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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198화 (198/472)

잠만 자도 랭커 199화

유적으로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통 로였다.

구불구불 꼬여 있는 통로.

척 보아도 골치가 아파 오는 그 광경에 현성이 중얼거렸다.

“미궁이네.”

거기다 천장까지 존재해서 길을 훑 어볼 수도 없다.

다른 건 몰라도 미궁이라면 길 찾 는 데 오래 걸릴 터.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하고 검으로 벽을 그어봤다.

그러나

[파괴할 수 없는 벽입니다.]

라는 문구가 뜰 뿐 생채기조차 나 지 않았다.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 현성.

그리고 그런 현성을 보며 타나가 현성에게 물었다.

“호고곡, 여기서 못 나가는 것입니 강?”

“으음? 그게 무슨……

타나의 말에 현성이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미궁에 입장했을 때 입구 가 사라져 있었다.

당연하지만 이곳은 미궁이다.

입구가 사라지는 것 정도야 큰일도 아니다.

문제는 이곳에서 타임어택을 해야 한다.

썩어가는 죽음의 기사단보다 빠르 게 마왕의 빈 육체를 회수를 해야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 그들과 싸우기도 할 터.

“시간 끌 때가 아니야.”

“호고곡.”

상황을 파악하자 현성은 빠르게 타 나를 자신의 어깨 위에 올리곤 빠르 게 거리를 주파했다. 능력치가 능력 치인 만큼 한 걸음, 한 걸음 나설 때마다 휙휙 지나치는 풍경들.

눈 아픈 그 상황에서 타나만이 신 이 나서 꺄르르 웃었다.

“우갸갸쟈!”

현성의 어깨 위에 있으니 놀이기구 를 타는 기분이리라.

그렇게 한참을 나아가던 그때.

으르렁거리는 짐승의 소리가 들려 왔다.

빠르게 쏘아가던 현성이 자리에 멈 춰 뒤로 물러난 순간.

콰강!

그 자리를 덮치는 검은 주먹 하나.

뛰어난 순발력이 아니었다면 타격 을 입었을 법한 공격이었다.

“마족?”

피부는 검은색에 두 눈은 붉게 빛 나고 있다.

결정적으로 등 뒤에 피어나있는 검 은색 날개가 저 상대가 마족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놈의 머리 위에도 써져 있 지 않은가.

[주인을 잃은 마족]

그러던 그때 현성은 자신의 어깨 위에 있는 타나를 봤다.

“우웅?”

마치 왜 그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

거리는 타나.

그도 그럴 것이 마족이다. 그리고 마.

이 둘은 떼려야 아니던가. 그래서 에게 물었다.

앞에 있는 상대는 타나의 종족은 악

뗄 수 없는 관계 괜찮냐는 듯 타나

“그래도 동족인데 괜찮겠어?”

가뜩이나 전투를 무서워하는 타나 다. 그런데 거기에 동족을 죽이는 모습을 보이면 어떻겠는가. 그래서 물어본 것이다.

하나 들려온 대답은 예상치도 못한 대답이었다.

“으잉? 쟤! 타나랑 동족이 아니라 는 것입니당!”

“ 으음?”

“후엥! 악마와 마족은 다른 종족이 라는 것입니당! 악마는 엄연히 신족 이라는 것입니당!” 어느 때보다 격하게 말하는 타나의 모습에 귀엽긴 했으나 새로운 사실 을 알았다.

‘이데아는 악마와 마족을 별개로 봤구나.’

그렇다고는 해도 악마가 신족의 일 종이라는 것은 놀라긴 했다.

다시 말해 타나가 신족 중 하나라 는 것 아니겠는가.

‘천공의 신에게 받은 알도 있으니 까 거기서도 악마가 나오는 건가?’

나온다면 타나와 같이 귀여운 악마 가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때. 현성과 대치 중이던 주인을 잃은 마족이 화가 난 듯 현성에게 덤벼들 었다.

무엇을 하는 것인가 상당히 경계하 고 있었는데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 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

갑작스러운 기습이라 할 수 있었음 에도 현성은 빠르게 대치했다.

휘익!

기다란 손톱으로 허공을 가르는 마 족.

현성은 허리를 젖혀 손톱을 피하곤 그대로 오른손에 쥔 장검으로 놈의 목에 그대로 찔렀다. 그 찰나의 순간 관통과 타격의 속 성이 검 끝에 모였고, 방금 공격으 로 인해 자세가 무너진 마족이 피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콰강!

분명 찌르기였음에도 굉장한 소리 가 울리며 벽에 처박히는 마족. 그 리고 그런 마족에게 현성이 달려들 었다.

틈을 주어서야 어디 쓰겠는가.

〈캬아아아아악!〉

괴성을 질렀다.

마족의 괴성은 예로부터 사람들을 미치게 했다고 한다.

즉 디버프였다. 하나 현성이 소유 하고 있는 신기 중 하나 타나노스의 포근한 이불의 효과와 현성의 압도 적인 지력의 수치로 인해 통하지 않 았다.

멈춰서 혼란스러워 해야 할 현성이 움직이자 마족은 당황했고, 반대로 마족의 움직임이 굼떠졌다.

푸욱!

〈키에에에에엑!〉

가뜩이나 현성이 우위에 잡은 싸움 이었다.

그런 전투에서 빈틈을 보이고 두 번째 타격을 받은 마족. 놈은 더 이 상 현성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난이도가 그리 높진 않네.”

“호고곡! 역시 대단하다는 것입니 당.”

조용히 울리는 현성의 말. 그리고 그 옆에서 타나가 방긋 웃으며 박수 를 치고 있었다.

하나 현성이 모르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지금 자신의 상태가 극도로 예민해 져 있는 상태였다는 것을.

게임 시간으로 하루 이상 지속된 사신들과의 전투, 그리고 그것이 끝 나고 쉴 틈도 없이 블랙 스파이 길 드와 한바탕 한 상태이다.

거기다 사신들과의 전투는 치유도 안 되고 스킬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 태였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지금 현 성의 집중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 다.

오직 본인만 그걸 모르고 있었다.

“그럼 출발하자.”

“오우! 인 것입니당!”

그 말과 함께 리베우스의 버프가 들어오자 조금 기분이 묘해졌다. 그 래도 귀엽지 않은가. 그런 위안과 함께 현성이 달리려는 순간.

쿠그그 그그그그긍 .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울린다.

그리고 벽들이 꿈틀거리며 미궁이 변하고 있었다.

벽들은 마치 재조립이 되는 듯 꿈 틀거렸고, 원래 현성이 있었던 지형 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다.

“??????으홈.”

“호고곡.”

심각한 문제에 빠진 표정.

그렇지 않은가.

미궁이 변화를 한다. 그렇다는 건 우수법이나 좌수법도 통하지 않는다. 길이 바뀌는데 계속 한쪽으로 돌아봐야 무슨 소용이겠는 가.

‘그럼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지?’

난관에 빠졌음에도 침착하게 머리 를 굴리는 현성.

그러나 그때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 려왔다.

〈캬르르르르릉.〉

〈캬르르르르르륵.〉

그것도 꽤 여러 마리의 소리가.

“다섯 마리라.” 방금 상대한 녀석을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상대는 아닐 터.

하지만 수가 수이지 않은가.

거기다가 생김새도 조금 달랐다.

‘개체마다 다 다른가 보군. 하기야 사람도 다 똑같은 사람이 없는 거처 럼 마족도 그러겠지.’

어떤 놈은 손톱이 기다랗게 검처럼 되어 있었고, 어떤 놈은 마법진을 펼치고 있었으며, 또 어떤 놈은 두 주먹을 부풀리고 있었다.

조합도 은근 잘 맞는 것 같은 모 습.

거기에 제일 후방에 있던 마법진을 펼치던 놈이 현성을 향해 보랏빛 번 개를 쏘았다.

콰지지지지지직!

촤앙!

아무리 현성이라 한들 마법으로 만 든 번개보단 빠를 수 없다.

그러나 바람의 검을 발동한 장검으 로 마법을 튕겨낼 순 있었다.

〈캬르르르르륵!〉

그것을 기점으로 덤벼드는 놈들.

현성도 원거리 공격으로 마법진을 펼치는 놈을 공격하려 하자 멀리서 손톱을 쏘아내는 놈이 있었다.

팅팅팅!

튕겨내기는 했지만 그사이에 틈이 생겨 거리를 좁혀온 남은 세 마리.

거대한 주먹을 쥔 놈■이 먼저 달려 들었다.

콰가아앙.

‘몬스터가 파티를 만드니 꽤 재밌 네.’

일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게 아닌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가 마치 보스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현성이 뒤로 물러나며 주먹으로 땅 을 내려친 놈을 찌르려 하자 우락부 락한 근육을 쥔 놈이 앞을 막아섰 다.

저놈이 탱커인 모양.

하나 놈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 었다.

‘관통, 타격, 월검낙화.’

두 가지의 속성과 검기, 그리고 기 존에 발동시켰던 바람의 검이 합쳐 지자 흉흉한 무기가 된 장검으로 놈 의 심장을 관통했다.

콰직!

거대한 창에 뚫린 것처럼 가슴에 구멍이 뚫린 놈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마찬가지로 그 뒤에 있 던 주먹을 쥔 놈의 왼팔이 뜯겨져 나갔다.

단 일격으로 한 놈을 처치하고 한 놈의 팔을 무력화시켰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 절단.’

타격과 관통의 속성은 일회성이라 사라졌으나 월검낙화의 검기와 바람 의 검 효과는 계속되고 있는 상태.

거기에 현성은 절단 속성을 부여해 탱커를 맡은 놈에게 검을 휘둘렀다. 검기가 쏘아지며 탱커의 몸이 베이 는 것은 물론이오, 그 뒤에 있던 주 먹을 쓰는 놈의 목까지 베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

하나 마족들은 놀라지 않고 손톱이 기다란 놈■이 현성에게 달려들었다.

〈캬라라라라락!〉

옳은 판단이었다.

방금 연이어 공격을 한 현성에게 틈이 생겼고, 그 틈을 노린 것은 당 연한 수순이니.

다른 유저였다면 저 공격에 치명상 을 입었을 터.

그러나 현성은 일반 유저가 아니었 다.

채챙!

남아 있는 왼손으로 놈의 손톱을 막았다.

그리곤 무한의 단검 효과로 분신을 만들어 놈에게 던졌다.

퍼퍼퍼퍼퍼펑!

폭렬수리검이 발동되며 폭발을 일 으켰고, 흙먼지가 퍼지며 시야를 가 렸다.

아군이 있는 상황에 마법사나 손톱 을 쏘아내는 두 녀석이 나설 수 없 었고, 그걸 노렸는지 현성은 흙먼지 를 뚫고 마법사 마족에게 달려들었 다.

서걱.

마족이라도 마법사의 방어력은 역 시나 형편없는 모양.

쿨타임이 지난 절단으로 한번 쓱 하고 베자 잿빛이 되어 사라졌다.

그걸 본 손톱을 쏘아내는 놈이 뒤 로 물러나며 손톱을 쏘려 했으나 이 상한 점을 눈치챌 수 있었다.

〈캬르륵?〉

현성의 왼손에 쥔 무기가 단검이 아닌 스태프였다는 것.

쿠우우우우웅!

세계가 무거워져 팔조차 들어 올릴 수 없는 마족을 향해 현성은 마족에 게 어울리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검은 불꽃으로 가득한 초열지옥.

그리고 그 안에 잿빛이 되어 녹아 드는 동료를 보며 마지막 남은 마족 이 현성에게 달려들었다. 마치 죽을 걸 알면서도 달려드는 부나방처럼.

그리고 현성은 다시 한번 마법을 사용해 마족에게 어울리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화르르르르륵!

불타오르는 검은 불꽃.

그걸 보며 현성은 솔직히 감탄했 다.

‘생각 이상이네.’

아까 타나가 박수를 칠 때 자신에 게 버프를 걸어줬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리베우스보다는 별로인 것 은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리 차이 나는 수준이 아니었다.

‘대략 20%만 감소된 느낌인데?’

정확한 수치까진 알 수 없지만 딱 그 정도의 느낌이었다.

‘이 정도면 리베우스 없이도 타나 만 있어도 되겠어.’

절로 흐뭇한 생각에 현성은 전투로 인해서 오들오들 떨고 있던 타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타나 덕분에 일찍 끝났네. 고마 워.”

“호고곡. 그런 것입니강?”

오들오들 떨면서도 자신이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타나.

이 얼마나 귀여운 생명체인가.

그렇게 타나를 귀여워하고 있었을 때.

앞에 꺾인 통로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척! 척! 척! 척!

어떻게 들으나 중갑을 착용한 기사 들의 발걸음 소리.

현성은 거기에 조금 인상을 찌푸렸 다.

‘MP가 좀 떨어졌는데.’

썩어가는 죽음의 기사단.

전에 상대해 본 적이 있었기에 얼 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적어도 방금 상대한 마족보다는 강 할 터.

또 들리는 수로 봐서는 최소 셋 이상이다.

물론 그때와 다르게 타나의 사기적 인 버프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어 려우리란 생각을 하며 긴장을 한 그 때.

〈이 기운은?〉

통로에서 놈들이 나왔다.

갑옷을 끼고 유려한 모습으로 튀어 나온 놈들.

척 봐도 강해 보이는 기사단.

‘전에 상대했던 역병의 기사단보단 강하겠어.’

보이는 모습도 그랬지만, 상식적으 로 생각할 때도 그랬다.

역병의 기사단이 임무에 실패했는 데 그들보다 약한 기사단을 파견을 보내겠는가.

타나노스 교단을 상대로 모습을 잘 감추고 있는 것을 봐선 절대 멍청한 이는 아니니 틀림없을 터.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었던 그때.

〈이 기운은 배신자의 후예군.〉

〈허어, 벌써 이곳까지 찾아오다 니.〉 〈역시 대단하긴 해.〉 느긋하게 대화를 하는 세 명의 기 사.

다소 분위기가 느긋했으나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썩어가는 죽음의 기사단, 태만의 기사단과 조우했습니다.]

‘태만의 기사단이라.’

저들 행동 하나하나가 여유 있어 보이는 모습과 참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 수 없었다.

과연 실력에서도 여유가 있을지 궁 금한 현성이 검을 고쳐 잡자 세 명 의 기사는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곤란하군.〉

〈곤란해.〉

〈이곳에서 이런 시간을 낭비하기 너무 귀찮군.〉

그 말을 끝으로 놈들은 현성에게서 뒤도 안 돌아보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갔다.

“응?”

그걸 보며 당황한 현성.

역병의 기사단과는 전혀 다른 모습 이었다.

전에는 발견만 해도 죽이려고 달려 들었었건만, 저놈들은 오히려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친다.

어떻게 본다면 현명한 것이었으나 마지막 기사의 말이 걸렸다.

‘시간 낭비하기 귀찮다고?’

어이가 없는 걸 떠나서 놈들을 죽 여야 현성에게 좀 더 유리해진다.

놈들이 길을 찾을 병력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나중에 싸워야 할 적이 사라진다는 얘기니.

그렇게 놈들을 추격하려는 그때.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푸덕, 쿠궁.

세 명이 일제히 쓰러지는 소리.

또 누가 있는 것일까?

현성은 의문을 가지고 달려간 순간.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검은 사제복을 입고 후드를 깊게 눌러쓴 가느다란 실눈으로 쓰러진 세 기사를 노려보고 있는 한 남자.

“너, 네가 왜 여깄냐?”

“오우! 주인님! 드디어 뵙는군요!”

리베우스가 그곳에서 세 기사를 잠 재우고 미소를 만개하며 현성을 반 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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