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41화
전쟁.
혹자는 그것을 두고 승자 없는 싸 움이라 말하기도 한다.
패자는 지독한 상처를 안고, 승자 또한 원하는 것을 얻어도 상처가 없 는 것은 아니니.
하나 츠요이의 생각은 달랐다.
‘마음에 드는군.’
상처.
그가 얻은 상처라고는 부하들이 죽 은 것 정도.
하나 그 정도야 다시 부활하면 그 만 아니겠는가. 거기다 죽어도 일본 서버로 넘어가진 않는다. 다만 페널 티가 2배가 될 뿐.
그 정도 리스크라면 감수할 수 있 을 법하지 않은가.
수도는 이미 점령했다.
여러 NPC들을 전령으로 여러 귀 족에게 선전포고를 한 상황.
여기서 머리를 굽힌 귀족도 적진 않았다.
‘왕국의 수도가 가장 강력했는데 그걸 점령했으니 당연히 고개를 숙 일 법하다.’
합리적인 선택이다.
적어도 츠요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문제는
‘강력한 귀족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는 거지.’
주로 백작과 후작, 공작들이 대부 분이었다.
백작은 그 비율이 적긴 했으나 강 한 가문이라고 하는 곳은 모두 항복 은커녕 항전을 하겠다 선언했고, 후 작과 공작가들도 마찬가지.
정보에 의하면 국왕파인 귀족들이 라고 한다.
하기야 자기가 모시던 주군이 죽었 는데 원수에게 고개를 숙인다면 그 건 츠요이로서도 반대다.
‘박쥐 새끼는 어디에 붙어도 이상 할 거 없지.’
거기다 블랙 스파이 길드에 의하면 그들이 군사를 모으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 봤자.
‘수도를 점령하고 쉴 대로 쉬어서 우리 전력은 완벽하다. 놈들 따위에 게 질 수 없지. 그리고……
다음에는 츠요이도 출전할 생각이 다.
계속 가만히 있었더니 아무래도 몸 이 찌뿌드드했기에.
그러나 왜인지 모를 불안감이 스멀 스멀 기어 올라온다.
‘이상하군.’
전력상의 차이는 이미 꿰뚫어 본 지 오래.
그런 와중에 불안감이라니.
블랙 스파이 길드의 정보력은 우수 하다. 그리고 그것을 봤을 때 솔직 히 말해서 질 것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정보가 없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었 는데 상대의 전력까지 알 수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런데 이 불안감은 뭔가 말인가.
‘아직도 신화 길드는 움직이지 않 았다.’
이게 걸렸다.
솔직히 말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그럴 수 있다. 하기야 블랙 연합 길드와 자신이 합쳤다.
이만한 대군과 전투를 하려면 상당 히 골치 아플 터.
거기까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움직임이 저렇 게까지 없다?
‘무언가 수가 있겠지만, 신화 길드 가 움직이지 않는 이상 상황이 바뀔 일은 없을 텐데……. 아수라와 연관 이 있는 카린 제국의 움직임도 딱히 없는 것으로 알고 말이야.’
거기다 카린 제국은 다른 왕국들의 전쟁에 관여하지 않기로 약조한 바 도 있었다.
즉 다른 왕국들끼리 전쟁은 무시하 겠다는 말.
하나 건든다면 어떻게 나설지 모르 는 제국.
그러기에 그 누구도 제국을 건드는 일이 없었다.
이미 그 무서움을 알고 있는 츠요 이였기 때문에 대륙오천이 있는 나 라는 어떻게든 피할 생각이었다.
그러니 대륙오천 중 텅스턴이 있는 파비움 왕국은 건들지 않은 것이지 않은가.
‘문제는 절대 없을 터인데……
왜인지 모르게 불안하다.
아수라가 관계를 맺고 있는 제국은 움직일 수 없고, 신화 길드는 움직 이지 않았으니.
영웅 길드의 행방을 모른다는 것이 걸렸으나 그 인원으로 어찌할 수 있 는 수가 아니지 않은가.
‘괜한 불안감이다.’
그리 치부했다.
자신이 감이 좋은 것을 알고는 있 으나 언제나 그럴 수는 없었으니.
감이 늘 맞는 것도 아니니.
이런 상황에선 감을 따르기보단 전 체적이 상황을 따지는 것이 옳다.
그게 확실했으니.
그래도 완전히 무시하진 않았다.
‘대비하는 것은 좋겠지.’
그는 승리를 원하니 그 어떤 불안 요소는 만들 수 없다. 그러기에 암 살자, 닌자부대에게 자신의 뜻을 알 렸다.
만일을 대비하라고.
그 만일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아 도 알 수 있었다.
‘기습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없는 게 이상하다.
설사 그렇다 한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게릴라전밖에 없다. 그마저도 큰 피해를 주진 못할 터.’
자신보다 조금 못한 실력자가 있다 고 생각했을 때라도 비슷하다.
아무리 츠요이라 한들 이런 대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오래 지속할 수 없으니.
그럼에도 만일을 대비하겠다고 닌 자부대에게 명령을 내린 것을 보면 상당히 뛰어난 인물이었다.
신기를 빼앗겨 이곳까지 온 것치고 상당히 치밀한 행동.
행동 자체는 즉흥적이다. 그럼에도 그 짧은 순간에 철저하게 계획을 세 워 침공했다. 천공의 사도의 협력이 있었다고는 해도 상당히 뛰어나다.
루시퍼 또한 그걸 인지하고 있었 고.
‘ 대단하군.’
하나 이 또한 상정 안이다.
대단한 지략가까진 아니더라도 치 밀하고 철저한 인간.
거기다 무력까지 지니고 있다.
그렇다 해서 두렵거나 하지 않았 다.
천공의 사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지 알고 있었기에.
‘문제만 생기지 않으면 된다.’
막말로 지금 아수라가 나타나 이 전장을 휩쓸고 츠요이를 죽인다?
오히려 환영해야 한다.
생각대로 되고 있는 것이니.
‘아수라가 언제 나오냐가 가장 중 요한 포인트다.’
아수라가 나오기만 한다면 천공의 신이 나설 터.
그를 잡을 수 있는 수는 매우 많 았으니까.
불안 요소? 아수라를 잡을 수 있 는 확실한 수가 있는 한 그런 것 따윈 없다. 장담할 수 있었다. 오히 려 이번 기회로 아수라를 완전히 없 앨 수 있는 기회.
거기다
‘아수라가 가진 스킬을 빼앗는다.’
다른 것은 관심도 없다.
하나 신들 중 가장 강력하기 짝이 없는 타나노스의 권능.
그것을 획득하는 것. 그것이 천공 의 사도의 가장 큰 목적이다.
놈을 죽이기만 한다면 식은 죽 먹 기이니.
가장 불안한 것은 아무래도 그의 스승 황제와 유리아였으나 그 둘은 요즘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공식 석상에서 나름 모습을 잘 보 이니 확실하다.’
황제의 모습이나 유리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황궁에서 나가지만 않 았다면 의심을 해볼 법하다.
그러나 황제의 모습이나 유리아의 모습이 황궁에서 자주 보인다.
그것 또한 트릭 아닌가 싶으나 티 격태격하는 거나 화풀이로 한적한 미티어를 날리고, 또 그걸 황제가 처리하는 것으로 봐서는 진짜 유리 아와 황제가 확실하다.
대륙에 저런 또라이들이 많을 리가 없지 않은가.
즉, 지금 저 둘은 아수라에겐 큰 관심이 없다는 소리.
‘지금이 기회다.’
천공의 사도가 가장 위험하게 생각 하던 것도 저것이다.
황제와 유리아.
그 둘의 힘은 다른 대륙에도 익히 알려져 있었으니.
사실 마음만 먹었더라면 황제는 모 든 대륙을 통일시켰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인물이지 않은가.
어디에 한 눈이 팔려 그것을 포기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할 정도.
그런 그가 자기 제자에게 그리 신 경 쓰지 않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야말로 기회가 아니면 무엇이겠는 가.
‘이것만 성공한다면 내 인생도 필 수 있다.’
지금 벌어들인 돈만으로도 빌딩은 살 수 있다.
그러나 그걸로 만족할 만한 루시퍼 가 아니다.
이번에 진짜 성공만 한다면 한국에 서 다른 재벌들에게 무시받지 않고 살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
게임?
그런 것에 자부심을 느끼던 때는 이미 지났다.
명예가 바닥을 치고 아수라에게 진 이후로 버린 지 오래다.
지금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돈.
그러니 천공의 사도 밑에서 움직이 는 것 아니겠는가.
‘기필코 성공한다.’ 루시퍼와 츠요이가 서로 다른 생각 을 하고 있었을 때.
그들의 앞에서 꽤 많은 수의 군대 가 진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면돌파라.”
츠요이의 말.
그 말에는 한심함이 가득 담겨 있 었다.
지금 츠요이가 하고 있는 것은 수 성. 즉 놈들이 해야 할 일은 공성이 라는 얘기다.
흔히 하는 얘기로는 공성 측이 수 성보다 수가 몇 배 이상이 있어야지 수월하게 성을 탈환할 수 있다는 얘 기가 나온다.
실제로 츠요이도 그러지 않았던가.
펄하버의 수도를 습격할 때의 전력 차이가 그 정도는 충분히 났으니.
한데 봐라.
저들이 모인 수라고는 고작해야 수 만. 10만이 넘어가는 츠요이의 군대 에겐 가소롭기 짝이 없는 수였다.
많아야 3만도 되지 않는 저 수는 너무나도 우스웠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며 츠요이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나설 필요도 없을 거 같군.”
양민학살이라고 하는 행위.
츠요이는 솔직히 말해 그것을 그리 달가워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강자와의 전투를 통해 고양 감을 얻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한심한 전투엔 나서지 않겠다고 등을 돌린 그 순 간.
오---------우!
3만 명 중에서도 유별난 선두.
겨우 200도 안 되어 보이는 그 인 원이 선두에 서서 성벽에 달라붙었
다.
그러곤
쿠--------------웅!
거대한 충격.
성벽 전체가 뒤흔들리는 그 충격에 츠요이는 다시 몸을 돌려 그것을 확 인했다.
그리고 보이는 모습.
200명의 병사가 성벽에 달라붙어 머리를 박고 있는 장면.
기괴한 그 장면을 보곤 츠요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강하기야 츠요이가 더 강하다. 저 기 있는 200명의 병사들보다 강하 다 자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런 광기라니.
“오우! 성벽을 부수자!”
“오우!”
오우오우! 거리면서 성벽에 머리를 박는 병사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정상은 아니 다.
심지어 저 봐라, 같은 동료들끼리 도 주춤거리지 않는가.
츠요이의 반응이 이상한 것이 아니 다.
저놈들이 이상한 것이다.
그러던 그때.
쿠우우우웅!
묵직해진 공기.
츠요이가 있는 그곳 일대가 그랬 다.
공기는 무거워지고 그곳에서 일어 서기도 힘든 그 상황.
츠요이는 그 상황에 그 누구보다 빠르게 자신의 무기를 쥐고 어두워 진 하늘을 올려다봤다.
거대한 운석.
그리고 중력장.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지 않겠 는가.
“왔구나-!”
정말로 즐겁다는 듯 외치는 츠요이 가 화살을 하나 걸고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렸다.
거대한 운석과는 다르게 초라해 보 이기까지 한 화살.
하나 그 화살에 담긴 스킬은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슈우우우우우우우웅 !
투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
운석을 그대로 산산조각을 내어버 린 화살.
그러곤 그 파편들을 향해서 수많은 화살을 쏘아 냈다.
잔해들마저 소멸시키기 위해.
수없이 많은 화살이 마치 비처럼 쏘아졌다. 다른 게 있다면 비와 다 르게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는 것.
“아수라 와라-! 사냥의 신의 사도! 이 츠요이가 싸워주마!”
그 말에 3만의 군사 중 하나가 움 직이기 시작했다.
“거기구나!”
그렇게 쏘아진 화살은 외날 검에 의해 막혔고, 그 모습을 본 츠요이 는 인상을 찌푸렸다.
화살을 막았기 때문이 아니다.
이유는 단 하나.
“네년은 누구지?”
화살을 막은 이가 아수라가 아닌 한 여인이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 었다.
그런 츠요이를 보며 그녀가 말했 다.
“나름 유명하다 생각했는데 역시 아수라 님보단 별로군요. 영웅 길드, 길드 마스터 린이라고 합니다. 오늘 은 아수라 님 대신해서 당신을 상대 하러 왔습니다.”
“허.”
짜증으로 가득한 한마디.
그럼에도 츠요이는 방심 따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 었으니.
“너를 죽이고 아수라도 죽여서 내 물건을 되찾겠다.”
“그건 힘드실 거 같군요.”
전쟁이 시작되었다.