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13화
상당히 평온한 유저관리팀.
이곳의 팀장 조민우 팀장은 느긋하 게 차를 마시면서 상황을 파악했다.
“그러니까, 대략 상황 파악을 해주 시겠어요?”
“아, 예. 현성 유저가 메인 시나리 오3를 개방했는데 아마 그게 대륙 간의 전쟁으로 발발될 거 같습니 다.”
“그렇군요.” 그저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조민우 팀장.
사실 매우 긴박하고, 머리가 절로 아파 오는 상황이었으나 그는 상당 히 차분했다.
앞선 여러 차례로 인해 화를 내봐 야 본인만 손해라는 것을 깨달은 지 오래다.
대륙 간의 전쟁.
사실 벌써 나와선 안 되는 스토리 다.
‘민유라 팀장님도 최소 시나리오4 나 5로 생각하고 있었지.’ 최소라는 말은 말 그대로 최소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예정대로라면 절대 지금 나와선 안 되는 시점.
하나 본거지의 지도를 벌써 찾아내 었고 사룡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 도 심상치 않다.
예측된 시나리오는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지금으로써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시나리오 예상 안.
조민우 팀장은 아까 확인한 종이를 펼치며 다시 읽었다.
다시 봐도 기가 막힌 분석이다.
하지만…….
“……이렇게 될 거 같긴 해.”
다른 유저라면 몰라도 현성이라면 가능하다.
적어도 조민우 팀장은 그리 생각했 다.
아니 이곳 유저관리팀, 정확히는 현성이 해낸 일들을 본 이들이라면 믿어 의심치 않았다.
“사룡의 섬을 박살 내고, 그대로 동부대륙과 전쟁을 벌인다 라.” 전쟁이라는 테마부터는 대규모 시 나리오가 된다.
보통 시나리오3까지는 일부만 실행 하는 컨텐츠다. 근데 벌써부터 대규 모 컨텐츠라니.
진행이 빨라도 너무 빨랐다.
심각하고 놀라운 일이었으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동부 대륙에서 움직이는 것이 심상치 않았고, 신들의 움직임도 심 상치 않았으니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다른 신들조차 타나노스의 후예는 껄끄러울 테니 미리 제거하고 싶은 건 당연하리라.
‘다른 신들과 손을 잡은 썩어가는 죽음.’
야근거리가 늘었으나 괜찮았다.
이제 그는 그럴 걱정할 필요가 없 었다.
‘후후, 이제 집에서 이데아 관리 캡슐을 설치했으니 집에서도 일을 할 수 있지.’
이젠 집에서 일을 할 수 있었으니 까.
절로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다른 일을 시작하려던 찰나였다.
붉은빛이 깜빡이며 사이렌이 울리 기 시작했다.
“??????설마.”
“현성 유저가 탑을 빠져나왔습니 다!”
“……무슨 소립니까? 게임 시간으 로 아직 7일도 안 되지 않았습니 까?”
“……예.”
할 말을 잃은 조민우 팀장이 바로 현성의 화면을 띄웠다.
기회의 탑에서 최단 기록을 세우리 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늘 그랬으니.
그런데 7일이라니.
“……이거 꼬이겠네요.”
하아.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꺼져라 한 숨을 쉬는 조민우 팀장은 고개를 저 었다.
단순히 기록을 세운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화면을 보니 한 달간 운과 경험치 획득량 그리고 스킬 숙련도 증가. 이 셋은 그렇다 친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제국 공적치.
무려 3,000만이나 되는 포인트.
게임 세계관으로는 황제가 줄 수 있는 최상의 것을 주어도 문제가 되 지 않는 공적치다.
‘어떻게든 막았건만.’
이번에 패치로 인해 황제나 유리아 가 멋대로 현성에게 고위 스킬을 주 지 못하도록 개연성과 같은 것을 부 여했다.
황제나 유리아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것 말이다.
물론 나름의 틈이 있어 유리아가 꼼수로 현성에게 아이라스의 실패작 7을 준 것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았 는데 이제 황제까지 그럴 기회가 생 긴 거다.
‘화내 봐야 바뀌는 건 없어. 그래. 진정하자.’
속으로 그리 수없이 외쳤으나 이미 예상안을 구기고 있는 조민우였다.
“이번엔 또 뭘 줄지…… 하아.”
저 팔불출 황제가 부디 자중하길 빌며 조민우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 가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한편 난감한 것은 조민우뿐만이 아 니었다.
“예상안이 수정되고 있네.” 인공지능 이데아를 창조한 민유라.
그녀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정 되어 가며 예상했던 시나리오가 변 경되어 가는 걸 보며 고개를 저었 다.
각기 인간과 같은 뛰어난 인공지능 을 자랑하는 NPC.
그게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이데아였으나 지금 그로 인해 골치 를 썩이는 중이다.
“후우.”
당장 보기만 한다면 기회의 탑과 황제가 줄 보상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된다면.
“현성, 저 유저가 어떻게 움직이느 냐가 문제지.”
인공지능 이데아조차 쉬이 예상할 수 없는 유저이자, 게임 세계관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유일 한 유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저 문제를 과 연 잘 해결할 수나 있을지.
거기다 대규모 시나리오의 경우 모 든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시나리오 다.
다르게 말해 딱히 레벨 제한 이 없는 시나리오.
“지금 현성 유저라면 레벨 300대 중반이라고 봐도 무방하긴 한데 컨 트롤과 실력을 생각하면 그 이상이 라 봐도 되겠지.”
레벨이 300도 되지 않았음에도 엄 청난 평가.
하나 문제는 또 따로 있다.
“변경된 200 퀘스트를 시행하면 도대체 얼마나 세지는 거야.”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었음에 도 이미 체념한 것인지 추욱 늘어지 는 민유라.
레벨 200이 넘으면 대부분의 직업 들이 직업 퀘스트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직업의 오의를 하나 씩 얻게 된다.
그런데 신 등급 직업 중에서도 최 강이라 할 수 있는 현성은 과연 어 떻게 될지.
이건 직접 만들긴 했지만 민유라조 차 쉬이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지켜봐야겠지.”
민유라 팀장은 그리 중얼거리며 자 신의 앞에 놓인 화면을 바라봤다.
[타나노스의 후예와 천공의 사도의 차후 행동을 분석 중입니다.]
[시나리오의 예정이 크게 변동됩니 다.]
[카론 황제가 들떠 합니다.]
그 문구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한때 모든 대륙을 공포로 물들였던 황제의 준동.
부디 별일 없길 빌며 기회의 탑에 서 나온 현성이 황제에게 다가서는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이번 구실로 어떤 걸 쥐여 줄지.
다들 멍한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본 다.
분명 이곳에서 경계를 선 지 7일 이 되는 날이다.
절대 지금 나오리라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왔으니 얼마나 얼떨떨하겠 는가. 하나 이들은 훈련을 받은 이 들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앞에 선 현성 은 그들이 받들어야 마땅한 존재.
다들 정신을 차리고 경례를 했다.
처억! 척!
““아수라 님을 뵙습니다!””
“크흠, 반갑습, 아니, 반갑다.”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NPC들에게 는 반말을 하기로 했으나 아직 익숙 하지 않았다.
현성이 인사를 받아주자 기사들 사 이에서 여기사가 늠름한 모습으로 나오더니 현성에게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아수라 님을 보필할 철혈 기사단 단장 이올린이라고 합니다.”
“아, 그렇군.”
역시 하대를 하는 것은 어려웠다. 하기야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 현성에겐 그리 쉬운 일은 아니 었다.
그렇다 해서 저들에게 현성이 높임 말을 쓰면 얼마나 불편할지 잘 알기 에 되도록 말을 낮추는 것이 좋을 거 같았다.
직장에서도 상사가 존대를 하면 좀 어렵지 않은가. 물론 반말을 찍찍 뱉으며 모욕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곳은 철저하게 신분제가 있는 세 상. 그걸 생각했을 때 할아버지가 어린아이에게 고개를 숙여 가며 말 을 하면 불편해 보이지 않은가. 현성의 신분을 생각했을 땐 NPC 들에겐 반말을 하는 게 나으니 되도 록 자신보다 신분이 낮으면 하대를 하자 마음먹었다.
‘어렵긴 하네.’
현성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이올린이 현성을 보며 입을 열었 다.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 다. 제가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이올린이 다른 기사들을 물리고 자신만 채비를 하자 현성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이들이 어수선하게 들뜬 분위 기였으나 이올린은 좀 달랐다.
역시 기사 단장은 다르구나 생각하 던 때.
이올린은 속으로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일주일 만에 클리어하시다니.’
매우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겉으로는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있었으나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는 가.
거기다가.
‘……엄청나다.’ 대부분의 황실 기사단이라면 현성 을 한 번쯤은 본적이 있다.
황제를 지키는 기사단이다 보니 오 다가다 현성을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올린 역시 현성을 본 적 이 있다. 근데 그때와 비교해서 지 금 느껴지는 힘 자체가 달랐다.
기회의 탑을 올랐다 해서 모두가 강해질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현성이 강해진 것은 격이 다르다 할 수 있었다.
‘역시 두 분의 제자님이시다.’
한편 현성은 존경심이 무럭무럭 피 어오르는 이올린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고민에 빠져 있었다.
‘나오자마자 나를 부른 거 보면 뭔 가 있어.’
현성이 얻은 본거지의 지도는 아직 건네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여러 지역에서 일부 기사단 과 병력을 수도로 모으고 있는 상황 이라 하지 않았던가.
벌써 병력을 모으고 있다면 무언가 일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유리아라면 몰라도 황제가 멋대로 움직일 리도 없지 않은가.
가뜩이나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떠 드는 시국이다. 이런 때에 급하게 현성을 부르는 것을 보면 무언가 있 는 것은 틀림없다.
‘거기다 평소에 이렇게 불렀던 적 도 없었으니까.’
가끔 들려라 아니면 이때는 와야 한다며 말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급 하게 부른 적은 처음이다. 그만큼 급하고 중요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름의 설렘을 안고 안내에 따르자 이젠 익숙한 알현실 앞으로 도착했 다.
“제국의 하나뿐인 하늘이신 황제 폐하와 제국의 가장 찬란한 별의 제 자, 아수라 님께서 입장하십니다!”
“O 흐’’ ? w ?
여느 때와 다른 요란한 입장.
보지 않아도 뻔하다.
아니나 다를까 웅장한 나팔 소리와
함께 열리는 알현실의 문.
거대한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있던
많은 신하들의 이목이 쏠렸다.
‘집무를 보고 계셨군.’
역시 예상대로였다.
모든 신하들이 현성을 봤고, 황제
의 눈치를 본다. 분명 회의 중이었을 터인데 이렇게 난데없이 들어와도 되는 것일까?
‘일단 열어줬으니 되는 거겠지?’
그렇다고 하기엔 신하들의 반응들 이 너무 소란스러웠으나 애써 무시 하며 황제를 보며 현성 목례를 하며 인사를 했다.
“기회의 탑에서 나오자마자 왔습니 다.”
“오호.”
그 말에 신하들의 소란은 더욱 커 졌고, 황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미 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유리아는 울 상이 되어 있었다.
“으앙! 졌다!” “후후, 내가 더 가까우니 내가 이 겼군. 내기 값은 나중에 받도록 하 고, 아수라는 일단 이리로 오게.”
“예.”
황제의 말에 현성이 황좌의 앞에 다가가자 신하들의 중얼거림이 더 크게 들려왔다.
보통 어떻게 7일 만에 기회의 탑 을 완료했냐며 경악을 하고 있었고, 몇몇 중얼거림들은 저런 분이야말로 전쟁을 맡길 수 있다는 그런 말들이 오가고 있었다.
‘역시 전쟁이구나.’
하기야 이렇게 신하들을 모아서 할 이야기가 무엇이 있겠는가.
그렇게 현성이 다가가자 황제는 평 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 었다.
현성의 앞에서는 늘 자애롭고 무언 가 옆집 할아버지처럼 인자한 모습 을 주로 보였다면 지금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야말로 하늘.
황제다운 모습이었다.
“제자, 아수라여. 그대는 모든 기사 들이 오르고자 하는 기회의 탑을 고 작 7일 만에 등단을 하였네. 제국의 기사들이 그대를 보며 꿈을 키울 터. 한데 황제인 내가 가만히 보고 만 있을 수는 없지.”
“어, 어?”
생각지도 못한 반응.
그리고 신하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 며 동의를 하고 있다.
황제는 신하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최근 들어 창을 쥐고 있는 것 같 은데.” 물음이 아니다.
확신에 가까운 물음에
“예,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 스킬을 하사하겠네.”
그렇게 황제가 건넨 스킬북.
그걸 보며 현성은 멍하니 그걸 건 네 받았다.
“내가 소싯적에 창을 좀 쓰며 만들 어본 스킬이네. 이름이 변변치 않으 니 그리 기대하지 않아도 될 걸세.”
“예?”
현성은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이 황제를 봤다.
방금 받은 스킬북이 유일 등급만 되더라도 고개를 끄덕였을 터.
그런데 방금 받은 스킬북에서 나오 는 빛은 전설 등급이었다.
아니, 소싯적 창을 좀 쓰며 만든 스킬이 전설 등급이다.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재능인지.
‘허어. 이게 웬 떡이냐.’
현성은 어이가 없긴 했으나 최대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이것도 기회의 탑의 보상 중 하나 라니.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 기분이 좋아 지는 건 당연지人E
그렇게 스킬북을 사용했다.
[스킬 ‘찌르기(전설)’를 획득하셨습 니다.]
진짜 이름은 변변치 않은 스킬.
그러나 전설 등급이지 않은가.
현성은 그대로 스킬을 확인했다.
[찌르기 (전설)]
〈액티브〉
- Lv.l (초급)
-설명: 창을 뻗어 찌른다.
-효과: 자신의 기운을 담아 강력 한 찌르기를 선사한다. 연속으로 사 용할수록 스킬 MP 소모가 늘어난 다.
-쿨타임: 없음.
“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