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34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누구라도 그럴 거다.
죽도록 싸우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적을 공격한다.
당혹. 그것이 처음 교황과 사룡이 느낀 감정. 그리고 그 뒤에 떠오른 감정은 경계였다.
‘누구지.’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천둥군주의 등을 찌른 저 녀석에게서 느껴지는 힘.
상당히 익숙하다.
그렇다고 경계를 푸는 어리석은 일 은 하지 않았다.
방심이야말로 가장 큰 실책이니.
천둥군주를 보아라. 저게 방심의 결과 아니겠는가.
‘우선 힘을 비축한다.’
〈‘알겠다.’〉
멀쩡한 척을 하긴 했어도 천둥군주 와의 전투는 상당히 힘들었다. 제아무리 2대1이었다 한들 신이었 던 존재와의 전투.
그들이 그를 이길 수 있었다면 진 작 신위를 얻지 않았을까.
〈쿨럭.〉
새하얀 피가 새어 나온다.
신의 상징인 하얀 피.
10m나 되어 보이는 거인이 고작 인간의 창에 찔려 생긴 상처라곤 생 각되지 않았다. 무언가 거대한 창에 찔린 것 같은 관통상.
하나 그것도 잠시였다.
후웅!
콰드드드드드등!
놈이 주먹을 휘둘렀으나 현성은 이 미 피해있다.
뒤로 멀리 물러난 현성.
거기다 그를 덮쳐오는 파동도 순식 간에 갈라냈다.
<……>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 정도는 당연하다 여겼 다.
천둥군주. 과거 신이었던 자의 뒤 를 잡은 이가 그리 약하다 생각하지 않았으니.
더더군다나 여태까지 이곳에 있었 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강하군.〉
신의 칭찬.
형용할 수 없는 영광이었으나 현성 은 대수롭지 않았다.
어차피 죽여야 하는 상대에게 칭찬 을 들어봐야 뭐가 좋은가.
‘조금 이따 나왔어야 했어.’
조금 일렀다.
습격으로는 지금보다 제격인 타이 밍이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끌게 된다면 교 황과 사룡이 죽을 수도 있었기에 나 섰다.
또 혹시 모르는 거 아니겠는가.
미래에서는 교황과 사룡이 죽지 않 았다.
교황은 썩어가는 죽음으로 천벌을 받아 육체가 썩어가는 중이었고, 사 룡은 사도에게 봉인 당했다고 하지 않은가.
다시 말해.
‘둘 다 살아 있어야 해.’
임무가 저지하라고 했지 죽이라곤 하지 않지 않았던가.
처음엔 잡고 뭐가 나올까 기대하고 있었건만.
생각해보니 그랬다.
지금 현성이 잡을 수 있는 놈이라 곤 천둥군주뿐.
그러다 보니 지금밖에 때가 없었 다.
‘좀 더 지켜보면서 비장의 수를 보 려고 했는데…… 그래 저런 거.’
그가 생각한 그 순간.
천둥군주의 몸에서 푸른 증기들이 빠져나오면서 그가 입을 열었다.
〈전력을 다해주지.〉 방심 따윈 하지 않겠다는 말.
저럴 줄 알았다는 표정의 현성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예상하긴 너무 쉬웠다. 저마다 비 장의 수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은 가.
그걸 알았기에 적어도 그걸 소모한 뒤 나오려 했다.
근데 생각보다 교황과 사룡이 더 못 싸웠던 탓에 현성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쩌엉--------- 콰가가가가가가가강 !
순식간에 증기가 폭발하며 분출되 더니 광범위를 초토화시킨다.
공격?
아니다. 그저 증기가 분출되면서 주변을 휩쓴 것뿐.
그리고 그 푸른 증기 사이로 천등 군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내 전력이다.〉
“재밌겠어.”
씨익 미소를 지었다.
10m가 넘어가던 거구는 효율적으 로 변하려 한 것인지 3m가 안 되는 크기로 줄어 있었고, 인간과 비슷했 던 그의 피부는 푸른 피부에 눈에서 부터 생겨나오는 노란색 빛이 뒤덮 고 있었다.
거기다 방금 당했던 상처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신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 이 아닌 모습.
현성은 그걸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인벤토리에서 빠르게 장비를 꺼 내 착용했다.
얼마나 빠르면 스왑 기능이라도 생 긴 듯 착용했다.
그리고 그 발 아래에는.
두웅실.
솔직히 말해 이거까지 꺼내고 싶진 않았다.
근두운과도 같아 보이는, 아니, 근 두운 그 자체인 모습.
타나노스의 3신기 중 하나인 구름 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행히 못 알아보나 보네.’
꺼내자마자 현성은 바로 교황과 사 룡의 눈치를 살폈다.
혹시라도 알아보기라도 하면 곤란 하니.
하나 그러진 않은 모양이었다.
다행이라 생각한 그 순간.
〈어딜 보는 거지.〉 순간이동을 한 것인지 눈앞에 나타 난 천둥군주.
놈의 푸른빛과 노란빛이 아까까지 만 해도 놈이 있던 곳에서부터 이어 진 것을 보아 빠르게 이동한 것일 터.
하나 현성은 미소 짓고 있었다.
주먹이 공기를 가르고 현성의 머리 를 노렸으나 고개를 까딱하는 것만 으로 그 공격을 피해냈다.
원래라면 스쳤다고 하더라도 파동 에 의해 타격을 입었어야 한다.
그러나
〈노음!〉
쿠후우우우 우우웅 !
풍압이 지형을 초토화시켰음에도 멀쩡한 현성.
이제는 신기가 아닌 창, 듄페오르 의 힘으로 갈라 버린 뒤 천둥의 수 호자로 막았다. 그저 천등의 수호자 의 힘만 이였다면 무리였겠지만, 천 둥의 건틀릿도 끼고 있는 상태.
그리고 그걸 몰라볼 리가 없는 천 둥군주다.
〈네놈이었구나!〉
자신의 신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을 강탈당했으니 화날 법도 하다.
하나 그렇다 해서 이성을 잃는 한 심한 짓은 저지르지 않았다.
그 또한 한때 신이었기에.
후웅!
이번에는 왼손이다.
그와 동시에 뻗었던 오른손이 뒤로 빠진다.
후타격을 염두에 둔 움직임.
그러나 이미 그곳엔 현성이 없다.
〈‘빠르다.’〉
현성을 죽이고 힘과 건틀릿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 그러나 놈의 움직임 을 순간적으로 놓쳤다. 그가 빠른 건 알겠다. 그렇다 한들 이 정도의 속도 차이일 리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답은 하나.
〈‘사각!’〉
그가 사각으로 움직였다면 왼쪽 주 먹을 뒤로 젖히고 때리려는 순간일 터.
위험하다.
천둥군주는 머리에 울리는 경각을 느낌과 동시에 사각에서 노릴 수 있 는 급소를 지키기 위해 왼쪽 주먹을 뻗었다.
쩌정-!
쿠휘이이이이이 잉 !
퍼엉! 터엉!
〈크혹.〉
“흐음.”
천둥군주는 뒤로 상당히 밀려난 반 면 현성은 그리 밀려나지 않았다.
하나.
‘대략 10분에 1인가.’ 공격을 제대로 당한 것도 아닌 공 격과 공격이 충돌한 반발력.
그것만으로 10분에 1이 깎여 나갔 다.
물론 회복할 수단은 수도 없이 많 다.
다만 전투를 할 수 있는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방금 일격으로 알 수 있었 다.
‘해볼 만해.’
솔직히 영락한 신이라 해서 쫀 면 도 없지 않아 있었다.
거기다 교황과 사룡을 농락하는 그 모습을 보고 더 긴장했다.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데도 교 황과 사룡을 압도한다면 숨기고 있 는 건 얼마나 셀까.
그런데 지금 현성과 비교해도 그리 큰 차이가 있진 않았다.
‘내가 강해진 것도 있긴 하지만.’
그저 마력을 다뤄 스킬로 기운을 담는 것과는 궤가 다른 기술.
타나노스의 힘을 담는 기술.
사실 의지만으로 될 줄 상상도 못 했으나 다른 고랭커들을 생각한다면 꽤 사용할 줄 아는 이들이 꽤 많았 던 거 같다.
그것들도 다 영역선포 덕일 터.
그러니 아직 레벨 300이 안 된 현 성이 그걸 알 수 있었겠는가.
‘운이 좋았어.’
잠입을 하려다 깨달은 힘.
운이 좋았다고 하는 게 당연하다.
이것 하나만으로 이리도 강력해졌 으니.
다만
‘대놓고 다 드러내면 안 되겠지.’ 적당히 조절하고 있었다.
현성이 가지고 있는 타나노스의 힘 은 마력+타나노스의 스킬들. 그러다 보니 이곳에 있는 어떤 누구보다 강 력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타나노스의 후예인데 누구 보다 신성력이 높은 건 당연하지 않 은가.
사실상 본인이 되어가는 과정인데.
〈타나노스의 힘이라니……〉
천둥군주 또한 느낀 모양.
타나노스의 힘을 가지고 있는 존 재.
그렇다면 신관이라는 소리일 터인 데.
〈‘교황보다 강력한 신관?’〉
스스로가 생각해 봐도 이상하다.
하나 사도의 얼굴은 아니다.
타나노스의 사도들은 신계의 신들 이 모두 알고 있었으니. 천둥의 신 이었던 그가 모를 리가 있겠는가.
그.러던 그때.
“후우우우우욱 ”
숨을 크게 내쉬는 현성.
그걸 보자마자 천둥군주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그따위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놈의 정체?
그게 무슨 상관인가.
지금은 놈이 자신을 노리고 있고, 죽이려 한다는 것.
그것 외에 생각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럴 겨를 또한 없었다.
콰강!
주먹과 창.
그 둘이 격돌한다.
파동이 현성을 덮치려 해도 신격을 잃은 천둥의 힘은 천둥의 수호자와 건틀릿의 힘으로 막히고 만다.
더더군다나 듄페오르의 힘으로 간 간이 상처를 입는 상태.
아까 교황과 사룡을 상대했던 때보 다 더욱 치열하다.
채앵! 챙!
충돌할 때마다 땅이 갈라지며 하늘 이 갈라진다.
둘의 속도를 견디지 못한 대기는 찢겨 나가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 을 파멸시키려 했다.
파동의 위력.
그걸 보며 넋이 나간 교황과 사룡.
현성을 기준으로 하향평준화가 되 지 않았다면 가소롭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나 지금으로서는 그들의 눈엔 신 들의 전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런 존재가?”
<……있었던가?〉
둘 다 넋을 잃은 상태.
그러나 이내 교황은 이를 까득 씹 으며 피가 흘렀다.
입술이 터진 것.
주르륵 흐르는 피를 닦으며 중얼거
렸다.
“왜 우리를 버리셨나이까.”
저런 힘을 가진 존재.
하나 사도는 아니다. 타나노스의 신수 중 하나인 사룡 아퀼레오르나 오랫동안 교황을 해온 자신이나 세 명의 모든 사도를 뵈었던 적이 있 다.
저런 강함이라면 충분히 사도라 칭 해도 될 법한 강함.
그러나 저자가 쓰고 있는 것은 타 나노스의 힘이다.
교황인 자신보다, 신수인 자신보다 강력한 타나노스의 힘을!
처음 보는 존재가 사용하고 있다.
이게 무슨 소리겠는가.
“우리를 진짜 버렸다.”
〈동감이다.〉
죽은 것 따위가 아니다.
자신들을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그가 죽어 그를 대신하기 위해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이게 무엇인가.
그는 자신들을 버린 것이고, 그 힘 을 저 존재에게 넘겨준 것.
그리고
“저놈은 천둥군주를 잡고 우리를 죽일 생각일 터.”
〈천벌을 내리러 온 심판자인가? 가소롭군.〉
놈이 둘보다 훨씬 강할 수 있다.
그러나
〈천둥군주를 상대하고 우리의 기 습도 받아낼 수 있을지.〉
“ 확인한다.”
추악하기 짝이 없는 모습.
그 둘은 자신들의 모습을 보지 못 했다.
그저 열등감과 질투에 의해 현성을 질투할 뿐.
그것에 눈이 멀어 자신들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그들을 타나노스 가 보지 않았던 것인지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저 타나노스의 탓만 하며.
물론 그걸 모를 현성이 아니었지 만.
‘여유가 없어 잘은 못 봤는데 눈빛 들이 달라졌어.’
처음에는 타나노스의 힘을 이용해 싸운다면 아군이라 생각해 돕지 않 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나 그랬다면 저들이 과연 이렇게 까지 타락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니 솔직히 우스웠 다.
‘예상대로야.’
천둥군주의 뒤를 잡기로 마음을 먹 었을 때부터 예상한 일.
그리고 그 예상대로 잘 흘러가고 있었다.
“후욱.”
일격을 허용하고만 현성.
상처가 심했으나 하루에 3번까지 사용 가능한 구름침대의 효능을 사 용해 완전회복했다.
그걸 보며 천둥군주는 질렸다는 듯 중얼거렸다.
〈괴물이군.〉
“말했지? 언데드라고.”
아직도 언데드 컨셉을 유지하고 있 었던 모양이다.
“언데드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죽여서 나의 힘을 되찾아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