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175화
거대한 충격.
그것을 느낀 기사단장은 자신의 앞 에 모인 기사들을 봤다.
6명이 비어 있는 자리.
그것과 아까 느껴진 거대한 충격이 연관이 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 상 알 수 있었다.
〈아르젠타와 니르그에게 당했으리 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들의 은신은 수준급이다. 수준급이라는 말을 넘어서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망토의 옵션은 한때 모두가 가지고 싶어 하던 아이라스 가 만든 망토들.
그런 망토에 붙은 은신이 수준급이 아닐 리가 있겠는가.
무엇보다 니르그나 아르젠타는 은 신에 취약한 놈들이다.
결코 그들에게 당했다는 생각은 할 수 없다.
〈침입자가 있는 모양이다.〉
단장의 말에 부단장이 한쪽 무릎을 꿇곤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현재 각 지점마다 역병을 퍼뜨리 긴 했으나 아직 퍼지기엔 시간이 이 릅니다. 아르젠타와 니르그의 움직 임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인지라 침 입자들을 찾기엔 아직 역부족이라 판단됩니다.〉
부단장의 말에 단장도 고개를 끄덕 였다.
충격파로 인해 대충의 위치는 알았 으나 거리가 생각보다 멀다.
마침 속도가 빠른 여섯을 보낸 구 역이건만 그때 당한 모양이다.
〈침입자가 상당한 실력자인 모양 이군. 여섯 중 한 명도 생존자가 없 다는 것은 그만큼 강자라는 증거. 지금부터는 모두 뭉쳐 다닌다. 부단 장.〉
〈예!〉
〈역병이 퍼지면서 마왕의 파편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면 즉시 보고 하도록.〉
〈여부가 있겠습니까.〉
만족스러운 대답에 단장은 흉흉한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지금부터 침입자를 제거하러 간 다.〉
화르르르륵.
검게 불타오르는 동굴 내부를 보는 현성은 침음을 뱉지 않을 수 없었 다.
“아쉽네.”
저 검은 불꽃 사이로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참 아쉬웠다.
그 흔한 아이템 하나 홀릴 법도 한데. 다들 운이 좋은 것인지 현성 이 운이 나쁜 것인지 여섯 명이나 죽였음에도 아이템이 고작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경쟁자를 죽인 게 어디인 가.
‘뭐 경쟁자라고 하기도 좀 그렇긴 한가.’
그래비티 미티어를 썼다고는 하나 한 방에 죽인 기사들. 그 셋을 다섯 이나 희생하면서 겨우 잡은 상대들 이다. 그냥 내버려 두다 니르그의 먹이가 되어 체력이나 회복시켜줄 녀석들이니 이 자리에서 끝내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
DP상점에서 카르마를 해제한 후 현성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은 아닌가?’
현성이 그래비티 미티어를 사용한 것은 바로 이 근방이다.
거기다 사용한 지 시간은 어느덧 30분이나 지나고 말았다.
니르그나 아르젠타가 그 소리를 듣 고 왔을지도 모른 상황. 하나 다행 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 아무런 낌새 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 었다.
‘도대체 얼마나 넓으면 아직까지 오지도 못한 거지?’ 거대하고 몸놀림도 잽싼 두 보스가 아직까지 오지 못했다.
이게 뭘 뜻하겠는가.
그만큼 던전이 넓다는 걸 뜻한다.
침입자를 당장에라도 죽이고 싶어 하는 그 두 녀석이 이런 거대한 진 동과 소리를 듣지 못할 리가 없지 않은가.
특히나 진동에 예민한 뱀 형태를 한 니르그는 던전 전체를 울린 그래 비티 미티어를 느끼지 못할 리가 없 지 않은가.
그런데도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이 던전 내부가 상당히 넓다는 걸 의미했다.
‘지금 상황에선 일대일이 제일 유 리한데.’
사실 아르젠타 니르그, 현성. 이렇 게 삼파전만 되어도 복잡해지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썩어가는 죽음까지 있는 상 황.
그나마 블랙 스파이 길드는 몰살을 시켰으나 그래 봤자다.
현성이 보기에는 현성을 제외하고 다른 셋과 비교하기에 너무 전력에 차이가 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는 32명에서 26명이 되어버린 썩어 버린 죽음의 기사 셋과 싸우고 11 명 중 다섯이나 죽은 이들이다.
이런 이들이 어떻게 저들 사이에서 껴 전투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그 기사 셋이 상당히 강한 건 사실이긴 했으나 그래 봐야 니르 그나 아르젠타보단 못하다.
‘그래서 어그로를 끌 용병을 구한 거 겠지.’
애당초 그들이 정말 막강했다면 아 르젠타나 니르그의 어그로를 끌 용 병은 구하지도 않았을 터.
그런 걸 생각했을 때 블랙 연합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한국 2위 길드이니 힘들 수도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이 구간에서는 약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곤 현성이 움직이려 하고 있을 때.
쿠그그그긍.
동굴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진 동이 울렸다.
땅은 물론이고 천장까지 흔들리는 광경에 현성은 다소 당황했으나 빠 르게 플라이를 사용해 하늘 위로 날 아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어엿한 유튜버가 되 어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
콰가가가가가가강 !
동굴 바닥을 거칠게 부수고 튀어나 오는 아가리.
〈캬아아아아아아아악!〉
분노가 서린 포효를 들은 현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떠오르는 메시지.
[니르그의 분노가 담긴 포효에 노 출되었습니다 5초간 경직 상태에 이 릅니다.]
[신기-타나노스의 포근한 이불의 효과로 경직 상태가 2초로 줄어듭니 다.]
역시 신기다운 효과.
그럼에도 무려 2초나 된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니르그가 현성을 찾지 못했 다는 것.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그런 의문이 들었을 때 니르그의 시선이 닿은 곳을 확인했다.
아직까지 타오르는 검은 불꽃.
그걸 보며 현성은 탄식했다.
엄연히 니르그는 뱀이다. 일단 이 무기가 뱀이 수련을 거쳐 용이 되기 전 과정 아니겠는가. 뱀이 민감한 거지 두 가지가 있다.
일단 첫째는 진동. 그리고 둘째가 바로 온도다.
‘근처에서 큰 충격을 일으키고 주 변에서 저리 불을 때고 있는데 이곳 으로 오지 않을 리가 없지.’
오히려 잘 되었다.
썩어가는 죽음도, 아르젠타도 없는 상황.
거기다 보아하니 니르그도 체력이 아직 많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어느 정도 승산은 있어 보인다.
‘간다.’
타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기 위해 현성이 불타올랐다.
아직 놈은 현성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
그때 현성은 인벤토리에서 신기를 꺼냈다.
그와 동시에.
‘그래비티 미티어.’
거대한 통로에 거대한 운석 하나가 소환되었다.
놈이 이상함을 눈치채기도 전 놈의 머리 위에서 운석이 낙하했다.
동굴을 메우는 거대한 충격.
현성은 그걸 느낄 새도 없이 그대 로 꺼낸 신기 위로 몸을 뉘었다.
그가 꺼낸 신기는 다름 아닌 타나 노스의 고요한 구름침대.
구름침대의 효과를 발동했다.
[모든 HP와 MP가 회복됩니다.]
[타나노스의 고요한 구름침대의 효 과가 2번 남았습니다.]
누워서 그래비티 미티어를 쓰는 요 상한 자세가 되었지만, 그럼 어떤가.
모든 HP와 MP가 회복되었는데.
아직 횟수가 두 번 남아 있긴 했 으나 현성은 과감하게 구름침대를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더 아껴야 해.’
구름침대의 효과를 다 써서 니르그 를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런 확신이 있다면 분명 사용했을 터.
하나 그런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 가. 거기다가 지금 MP가 가득 찬 그래비티 미티어를 맞은 니르그를 봐라.
그저 고개를 흔들며 충격받은 모습 이긴 하나 치명적인 모습은 아니다.
저런 공격이 3번 더 이어진다고 한들 과연 죽일 수 있을까.
현성이 보기엔 아니었다.
‘잘해야 치명상이지.’
치명상으로는 니르그를 죽일 순 없 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2페이즈가 되 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생각보다 더 고통스러워하긴 하지 만 잘 통하지 않네.’
전부터 느끼는 것이었으나 마법내 성이 상당히 강해 보이는 니르그.
거기에 그래비티 미티어도 다소 저 항하는 것을 봐선 앞으로 남은 초기 화 횟수는 아르젠타에게 사용하는 것이 나을 거 같았다.
레이드를 했을 때도 느낀 것을 굳 이 지금 구름침대를 사용해가면서까 지 그래비티 미티어를 사용 것은 간 단하다. 이 전투의 흐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 증거로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니르그들 보며 현성은 허공 에서 자력돌진과 천근추를 사용해 달려들었다. 아까 뿌리거인에게 사 용했던 것처럼.
쉬이이이이익!
‘절단, 관통, 타격, 월검낙화, 바람 의 검.’
여러 속성을 입힌 현성의 장검 싱 클레어가 그대로 놈의 머리에 휘둘 러 졌다.
까가가가가가가강! 투쾅!
거대한 스파크를 튀기며 땅에 처박 히는 놈의 머리.
안타깝게도 절단의 기운과 검기를 둘렀음에도 깊게 베이진 않았다.
그러나 그 단단하던 몸에 큰 상처 를 남기는 것은 성공했다.
그것도 머리에 말이다.
〈카학!〉
신음을 내뱉은 녀석.
거기다 놈의 두 눈이 검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강력한 일격! 치명타가 터집니다.] [타나노스의 악몽이 발동했습니다.]
[강철이무기 니르그가 상태이상 악 몽에 걸렸습니다. 1초간 환각과 고 통을 느낍니다.]
고작 1초.
역시 레이드 보스라 할 법한 위용 이었으나 현성에겐 충분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었다.
현성은 놈이 고통과 환영에 젖어 엉뚱한 곳에 브래스를 쏘고 있었을 때. 놈의 상처로 다가가 검을 꽂고 는 월검낙화의 두 번째 스킬을 발동 했다.
콰가가가가가강!
폭사되는 달빛의 기운이 놈의 상처 를 찢어발기자 다시 한번 메시지가 터져 나왔다.
[강력한 일격! 치명타가 터집니다.]
[타나노스의 악몽이 발동했습니다.]
[강철이무기 니르그가 상태이상 악 몽에 걸렸습니다. 1초간 환각과 고 통을 느낍니다.]
거기에 현성은 빠르게 뒤로 물러났 다.
1초라고는 해도 여기서 더 공격을 하기 보다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맞 았다.
공격에 취해서 계속 있다가 그 짧 은 시간인 1초가 지나 놈이 깨어나 기라도 하면 곤욕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그걸 위해 뒤로 물러나는 것이었 다.
물론 그렇다 한들 공격을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타나노스의 야상곡.”
현성이 외치자 주변이 고요해지며 검은 태양과도 같은 구가 10개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검은 태양은 니르그의 머리 위에서 그대로 벼락이 되어 놈 의 머리에 내려쳤다.
<------!>
비명도 지를 수 없는 엄청난 고통.
그 고통에 몸을 부르르 떠는 놈은 먹이를 상대하는 눈이 아닌 필사의 적을 만난 눈으로 현성을 노려봤다.
아르젠타를 볼 때만 하던 눈.
철천지원수나 볼 때와 같은 눈으로 현성을 노려본다.
“노려본다고 뭐 어쩔 건데?” 현성은 가면 뒤로 웃으며 말했고, 놈은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포효했다.
〈캬하아아아아아악!〉
“아무것도 못 하죠? 소리만 떽떽 지르죠?”
리베우스에게 배운 말을 내뱉으며 놈의 공격을 모조리 피하는 현성.
특히나 이성을 잃은 놈의 공격은 너무 뻔하고 동작도 큰 탓에 쉽게 피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현성은 저 거대한 놈에 게 틈만 나면 검을 쑤셔 넣고, 구름 침대로 쿨타임이 반감이나 된 타나
노스의 야상곡을 계속 써주었다.
놈의 눈이 점차 붉어졌을 때.
소란을 듣고 몰려든 뿌리거인들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이름을 보니 역병에 걸 린 뿌리거인들.
심지어 수가 무려 다섯마리나 된 다.
하나도 꽤 힘든 몬스터들인데 난감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다들 역병에 걸린 뿌리거인들이다.
그걸 보며 현성이 눈살을 찌푸렸 다.
‘곧 썩어가는 죽음도 오겠는데?’
벌써 15분이나 이어진 전투.
평소라면 모르겠지만 이젠 타나노 스의 야상곡도 쿨타임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런데도 아직 승리는커녕 2페이즈 로 오지도 못했다.
그런데 썩어가는 죽음이 오고 있는 거 같다니.
‘빨리 끝내야겠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마침 반가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강철이무기 니르그가 2페이즈로 돌입합니다.]
곧 죽어간다는 메시지.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메시지로 현성의 표정은 굳어갔다.
[강철이무기 니르그의 강철의 가시 가 발동됩니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 든 생명체의 체력을 흡수합니다.]
[역병에 걸린 뿌리거인이 니르그의 강철의 가시에 찔립니다.]
[역병에 걸린 뿌리거인이 니르그의
강철의 가시에 찔립니다.]
[역병에 걸린 뿌리거인이 니르그의 강철의 가시에 찔립니다.]
[강철이무기 니르그가 크게 체력을 회복합니다.]
〈캬하아아아아아아악!〉
다시 한번 표효를 지르는 니르그를 보며 현성이 말했다.
“……아 업보 쌓였네.” 역시 리베우스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후회 를 하는 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