히지 않는 것으로 봐서 몬스터도 상당히 강력 해 보인다.

잿빛 피부의 공격을 피하면서 몬스 터에게 공격을 가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영화와 같은 컨트롤을 보여주는 아수라를 보며 시청자들은 감탄하고 있었다.

-언제 봐도 늘 짜릿한 컨트롤!

-근데 왜 스킬들을 많이 안 쓰지? 그 번개 떨어지는 스킬은 계속 안 쓰네? 보니까.

L초반에 타락한 죽음의 성지로 가 는 통로에 입장했다고 했을 때 메시 지로 썩어가는 죽음의 남작이 주시 하고 있다는 거 나와서 그러는 거 아님? 보스전에서 히든카드로 쓰려 고?

L이게 맞는 거 같은데?

L2222

L3333333

-썩어가는 죽음이라 뭔가 판타지 소설에 있는 그런 진부한 단체들 같 은 느낌인데?

메인 시나리오에 대한 모든 메시지 를 지우기란 아무리 재환이라 한들 힘들었다.

하기야 메인 시나리오에 대한 현성 이 보내준 영상이 무려 60시간을 넘기는 영상이었는데 그걸 어떻게 다 확인하고 편집할 수 있었겠는가.

아무리 혼자 하려 해도 버거웠기에 재환은 10시간씩 나눠서 6명이 작 업을 했고, 힌트라고 생각이 드는 타나노스라는 메시지들은 모두 없애 긴 했으나 썩어가는 죽음이라는 키 워드는 지울 수 없었다.

아니, 지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 네티즌들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썩어가는 죽음이나 타락한 죽음 의 성지라는 게 계속 나오는 걸 보 면 어린애가 봐도 죽음이라는 키워 드가 맞는 거 같음. 그리고 이데아 에는 여러 신 중 죽음의 신인 타나 노스라는 신이 있음. 메인 시나리오 는 그 타나노스랑 관련 있지 않을까 싶음.

나오, 일리 있다.

'■그럼 타락한 죽음이라는 게 썩어 가는 죽음이라는 거고, 쟤들은 타나 노스에게 반기를 든 그런 단체인가? 오!

재환과 현성의 바램과는 달리 타나 노스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 다.

솔직히 말해 60시간짜리 영상을 편집해서 아무리 줄였음에도 25시 간짜리 영상으로 5시간씩 시간을 나 눠 5편에 걸쳐 만들었는데 이리도 빨리 알아차릴 줄 예상도 못 했다.

역시 쓸데없는 곳에 힘을 빠르게 발휘하는 한국 네티즌다운 면모였 다.

-그럼 지금 아수라도 타나노스 관 련된 무언가를 퀘스트 하고 있을 확 률이 높네?

'■그러지 않을까?

-그것보다는 아수라는 지금 어차 피 혼자서 메인 시나리오를 클리어 했기 때문에 우선권도 우선권이지만 다른 유저들에 비교해서 엄청나게 유리한 위치를 지키고 있으니 굳이 애써서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럼 지금 다른 길드들이 기회라 고 엄청나게 달려들겠네?

LO O, 그러지 않을까?

-근데 저걸 진짜 혼자 깨네 대박 이다.

L?? 아수라입니다만?

L???: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알려주마!

?-긔 긔 거 거 거 거

여러 댓글이 올라오고 있을 때 몇 몇 사람들을 추측했다.

지금 아수라는 타나노스에 관한 무 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고, 메인 시 나리오에 관심이 있는 대형 길드들 도 지금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그래야만 메인 시나리오2를 얻을 수 있을 테니.

경쟁이 치열해 지리라는 예측을 하 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예측과 같이 한국 서 비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대형 길 드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한국 1위인 신화 길드는 물론이오, 2위인 블랙 연합을 제외한 10위권 안에 있는 대형 길드들이 만신전에 타나노스의 사제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나노스와 연관이 있다 해도 타나 노스의 사제나 타나노스교에 속한 이들에게 묻는 것이 아닌 문헌이나 벽화, 혹은 유적들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몇몇 길드장들 은 이렇게 답했다.

-타나노스의 사제가 뭔갈 알고 있 다 해도 엮여서는 안 된다. 괜히 죽 음의 신을 모시는 사제가 아니다.

그런 경고만 남긴 채 유적을 탐사 하기 위해 탐사대를 꾸리는 대형 길 드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러는 것일 까. 의문이 드는 와중에 그보다 사 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단 하나 있었다.

〈지금 아수라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대형 길드들도, 일반 유저들도 모 두가 궁금해하는 그것.

영상이 올라온 지 무려 3일이 지 난 지금에서도 아수라가 어디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조차 들려오지 않아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 고 있었다.

그리고 타나노스가 메인 시나리오 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알려졌음에 도 잠잠했던 2위 길드 블랙 연합은 사람들 관심 속에 잊혀 가고 있었 다.

아주 조용히.

울창한 숲.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산맥처럼 이 루고 있는 도시이자, 지형이라 불리 는 세계의 묘목.

그 외각에는 나무로 집을 지어 도 시를 이루고 있는 곳이 있었다.

엘프들의 도시 엘프하임.

이곳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길드가 바로 블랙 연합의 정보를 담당하고 있는 블랙 스파이 길드. 그 외에도 다른 블랙 연합의 길드원들이 상당 수 거주 중이었다.

“화린 길드장님, 정보입니다.”

“응, 거기다 둬

블랙 스파이 길드의 길드장 화린.

다른 길드장들이 레벨 300대 중반 을 넘어선 것에 반면 그녀만이 240 대를 유지하며 이곳에 거주하는 것 만 봐도 이곳에 얼마나 사활을 걸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초목이 우거진 이 도시도 좋긴 하 나 레벨 300을 넘길 수 있었음에도 이곳에 끝까지 남아 있는 이유는 간 단했다.

‘저 두 보스를 잡으면 얼마가 나올 까?’

이곳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어마 어마했다.

자그마치 현실 시간으로 5개월이나 투자하고 있었으니 지금까지 들어간 그 금액이 얼마인진 상상을 초월할 터.

특히 포션이나 그런 레이드에 필요 한 물품들 때문이라도 한번 레이드 를 하면 천만 원 이상의 금액이 깨 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업을 하 는 사람이라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수지타산이었으나 화린은 포기하지 않았다.

‘니르그와 아르젠타는 한 번 잡으 면 리젠되지 않는 보스 몬스터지.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아이템은 다 시는 구할 수 없다는 것 아니겠어?’

희소성.

그리고 그 둘을 잡았을 때의 명예 를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들인 돈이 아깝지 않았다.

물론 레이드도 매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임 시간으로 50일. 그러니까 현 실 시간으로 10일에 한 번씩 니르 그와 아르젠타가 싸운다. 그 외에 시간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조차 없었기에 그때만을 노리고 레이드에 시작해야 한다.

즉 지금 블랙 연합은 15차 레이드 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

이렇게 보면 그리 큰 금액을 소모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여태 들어간 돈이 3억 정도니까 아이템이나 잡다한 수입들을 생각하 면 상환하고도 남지. 뭐, 내 돈은 아니지만. 거기다 신화 길드가 잡지 못한 걸 우리가 잡았다는 인지도도 있고 말이야. 그리고 지금 메인 시 나리오를 건드는 건 냄비들이나 하 는 짓이지. 홍홍홍.’

이슈가 되고 있는 메인 시나리오.

그걸 건들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 다.

‘다른 길드에 숨겨 놓은 첩자들 통 해서 정보를 얻으면 되는 걸 굳이 우리가 힘들게 나설 필요는 없지.’ 다른 길드들에 첩자를 심어 놓는 것은 흔히 하는 짓이다.

하나 그 간부들이 첩자인 것은 그 리 쉽지 않은 일. 화린은 그걸 해낸 것이다.

그러기에 다른 블랙연합 길드장들 도 화린의 결정에 따라 다른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른 길드가 얻은 정보를 쉽게 빼 낸다. 이게 블랙 스파이 길드의 의 의였다.

“호호호, 그러면 정보를 읽어볼 까?”

상큼하게 웃는 미소가 참 고약해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화린은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방 금 길드원이 가져다준 편지를 뜯어 보았다.

고전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런 방 식으로 전달하면 다른 곳에 쉽게 알 려지지 않을 수 있으니 화린이 아주 잘 애용하는 수법 중 하나였다.

그렇게 열어본 편지엔

“흐응, 마음에 드는데?”

화린이 그렇게 기다리고 있던 정보 가 들어 있었다.

[던전-봉인의 뿌리에 대한 정보]

-최대 인원 수용 50명(NPC 포함)

-수용 인원을 초과 시 니르그와 아르젠타가 협력하여 레이드 인원을 몰살시키고 던전에 침입한 이들을 몰살시킨다.

-봉인의 뿌리에 있는 어떠한 것을 두고 니르그와 아르젠타가 싸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

-봉인의 뿌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니르그와 아르젠타가 싸우는 날에만 열림. 이걸로 니르그와 아르젠타가 매번 같은 날에 싸우는 것이라 추 정.

-봉인의 뿌리 내부에는 나무형 몬 스터들이 존재하고 하나같이 강력하 고 통로가 상당히 넓기에 여러 명을 대동해 움직이는 것이 제일 효율이 높다고 판단.

-단, 다른 블랙 연합에 들키지 않 기 위한 블랙 스파이 비밀요원 인원 은 최대 30인이 한계.

-수용 인원이 초과하지 않는다 해 도 레이드가 끝날 무렵 니르그와 아 르젠타가 서로 협력하며 봉인의 뿌 리 내부에 있는 침입자들을 휩쓴다. 니르그와 아르젠타가 두고 싸우는 무언가.

탐나지 않는다면 거짓 아니겠는가.

‘저 두 보스가 두고 싸우는 무언가 라면 저 두 보스를 잡고 나오는 것 보다 더 값진 거 아니겠어?’

요염한 웃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 졌다.

이 정보를 알아낸 것은 불과 한 달 전.

그러니까 3번의 레이드가 있기 전 이였다.

두 보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세계의 묘목 주변을 탐사하던 중 그간 보지 못한 던전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곳 에 많은 인원이 들어간 즉시 두 보 스가 신경이 쏠리는 것을 보고 확신 할 수 있었다.

무언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그간 레이드를 하면서 틈틈이 알아 낸 정보가 바로 이 편지 안에 있는 내용.

필요한 정보들을 모두 얻었으니 이 번에 반드시 던전에서 그 무언가를 획득할 심산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레이드도 그냥 두고 볼 순 없는 노릇.

‘다른 길드장들 눈을 피해서 레이 드도 클리어하고, 던전에 있는 것도 얻어낸다.’

힘들다는 것은 안다.

하나 블랙 연합이 15차까지 이어 진 레이드를 통해서 무언가 깨달은 것도 없는 무능한 이들은 아니다.

이번에야말로 레이드에 자신이 있 다.

그리고 그 레이드가 끝나는 순간 던전에 있는 물품을 획득하는 것.

그것이 화린의 목표였다.

‘내가 괜히 레벨도 안 올리고 정보 만 먹으면서 이곳에 있는 게 아닌데 그 멍청한 아이들은 내가 무슨 대단 한 희생이라도 하는 줄 알고 있단 말이야.’

화린이 이곳을 관리하면서 얻은 대 가.

그건 다름 아닌 레이드에 필요한 물자의 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화린이 손해를 본 것은 고작 레벨뿐. 하나 화린에겐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돈 말고 중요한 게 또 뭐 있다고 말이야. 진짜 게임에서 랭킹을 찍는 다고 어른들이 우리를 봐주는 것도 아닌데 참 순진하다니까.’

다른 동료들을 속이며 자신만 이득 을 취하면서 다른 이들을 비웃는다.

최악 중의 최악.

그런 그녀가 있는 방안에 누군가 노크를 해왔다.

“길드장님, 용병들을 데리고 왔습 니다.”

“아! 데리고 와.”

화린의 허락이 떨어지자 문을 열고 길드원 하나가 들어오더니 총 6명의 유저를 데리고 들어왔다.

모두 강력해 보이는 장비들을 착용 하고 있는 유저들.

화린이 미리 길드원들에게 말해 이 근방에서 최근 활약하는 이들을 용 병으로 고용하라는 말에 모인 여섯.

그러다 보니 실력만큼은 의심할 여 지가 없었다.

“계약금과 선금, 아이템도 모두 지 급했습니다.”

길드원의 말에 화린이 고개를 끄덕 이며 용병들을 보며 인사했다.

“다들 반갑습니다. 블랙 연합의 길 드장 중 하나인 화린입니다.”

생긋 웃으며 말하자 왼쪽에 있던 사람부터 자기소개했다.

“레벨 238, 희귀 등급 암살자 직업 펠루다입니다.” “레벨 246, 일반 등급 도적 계열, 한검재.”

“일반 탱커 계열 249, 황지천이라 고 합니다.”

“닉네임은 레필, 레벨은 231 버프 계열 유일 등급이죠.”

“레벨은 비밀이다, 닉네임은 데스, 마찬가지로 유일 등급이다.”

그리 평범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으 나 실력만 좋으면 상관없었기에 화 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사람 을 봤다.

싱긋 웃는 화린과 같이 방긋 웃는 한 남자.

그 남자가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도, 레벨은 비밀이고, 유일 등급 현성이라고 합니다. 받은 금액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현재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던 아수 라가 이곳에 있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