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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03화 (203/472)

잠만 자도 랭커 204화

“ 와아.”

미궁에 있던 벽들이 모두 소멸하기 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 다.

1층과 마찬가지로 넓게 트인 방안.

그걸 보며 현성은 타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했어.”

“우갸갸갸갸

몹시 좋아하는 타나.

그리고 그런 타나를 질투 어린 시 선으로 보는 리베우스.

어린 애기를 저리 질투하다니. 절 로 고개를 젓고는 아까와 마찬가지 로 포탈을 발견했다.

그런데 있는 것이 포탈만 있는 것 은 아니었다.

“으흠.”

한쪽 벽에 나와 있는 어디로 통하 는지 모를 문.

척 보아도 비밀통로 같지 않은가.

그리고 이미 포탈은 타본 상태 아 닌가.

‘포탈을 타면 다음 층으로 이동하 는 거 같고. 여기는 비밀통로, 즉 지름길인 거 같네.’

이것까지 함정이란 생각은 하지 않 았다.

타나가 만든 길이지 않은가.

거기다가 놈들이 가지고 있는 마왕 의 파편. 마찬가지로 타나가 가지고 있으니 타나가 했다고 봐도 무방하 다.

다만 문제는 이게 어디로 통하는 문이냐는 것.

‘어찌 되었건 이곳으로 가면 놈들

을 쫓을 수 있겠어.’

2층으로 올라왔음에도 놈들이 보이 지 않는다.

거기다 1층에서도 놈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다른 길로 향했다는 것이고, 마침 타나가 가지고 있는 마왕의 파편으로 연 길이 나왔다.

놈들도 이곳으로 간 것이 틀림없 다.

“우갸갸갸, 타나 잘했다는 것입니

강?”

“응, 아주 잘했어. 이제 들어가서 쉬어도 돼. 이따 또 부를게.”

“호고곡, 주인님도 조심하라는 것 입니당!”

그 말을 나누고 다시 펫 전용 공 간으로 들어간 타나.

전투에 있어서 같이 있어도 무방하 긴 하다.

타나의 스킬 중 불사가 이미 존재 하니 절대 죽지는 않을 터. 하지만 저 작은 것을 상처 입게 할 순 없 지 않은가.

거기다 전투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말이다.

그렇게 타나가 들어가자 현성은 무 거운 표정으로 리베우스를 보며 말

했다.

“지금부터 작전을 말해주마.”

“오우, 알겠습니다요.”

놈들을 처리하기 위해선 작전이 필 수다.

가면 마족은 현성 혼자서 처리할 수 있다. 하나 리베우스의 복제인 마족 리베우스는 현성이 기를 쓰더 라도 이길 확률이 희박한 존재.

그렇다는 건 오리지널인 리베우스 가 놈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현 성이 붙어 있는 상태로는 힘들다.

현성과 같이 있을 때 리베우스의 힘은 약해지니.

타당하다고 할 수 있는 제약이었으 나 이런 상황에서 상당히 거슬렸다.

그러기에 짜는 작전이었다.

“우선 내가 먼저 돌격할 거야 하지 만 너를 복제한 마족이 먼저 반응하 겠지.”

아무래도 당연한 사실이다.

아무리 복제라고 한들 복제한 상대 가 리베우스지 않은가.

리베우스의 복제인데 현성보다 약 할 리는 만무.

현성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레벨 300선까지만 상대할 능력치다. 그 위로는 거의 통하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이때 네가 너의 복제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해. 움직임을 막아도 좋고, 다른 걸 해도 좋아. 어차피 나는 내 복제를 데리고 최대한 멀리 떨어질 거니까. 그럼 그때 네가 네 복제를 상대하는 거야. 가능하겠어?”

“흐음.”

현성의 질문에 리베우스가 웬일로 진지해졌다.

그동안은 현성이 성장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돕기만 했을 뿐 실질 적인 전투는 참여하지 않았으니까.

하나 지금은 다르다.

아무리 리베우스라고 한들 이런 전 투 상황에서까지 깐죽거리진 않았 다.

자신의 주인이 싸우는 전투다.

결코 패배해서도, 명령에 실패해서 도 안 된다.

깊이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잠시라면 가능할 거 같습니 다요. 움직임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0초 정도일 거 같습 니다요.”

리베우스의 말에 현성의 표정이 풀

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10초.

누군가에게 짧다고 할 수도 있는 시간이나 현성에겐 아니다.

10초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후에 너의 목적은 리베 우스의 복제를 죽이는 게 아니야.”

“오우?”

의문 어린 표정으로 현성을 봤다.

죽이는 게 아니라니.

상당히 의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 리자 현성이 입을 열었다.

“놈은 가면 마족과 다르게 여러 정 보를 가지고 있더라고. 이 유적을 작동시키는 것만 봐도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듯싶다.”

“흐음.”

리베우스도 그 점이 이상했는지 고 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는 건 그 정보를 어떻게든 이용해야 하지 않겠어?”

“호오, 그렇다면 제 임무는 제 복 제를 잡아서 심문하는 것이 임무인 건가요?”

“그렇지.”

“오우! 자신 있습니다요! 심문하면 저 리베우스 아니겠습니까요!”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리베우스를 보니 걱정이 가시긴 했다.

하나 그렇다 한들 방심해선 안 된 다.

‘죽이는 것보다 제압하는 게 더 어 려우니까.’

아주 기본적인 사실이다.

제압을 하려면 상대보다 더 강해야 가능하다.

아무리 약한 이라고 해도 흉기를 쥐었을 때 상처 없이 제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저 죽 이는 것이라면 멀리서 총만 발사해 도 되지만 제압을 하려면 그 무기를 무력화하고 놈을 제압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은 게임 세계.

마법과 스킬이 존재하는 세계이지 않은가. 그러니 더 까다로울 터인데 자신만만해하는 리베우스를 보며 다 소 안심을 했다.

이런 부분에선 역시 믿을 수 있었 다.

“이 작전에서 네 역할이 가장 중요 해. 알겠지?”

“오우! 물론입니다요! 저만 믿어

주십시오!”

다시 까불거리는 리베우스의 모습 에 믿음이 다소 사라지긴 했으나 고 개를 끄덕였다.

저래 봬도 리베우스는 상당한 능력 자였으니.

작전 짜는 것은 끝났다.

상당히 간략하긴 하지만

이제 남은 것은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다.

기다란 통로.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모를 그 긴 통로에 두 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터벅, 터벅.

마왕의 파편으로 강해진 가면 마족 과 마족 리베우스.

둘은 조용히 복도를 걷고 있었다.

패배로 인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가면 마족을 배려하기 위함인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마족 리베 우스는 히죽이며 가면 마족을 바라 봤다.

〈‘얼마나 기다리던 주인님입니까 요. 너무나도 기대됩니다요! 오우!’〉

생각 방식이 리베우스와 똑같은 마 족 리베우스.

하나 그 속에 담긴 기억은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오래전부터 마족으로서 살아왔던 기억이 리베우스의 강력한 힘 덕분 에 깨어난 거다. 다만 문제가 있다 면 온전히 그 힘을 복제하지 못했다 는 것.

〈‘본체가 덤빈다면 쉽게 이길 수는 없겠지만…… 지지 않을 자신은 있

습니다요. 후후후후.’〉

음흉하게 웃는 마족 리베우스를 보 며 가면 마족이 인상을 찌푸렸다.

실제로 가면이 아닌 가면 같이 평 평한 얼굴이었기에 찌푸려진 표정을 보며 마족 리베우스는 그래도 좋다 는 듯 실실 웃으며 계속해서 자신의 주인에게 길을 안내했다.

그러던 순간.

〈오우?〉

무언가 빠르게 접근하는 것을 느꼈 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이 금방에 들 리는 소리는 오직 둘의 걸음 소리뿐

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접근을 한 다?

무엇보다 이곳은 오직 마왕의 힘을 소유한 이들에게만 허락된 공간이 다.

그런데 침입자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인님! 위…….>

투웅.

시간이 정지한 듯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사고는 빨라졌으나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마족 리베우스는 고개를 천 천히 돌리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평소와 달리 싸늘하게 식어 있는 입가. 얇디얇은 실눈으로 앞을 보나 싶은 눈이 떠지며 이윽고 마족 리베 우스를 노려본다.

그 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나 마족 리베우스는 느꼈다.

죽는다.

손가락 까딱만 하더라도 죽는다는 공포.

원색적인 그 감정에 놈은 아무 행 동도 취할 수 없었다.

제 주인이 붉은 기를 뿜어내며 막 강한 육체로 무장된 현성에 의해 날 아가는 것을 지켜보고도 말이다.

<…….>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아 까까지만 해도 느꼈던 죽음의 공포 는 더뎌졌다.

하나 그럼에도 앞에 있는 이 섬뜩 한 놈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까까지 존재했던 그 찐득한 살기 가 꿈이 아니라는 걸 알리듯이 말이 다.

“주인님께서 죽이지 말라 하니 얌 전히 있겠습니다만, 당신 저보다 매 우 약하시군요.”

<…….>

그 말에 수천 마리의 벌레가 온몸 을 기어가듯 소름이 끼쳤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놈도 약했 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을 공격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주인과 놈의 주인이 사라짐과 동시에 그 확신이 사라졌 다.

놈은 언제든 자신을 죽일 수 있다.

“그러니 부디 얌전히 계셔주셨으면 좋겠습니다요. 아까는 그저 신기해 서 가만히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저 와 같은 얼굴로 다른 주인을 섬기시 다니. 죽어 마땅한 일입니다요.”

그리 말하며 싱긋 웃는 리베우스를 보며 마족 리베우스는 그저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얌전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거사가 방 해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오우. 알겠습니다요.〉

“말귀를 알아들으셔서 좋군요.”

싱긋 웃는 리베우스는 생각보다 일 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제압하기 위해 수를 떠올리고 있었으나 지금 이 대치상 태보다 더 나은 수는 없다.

본인의 온전한 힘을 다 되찾았다면 쉬운 일이었겠지만, 아직 이곳에 현 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아직까지 대 부분의 능력이 봉인되어 있다.

놈이 약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리라.

사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놈을 죽이 는 건 간단하다.

하나 아무런 상처 없이 놈을 제압 하는 건 힘들다.

‘오우, 이거 참 곤란하게 되었네 요.’

리베우스가 먼저 움직인다면 놈도 도망칠 것이 분명하다.

차라리 그런 틈을 만들기보다는 이 곳에서 현성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차라리 낫다.

‘주인님의 말씀대로라면 모든 파편 을 모은 타나 님을 모실 수도 있다 고 하시니 그 전까진 간단한 심문만 해야겠습니다요?’

판단을 끝낸 리베우스는 싱긋 웃으

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질문 시간을 갖도록 할 까요?”

〈후후후후, 오우.〉

마족 리베우스는 여유로운 척 땀을 흘리며 리베우스를 봤다.

그의 속 생각은 알지 못한 채로.

한편 가면 마족을 공격해서 저 멀 리 날린 현성은 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내 생각이 맞았어.’

지금 현성은 붉은 가면을 쓰고 있 었다.

투견 아수라.

오직 주먹만을 사용하는 스타일.

그 어떤 스킬도 사용할 수 없지만, 근력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는 투신 의 권능!

그걸 발동시켰다.

하나 놈은 그걸 발동시키기는커녕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저 표정.

‘경악하고 있다.’

두 눈빛에 담긴 불안감과 공포는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이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공포.

분명 모든 스킬이 약하더라도 복제 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 스킬은 자신에게 없는 것. 그러기에 놈이 공포에 휩싸인 것이다.

‘신 등급 스킬은 복제되었지만, 권 능은 복제하지 못했다.’

현성의 예상대로다.

‘일이 쉬워지겠어.’

지이이 이이이이이이 익.

쿠웅.

놈이 이내 중격을 이겨낸 뒤 착지 하자 그 상태에서 현성은 놈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

투쾅!

쿠그그그그그긍.

검으로 방어했음에도 주르륵 밀려 나는 가면 마족.

그걸 보며 현성이 즐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넌 이런 거 없나 봐?”

최대한 약 올리는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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