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179화
현실 시간으로 두 시간.
게임 시간으로는 열 시간이나 되는 시간이 지나 눈을 떴다.
“으음?”
딱딱한 바닥의 촉감도 아닌 정말 극상의 푹신함이 느껴지는 바닥.
거기다 포근한 이불과 목과 머리를 제대로 맞춰주어 허리까지 펴주게 만들어주는 베개까지.
그 모든 조합이 맞춰져서 극상의 편안함을 만들어주었다.
일어나야 하는 걸 아는데도 일어나 기 싫은 이 기분.
처음 재접속을 한 현성은 우선 의 문부터 들었다.
왜 이 신기들이 나와 있는 것일까. 또 왜 이것들을 착용하고 있는지 의 문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몸에 피로가 풀리는 이 기분에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와, 이거 너무 좋은데?”
기면증이 발동되고 캐릭터가 극상 의 수면을 위해 만들어낸 조화.
이 신기들을 모은 지는 좀 되었으
나 이불과 베개는 멋대로 기면증이 발동되지 말라는 의미로 가끔 쓰기 는 했으나 이렇게 삼신기를 모두 써 본 적은 또 처음이다.
“아, 안 돼. 진짜 잘 뻔했다. 후 우 ”
현실 시간으로 무려 2시간이나 늘 았는데 더 놀고 있을 틈이 어디 있 겠는가.
그러곤 현성은 밀려 있는 메시지를 보기 위해 메시지 함을 열려던 중 마침 재접속을 하고 떠오른 메시지 를 살폈다.
[절대보호가 끝납니다. 절대보호 재사용까지 현실 시간으로 한 달 남 았습니다.]
[절대보호 재사용 대기 중 삼신기 를 모두 사용한 채 잠들 시 최적의 수면을 위한 안전모드로 전환됩니 다.]
“이게 뭐야?”
절대보호와 안전모드.
현성은 알지 못한 말들이 나오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추가 설명을 봤다.
[타나노스의 삼신기 세트 효과]
(세트 효과는 개별적으로 ON/OFF 하실 수 있습니다.)
1. 기면증 발동 시 캐릭터가 삼신 기를 이용하여 최상의 수면을 유지 할 수 있게 한다.(단 신기의 재사용 대기 중일 시 그 신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로 수면을 취하게 된다.)
2. 한 달에 한 번 절대보호를 발동 할 수 있습니다. 절대보호가 재사용 대기 중일 시 안전모드로 대체됩니 다.
-절대보호 : 신기의 주인 10m 반 경에 침입한 모든 적들을 섬멸합니 다. 반경 안에 들어온 모든 적들은 범위 안에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수면에 방해되지 않 게 모든 소리가 차단됩니다.
-안전모드: 기면증 발동 중 시전 자의 주변에 파괴 불가능한 보호막 이 생성됩니다. 이 보호막은 기면증 유지하는 동안 계속 유지됩니다.
3. ????(아직 봉인이 풀리지 않았 습니다.)
4. ????(아직 봉인이 풀리지 않았 습니다.)
5. ????(아직 봉인이 풀리지 않았 습니다.)
6. ????(아직 봉인이 풀리지 않았 습니다.)
“와……
효과들을 읽은 현성은 멍하니 봤 다.
일단 효과만 본다면 레벨을 올리거 나 기사 아수라에 대한 영상을 찍을 현성에겐 불리하다 할 수 있는 효 과.
절대보호나 안전모드의 경우는 몽 유병 발동이 안 되는 효과이다.
이번처럼 기사 아수라에 대한 걸 원했을 땐 다소 별로라 할 수 있는 효과.
하나 효과 자체로 보면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절대보호 같은 경우에는 사냥터에 서 기면증 발동되면 완전 자동사냥 하는 거 아닌가?’
섬멸이라는 것을 보니 웬만한 몬스 터들은 다 잡을 것 같은 느낌.
현성은 혹시나 싶어 맵을 활성화 시켜서 썩어가는 죽음의 기사가 남 았는지 확인했다.
지도상에 남아 있는 푸른 점들은 사라진 상태.
입장한 인원까지 살펴봤으나 아니 나 다를까 현성만 의미하는 숫자 1 만 적혀 있을 뿐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 지난 메시지에도 떴네, 역병의 기사를 전멸시켜서 실마리를 얻었다 고.’
그걸 보자 현성은 좀 아쉬워하긴 했으나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 다.
어차피 기사 아수라는 달콤한 꿈을 발동시키고 하면 그만인지라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 이렇게 경쟁자를 없애 버 렸네.’
사실 조금 불안하긴 했다.
기면증이 발동된다 해서 알람시계 를 설정을 하고 로그아웃 했을 때 솔직히 이번 타나 성장 퀘스트는 반 쯤 포기했었다.
물론 푸른 점들, 그러니까 역병의 기사들이 자신에게 올 것이란 생각 은 했다. 하나 그들이 멍청이는 아 니지 않은가.
자고 있던 현성을 상대하다 보면 몽유병이 도망치는 걸 잡지 않는다 는 걸 충분히 알아차릴 테고, 애초 에 타나노스와 관련된 이들이니 몽 유병을 알고 건드리지 않을 수도 있 지 않겠는가.
그런 변수들을 생각해 봐도 마왕의 파편은 거의 뺏겼다고 생각하고 있 었는데.
절대보호라는 사기적인 효과 덕분 에 모두 섬멸할 수 있었다.
덕분에 퀘스트를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클리어할 수 있게 되었 다.
“다행이다, 그치?”
현성이 말하자 대뜸 허공에서 나타 난 타나가 미안하다는 듯 훌쩍이며 현성에게 안겨 왔다.
“후앵. 저도 빨리 강해져서 주인님 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 당……
“오구오구. 그랬어?”
현성은 자신의 어깨에 비비적거리 는 타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모르긴 몰라도 여태까지 현성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아직 성장이 덜 끝나기도 덜 끝나 약했기에 도움이 될 수 없 지 않았던가.
종족이 분명 악마일 텐데 전투를 매우 무서워하는 성향도 한몫했다. 그런데도 현성에게 도움이 되고 싶 어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인지 계속해서 강해지고 싶다는 말 을 입에 달고 살았다.
‘딱히 전투는 안 해도 상관없는데.’
어찌 저리 귀여운 타나를 전장에 내몰 수 있단 말인가.
마치 딸을 삼엄한 전쟁터에 보내는 심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자 이내 고개 를 젓곤 생각했다.
‘그래도 일단 도움이 되고 싶어 하 니까. 버프라든가 그런 것 위주로 스킬을 얻게 해주면 되겠지. 그게 실제로 도움도 되는 거니까.’
타나에게는 또 스킬복제라는 사기 적인 능력이 있지 않은가.
전설 등급도 복제가 가능한 스킬.
거기다 복제를 하면 거의 영구적으 로 쓸 수 있었으니 거의 최고의 스 킬이라 할 수 있었다.
매달 1번씩 전설 스킬 버프를 복 제한다고 생각해 봐라. 그야말로 버 퍼 중에 최강이 될 수도 있는 노릇.
현성의 경우 버프가 거의 없다 보 니 더 효과가 뛰어나리라.
‘이번에 마왕의 파편 하나 더 흡수 해서 성장하면 스킬복제를 더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야.’
지금의 현성도 사기지만, 타나까지 사기가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다만 지금보다 성장한다는 것이 조 금 걸리긴 했다.
전에도 생각했으나 이런 아기의 모 습이 상당히 귀여운데 조금 성숙해 지면 이런 귀여움이 다소 사라지는 건 아닌가 싶었기 때문.
하나 그래도 타나는 타나 아니던 가.
“그럼 타나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까‘?”
“호고곡! 좋다는 것입니당!”
“허 허허.”
절로 아빠미소가 지어지게 만드는 타나를 보며 현성은 맵을 보며 차근 차근 나아갔다.
중간중간 뿌리거인이 나오긴 했으 나 타나를 생각해 빠르게 제압했다.
서걱!
“호고곡.”
뿌리거인이 쓰러지는 걸 보며 입을 막고 놀라고 있는 타나.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악마와는 딴 판이었다.
그러던 중 현성은 인벤토리에 묵혀 있는 또 다른 알을 떠올렸다.
‘드래곤 로드에게 받은 알이라 했 지?’
드래곤 로드는 또 천공의 신에게 받았다고 했다.
그런 알에서 과연 무엇이 나올지.
솔직히 비룡도 좋기는 했으나 타나 같이 귀여운 아이가 나오는 것도 나 쁘지 않을 거 같단 생각을 했다.
마침 천공의 신에게 받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기 천사가 나와도 꽤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은 하던 때.
“후움, 주인님의 눈빛이 이상했다 는 것입니당. 혹시 저 말고 다른 알 생각하는 것입니강?” “응? 에이 그럴 리가.” “후우우우움!” 한껏 무섭게 본다고 눈을 찌릿하고 보는 것조차 귀여운 타나를 보며 허 허허 웃었다.
‘하긴 타나만 해도 이렇게 귀여운 데 괜히 타나 질투 나게 할 순 없 지.’
그래도 반응이 귀여워 더하고 싶었 으나 그랬다간 진짜 울 것 같았기에 그만두었다.
타나도 어느 정도만 하고 현성이 아니라고 하니 이내 기분을 풀고 현 성을 따라다니며 맛있는 냄새가 가 까워지는 거 같다며 신나 하고 있었 다.
“오호, 여기인가 본데?”
그렇게 도착한 거대한 문 앞.
한쪽 문에는 거대한 새가 날개를 펼쳐 포효하는 것이 그려져 있었고, 반대쪽에는 거대한 뱀이 그런 새를 보며 포효하고 있는 게 그려져 있었 다.
척 보아도 현성이 죽인 아르젠타와 니르그의 형상을 한 문.
그 문이 둘 다 은은하게 빛이 나 는 걸 볼 수 있었다.
“역시 둘 다 잡지 않으면 이 문이 안 열리나 보네.”
당연히 예상한바.
그리 놀랄 것도 없다는 듯 현성이 무기를 꺼내 들었다.
여느 던전과 마찬가지로 보스의 방 과 흡사했으니 대비를 하는 것은 당 연하다.
“타나도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안 으로 들어가야 해, 알았지?”
“히잉, 알겠다는 것입니당.” 싫은 티를 내긴 했으나 고개를 끄 덕이며 대답하는 타나를 보고 현성 은 문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나타나는 메시지.
[봉인의 뿌리 제단에 입장하시겠습 니까?]
물어봐야 뭐 하겠는가.
현성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예.”
[하늘과 땅의 문이 열립니다.]
[봉인이 해제됩니다.]
[봉인된 사념이 눈을 뜹니다.]
그 메시지들을 읽고 현성은 다소 긴장하긴 했으나 의아하다는 듯 고 개를 갸웃거렸다.
‘주의하라는 말이 들리지 않는데?’
합당한 의문.
그러던 그때 또 다른 메시지가 떠 올랐다.
[타나노스의 후예, 자격을 증명했 습니다.]
[히든피스가 깨어납니다.]
[히든피스를 발견하셨습니다!]
[봉인된 사념이 기억을 되찾습니 다.]
[메인 시나리오에 영향을 줍니다.]
뒤이어 떠오른 메시지들을 보며 현 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타나노스의 사도인 꿈의 사도의 사념과 대면했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타나노스의 사도?’
대뜸 이곳에서 타나노스의 사도가 왜 깨어난단 말인가.
설마 그동안 현성을 엿을 먹였던 그 사도?
그 생각이 들자마자 현성은 제일 강력한 스킬들을 발동할 생각으로 준비를 했다. 어떻게든 치명적인 일 격 하나는 날리고 싶기에.
어찌 되었든 사념이라 해도 데미지 는 입지 않겠는가.
방안으로 들어서며 마주한 사념을 보자 현성은 멍하니 그 사념을 봤 다.
모든 힘이 풀려 버린 듯 멍하니 봉인의 뿌리 제단에 있는 한 형상을 보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현성이 알던 사도와는 분위기, 아 니 성별부터가 달랐다.
로브로 음침하게 얼굴을 푹 가리고 있던 그자와는 다르게 하늘하늘한 면포를 쓰며 은은하게 보이는 외모 조차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
이 사람은 현성이 알던 사도가 아 니었다.
현성이 알던 사도는 더 장난스럽 고, 가벼우며 기분 나쁜 리베우스 같은 놈’이다.
그런데 저런 성스러운, 그야말로 여신이라 할 것 같은 외모는 절대 아니었다.
여인은 그렇게 멍하게 자신을 바라 보는 현성을 보며 고개를 숙이며 인 사했다.
-아아, 영광스러운 신의 후예시여.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꿈의 사도, 엘리시움이 인사드리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일까.
그냥 마왕의 파편을 회수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걸 보며 현성이 중얼거렸다.
“이게 뭔 일이여.”
* * *
현성이 엘리시움을 만나고 있던 그 때.
또 다른 타나노스의 사도는 음침한 골방과도 같은 방안에 로브를 깊게 뒤집어쓰며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흠칫.
무언가를 느끼고 벌떡 일어나더니 기분 나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이거…… 큰일 난 거 같은데요? 엘리시움 양이 어떻게 깨어난 거 지‘?”
드디어 현성이 원하던 사도에게 한 방을 먹인 것 같았으나 아쉽게도 현 성은 그걸 아직 모르고 있었다.
“……계획을 조금 수정해야겠네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