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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23화 (223/472)

잠만 자도 랭커 223화

봉인작업이 한창인 사룡 아퀼레오 르의 유적.

메인 시나리오3의 숨겨진 격전지이 기도 했던 곳에서 타나노스의 사제 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오우!”

“오오오우우우우우!”

콰강!

“오오!”

콰가가가가강!

기괴한 기합과 동시에 들려오는 엄 청난 소리.

봉인작업에 필요한 타나노스의 석 상을 만드는 소리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제, 제발 석상을 만들 때 도구를 사용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타나노스교의 교황.

프란시스.

그가 말을 함에도 사제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합을 내 질렀다.

“오우!”

“오우! 오우! 오우!”

콰가가가가가강!

“하아아아.”

이제는 그러려니 할 법도 하건만.

누가 볼까 두려울 뿐이었다.

아니, 이젠 숨길 수 없으니 포기하 는 편이 나을까?

보통 석상을 만든다고 한다면 쇠막 대기를 망치로 때려 조금씩 가루를 내며 만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타나노스교 사제들은 달랐다. 머리 를 바위 위로 부딪히며 석상을 만드 는 사제들. 누가 보더라도 정상은 아니었다.

한 주교가 교황의 앞에 나타나 어 찌 그럴 수 있냐는 표정으로 그를 봤다.

“교황님. 우리 전 추기경이시자, 우 리의 형제, 리베우스 형제님께선 이 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교황은 대꾸하지 않았다.

무슨 말이 나올 줄 알았으니.

“간절한 의념을 가지고 신의 석상 을 만들 때 그 의념을 새기기 위해 선 머리로 석상을 만들어야 한다 했 습니다. 그리고 이만큼 성스러워 보 이는 죽음의 신을 보신 적이 있으십 니까?”

“……죽음의 신다운 위용이긴 하군 요.”

교황의 말 그대로다.

머리로 박다 보니 아무리 강력한 타나노스의 사제들이라 한들 바위에 부딪혀 이마가 까질 수밖에 없다.

정확히는 이마가 까지는 것에 그치 는 것이 더 신기했지만.

그 덕에 신성한 광석인 미스릴 바 위가 새하얀 색이 아닌 검붉은 색으 로 뒤덮이고 말았다.

그야말로 죽음의 신다운 모습.

‘이건 신성 모독이 아닌가?’

이젠 교황조차 헷갈릴 정도였으나 어쩌겠는가.

말릴 수가 없는데.

전 추기경인 리베우스를 교육담당 을 시키는 게 아니었다며 후회할 수 밖에.

그러던 그때.

“하와와, 주인님의 종교답게 정상 은 없는 종교인 것이와요.”

“호고곡, 리베우스가 천지라는 것 입니당!”

아기 천사의 모습을 한 라이와 아 기 악마의 모습을 한 타나.

그 둘이 프란시스 양옆에서 나타났 다.

누가 본다면 내면의 악마와 천사가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

프란시스는 그런 둘을 보며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이런 모습 보여드려 사죄드립 니다.”

“아니와요. 주인이 이상한데 그 종 들이 이상한 게 죄는 아닌 것이와 요.”

“호고곡, 아닌 것입니당. 즐거워 보 이니 다행인 것입니당!”

두 분 역시 이상하다고 말하고 싶 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차마 그럴 수 없는 프란시스였다.

그런데 현성은 어디 가고 저 둘만 이곳에 있는 것일까.

그때 라이가 프란시스를 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주인님이 심부름시킨 게 있 어서 온 것이와요.”

“우갸갸! 그렇다는 것입니당!”

그 둘을 보는 프란시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이미 두 분의 말씀을 듣고 추기경 캐럿과 암흑기사단을 보냈습니다. 너무 염려 마시길.”

교황의 말에 라이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하마터면 추가로 받기로 한 시체를 받지 못할 뻔했다.

“타나 언니, 이젠 황궁으로 갈 차 례라는 것이와요.”

“호고곡! 지각했다는 것입니당!”

귀여운 둘을 보며 교황은 이상하면 어떠냐며 흡족하게 봤다.

그러던 차.

현성은 무얼 하기에 보이지 않는 것일까.

“혹, 두 분께서는 주인님께서 무얼 하는지 알고 계십니까?”

그 말에 날아가려던 라이와 타나가 서로를 한번 쓰윽 보더니 빙그레 미 소 지었다.

“우갸갸. 주인님 코 하러 갔다는 것입니당!”

“엄청난 잠꾸러기라는 것이와요. 자면서 어딜 갔을지는 저도 모른다 는 것이와요. 흥흥?”

“쉬잇! 라이! 더 말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당!”

라이가 무언가 중요한 걸 말했다는 듯 과장되게 두리번거리는 타나.

그리곤 빠이빠이라며 손을 세차게 흔들곤 순간이동을 하듯이 둘이 사 라졌다.

둘이 매우 귀여워 보였으나 교황은 생각했다.

‘이런 두 분을 두고 다른 곳을 가 시다니……

역시 타나노스의 후예답다는 생각 을 조금 하게 된 교황이었다.

푸슈우우우우우!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도시.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검은 사제복과 검은 예복을 입고 있 었다.

죽음과 잠, 그리고 꿈의 신 타나노

그를 모시는 사제들이자 신자들. 그런 그들을 보며 단상 위로 한 남자가 올라섰다.

“타나노스 님의 미천한 종들이여.”

“아아아아아!”

축복이라도 받은 양 감격스러워 하 는 사제와 신자들.

광신도와 같은 모습에 단상 위에 올라선 남자는 흡족해했다.

“타나노스 님께 기도드리세. 우리 의 죽음을 위하여!”

“아아아아아아아!”

외침은 더욱 커졌다.

하나 삽시간에 고요해졌고, 신도들 과 사제들은 기도에 열중했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 위에 검은 연 기가 피어오른다.

그걸 지켜보고 있는 검은 후드를 쓰고 있는 한 남자.

‘미친. 이게 다 뭐야.’

현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 광경을 지켜봤다.

대뜸 종교 행사가 있어서 사람들이 모인 것도 아니다. 대뜸 저 주교로 보이는 이가 단상에 올라와서 외치 자 사람들은 좀비마냥 흐느적거리며 모였고, 그 후 기도를 하자 머리에 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연기로 가득 찬 도시.

누가 보더라도 정상은 아니었다.

‘이게 과거인가?’

도대체 언제까지 과거인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아주 먼 과거.

그리고 예상대로 썩어가는 죽음의 과거로 보였다.

‘진짜 차라리 지금 타나노스교가 정상인 거구나.’

이것만 봐서는 왜 썩어가는 죽음이 저주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다만 자 신이 신이라면 이런 신도들은 꺼리 지 않을까.

광신도 같은 모습까진 좋은데 무언 가 어둠의 결사단 같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종교 같은 인상이 물씬 풍 겼다.

‘여기서 도대체 뭘 하라는 거야.’

조금 성질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온 게 얼마 되지 않았다면 또 모른다.

벌써 1시간이나 지났다.

그런데 무슨 목적이나, 메시지 하 나 떠오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기다렸건만. 아무런 메시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말해.

‘내 알아서 하라는 거지.’

부들부들.

그러고 보니 꿈속에 들어와 조건을 충족해야지만 꿈속에서 나올 수 있 다는 경고가 있지 않았던가.

그걸 별생각 없이 넘어간 게 잘못 이다.

‘정보를 알았다고 해도 빠르게 처 리한다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하 아.’ 전쟁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그걸 듣고 시간이 꽤 있다고 생각 해 그 안에 깰 줄 알았다.

솔직히 이런 것일 줄 누가 생각했 겠는가.

거기다 곧 레벨이 300에 도달하면 또 다른 퀘스트가 오게 되고 200때 얻은 퀘스트는 자동으로 사라진다.

즉 실패로 끝나게 된다.

‘레벨 1로 돌아가는데, 해야지, 어 떡해.’

이래서 경고 문구나 계약서는 잘 보고 싸인 하라는 것이건만.

거기다 친절하게 잘 유념하라고 했 으나 생각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레 벨을 올리려고 했던 현성이 나쁘다.

일단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 도시를 먼저 빠져나가야 하 나?’

솔직히 말해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 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이 도시는 수상 한 냄새를 풍기고 있지 않은가.

다들 삐쩍 말라서 죽어가고 있는 사제들과 신도들.

그리고 그런 신도들과 대비되는 살 찐 주교들.

무언가 비리와 음모가 가득해 보이 지 않은가.

‘일단 잠입을 해야 하는 건가.’

너무 어이가 없긴 했지만, 지금 나 온 단서라고는 지도층에게 무언가 비리가 있어 보이는 것 외엔 없다.

그렇다면 어쩌겠는가.

단서가 그거밖에 없다면 그걸 파헤 치는 수밖에.

문제는

‘어떻게 잠입을 하느냐인데.’

어떤 방법이든 시간은 오래 걸린 다.

반면 현성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게임 시간으로 한 달.

현실 시간으로는 일주일 정도. 그 안에 이곳에 있는 일을 해결을 해야 한다.

그때쯤 전쟁이 일어나니.

이 일만 해결한다면 현성도 전쟁에 참여할 수 있고, 그래야

‘사냥의 신 권능도 얻을 수 있지. 흐흐.’

인성을 어디 재활용도 안 되는 쓰 레기장에 버리고 온 모습이나 상대 가 덤비는데 받지 않을 리가 있겠는 가.

물론 원인 제공을 현성이 하긴 했 으나 그렇다 한들 전쟁은 나쁜 거지 않은가.

아무튼 그랬다.

전쟁은 나쁜 것이지 않은가.

‘그보다 진짜 어쩌지?’

지금은 은신을 쓰고 있는 상태다.

이곳에 있는 사제들이 현재 타나노 스교의 사제들보다 월등하게 레벨이 낮아 먹히긴 하나 주교들의 레벨은 꽤 높아 보였다.

‘그래 봐야 200레벨 대이긴 한데.’

주교까지는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 다.

그렇다 해서 상부까지 들키지 않으 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거기다 이곳에는 기사단들도 있다.

종교에 있는 기사단이라면 응당 성 기사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검은 연 기를 몰고 다니며 암흑을 뿌리고 다 니는 기사단들.

그들을 보고 암흑기사들이라고 하 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중2병스러운 곳이야. 그걸 공략해서 잠입하는 게 최고 지.’

막막하긴 하다.

하나 그래서인가 무언가 재미도 있 는 거 같았다.

왜 한 번쯤 이런 첩보물을 생각하 는 이들도 있지 않은가.

마음 같아선 미티어 하나 날리고 쑥대밭을 만들어버리고 싶으나 그래 서야 정보를 알 수 있겠는가.

지금은 학…… 아니, 암살을 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모아야지 않겠는 가.

조건이 있다면 이곳에 정보를 모아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근접하리 라. 현성은 그렇게 생각했다.

‘일단 다른 주교들이 어떻게 행동 하는지 보자.’

저 돼지같이 살이 오른 주교들.

적어도 탐욕스러운 놈들을 관찰하 다 보면 이곳의 주교들은 어떻게 지 내는지 알 수 있으리라.

“크후히히. 오늘도 많은 에너지를 뽑을 수 있었군.”

그리 말하며 아까 기도를 하며 신 도들과 사제들의 머리 위에서 뿜어 져 나온 검은 연기를 모아 만든 구 슬을 입에 집어넣었다.

까드득.

성미가 급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저리 먹는 것인지는 몰라도 구슬을 사탕 씹어 먹듯 먹는 주교를 뒤따라 한 저택으로 들어갔다.

뭔 놈의 주교라는 놈의 집이 이리 호화스러운지.

이런 걸 볼 때 지금의 타나노스교 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 그건 아니지. 내가 뭔 생각을.’

타락한 종교나 미친 종교나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 않겠는가.

고개를 세차게 저은 현성은 그대로

주교를 따라갔다.

호화스러운 저택.

그리고 “이 미천한 노예 새X들! 빨리 상 을 차려라!”

“예, 예. 주인님.”

역시 타락의 정석답게 노예들은 대 부분 여성들이었다.

그걸 보며 마치 혐오스러운 벌레를 본듯한 표정으로 주교를 보는 현성.

‘내가 타나노스 후예인데 그냥 철 퇴를 내려?’

조건이고 뭐고 죽이고 시작할까 진 지하게 고민한 현성이었으나 가까스 로 참았다.

그렇게 놈이 식당으로 향하자 영화 에서나 볼법한 기다란 식탁 끝에 앉 아 종을 딸랑거렸다. 준비하라고 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바로 상을 내오 는 노예들.

주교의 뱃살을 보자 현성도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저런 몸매를 유지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노예들을 모두 내보낸 주교가 눈살 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이 지부도 얼마 안 남았군. 조만 간 대주교님을 뵈어야겠어.”

무언가 의미심장한 말.

그리고

[정보를 획득하셨습니다.]

‘좋았어.’

나름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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