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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79화 (179/472)

잠만 자도 랭커 180화

여인은 현성의 중얼거림을 듣고 살 며시 웃었다. 자애로운 저 미소를 보니 타나노스의 사도도 정상이 있 구나 하며 왜인지 마음이 편안해지 는 느낌.

그런 현성을 보며 자신을 꿈의 사 도 엘리시움이라 소개한 여인이 입 을 열었다.

-봉인되었던 제 사념이 기억을 되 찾은 덕에 제 육신에도 영향을 끼치 게 되었군요. 모두 신님의 덕분입니 다.

“아, 아니오. 제가 뭘 했다고.”

-아닙니다. 신님이 아니셨다면, 저 는 다른 존재들을 공격하며 결국은 힘을 다해 소멸했을 겁니다. 비록 사념 일부에 불과한 몸이지만, 기억 을 되찾게 해주신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제 아둔한 머리로는 도 무지 떠오르지 않을 정도입니다.

“호고곡,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현성은 손사래를 쳤지만 옆에서 타 나가 대단하다는 듯 눈빛을 보내고 있다.

정말이지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상 황이나 피할 수도 없다.

절로 한숨을 쉬고 있을 때 그런 현성을 보며 슬며시 웃었다.

왠지 그 미소가 이런 부담 또한 힐링이 되었다. 사도가 아닌 진짜 여신은 아닐까 착각이 들 만했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대로 흘러가 는 법. 저는 이 또한 운명이라 생각 합니다.

느닷없는 등장이었다.

보스가 있으리라 생각는데 타나노 스의 사도 중 하나가 나올 줄이야. 그게 비록 사념이라 할지라도 놀라 긴 매한가지.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 사념이 보스 가 맞는 듯했다.

메시지에서도 사념이 기억을 되찾 았다 했으니.

현성이 한 것이라곤 게임 출시 내 내 잠만 자서 타나노스의 후예가 된 거 말고는 없다. 물론 그게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근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타나노스는 신 중 최강의 신이다. 현성이 알고 있기로는 거의 창조신 급의 신.

그런데 그런 타나노스의 사도가 왜 이런 곳에서 나온 것일까. 그것도 기억을 잃은 채 사념만 말이다.

-여러 가지로 궁금하신 모양이시 군요.

여태 자애롭게 미소를 짓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심란한 얼굴을 한 엘리 시움.

무언가 사연이 있을게 뻔하지 않은 가.

현성이 잠자코 듣자 엘리시움이 가 볍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고 급스러워 보이는 소파와 테이블이 나타났고, 엘리시움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냥 얘기를 하기엔 너무 길어질 까 싶어 만들어보았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부디 앉아주시겠습니까?

엘리시움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 덕이고 소파에 앉자 차원이 다른 푹 신함에 살짝 감탄했다.

그래도 구름침대에 비하면 조금 모 자란 감이 있었기에 너무 감탄하진 않았다.

“호고곡, 케이크 같다는 것입니 당!” 옆에 타나도 소파에 띠용! 띠용! 하면서 뛰는 걸 보며 현성과 엘리시 움이 동시에 미소 지었다. 역시 타 나의 귀여움은 신의 사도 역시 거역 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런 타나의 모습을 본 엘리시움이 다시 한번 손짓하자 테이블 위에 부 드러운 생크림 케이크가 나타났다.

탐스러운 과일들과 순백처럼 하얀 생크림.

전혀 느끼할 것 같지 않은 비주얼 인지라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현성도 당길 정도였다.

-신님을 모시는 아기악마님? 드셔 주시겠어요?

“호고곡, 맡겨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입니당!”

마치 무슨 중요한 임무를 받은 것 처럼 콩! 하면서 아기자기한 주먹으 로 가슴을 치는 타나.

그런 타나를 보며 엘리시움이 부탁 한다고 말했고, 마왕의 파편은 잊었 는지 옴뇸뇸 하며 케이크를 맛있게 먹는 타나였다.

그 모습을 얼마 지켜본 엘리시움은 다소 무거워진 표정으로 현성을 보 며 말했다.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까 요. 아주 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 라가기에는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여 길게 말씀드릴 수 없는 점 송구스럽네요.

“아닙니다, 저는 정보를 얻는 것만 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그분과는 달리 자상하시네요.

마음이 놓인다는 듯 말하는 엘리시 움을 보며 현성은 딱하다는 듯 봤 다.

그냥 예의를 차린 것인데 타나노스 보다 자상하다고 하다니.

타나노스가 어떤 신인지 알 수 있 는 대목이었다.

-그럼, 제가 왜 이런 사념이 되어 기억을 잃고 봉인이 되었는지에 대 해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올 게 왔다.

현성은 그런 표정으로 엘리시움의 말에 집중했다.

-우선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려드리려면 타나노스 님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네 요. 타나노스 님은 흔히 죽음과 잠 의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꿈의 신 이시기도 하십니다.

“O 흐” ?? W ?

여태까지의 현성의 스킬을 보면 대 부분 그랬다.

잠과 관련된 스킬, 죽음에 관련된 스킬. 마지막으로 꿈에 관련된 스킬.

얼핏 예상은 했다.

물론 꿈의 사도라는 엘리시움이 나 타난 것과 신기가 3개라는 것에 그 럴 수도 있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사 실이었다니.

-그래서 다른 신들은 오직 한 명 의 사도와 하나의 신기만 가지고 있 다면, 타나노스 님께서는 세 명의 사도와 세 개의 신기를 가지고 있으 신 거랍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는 것은 아직 현성이 본 사 도 외에 또 다른 사도가 있다는 말 인데.

그 사도는 어떤 사도일지.

‘그놈과 같은 사도는 아니겠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때 엘 리시움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 웃거렸다.

-혹시 저를 제한 사도를 보신 적 이……?

실례될 수 있어 조심스레 묻는 엘 리시움에게 현성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일단 한 명하고는 만났습니다. 조 금 좋지는 않아서 아직 만나지 못한 사도도 그런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한 겁니다.” -아…… 잠의 사도를 만나신 모양 이군요. 아주 가볍고, 장난기 가득한 사도이죠.

그 말에 현성은 다소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침하게 보이는 것이 틀림없이 죽 음의 사도가 그자라고 생각했건만. 잠의 사도였다니.

-저를 이곳에 봉인한 것도 잠의 사도랍니다.

“으음?”

이건 또 의외의 말이었다. 아니 의외라고 보긴 힘들긴 했다. 아무리 사념일지라도 타나노스의 사 도를 봉인할 정도로 강력한 이는 그 리 많지 않을 테니.

-아! 저 또한 동의를 한 일이기에 너무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곳에 봉인한 마왕의 파편을 수호하 기 위해서 적임자가 저 말곤 없었다 고 생각해서요. 이렇게 사념을 마음 대로 다룰 수 있는 사도는 오직 저 뿐이었으니까요.

“아아, 그렇군요.”

현성은 또 잠의 사도가 흑막이었 군. 하면서 즉시 처단하려 했는데 안타깝게 되었다.

-지금 현세에 있는 것은 오직 잠 의 사도뿐일 겁니다. 이곳의 제 사 념은 오랜 시간 마왕의 파편으로 인 해 기억을 잃은 것이지요. 아무리 그래도 신을 대리하는 사도로서 너 무 부끄럽네요.

그렇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현성 은 아니라면서 손사래를 치며 말했 다.

“시간이 지나면 그럴 수 있지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자상하시군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 하는 엘리시움이 이어서 말했다.

-제 역할은 이곳에서 마왕의 파편 을 지키는 것입니다. 필라오스 왕국 에는 그 왕에게 맡겼다고는 하나 파 편 중 가장 작은 조각이었기에 수호 자를 붙이지 않았으나 다른 파편들 에는 제 사념들이 지키고 있지요. 다른 곳에 있는 위험한 곳에서도 제 가 봉인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럼 잠의 사도가 봉인을 하는 사 도이고, 그 봉인을 지키는 것이 바 로 엘리시움 님이라는 것이군요.”

-님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엘리시움에게 알겠 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최 이 종교는 왜 이리 저자세인 것인지.

하기야 현성은 신의 후예인데 당연 한 것도 같다.

“아, 그러면 사룡 아퀼레오르의 봉 인에도 사념이 담겨 있는 겁니까?”

-예, 물론이지요. 불쌍한 아이이지 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침울한 표정이 된 엘리시움을 보며 무슨 사연이 있겠거니 생각하며 가 만히 있었다.

-그보다 아직 죽음의 사도를 만나 보지 못하셨다니……. 역시 대단하 시네요. 아니 그러니 저희의 신이 되실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무슨 소리냐면서 엘리시움을 보자 엘리시움은 싱긋 웃으며 아무런 말 도 하지 않았다.

척 봐도 알려줄 수 없다는 모습이 다.

물론 여태까지 나온 말로 대략 유 추할 수 있었지만.

‘꿈의 사도인 엘리시움은 사념으로 흩어져 있는 상태. 거기다 아직 만 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면 특정한 상 황에 만날 수 있단 얘기일 텐데. 내 가 죽으면 만나는 사도인가?’ 아주 타당한 추론.

그것 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 다.

‘이거 진짜 한 번 죽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엘리시움의 반응을 봐선 꼭 그럴 필요도 없을 거 같았다.

마치 안 만난 게 대단하다는 듯 말하고 있으니 만나는 것보다는 역 시 안 만나는 게 더 좋은 듯싶다.

-아…… 이제 제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요. 제 사념 들이 하나둘씩 봉인이 풀리게 되면 제 본체 역시 깨어나게 되겠지요. 그때 다시 만나 뵐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겠나이다.

“아닙니다. 저 역시 유익한 시간이 었습니다.”

현성도 그렇게 말하고 타나를 보니 볼록해진 배를 통통거리며 만족스러 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걸 보니 아주 맛있게 먹은 모양.

피식 웃으며 타나를 보자 엘리시움 또한 싱그럽게 웃으며 현성에게 무 언가를 건네주었다.

보라색 유리조각과 같은 무언가.

보자마자 현성은 그게 뭔지 알 수 있었다.

“마왕의 파편?”

그 물음에 엘리시움이 고개를 끄덕 이며 말했다.

-신님께서라면 이걸 잘 사용하시 리라 믿습니다. 저 아이도 말이죠.

타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엘리시 움.

마치 무언가를 회상하는 눈이었으 나 너무나도 짧았기에 현성은 제대 로 눈치채지 못했다.

현성이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순 간.

엘리시움이 현성을 보며 말했다. -그러면 저 아이의 선물을 주었으 니 신님의 선물도 드려야겠지요.

“선물이요?”

-이곳에 있는 사념의 힘이 미천하 여 많은 걸 드릴 순 없습니다만, 부 디 받아주시길.

“ 예?”

그 말을 듣자마자 현성은 생각했 다.

스킬이 다!

이건 스킬이 틀림없다.

힘이 미천하지만 많은 걸 드릴 수 없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적어도 권능이라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던 그때 매우 의외의 말을 들 을 수 있었다.

-……다소 부끄럽긴 합니다만, 신 님이라면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선물을 드리도록 할게요.

진심으로 부끄러운 것인지 얼굴을 붉히는 엘리시움.

그 모습에 현성의 정신은 멍해졌 다.

아무리 눈이 높은 현성이라지만 초 월적인 외모의 엘리시움이다. 그런 여신과도 같은 존재가 자신의 앞에 서 얼굴을 붉히며 부끄럽다고 한다. 어떤 남성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한 번쯤은 정체 성을 의심해 볼 법했다. 아니면 건 강상의 문제라던가.

_그, 그럼.

떨려오는 목소리.

순간 정신을 차린 현성이 아직 마 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고 말을 하려 는 순간.

엘리시움이 두 손을 모아 외쳤다.

- 삐용!

*...... 상당히 귀여운 모습이긴 했으나 현 성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

거기에 맥이 빠진다기보다 왜인지 자기혐오가 시작되었다.

‘난 쓰레기야.’

무엇을 상상했건. 하나만은 확실했 다. 현성도 남자였다는 것.

그렇게 자기혐오가 시작되려는 순 간 현성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 다.

[꿈의 사도 엘리시움의 힘으로 일 시적으로 타나노스의 꿈 스킬이 강 화되었습니다.]

[1 회 한정 꿈의 상점을 열 수 있습 니다.]

[신의 상점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 템과 스킬은 모두 신 등급 이상이며 랜덤입니다.]

[꿈의 사도 엘리시움의 축복이 깃 듭니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 은 기분이 듭니다.]

총 네 개의 메시지.

그걸 본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 다.

‘1회 한정 꿈의 상점이라고?’ 꿀꺽.

현성은 그걸 보며 침을 꿀꺽 삼켰 다.

1회 한정이라고는 하나 신 등급 이상 스킬과 아이템을 얻는다지 않 은가.

현성은 그 모습에 자기혐오에 대한 것을 모조리 잊고 꿈의 상점을 열어 보았다.

그리고

[꿈의 상점]

-아이템 뽑기

-스킬 뽑기

(DP를 지불하지 않습니다. 모든 뽑기는 최소 신 등급 아이템입니 다.)

그걸 보곤 마지막 봤던 메시지를 보았다.

엘리시움의 축복을 받았다는 말.

그리고 현성은 무언가에 홀린 듯 타나노스의 예지몽을 발동했다.

역시 축복을 받아서 그런지 나온 버프는 일확천금의 꿈.

그렇게 아이템 드롭 확률까지 높인 현성이 생각했다.

‘이건 뜬다.’

그저 느낌이 아니다.

확신이다. 이곳에서 분명 무언가 뜬다는 걸 확신했고, 현성은 두 눈 을 질끈 감고 스킬과 아이템 뽑기를 눌렀다.

씨이이이이이이이이잉!

무언가 굉장한 게 나올 것 같은 효과음!

그리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권능을 획득하셨습니다!]

[신기를 획득하셨습니다!]

[인벤토리와 스킬 목록을 확인해 주십시오!]

그걸 보며 엘리시움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같군요. 세계의 의지가 발휘된 것 같네요.

그 말에 무슨 말이냐고 엘리시움을 보려는 순간.

현성은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메시 지를 봤다.

[밸런스 패치가 시작됩니다.]

[10초 후 자동으로 로그아웃됩니 다.]

[안전한 장소가 아니신 분들은 안 전한 곳으로 이동된 후 로그아웃됩 니다.]

[밸런스 패치는 한국 서버에 한정 됩니다.]

[감사합니다.]

“으잉?”

그 멍청한 소리와 함께 현성은 로 그아웃되 었다.

사라진 현성과 타나.

그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으나 엘리시움은 자신의 사념이 부서져 내리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다음에 또 뵐 수 있길.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그 녀의 사념은 그대로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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