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14화
(전편 이올라라고 나온 부분들 전부 이올린으로 수정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누가 봐도 흐뭇한 표정으로 현성을 보는 황제.
하기야 그간 유리아에게 밀려 좋은 스킬을 주지 못했는데 세계의 의지 로 그마저도 막혔을 때 얼마나 답답 했겠는가.
그런 차에 현성이 이런 공을 새워 상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한 모양이다.
만족스러워하는 현성을 보며 다시 무게를 잡았다.
“만족스러워 하는 걸 보니 나도 만 족스럽네.”
“감사합니다, 스승님.”
아직 스킬에 대한 충격을 벗어나지 도 않았으나 언제까지 충격에 휩싸 일 순 없는 법.
거기다 뒤에 생각지도 못한 얘기가 이어졌다.
“이 상은 공적치와는 별개이니 언 제건 공적치로 원하는 것으로 교환 할 수 있으니 나중에 천천히 살펴보 게나.”
“예, 스승님.” 공적치.
다른 이들은 죽어라 해도 높은 이 가 1만 공적치 쌓으면 높은 수준이 다. 그것도 매우 높은 수준. 그런데 이번에 현성이 3,000만 공적치를 획 득했다.
이것만으로 엄청난 수확이라 할 수 있었으나 당장 현성은 그리 크게 생 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공적치로 뭘 살 수 있으려나. 기 껏해야 등급 높은 아이템이겠지?’
저번에 황실 창고에 들어갔던 현성 이지 않은가.
이번 뽑기에서 원하는 아이템이 나 오지 않았다면 공적치로 좀 뽑아야 겠다.
“아마 꽤 쓸 만한 게 많을 걸세.”
무구나 방어구가 좋으면 아무래도 좋다.
거기다 이번 컨셉은 적어도 중갑이 필요하지 않은가.
현성이 가지고 있는 중갑은 그리 뛰어나지 않으니 공적치로 중갑을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황제의 말에 잘 대답하여 인사를 한 현성이 고개를 숙이자 황제는 현 성과 현성의 뒤에 서 있는 이올린을 보며 입을 열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지. 곧 전쟁이 있 을 것이다.”
“?…"흐음.”
“??????아아.”
이미 신하들은 들어서 알고 있었는 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오직 현성과 이올린의 반응뿐.
현성은 예상했다는 듯 살며시 고개 를 끄덕였고, 이올린은 두 주먹을 쥐며 작게 떨었다.
전쟁.
누군가에게는 끝없는 상처일 수도, 혹은 지옥과도 같은 말일 수도 있으 나 이 여기사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의 의의라고도 할 수 있는 단어.
그것이 전쟁이었다.
“짐이 다스리는 이 땅에 숨어든 쥐 새끼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놈들의 척살을 명 한다.”
조용하나 힘 있는 말이 알현실 전 체를 울렸다.
그러자 모든 신하들이 발을 구르며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쿠웅!
“황명을 받들겠나이다!”
황제는 그들을 보며 다시 한번 말 했다.
“그 쥐새끼들의 소굴은 이미 알아 냈을 터.”
나긋나긋 말했으나 전율이 돋을 정 도로 강력한 힘이 담긴 목소리.
그리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 저 신 념의 목소리가 이곳이 게임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현성에게조차 전율을 선사했다.
‘진짜 멋있다.’
고작 게임에 불과한 그래픽의 인물 일 뿐이다.
그러나 지금 보이는 위엄과 모습은 너무나도 압도적이다.
단순하게 카리스마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제왕의 기운.
현성은 거기에 감탄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황제에게 감화된 듯 상 기된 표정으로 황제를 봤다.
그 누구도 황제 앞에서 고개를 들 지 못하고 있었으나 현성만이 유일 하게 고개를 들며 황제를 바라봤다. 황제 또한 그런 신하들을 한번 살 핀 후 다시 시선을 돌려 현성을 보 며 말했다.
“나의 제자이자, 모든 마탑의 주인 유리아의 제자 아수라는 듣게나.”
“예, 폐하.”
스승님이라고 부르던 현성조차 기 백에 압도되어 폐하라 부르며 고개 를 숙였다.
그 모습에 황제는 슬며시 웃으며 명했다.
“그대는 내 대리가 되어 원정대를 이끌도록. 지금의 그대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보고 있네.” 그 말에 현성 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실망시켜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만족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었 다.
현 상황을 알지 못했음에도 자신만 만한 태도. 그러나 오만하다기보다 확신을 가진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 다.
“상황을 알려주도록 하겠네.”
“예.”
“우리는 지금 그 쥐새끼들의 본거 지인 섬을 찾아냈다. 하나 놈들을 관찰한 바로는 움직임이 전혀 없더 군. 그 정도 되는 작자들이라면 감 시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터인데 말이야.”
황제의 말을 듣자마자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함정이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같은 생 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현성 또한 마찬가지.
거기다 그것 외에도 다른 메시지가 현성의 눈앞에 떠올랐다.
[카론 황제가 이미 본거지의 위치 를 파악했습니다. 썩어가는 죽음의 본거지로 향하는 지도가 소멸합니 다.]
[메인 시나리오3 - 제국의 원정대 와 썩어가는 죽음의 본거지가 개방 됩니다.]
[메인 시나리오3는 원정대 임무입 니다. 원정대가 채워졌을 때 퀘스트 가 떠오릅니다.]
[메인 시나리오3로 인해 대륙에 영 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현성이 가지고 있던 지도가 가르키 는 곳이 황제가 찾아낸 곳과 일치한 다는 것은 알아냈다. 문제는 이제 놈들이 반응이 없다는 것.
그러나 무턱대고 확인할 수는 없으 니 원정대를 꾸리는 거 아니겠는가.
“이올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 지?”
의중을 묻는 황제.
참으로 난감했으나 이올린은 당당 하게 가슴을 펴며 입을 열었다.
“저는 함정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그대가 원정대장이라면 어떤 작전을 취하겠는가.”
이미 원정대장은 현성으로 임명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묻는다는 것은 지금 이올린의 생각을 묻겠다 1_ re “ =
거기다 이미 현성을 보필할 기사단 은 철혈기사단으로 임명되지 않았던 가.
그러기에 이올린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만일 저라면 주변을 에워싸 쥐새 끼들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놈들이 초조해질 때를 노릴 것 같습니다.”
“으음.”
황제는 슬며시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리 만족스럽진 않은지 무 심한 표정으로 이올린을 바라보다 다시 현성에게 시선을 두었다.
과연 어떤 대답을 할지 기대된다는 시선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런 기대감을 가진 사람은 황제뿐만이 아니었다.
황제의 옆에 있던 유리아도 마찬가 지로 현성을 기대감 있는 표정으로 바라봤고, 다른 신하들 역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런 주목이 쏠린 상황에 이윽고 황제가 물었다.
“제자여, 그대는 어찌하겠는가?”
그 말에 현성은 그다지 고민을 하 지 않고 말했다.
“일단 그래비티 미티어를 날려서 섬을 초토화시켜야죠. 그러면 함정 이고 뭐고 무슨 소용이에요. 그리고 거기에 혼란스러워하는 놈들이 섬에 서 빠져나오려 하면 몰살시키면 되 죠.”
“우히히히히! 역시 내 제자라니 까!” 참 간단하고 심플한 대답. 강자만이 할 수 있는 대답이라 할 수 있는 말에 신하들은 멍하니 바라 봤고, 유리아만이 너무 신이 난다는 듯 꺄르르 웃어댔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유 리아뿐만이 아니었다.
‘역시 내 제자다워 자랑스럽군.’
황제 또한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하 며 고개를 끄덕였다.
팔불출 스승들은 어디 가지 않았 다.
“마음에 드는군. 그렇다면 짐이 철 혈기사단과 함께 정예병 천을 지원 하겠네. 그리고 그대와 같은 여행자 들도 모아 원정대를 꾸릴 수 있도 록. 기간은 딱히 없으나 최대한 빠 를수록 좋으니 유의해 주도록 하 게.”
“예, 폐하.”
“신하들은 사실을 모든 이들에게 알리도록.”
““예, 폐하!””
그렇게 회의는 끝이 났다.
끝나고 유리아가 현성에게 달려들 라는 것을 황제가 붙잡고 원정대를 꾸리려면 바쁘니 방해하지 말라 하 곤 간 것 외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제 원정대를 어떻 게 꾸릴지가 문제.
알현실을 나오며 현성은 고민에 빠 졌다.
‘역시 영웅 길드에 말을 해야겠 지?’
신화 길드가 산하이니 원정대 인원 을 꾸리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원정대 정원이 2천 명이나 되지만 그 정도야 신화 길드에겐 그리 많은 수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 고민에 빠져 있었을 때.
현성의 뒤에서 이올린이 현성을 보 며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엥?”
누가 봐도 이건 또 무슨 소린가. 하는 표정으로 이올린을 봤다.
여기까지 오면서 한 얘기라고 별것 도 없었고, 알현실 안에서는 황제랑 만 얘기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무슨 가르침을 말하는 것일까.
그때 이올린이 고개를 숙인 채 말 했다.
“제 아둔한 생각을 넓힐 수 있었습 니다. 병사들을 아까는 것만 생각을 하고 몸을 사린 저와 달리 애당초 병사들이 다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결단력과 강인함에 이 이올린, 감복 했습니다!”
“......어?”
“강자에겐 모두 이유가 있던 것 같 습니다. 오늘 가르침 정말 감사합니 다!”
참으로 부담스러운 상황.
하지만 여기서 아니라고 하기도 뭐 했다.
‘열혈 캐릭터구나……
뭐든 의욕적으로 생각하는 캐릭터 들이 늘 있지 않은가. 이올린도 그 중 하나인 모양.
현성은 그저 가장 간단하고 심플한 방법을 말했을 뿐이다.
그래비티 미티어라는 희대의 사기 스킬로 초토화시킬 수 있는데 굳이 기다릴 필요가 뭐 있겠는가. 왔으면 왔다고 노크를 해주는 게 인지상정. 그게 다만 거대한 중력을 이끌고 오 는 운석이라는 것뿐이지 기본적인 예의를 말했을 뿐인데 너무 오버한 다고 생각했다.
‘뭐 그럴 수 있지.’
덕분에 원정대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도 깨졌기에 일단 현성은 작게 한 숨을 쉬며 말했다.
“이올린, 공적치 상점으로 안내할 수 있어?”
“예! 물론입니다!”
기합이 바짝 들어간 이올린이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그런 이올린을 보며 다소 부담스럽 긴 했으나 리베우스에 비하면 몇만 배 낫지 않은가.
아니 애당초 리베우스보다 짜증 나 고 부담스러운 사람은 없으리라.
공적치 상점.
당장 원정대도 원정대지만, 장비를 맞출 때도 되었다.
벨트와 신발 같은 경우 아직까지 쓸만하기에 바꾸지 않아도 되었으나 컨셉에 따라 옷도 바뀌는 것도 이제 신경 써야지 않겠는가.
절대 유튜브에서……
-왜 무기는 바뀌는데 옷은 안 바 뀜? O 人O
이런 댓글을 본 현성이 아니었다.
‘크흠. 옷도 그대로면 뭐 어떻다고. 참나.’
원래 무기까지는 인벤토리를 자유 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으나 빠르게 컨셉을 바꾸려면 방어구까지 바꾸는 것은 사실 조금 힘들긴 하다.
그러나 이제 아이라스의 실패작7로 인해서 무기는 자유롭게 수납이 가 능하지 않은가.
방어구만 좀 신경 쓴다면 문제는 없을 거 같았다.
‘다소 연출을 위해 암막 스킬 같은 거 쓰고 변하는 것도 좋겠어. 아니 면 땅을 차서 먼지가 올라오고 그걸 뚫고 나가는 것도 멋있겠는데?’
이제는 나름 유튜버라고 이런저런 연줄을 생각하다 공적치 상점에 도 착할 수 있었다.
“이곳이 공적치와 물품을 교환할
수 있는 상점입니다.”
“오호.” 현성은 대형 매장과도 같은 넓은 공간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게임에서도 이런 매장이 있을 줄이 야.
직원들이 친절히 인사를 하고 현성 의 공적치가 떠올랐다.
‘대략 3,0()1만이네.’
전에 얻었던 공적치들을 포함해 가 지고 있는 공적치.
하나 3,000만만 있어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곧장 방어구가 전시되어 있 는 곳으로 향하려던 중 엄청 큰 상 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냉장고 상자를 2개를 겹쳐 놓아 눕힌다면 비슷할 거 같은 거대한 크 기의 상자.
그리고 그 허공에는 글귀가 하나 적혀 있었다.
〈특별세 일!〉
-특별한 방어구 세트라구!
-단돈 3,000만 공적치!
(아수라 말고 다른 놈이 사간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누가 봐도 티 나는 문구.
그걸 보며 현성은 허공을 보며 중 얼 거렸다.
“유리아 스승님, 늘 감사합니다.”
그리곤 직원을 보며 말했다.
“이걸로 주세요.”
유리아의 특별방어구세트를 획득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