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40화
펄하버의 수도가 몰락했다.
이 사실이 퍼지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츠요이가 침공을 성공하기 전 정리 글이 이데아 자유 게시판에 올라왔 다.
아니,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펄하버가 플레이어가 없는 도시도 아니었는데 알려지지 않을 리가 있 겠는가.
그리고 그중 꽤 정확한 정리 글이 하나 있었다.
[제목: 펄하버 습격 정리]
-작성자: 당뇨엔콜라가직빵.
펄하버의 습격.
그것도 한국 서버 대형 길드가 아 닌 타 서버 길드가 넘어와 벌인 일 입니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팩트만 알 리자면 일본 서버에서 대형 길드들 이 넘어와 합공으로 펄하버를 습격 했습니다.
거기다 그게 실패로 돌아간다면 몰 라도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전력 차가 너무 크고 그걸 방어할 능력이 펄하버에겐 떨어진다는 것.
지금도 밀리고 있어 펄하버에 있는 유저들이 대피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거기다 내부에 배신자도 있죠.
블랙 연합 길드.
2위에 머물러 있던 그놈들이 선을 넘었습니다.
그런 글이 올라온 후 여론은 매우 나빠졌다.
하지만 게임상에서 나서는 이들은 결코 없었다.
그들이 강했기에 펄하버를 함락시 킨 것이고, 블랙 연합 길드라는 한 국 2위 길드에게 함부로 덤빌 수 있었다면 그들이 2위였겠는가.
하나 그렇다고 해도 가만히 있을 순 없는 노릇.
-미친 쪽발이 새X들 종특 또 발동 됐네.
-와, 진짜 이건 길드 차원에서 모 여야 하는 거 아니야?
-야! 속보! 4위 태양 길드랑 5위 팔콘 길드가 뭉쳤대.
-4위랑 5위? 오오.
-그래 봐야 블랙 연합 하나 못 이 기지 않냐? 신화는 가야 하는 거 아님?
-근데 신화도 인원에선 엄청 후달 리지. 기존에 있는 블랙 연합만 해 도 신화 길드가 인원을 커버 못 하 니까 걔들 하는 짓거리도 거의 봐주 는 편이었잖음. 근데 거기에 일본까 지 막을 수나 있겠냐?
-아무리 그래도 신화인데!
-그러니까!
신화 길드에 대한 여론도 썩 좋진 못했다.
당연한 일.
그동안 좋은 일들을 많이 해오고 한국 서버 공식 경찰이라 불리는 정 의의 길드 노릇을 자처했으니 어쩌 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원래 매번 좋은 일을 하다 살짝 부진하면 욕을 하는 것과 같은 이 치.
그 여론들을 보며 신화 길드 간부 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는커녕 미소를 짓고 있었다.
“대단하네요.”
“역시 아수라라는 건가.”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짤 줄이 야……
아수라라는 이름을 거론하면서.
그런 그들의 앞에 이덴과 신화 길 드의 숨은 실력자 베른이 앉아 있었 다.
다른 신화 길드원들은 베른의 존재 를 왕국대회에서 알았을 정도로 베 일에 싸여 있던 자. 물론 간부들은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만, 이렇게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지.’
‘다른 서버에서 침공해 왔으니까.’
‘문제는 여기에 내통자가 있다는 거지.’
‘여기서 블랙 연합 놈들이 일본에 너 O =■ O ’
= 三.......
그게 아니더라도 일본의 전력은 대 단하다.
무려 수만. 거기다 아수라의 펫이 알렸다는 정보로는 지원군까지 합하 면 10만이 넘어간다고 한다.
각기 레벨, 즉 전력은 알 수 없다 고 해도 수만으로 압도적이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는 아니라곤 해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일당백이 아무리 많더라도 한계는 있는 법 아닌가.
더군다나
“상대는 일본 서버 1위면서 신 등 급 직업이라고 합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은 아니었죠. 원래라 면.”
원래라면 말이다.
길드장 이덴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뒤에 나타난 한 명의 여성.
“간부진 중에서도 일부만 알고 있 던 사실이었으나 이젠 밝힐 때가 되 었군요. 우리 신화 길드의 실질적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영웅 길드 마 스터 린입니다.”
“반갑습니다.”
12명이나 되는 간부.
그들 중 놀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앞선 상황으로 대부분 알고 있었으 니.
이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이 제 남은 것이라곤 ‘그 작전’을 언제 들어가느냐.
“아수라님의 전략은 간단합니다. 놈들이 왕국의 수도를 차지하고 그 뒤 세력을 넓히려고 할 때. 그때가 기회라고. 하지만 신화 길드는 움직 이면 작전을 들킬 수밖에 없습니 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신화 길드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감시받고 있는 상황에서 움직 인다면 매우 눈에 띄일 터. 한국 서 버 1위의 길드란 그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아무리 숨긴다 한들 정보력이 뛰어 난 블랙 연합의 블랙 스파이 길드에 게 들키지 않을 자신은 없었다. 인 원이 인원이니.
그래서 선택한 그 작전.
“현재 펄하버 왕국 근방으로 저희 영웅 길드원들이 모두 나갔습니다. 몇몇의 지원과 함께 말이죠.”
그때 한 간부진이 다소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질문이 있다는 말.
브리핑 중에 흐름을 끊는 것이니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질문해도 괜찮습니다.”
“영웅 길드는 소수 정예라 알고 있 습니다. 과거 대회에 나왔던 인원과 다른 인원까지 생각한다면 10명 이 하겠지요. 물론 강한 건 알고 있다 만……
“지원이 어디인지 궁금하신 모양이 군요.”
“예, 신화 길드도 들킬 수밖에 없 는 정보력을 가진 상대인데 소수라 면 그걸 뚫을 수 있겠지만, 소수만 으로 그들을 막긴 힘드니까요. 아무 리 왕국을 먹으려는 걸 저지하는 차 원의 움직임이라 해도 힘들지 않을 까 사료됩니다.”
옳은 말이다.
신화 길드가 은밀하게 움직인다 해 서 들킬 것을 다른 지원이 어떻게 들키지 않겠느냐.
합리적인 의심.
허나 린은 그 의심을 품은 간부를 보며 확신을 가진 표정으로 입을 열 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 O 흐”
? o ?
이유는 말해주지 않아 뭐라 할 수 없는 상황.
하나 저리 자신하는 말이라면 굽힐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이 일의 사령관은 린이었 으니.
“그럼 저와 베른님만 향하고 이곳 신화 길드는 이덴님이 맡아주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사인을 보내면 두 번째 작전 개시입니다.”
“하아, 또 이런 역할이랄 걸 느끼 긴 했지만, 알겠습니다.”
다소 불만은 있는 듯했으나 한번 맡은 거 끝까지 책임지는 이덴 아니 겠는가.
그렇게 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 로 나가자 그 뒤를 쫓아 나오는 베 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솔직히 지원을 말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베른도 궁금했는지 린을 보며 물었 다.
“지원은 왜 말하지 않은 거야? 딱 히 상관없지 않나?”
“하아, 오빠는 몰라서 그래.”
린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베 른 ?
“타나노스교가 얼마나 또라이 집단 인지……
바들바들 몸을 떠는 린.
허나 베른은 이해할 수 없었다.
메인 시나리오3 때도 사룡의 유적 주변에서 싸우긴 했으나 신화 길드 모두가 타나노스교의 전투나 다른 모습들은 보지 못했기에.
그걸 본 이들은 오직 영웅 길드만 유일했다.
‘뭘 봤기에.’
궁금했으나 물어보진 않았다.
이제 곧 볼 수 있었을 테니.
그리고 얼마 후.
“미친?????■ 베른은 자기도 모르게 그 소리를 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아수라의 동상을 만들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으며 땅을 울리게 하는 광신도 집 단.
타나노스교를 보았기 때문.
그런 사제들을 지켜보는 영웅 길드 들을 보며 고개를 숙이는 프란시스 였다.
“이런 추태를 보여 죄송합니다.”
정말 저 험악한 얼굴로 울상이 나 올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으나 아수 라의 동상을 보며 땅에 머리를 찍는 비정상적인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 었다.
베른은 꿀꺽 침을 삼키며 다른 이 들을 보며 물었다.
“그, 근데 저 동상은 색이 왜 저 래?”
검붉은 색의 동상.
솔직히 말해 보기 쉬운 색은 아니 지 않은가.
마치 피가 굳은 모습과도 같은 끔 찍한 모습이기에 물은 물음.
하나 대답이 들려오진 않았다.
“무섭구먼유.”
탱구리만이 벌벌 떨며 감정을 말할 뿌
쌍둥이 자매 아이와 스티도, 중력 마법사 써니도, 아수라의 동생 현아 도, 그리고 항상 할 말은 하는 카이 저조차 입을 다물었다.
그런 상황에 린의 여동생 예은이 입을 열려는 순간.
“오우! 그것은 저 동상에 저희 사 제들의 신앙과 존경심이 들어가서 그렇습니다요!” 베른의 등 뒤에서 나타난 한 NPC.
저기 땅에 머리를 박는 사제들과 같은 사제복을 한 사내를 봤다.
얇디얇은 눈을 하며 뭐가 그리 기 분 좋은지 싱글벙글한 사내.
그리고 그 사내가 입을 열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요! 타나노스교 사제 리베우스라고 합니다요!”
“호고곡! 그런 것입니당!”
“하와와, 시끄러운 날이 될 것 같 다는 것이와요.” 리베우스라고 소개한 사제 옆에 있 는 아수라의 두 펫.
그걸 보며 베른은 생각했다.
‘아, 숨기는 덴 다 이유가 있구나.’
강력해 보이는 전력.
타나노스교.
그들이라면 확실히 블랙 스파이 길 드에게 걸리지 않고 이곳에 모일 수 있었다.
거기다 저기 용을 타고 다니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토끼 수인을 봐 라.
전력만 본다면 일본 서버의 군에 꿀리지 않을 전력.
그런 그들을 보면 절로 승리가 떠
올랐으나 걱정이 들었다.
‘쟤들하고 엮이면 나도 또라이로 보이는 거 아냐?’
충분히 합리적인 걱정을.
그리고 그 걱정을 하는 것은 비단 베른만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
그리고 현아만이 조금 생각이 달랐 다.
‘……오빠 많이 힘들었구나.’
정말 딱하다는 듯 타나노스교를 보 는 현아.
오늘은 할 일만 끝내면 맛있는 것 을 사 줘야겠다고 다짐하는 현아였 다.
“다들 모인 건가요?”
그 말을 하며 영웅 길드원들이 모 두 주변을 살폈다.
소수 정예.
타나노스 교에서 모인 인원은 고작 해야 200.
하나 그 인원이 모두 주교급 이상.
그런 이들이 200이나 모였다면 걱 정이 없었다. 거기다 캐럿과 리베우 전직이긴 해도 리베우스의 힘은 모 든 추기경들 중 최강이라 할 수 있 는 힘을 지녔다.
그리고 교황까지.
그때 교황이 입을 열었다.
“암흑기사단은 주인님의 작전대로 배치해 놨기에 이곳에 모인 인원이 전부입니다.”
“그렇군요. 일본 서버만 문제는 아 니니까요.”
“가장 급한 불이긴 하지만.”
카이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 였다.
이 이상 피해를 본다면 솔직히 면 목이 없었다.
처음부터 막을 수 있으면 좋았겠지 만, 그랬다면 이렇게까진 이슈가 되 진 않았을 터.
영웅 길드 길드장 린.
그녀는 착하긴 했으나 자신에게 주 어진 기회를 어떻게든 활용하는 이 였다.
이번처럼 몇몇이 희생당하긴 했으 나 그것으로 어떻게 자신들이 이득 을 볼 수 있을지. 그것을 확실하게 계산했다.
“우리 영웅 길드의 출정을 보여줍 시다.”
그 말에 가장 먼저 대답하는 이는 다름 아닌 타나노스교였다.
오--------우!
거대한 함성.
그 함성에 영웅 길드원들은 모두가 놀라 흠칫 몸을 떨었다.
“하하하, 이거 이거 우리 형제들 기운이 넘치는 모습! 너무 보기 좋 습니다요!”
오---------우!
아까보다 더 거대해진 함성.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며 리베우스 가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이단들을 심판하러 가 보겠습니까요?”
마치 소풍을 가자는 것 같은 무게.
확실히 그 가벼운 질문에 대답만큼 은 묵직했다.
오----우!
그 대답을 들은 리베우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단에게!”
죽음을----
광적인 그 모습에 영웅 길드원들과 베른은 생각했다.
‘타나노스교로 개종해야 하나?’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린은
‘우리가 부각 안 되는 거 아니겠 지?’
이렇게까지 했는데 설마 자신들이 묻히겠는가.
당연히 부각 되리라 생각했으나 그 불안은 어쩔 수 없었다.
저 압도적인 개성을 가진 리베우스 라는 존재가 너무나도 강력했기에.
“오우! 이단의 머리를 깨주자고요!”
해맑은 미소.
그걸 보며 린이 고개를 젓고 있을 때 뒤에서 캐럿이 나타나 어깨를 토 닥여 주며 말했다.
“포기하면 편합니다.”
“ 아.”
만고의 진리를 깨달은 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