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35화
후웅.
고개를 뒤로 젖힌다.
그와 동시에 그곳을 강타하는 천둥 군주의 주먹.
머리만 한 주먹이 현성의 머리를 허무하게 놓쳤을 때. 현성의 창이 놈의 복부를 찔렀다.
포옥.
그리 강한 찌르기는 아니다.
그 증거로 놈의 살갗만 찔리지 않 았는가.
하나 창에 담긴 위력은 고작 그 위력만으로도 놈의 살갗을 찢어발기 며 밀어낸다.
3m의 거구는 뒤로 밀려나며 찢어 진 상처를 내려다봤다.
폭풍에 휩쓸린 것 같은 상처.
여러 힘이 담겨 있다는 것은 느꼈 으나 이 정도일 줄이야.
〈‘피해야 한다.’〉
아주 약한 찌르기라도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차징하게 해선 안 된다.’〉
천둥군주?
빠르다.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공기를 가른다. 그러면서 번개와 같 은 움직임을 내보인다.
하나 그럼에도 현성의 속도를 감히 쫓을 수가 없었다.
방금도 보아라.
〈‘공격을 피하며 반격을 한다.’〉
말로는 뭔들 쉽지 않겠는가.
하나 반격. 즉 카운터를 날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이런 강자들의 싸움에서는 더 욱이.
슈욱!
날카로운 쇳소리에 천둥군주가 반 응했다.
몸을 비틀어 그 자리에서 피하는 천둥군주.
그와 동시에 자리에 아까까지만 해 도 없었던 현성이 나타나 창을 허공 에 찔렀다.
그리고 창에서 뻗어 나오는 광대한 에너지.
더 이상 찌르기라 할 수 없는 그 브레스와도 같은 에너지 포에 천둥 군주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웬만한 신의 사도라 할지라도 불가 능한 위력이다.
그럼에도 해내는 놈이라니.
도대체 뭐하는 놈인 것인지.
〈죽어라.〉
담담하게 내뱉으며 뇌룡을 휘감은 주먹을 휘두른다.
그저 번개가 담긴 용이 아닌 파동 과 번개가 동시에 담겨 있는 용.
맞기만 해도 상당히 피해를 입을 것은 자명한 사실.
그냥 보기만 해도 위압적인데 맞으 면 어떻겠는가.
현성은 그것을 보며 자연스레 피하 려 했다.
그러나.
“ 어?”
순간 움직여지지 않는다.
[상태이상 감전에 빠지셨습니다. 강력한 마력으로 저항합니다. 1초간 감전됩니다.]
파지지 지직.
허공에서 튀어 오르는 스파크.
땅도 아닌 공중에서 어떻게 스파크 가 튀어 올랐을까.
그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전류가 흘러온 곳이 떡하니 보였으 니.
공기 중에 상당한 전류를 흘려보내 현성의 주변 모두에 전기를 흘려놓 은 것.
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전기를.
“허어.”
담담하게 내뱉은 죽어라에 걸맞은
거기에 현성은 미소를 잃지 않고 놈을 향해 자신의 창을 뻗었다.
차징이 없고, 속도나 중력을 담지 도 못했다.
움직이지 못했으니.
하나 창에 담긴 기운은 결코 만만 히 볼 수 없었다.
〈‘멈출 수 없다.’〉
이미 너무 빠르게 달려들었다.
현성의 반응 또한 빨랐기에 천둥군 주의 주먹에 정확히 맞춰서 창을 내 지른 것.
이렇게 된 것 격돌밖에 없다.
둘 다 각오한 표정은 아니다.
이 공방으로 서로를 끝장낼 수 있 다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두 하늘이 서로 격돌했다.
강대한 빛.
절대 눈을 뜨지 못할 그 빛 사이 로 두 그림자가 움직였다.
하나는 구름을 타고 다니는 그림 자.
또 하나는 그 그림자보다 거대한 그림자.
둘의 움직임은 적나라하게 보였다.
움직일 때마다 빛이 걷혔으니.
콰강! 카강!
구름을 타고 이동하며 창을 내뻗 고, 몸집이 거대한 그림자는 유연하 게 피하며 주먹으로 반격을 해온다.
움직일 때마다 지면이 뒤집혀 지형 이 변했고, 누구 하나 지지 않기 위 해 필사적이게 움직였다.
“하아하아하아.”
〈후욱, 후욱, 후욱.〉
서로 지쳤는지 숨을 거칠게 내쉬는
들
하나 미소는 현성이 짓고 있었다.
〈제길.〉 반대로 천둥군주는 인상을 쓰고 있 었다.
표정에서부터 극명하게 갈렸다.
상처 또한 마찬가지.
천둥군주의 모습은 상당히 다친 반 면 현성의 모습은 그야말로 멀쩡했 다.
갑옷이 찌그러진 곳은 몇 군데 보 이긴 하나 상처는 그리 심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두 번이나 사용했어. 조심해야겠 는데.’
이제 구름침대의 능력은 1번 남았 다.
완전 회복은 1번만 기대해야 하며 죽음을 초월하는 법까지 남아 있긴 하지만 그거까지 쓰고 싶진 않았다.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동안 쓰지 못한 여러 권능 중 하나.
그것을 써야겠다.
하나 아깝다는 말과는 다르게 씨익
미소를 짓는다.
한 권능이 발동되었다.
〈이… 건?〉
검은 안개.
아니 검다고 할 수 없었다.
칠흑. 어둠 그 자체. 그것이 안개 와 같이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타나노스의 숨결.
한때 그 신화와도 같은 권능이 이 자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이, 이건!〉 천둥군주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움직임이 느려졌고, 공격력 과 방어력이 감소했다는 것을.
그리고
〈쿨컥.〉
독과 같은 어둠이 몸에 스며들며 피해를 주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능력.
거기다 시야까지 방해된다.
현성은 놈을 볼 수 있지만 놈은 현성을 보지 못했다.
그걸 확인한 현성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역시 사기야.’
[타나노스의 숨결(권능)]
〈액티브〉
?Lv.l
-설명: “그분의 숨결은 한 치 앞 을 구분할 수 없고, 칠흑과도 같다. 그분의 숨은 진정한 죽음이자 악몽 이다.”-사냥의 신 아르테스
-효과: 깊은숨을 내쉬며 주변에 안개를 생성한다. 안개의 범위는 레 벨에 비례한다. 안개의 범위 안에 속한 시전자를 제외한 모든 존재의 시야 Im로 제한되며 HP와 MP 회 복 불가 상태에 빠진다.
레벨이 오를수록 디버프의 양이 증 가한다.
안개 범위 안에 시전자를 제외한 모든 존재 이동속도 20% 감소, 모 든 공격력 10% 감소, 모든 방어력 10% 감소, 초당 HP 100씩 타격을 입는다.
거기에 초당 1DP를 소모한다.
(시전자보다 레벨이 많이 높을 경 우 효과는 반감된다.)
(숨결 범위 안에 있는 시전자의 레 벨보다 30 이상 아래인 모든 적은
사망한다.)
-쿨타임: 10일
쿨타임이 게임 시간으로 10일이라 는 것과 초당 1DP씩 소모된다는 것 이 아깝기는 했다.
그리고 아깝기는 하나 현성이 이것 을 쓴 이유는 간단했다.
‘놈들이 움직였어.’
둘이 격돌을 하고 강렬한 빛이 뿜 어진 순간.
교황과 사룡이 사라졌다.
도망?
그런 것을 용납할 놈들이 아니다.
어디선가 숨어서 기회를 노리고 있 을 것이 틀림없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
‘천둥군주를 빠르게 제압하고 놈들 을 죽인다.’
생각해 보면 이곳은 타나노스의 꿈 속이다.
처음에는 저들을 죽이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여태까지 타나노스 전용 퀘스트들 은 모두 대륙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 으니.
그러나 이번에는 꿈속에서 일어나 는 일들 아니던가.
거기다 현성이 여기서 행하는 행동 으로 어떻게 미래가 바뀌겠는가. 바 뀌면 그게 이상한 것이지 않을까.
‘당연히 그러겠지.’
라고 생각했다.
물론 현성의 생각일 뿐이다.
실제로 퀘스트창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신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는 대륙 에 영향을 끼칩니다)라고.
하나 그런 게 지금 눈에 보이겠는 가.
여기서 죽으면 다시 레벨 1부터 키워야 하는데.
악착같아질 수밖에 없었다.
‘빠르게 죽인다.’
시야가 차단되어 발버둥 치고 있는 천둥군주를 보았다.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꿈틀거리 고 있는 모습.
하나 놈은 벗어날 수 없었다.
‘사냥을 시작하지.’
천둥군주는 강했지만, 안타깝게 상 대는 현성이었다.
아직 잡히지 않은 먹이 둘.
하나 그것도 그리 길진 않을 것이 다.
‘금방 잡으러 가줄게.’
소름 돋는 생각.
안타깝게도 아직 사룡과 교황은 알 지 못했다.
자신들이 사냥감이 되었단 사실 을...
함선.
그것도 한 척도 아닌 수백 척이다.
그 수백 척의 함선들이 중앙 대륙 에 상륙했다.
그런 함대가 몰려오는데 발견이 안 된다?
그건 이상하다.
하나 그걸 가능하게 한 이들이 있 었다.
“반갑습니다. 사냥의 사도님.”
“당신이 루시퍼 군.”
츠요이가 자신을 환영하는 루시퍼 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는 가소롭다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보는 심정은 솔직히 대단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벌써 레벨 200대 중반인가?’
레벨을 측정하는 아이템.
사실 그리 흔한 아이템은 아니지만 츠요이 정도 되는 자가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은가.
정확한 레벨이 아닌 대략의 느낌만 알려주긴 했으나 그래도 그게 어디 인가.
그런데 벌써 200대 중반이라니.
솔직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레벨을 올리기 힘든 게임인 것은 사실이었으니.
“이렇게 일본 대표를 만나 뵙게 되 어서 영광입니다.”
“흐음, 천공의 사도는 아직인가?”
“예, 보스께서는 아직입니다.”
“크흠.”
알고는 있었으나 역시 자신들을 전 력측정기로 쓸 생각인 모양.
기분은 나쁘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받아드리는 수밖에.
그리고 루시퍼의 뒤에 보이는 몇몇 의 길드장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일본 서버 대표 츠요이라고 한 다.”
움찔.
자연스러운 하대.
거기에 움찔거렸으나 다들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블랙 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화린 이라 합니다.”
“으흠, 전력이 상당하군.”
한번 홅는 것만으로 인원을 파악하 는 츠요이.
하지만 이내 혀를 찼다.
“레벨들은 전체적으로 낮긴 하지만 중요한 전력이 되겠군. 기대하지.”
마치 자신이 상급자가 되었다는 듯 말하는 태도.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저자가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높 은 자였으니.
다만 천공의 사도와 직접적으로 연 관이 있는 루시퍼에게만은 함부로 대할 순 없었다.
“현재 중앙 대륙 상황을 듣고 싶네 만.”
“브리핑은 이쪽으로 가시지요.”
“다들 이곳에서 체류할 준비를 끝 내도록, 나는 상황설명을 듣도록 하 지.”
예------
거대한 함성과도 같은 대답.
그 말에 블랙 연합길드의 대표 화 린이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런 결속력이라니.
역시 일본다웠다.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츠요이의 길드원들.
그들을 뒤로한 체 화린과 루시퍼, 츠요이가 꽤 그럴싸한 작전실로 들 어 갔다.
츠요이 역시 마음에 든 것인지 희 미한 미소를 지은 채로 자리에 앉았 다.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아수라 의 위치 먼저 듣고 싶다.”
당연하다 할 수 있는 말.
거기에 화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 답했다.
“현재 아수라는 중앙 대륙에서 모 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당연하다.
츠요이의 목적은 오직 아수라다.
중앙 대륙의 정복? 그건 둘째의 일이다. 아수라를 죽여 자신의 신기 를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첫 번째 인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중앙 대륙에서 모습을 보이 지 않고 있다니.
“아마 다른 대륙으로 나간 것이 아 닌 퀘스트나 히든 던전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 됩니다.”
“그 이유는?”
“아수라가 사냥 때문에 휩쓸고 다 니면 정보가 남기 싫어도 남을 수밖 에 없으니까요. 거기다 아직 다른 대륙에 갈 정도로 아수라의 레벨은 높지 않습니다.”
“ 흐음.”
아수라의 레벨이 낮은 것은 츠요이 도 알고 있었다.
영상을 보면 그리 높은 레벨의 몬 스터들은 아니었으니.
조금만 알아보면 알 수 있는 정보.
그 말에 츠요이도 동의하며 화린의 말에 집중했다.
“그래서 우선 세운 작전은 보급로 를 뚫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가장 가까운 왕국을 함락시키는 것이 가 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전쟁을 할 수 있을 테지.” 씨익.
아무리 츠요이가 강하다 한들 그가 데려온 일본 전력보다 한국 플레이 어들이 훨씬 많다.
이곳은 한국 서버이지 않은가.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
그들은 뭉치지 않았고, 츠요이는 뭉쳐 있다는 것이다.
“식량과 여러 보급품은 그렇게 얻 는다 치고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 지.”
“신화 길드입니다.”
망설임 없이 나오는 대답.
츠요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서 일어났다.
“우선 왕국을 점령한다.”
이렇다 할 작전 따윈 짜지 않았다.
그리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이 정도 왕국이야 그런 것 없이도 함락시킬 수 있었으니.
자신만만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 났을 때.
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천둥의 신 트오르가 사망합니다.]
[플레이어 최초로 신살자가 나타났 습니다.]
[신살자의 이명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릅니다.]
여태까지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는 단 한 명뿐이다.
그리고 지금 떠오른 메시지.
[신살자 아수라가 명예의 전당에 오릅니다.]
츠요이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아무래도 계획에 차질이 생긴 듯싶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