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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38화 (238/472)

잠만 자도 랭커 238화

불길한 웃음소리에 섬 전체가 진동 한다.

그저 웃음을 지르는 것뿐인데 압도 적인 기운.

거기에 움직일 수 있는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도 사룡의 그 림자도 그리고 천공의 사도조차.

오히려 천공의 사도는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아수라?

그건 천공의 사도에게 큰 문제가 아니다.

그가 신살자의 칭호를 얻었다 한들 정상적인 방법이라 생각하지 않았으 니. 만일 정상적으로 신과 1 대 1로 싸워서 이겼다면 천공의 신이 분명 어떤 말로든 얘기를 해줬을 터다.

한데 주의를 하라는 것이 아닌

[천공의 신이 분노합니다.]

[천공의 신이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놈을 죽여라! 간악한 놈을! 반드 시 척살하라!]

만일 정상적인 방법으로 천둥의 신 을 죽였다면 저런 소리가 나왔겠는 가.

절대 아니다.

그러니 아수라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비장의 수가 있는 데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으니.

그러나 잠의 사도는 아니다.

‘ 엄청나군.’ 그저 웃는 것만으로 HP가 쭉쭉 떨 어진다.

천공의 사도인 자신이 말이다.

그러니 일반 유저들은 어떻겠는가.

그냥 보기만 해도 죽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체력을 회복하는 모습 L三

꿀꺽.

경외심이 절로 들 무력에 천공의 사도는 잠의 사도를 봤다.

놈이 왜 배신을 하려는지 아직도 모른다.

타나노스를 떠나서 아수라를 배신 하는 이유.

만일 그게 아수라에게 도움을 주거 나 시련을 주기 위함이라면?

아직도 놈이 타나노스를 배신한 게 아닌 아직 그의 충직한 사도라면?

과연 이길 수나 있겠는가.

‘절대 무리다.’

잠의 사도로 동맹을 하려 했던 저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와 사룡의 그 림자도 보아라 공포에 물들지 않았 는가.

‘작전을 변경해야 하나……

뚝-!

“후우. 간만에 일이 꼬여서 참 재 미있게 되었군요.”

재미있다는 사람이 주변을 저리 초 토화를 시키는가.

하나 거기서 그걸로 딴지를 걸 사 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방금 그런 압도적인 모습을 보았는 데 감히 그런 말을 할 수나 있겠는 가.

“아하하, 일단 상황을 정리해 보자 면 지금 상황이 우리 천공의 사도님 은 타나노스 님의 힘이 담긴 정수가 필요하시고, 우리 썩어가는 죽음님 들은 이름 잃은 신의 정수가 필요하 신 상태죠? 하지만 사룡의 정수는 이미 빼앗겼고요?”

“……그런 상황이죠.”

〈그…… 렇…… 다.〉

-알고 있는 상황을 말해봐야 뭔 소용이 있겠나!

아직도 적개심 가득한 사룡의 그림 자.

하나 그런 것은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어린아이의 투정을 보 는 눈으로 잠의 사도가 사룡을 보며 말했다.

“아하하, 불만이 가득하신 모양입 니다? 당신의 정수를 잃었지만, 뭐 상관있습니까? 애당초 사용도 못 하 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뭐, 뭐야?

“아하하하하하, 거기다 우리 전대 교황님께서는 힘을 받은 정수가 깨 진 지 오래라 썩어가는 죽음의 저주 를 받으신 것이구요.”

<…….>

갑자기 시비?

아니다. 적어도 황제와 사룡의 그 림자는 저자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 지 깨달았다.

천공의 사도 역시 눈치로 지금 무 언가 방안이 있으니 저리 말하는 것 을 알고 뒤에 나올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때.

“그렇다면 타나노스 님이 직접 내 린 정수를 가진 자를 데려오면 그만 이겠군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말하기도 전.

짙은 회색빛의 포탈이 나타났다.

잠의 사도는 그걸 보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자연스럽게 그 안에 손을 넣고는 한 기사를 꺼냈다.

묵빛 갑옷을 입고 흉흉한 보라색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기사.

마치 장난감처럼 꺼내진 기사는 잠 의 사도를 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지?〉

흉흉한 목소리.

잠의 사도를 제외한 그 누구보다 강력해 보였다.

메인 시나리오3에서 모든 힘을 소 모한 황제와 본체를 찾지 못한 사룡 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

그리고 아직 신의 힘을 온전히 받 지 못한 천공의 사도 따위는 우습게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기사.

그 기사를 보며 사룡과 황제가 동 시에 외쳤다.

〈암…… 흑…… 기사?〉

-퀸살노르?

암흑기사 퀸살노르.

황제가 아직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 가 되기 이전 교황일 시절, 그리고 사룡 아퀼레오르가 아직 본체를 가 지고 있던 시절 가장 충직하고 강력 한 타나노스의 가장 용맹한 검이었 던 그가 이렇게 나타났다.

<……교황, 추한 모습이 되었구나. 그러나 이해한다. 타나노스에게 비 림받은 모습. 오히려 추하긴커녕 아 름답군.〉

교황이 아닌 타나노스를 모시던 그 또한 타나노스에게 환멸을 느껴 같 이 대륙을 지배하려는 전쟁 도중 실 종되었었다.

그런데 설마 잠의 사도가 데리고 있었을 줄이야.

“아하하하, 이제 주연은 모두 모였 고, 이제 처리만 시작하면 되겠군요. 암흑기사의 정수가 있으니. 완벽히 타나노스 님의 후예를 처리할 수 있 을 겁니다.”

그 말에 암흑기사 퀸살노르.

분개하며 소리쳤다.

〈타나노스의 후예? 허, 이제 와 후 예?〉

분노.

당연히 그렇다.

충직한 검이었던 그가 버림받았다 는 사실에 분개하는 일은 당연했으 니.

주인이 찾지 않은 검은 그저 녹슬 뿐이다.

무뎌진 칼은 버려질 뿐이고.

그렇게 버려진 기사.

그가 일어서며 말했다.

〈내 그리도 간절히 외쳤건만! 정 수? 이따위 정수 주겠다. 타나노스 그놈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면!〉 그러면서 자신의 갑옷에 붙어 있던 정수를 빼냈다.

타나노스의 힘이 담긴 정수.

천공의 사도가 그걸 받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제 모든 조각이 모였군요.”

아수라를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모 든 조각.

그것들이 모였다.

청은빛의 배틀액스.

그 영롱한 무기를 쥐며 현성의 눈 은 반짝였다.

“우오어 우와.”

신기다. 신기.

여태까지 무기로 쓸 수 있었던 신 기는 오직 사냥의 신에게서 얻은 신 기 디아나뿐.

그 뒤로는 어떻게 보면 이제는 그 가 제일 잘 쓰는 듄페오르긴 했으나 신이 사라져 신기의 힘이 사라졌기 에 신기라 하긴 애매했다.

그런데 새로운 신기라니.

[천공을 쪼개는 천둥(신기)]

-종류: 신기

-설명: 천둥의 신 트오르가 가진 가장 강력한 신기이다. 공격력으로 비교한다면 그 어떤 신들의 신기와 비교할 수 없는 힘을 지닌 신기. 그 배경에는 아들을 사랑한 천공의 신 이 여러 신과 합심해 만들었기 때문 이다.

(트오르를 죽이고 획득한 신기입니 다. 일부 봉인이 해제됩니다.)

(트오르의 권능을 소유하고 있습니 다. 권능의 성장에 따라 봉인이 해

제됩니다.) -제한: 천둥의 신, 천둥의 신의 권 능을 이은 자.(사용 가능)

-기본 옵션: 천공을 쪼개는 천둥 은 말 그대로 천둥을 도끼로 만들었 다. 즉 언제든 원하면 천둥도 되며 번개로도 변할 수 있는 신기. 착용 자가 원하면 번개와 천둥의 모습으 로 회수를 할 수 있다.

-옵션1: 모든 것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옵션2: 천공을 쪼개는 천둥의 날 에 베이면 베인 데미지만큼 10분간 회복이 불가능하다.

-옵션3: 번개를 생성하거나 번개 를 다룰 수 있다.(착용자는 모든 번 개 속성에 면역)

-옵션4: ?????

-옵션5: ?????

“미친.”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올 옵션.

더군다나 이런 것을 이렇게 쉽게 얻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다만 조금 단점이 있다면.

‘도끼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데.’

나름 쉬워 보이기는 하지만 생각보 다 까다롭다.

거기다 양날도끼 아니겠는가.

자칫 휘두르다 자신이 당할 수도 있기에 다소 고민했으나 어쩌겠는 가.

많이 써서 적응하는 수밖에.

거기에 데미지는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옵션들.

지금 보이지 않는 교황과 사룡을 추격해야 했으나 그것 따위는 잊게 만들어줄 만한 옵션들.

하나하나 다 대단했으나 첫 번째 옵션이 사기라 생각했다.

‘미쳤다.’

모든 것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

그렇다는 것은 저 도끼로 휘두르기 만 하면 스킬들을 평타로 상쇄할 수 있단 소리다.

그동안 그게 가능했던 것은 오직 모든 방어를 무시하는 옵션인 듄페 오르뿐이었건만.

그러고 보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고작 전설+ 등급인 듄페오르 옵션 이 모든 방어 무시인데. 신기 중 으 뜸이라 할 수 있다는 천공을 쪼개는 천둥과 비슷한 효과다? 이것도 뭔가 있는 거 같은데?’

이제는 사라진 신.

무언가 냄새가 났다.

권능은 천둥의 수호자에서 상향된 느낌이었기에 굳이 더 둘러보진 않 았다.

‘이제 그만 놀라고 사룡과 교황을 찾아야겠어.’

놀아도 너무 놓았다.

사실 옵션을 확인하는 동안 기습이 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건 만.

나오지 않았다. 뭔가 노리고 있는 것일까?

‘놈들이라면 도망은 절대 안 칠 거 같은데.’

마지막으로 본 그 눈은 도망칠 눈 이 아니었다.

열등감과 분노로 가득 찬 눈.

타나노스의 힘을 자유자재로 쓰는 현성을 보며 타나노스의 축복을 제 대로 받은 이라 생각할 게 분명하

거기에 열등감을 보였다면 과연 도 망치겠는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격하려고

하겠지.’

교황과 사룡.

쉬운 상대는 아니겠지만, 어렵지도 않을 터.

무엇보다 둘이 고전하던 천둥의 신 이었던 천둥군주도 간단하게 잡지 않았던가.

‘지금 교황보단 사룡이겠네.’

사룡 아퀼레오르.

현성과는 아주 질긴 인연이다.

레벨이 100이 되지도 않았을 때부 터 처음 나왔던 퀘스트.

지금은 메인 시나리오에 나오는 보 스와도 같은 존재이지 않은가.

실제로 메인 시나리오3에서 최종 보스로 나오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그 본체를 이곳에서 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거기다 교황은 대부분의 힘을 방금 그 언데드 군단을 만드는 데 소모했 다. 그리고 그 언데드 군단은 천둥 군주와의 전투로 인해 모두 사라진 상태고.

가장 신경 쓰이는 적은 다름 아닌 사룡 아퀼레오르.

아무리 현성의 기준으로 약화가 되 었다 한들 사룡은 사룡 아니겠는가.

‘그나저나 썩어가는 죽음의 보스 중 하나나 간부라 생각했건만 교황 과 같은 위치라곤 생각 못 했는데 의외네.’

타나노스교의 교황.

그리고 타나노스의 신수 사룡.

그렇게 둘이라는 걸 알자 현성은 자연스레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의 사도, 죽음의 사도, 꿈의 사 도. 사도는 이렇게 셋인데 담당하는 놈이 고작 2이라고?’

무언가 이상하단 생각이 절로 든 다.

사도도 3명이다.

그런데 신수와 교황. 보스라고 하 는 자가 고작 이 둘 뿐이다?

혹시 하나 더 있는 것이고 그자를 데려오려는 것인가?

‘너무 비약이 심한가?’

한데 아니라고 하기엔 놈들이 사라 진 시간이 너무 길다.

이 정도 되었다면 무슨 작전이라도 짰다던가 힘을 회복해 공격이라도 해봤을 터인데.

그러던 그 순간.

“네놈이 받은 그 사랑! 후회하게

해주마.”

〈저승에 가서 타나노스에게 전하 라! 우리의 증오를!〉

거대한 외침과 함께 나타난 사룡과 교황.

그 둘을 보며 현성이 미소 지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 니. 그렇게 현성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천공을 쪼개는 천둥을 인벤토 리에 집어넣으려는 순간.

짙은 어둠이 사방에 깔리기 시작했 그리고 나타나는 한 기사.

〈그대를 증오한다.〉

칠흑의 갑옷을 입은 기사가 나타나 며 현성에게 말했다.

그 기세가 다른 둘에 비해 뒤처지 지 않았다. 오히려 둘보다 조금 더 강한 느낌.

현성은 기사와 사룡, 교황 이 셋이 한 번에 덤비는 모습을 보며 씨익 웃었다.

“생각보다 더 재미있어지고 있는 데?”

그가 그 말을 외치며 듄페오르를 고쳐 쥐었을 때.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한 그림자.

“흐음,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겠네요.”

방실거리며 웃고 있는 모습이 가식 적인 한 후드를 쓴 사내.

그가 현성을 보며 한 번 더 중얼 거렸다.

“그보다 신기하군요. 타나노스 님 은 저 멀리 떠났건만 느껴본 적 없 는 타나노스 님의 힘이라니. 좀 흥 미가 돋네요. 뭐 제가 지금 할 일은 저자가 죽인 저 삼인방을 봉인할 일 이겠지만요. 그렇죠, 엘리시움?”

사내의 손바닥에서 굴러다니는 파 스텔 빛 분홍 구슬.

그것을 아련하고 쓸쓸한 눈으로 보 는 사내는 다시 전투를 관람했다.

썩어가고 있는 타나노스의 종들과 알 수 없는 타나노스의 힘을 사용하 는 현성의 전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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