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28화
이 정도면 잠입에 성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다 추기경.
‘추기경이 될 기회가 있으니 이런 제의를 하는 것이겠지.’
현성의 생각대로라는 걸 알리기 위 함인지 대주교가 입을 열었다.
“조만간 심사가 있을 예정이긴 할 겁니다.”
“오우, 추기경이 되는 심사 말입니 까?”
“여러 실적과 함께 심사를 하지요. 그리고 이번 천둥의 수호자 아르젠 타를 잡은 것 같은 일도 실적에 포 함되 지요.”
아르젠타를 잡은 것 또한 실적이라 니.
지금 대주교가 현성에게 원하는 것 은 다름 아닌 무력이다.
다시 말해 현성은 대주교에게 힘을 빌려주면 그만이란 얘기.
그리고 신수를 잡아서 실적을 높인 다면 또 현성의 컬렉션 안에 잠들어 있는 또 하나의 신수가 있지 않은 가.
‘강철 이무기 니르그.’
씨익.
아르젠타가 이 세계에 있어 소환이 되었다면?
그것은 니르그 또한 마찬가지일 터.
그렇다는 것은 이번에야말로 그 보 상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나 바로 소환하는 것은 의심을 낳게 할 뿐이다.
‘당장은 자중해야겠지만, 임무들을 수행하면서 다시 소환하면 되겠어.’ 어차피 대부분의 임무들도 힘을 이 용하는 실적일 터.
그것들을 사냥하면서 지금은 없는 몬스터들, 혹은 보스들을 잡는다면 그야말로 이득 아니겠는가.
그럴 때는 또 리베우스의 연기가 필요 없으니 그런 짤막한 사냥 영상 은 올릴 수 있을 터.
‘재환이는 스토리 전체 공개를 원 했지만 어쩔 수 없지.’
미친놈 연기하는 걸 어떻게 친구에 게 보여주겠는가.
놀림거리만 되지.
어차피 영상을 넘기는 건 현성의 몫이니 말만 하고 사냥 영상만 보내 면 그만이다.
‘임무마다 저놈이 따라오진 않을 테니. 그때마다 대사 없이 싸우면 되겠지.’
이번 아르젠타의 전투는 사실 써먹 을 수 없었다.
대사들만 뺀다고 될 것이 아닌 중 간중간 만세를 한다든가 광기 어린 모습들까지 찍혀 이건 써먹을 수가 없다.
“저와 팀을 이루신다니 저야 감사 한 일이지요. 그렇다면 당신을 우선 주교로 승격시키겠습니다. 그 뒤에 는 배정된 지부에서 기다리고 있으 시면 제가 연락을 넣도록 하겠습니 다.”
“오우!”
“마음에 드는 대답이군요. 오우?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힘과 신앙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아하하. 그러면 다음 임무를 내릴 때까지 기다려 주 십 시오.”
“오우! 알겠습니다요!”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으실 겁니 다.”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마치 뱀의 그 것과 같았으나 현성은 신경 쓰지 않 았다.
당연한 것이나 대주교는 아직 현성 을 온전히 신뢰하지 않는다.
피차일반 아니겠는가.
그래서 몇 가지 시험을 해볼 터.
그리고 그 시험은 아마 꽤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을 거다.
‘정말 충직한 개인지. 아니면 광견 병에 걸린 개인지 알아보려는 시 험.’ 그리고 자신은 통과하는 데에 자신 있었다.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대주교 본인뿐만이 아닌 현성 도 그랬다.
이대로 간다면 한 달보다 더 짧게 걸릴 수도 있겠다.
“이번에 죽은 주교의 지부 중 하나 를 바로 배정해 드리도록 할 테니 밑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오우!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요.”
나가라는 소리를 참 고상하게도 한 다.
일어나는 현성을 보고 대주교가 입 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성함도 못 들었군요. 이제 저의 주교님이 되실 분인데 성 함도 몰라선 안 되겠죠.”
“물론입니다요. 제 이름은……
순간 고민했다.
가명을 댈지, 아니면 플레이어 명 을 댈지.
하나 여기서 무슨 문제겠는가.
거기다 가명으로 지을 것이라곤 리 베우스밖에 없었다.
리베우스 연기는 몰라도 진짜 리베 우스라고 불리고 싶진 않았다.
‘그것만큼은 진짜 안 돼.’ 각자 사람이 정해놓은 기준이 있지 않은가.
현성에겐 이게 그랬다.
“현성이라 합니다요.”
“현성…… 특이한 이름이군요. 알 겠습니다. 밑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오우!”
그렇게 밖으로 나간 현성.
그가 1층으로 내려가는 소리를 듣 곤 대주교는 미소를 지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쉬웠다.
그렇다는 얘기는…….
‘저분도 저에게서 원하는 게 있으 시다는 거군요.’
타나노스의 기운을 느꼈으니 다른 종교에서 온 스파이는 아니다.
인간의 몸으로 신성력을 동시에 두 가지를 가질 수는 없었으니.
더군다나 타나노스의 신성력은 다 른 신성력과 궤를 달리한다. 최강의 신이 가진 신성력은 다른 신성력을 잡아먹는다.
그리고 그 힘에 매료된다면 다른 신의 신자였더라도 타나노스교로 개 종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보다 신중하신 분인 거 같군 요. 저 역시 그렇지만.’
여러 가지 재는 모습을 봤다.
하나 그것을 아주 조리 있게. 그리 고 진심을 섞어 눈치채기 힘들게 만 들었다.
덕분에 현성이 무엇을 노리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은 자신의 확실한 한통속 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신중하고 머리 좋은 만큼 써먹기 좋은 패는 없지요.’
그렇게 생각할 때.
-오오오오오오! 우우우우우우우우 우
멀리서 들려오는 환호 소리.
저 소리를 듣고 생각했다.
‘제가 잘못 본 걸까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
그것 또한 확실하다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에 주의 또 주의를 했다.
한편 현성은.
1층으로 내려가며 문득 아르젠타를
잡고 나온 아이템들을 확인하지 못 한 것을 깨달았다.
[천둥의 수호자 아르젠타를 사냥하 셨습니다!]
[시간을 초월해 불가능한 몬스터를 사냥하셨습니다! 타나노스의 꿈 효 과로 2,000DP를 획득합니다.]
[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0 상승합니다.]
[공적치 85%로 보상이 지급됩니 다.]
[보상 천등의 수호자 스킬북(전설 +)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 천둥의 건틀릿(전설+)을 획 득하셨습니다.]
아이템은 두 가지.
그러나 둘 다 전설+ 등급이다.
거기에 현성은 잠시 멈춰 있다가 환호성을 질렀다.
“오오오오오오! 우우우우우우우우 우!”
이제 입에 달라붙은 것인지 자연스 럽게 나오는 환호성.
하나 그럴 수밖에.
현성에게도 거의 없는 전설+ 등급 이다.
더군다나 지금 잘 써온 신기에서 박탈당한 듄페오르도 전설+ 등급 아니던가!
이것들 또한 전설+ 등급이라니.
기대가 안 되면 거짓이리라.
‘100%였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 까?’
아쉽긴 했으나 이미 지나간 일.
거기다 이걸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건 다름이 아니었다.
‘아직 강철이무기 니르그가 남았 다.’
그놈까지 잡는다면…
전설+ 등급이 더 늘어난다.
즉 더 강해질 수 있는 여지가 늘 어난다는 것.
‘시간을 초월한 몬스터들이라 경험 치도 더 주는 느낌이고, 거기다 아 이템 보상까지 더 준다라.’
업적 보너스도 있다.
물론 아르젠타가 처음인지라 불가 능한 업적을 얻은 것이겠지만, 다시 얻을 수 없다 한들 이미 +30을 받 지 않았는가.
전보다 더 강해진 것은 두말할 것 없다.
‘이건 전쟁에서 쓰일 만하네.’
현성은 우선 스킬북을 바로 써버려 스킬과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천둥의 수호자(전설+)]
〈액티브〉
-Lv.l (초급)
-설명: 천공의 신이 천둥의 신에 게 내린 힘이다. 이제는 그 힘이 영 락하여 신의 힘이 아니지만, 이 힘 을 얻는 자는 천둥의 수호자가 가진 모든 힘과 천등의 수호자가 될 수 있다.
-효과: 천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스킬을 사용할수록 MP 소 모가 늘어난다.
-쿨타임: 없음.
[천둥의 건틀릿(전설+)]
-종류: 건틀릿
-설명: 천둥의 수호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제한: 천등의 수호자 보유자(사용 가능).
-옵션: 천둥의 수호자의 힘을 더 욱 증폭시킨다.
처음 봤을 때 드는 생각은 ‘이 애 매한 것들은 뭐지?’
라는 생각만 들었다.
솔직히 그렇지 않은가.
천둥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천둥의 수호자의 힘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 만큼 애매하기 짝이 없는 옵션이 어 디 있는가.
하나 실망하지 않았다.
‘아르젠타가 할 수 있는 것처럼 된 다는 거 아냐?’
말이 천둥이지 그냥 파동에 가까운 힘.
소리의 파동을 이용해 활용도가 높 은 파동으로 공격할 수 있다.
거기다 저런 애매한 옵션들.
이미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천공의 신이네.’
듣자 하니 반역자의 중심에 있는 게 천공의 신이라 했다.
그런데 천공의 신이 천둥의 신에게 내린 힘이지만 그 힘이 영락하여 천 등의 수호자의 힘이 되었다고?
다르게 말한다면
‘천둥의 신은 살아 있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아르젠타가 그 영락 해 버린 천둥의 신인 것일까.
그거까진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 실했다.
‘이건 대박이다.’
당장 써볼 수는 없지만 최소 듄페 오르와 동급.
즉 둘의 시너지는 그 이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스타일의 등장일지 다른 스타일들과 섞을 수 있을지는 봐야 알겠지만 전력이 증가한 것은 확실 하다.
‘마음에 들어.’
거기다 처음에 감도 안 잡히던 조 건들도 천천히 모여가지 않았는가.
정보도 정보지만 메시지에 이런 것 도 떠 있었다.
[잠입에 성공하셨습니다.]
[조건에 가까워집니다.]
‘역시 썩어가는 죽음이 어떻게 타 나노스에게 버려진 건지를 알아내는 게 조건인가 보네.’
예상은 했으나 이제 확신이 들었
갈피가 잡혔으니 나아가는 일은 이 제 쉽다.
‘할 수 있다.’
그렇게 다짐을 되새기고 있던 때.
한 수도자 복장을 한 이가 현성에 게 와 인사했다.
“현성 주교님 안녕하십니까. 주교 님을 지부로 안내할 수도자 이스트 링입니다. 그리고 지부에 가서 주교 님의 일들을 도울 보좌이기도 합니 다.”
“아, 반갑습니다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요!”
방긋 웃는 현성.
이제 임무들만 완수하면 된다.
당장 임무는 없겠지만.
‘나를 신뢰하지 않는 만큼 늦어질 수도 있지만 뭐 어때.’
그렇게 생각하고 현성이 나서려는 찰나.
이스트링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대주교님께서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현성은 잠시 멈춰 있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벌써 임무를 준다니.’
신뢰하는 것이냐?
그건 아니다. 그러나 확신하고 있 는 것이다.
초반엔 현성이 어떤 일을 하든지 자기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 다는 것을.
그렇다고 경계하지 않을 수도 없지 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썩히긴 아 까운 패.
그러니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
‘머리가 좋네.’
머리가 좋다.
그렇다는 것은.
‘이용하기 좋겠어.’
대주교와 같은 생각을 하며 웃는 현성.
그런 현성을 보며 이스트링은 고개 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럼 주교님, 어찌하실 것인 지……
“오우!”
“예?”
“거절할 이유가 있겠냐는 것입니다 요!”
“아아, 예. 그럼 해결할 일부터 들 르겠습니다.”
“오우!”
이스트링은 생각했다.
한동안 편치만은 않겠구나. 하며.
“오우!”
특유의 그 신나는 환호 소리와 함 께 탄식 소리도 들렸으나 기분이 좋 아진 현성에겐 안타깝게도 그걸 듣 지 못했다.
자신이 겪었던 그 고통을 다른 이 가 겪고 있다는 걸 알지도 모른 채.
‘완전 신나네!’
어느 정도는 리베우스의 마음을 이 해하게 된 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